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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쇼핑으로 자아정체성 형성”

중국인 해외관광객 1억…요우커의 모든 것

  • 홍순도 | 아시아투데이 베이징 특파원 mhhong1@daum.net

“명품 쇼핑으로 자아정체성 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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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관시 중시해 선물 많이 구매
  • ● 풍류 즐기는 본성 탓 씀씀이 커
  • ● 슈퍼리치 5% vs 대도시 중산층 95%
  • ● 한국 가장 많이 찾고 프랑스·미국 선호
  • ● 요우커 굴기는 한국 내수 살릴 호기?
“명품 쇼핑으로 자아정체성 형성”

많은 중국인 관광객이 서울 명동거리를 걷고 있다.

중국은 마음만 먹으면 뭐든지 세계 1위를 할 수 있는 나라인 것 같다. 해외로 나가는 관광객 수 역시 세계 최대다. 2014년 한 해 동안 1억1400만 명의 중국인이 외국을 찾았다. 사실 전체 인구가 1억 명쯤 되는 나라도 별로 많지 않다. 중국인 해외관광객 ‘요우커(遊客)’는 이러한 압도적인 숫자로 주목받는다. 요우커는 원래 관광객을 뜻하지만, 국제사회에선 중국인 해외관광객을 지칭하는 말로 통용된다.

요우커의 수는 향후 더 늘어날 것이다. 머지않은 미래에 연간 중국인 해외관광객이 2억 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한국의 경우 인구 5000만 명에 연간 출국자가 1600만 명 정도다. 중국 경제가 계속 성장한다면 연간 출국하는 중국인의 수는 ‘억 단위’로 급증할 것이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서울을 찾는 외국인 3명 중 1명은 중국인이다. 내수 침체에 시달리는 한국에 요우커는 가뭄의 단비와 같다. 한국이 더 많은 요우커를 불러들이려면 요우커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중국 내부의 시선으로 요우커의 특성을 살펴봤다.

요우커의 부상은 중국의 폭발적인 경제성장 덕이다. 중국인들의 주머니 사정은 10~20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나아졌다. 그러자 별 부담 없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이다. 중국에 거주하는 일부 한국인들은 “중국 인구가 13억 명이고 연간 중국인 해외관광객이 1억1400만 명이니 대략 중국의 상위 10% 계층이 요우커일 것”이라고 추정한다.

그리 틀린 계산은 아니지만, 실제론 ‘중국 대도시의 중산층’도 요우커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해외여행이 중국인들 사이에서 그만큼 보편화하고 있다는 얘기다. 상당수 요우커는 연 1~2회 해외 관광을 즐긴다고 한다. 베이징에서 중신(中信)여행사를 운영하는 40대 중반 구웨 사장의 설명이다.

평균 연 수입 3600만 원

“내가 대학에 다닐 때인 1990년대 초반만 해도 외국에 한 번 나갔다 오는 건 대단한 일이었다. 서울 왕복 비행기 요금이 웬만한 근로자의 2~3개월치 봉급에 해당했으니까. 지금은 상전벽해라는 말을 써도 좋을 정도로 변했다.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등 대도시와 광둥(廣東), 저장(浙江), 장쑤(江蘇), 푸젠(福建) 등 부유한 성의 임금 생활자들은 평균 월급이 1만 위안(약 180만 원) 안팎에 달한다. 1년에 한두 차례 해외여행 가는 게 그리 어렵지 않다. 여기에다 사업을 통해 큰돈을 만지게 된 부호들을 더하면 중국에서 해외여행이 가능한 인구는 한국 전체 인구의 두 배가량 된다.”

구웨 사장의 말이 과장은 아니다. 관광산업을 주관하는 중국 국가여유국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해외여행 경험이 있는 중국인 1000명의 평균 연 수입은 30만 위안(3600만 원)을 상회했다. 더 주목해야 할 점은 경제적 여유가 넘치는 중국인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연 100만 위안(약 1억8000만 원) 이상과 1000만 위안(약 18억 원) 이상을 버는 요우커도 각각 5%와 0.2%였다. 결국 요우커의 95%는 한국 중산층과 비슷한 생활수준의 중산층이며 5%는 슈퍼리치라는 점이 확인된다.

“안에선 있는 체 않다가…”

이들이 해외에서 뿌리는 돈도 예사롭지 않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에 따르면 2014년 요우커는 외국에서 무려 1648억 달러(180조 원)를 썼다. 동남아 웬만한 국가의 국내총생산(GDP)보다 많은 액수다. 이는 전년보다 28% 늘어난 수치로 앞으로 더욱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8년에만 해도 요우커의 지출액은 362억 달러에 불과했다. 이런 추세라면 2025년엔 1조 달러도 어렵지 않게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요우커 1인당 해외 소비액은 2014년 1440달러에 달했다. 같은 해 중국의 1인당 GDP는 7000달러 안팎. 한국의 1인당 GDP에 대입할 경우 1인당 6000달러 가까이 쓴다는 의미다. 한국인에겐 도저히 불가능한 액수다. 중국 관광업계 한 관계자는 “요우커의 씀씀이가 큰 것은 풍류를 즐기는 중국인의 본성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한다.

슈퍼리치 요우커의 소비 규모는 경악스러울 정도다. 한 차례의 해외여행에서 1만 달러를 쓰는 것은 일도 아니다. 한 번에 5만 달러 이상 쓰는 이들도 있다. 중한(中韓)여행사 사장인 조선족 서명 씨는 혀를 내두르며 이렇게 말했다.

“중국엔 숨은 졸부도 많다. 이들은 보는 눈이 많아서인지 중국에서는 있는 체하지 않는다. 그러나 해외에 나가면 달라진다. 마치 돈을 못 써서 안달이 난 사람처럼 소비에 열중한다. 나도 한국에 갔다가 놀란 적이 있다. 일행 중 한 사람이 백화점 진열대에 있던 500만 원이 넘는 핸드백을 무려 20개나 사려고 한 것이다. 내가 깜짝 놀라서 ‘신용카드 결제가 안 된다’고 했더니 가방에서 달러 뭉치를 꺼내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계산했다. 일부 한족(漢族)이 돈 많다는 소리는 들어봤지만 그때 정말 실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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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 아시아투데이 베이징 특파원 mhhong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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