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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틀임하는 용산, ‘제2의 강남’ 될까?

桑田碧海교통·녹지·문화시설 OK! 天井不知치솟는 땅값이 개발 걸림돌

  • 구미화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hkoo@donga.com

용틀임하는 용산, ‘제2의 강남’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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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군기지와 성매매 집결지, 노후 상가들로 칙칙했던 서울 용산구 일대가 대변신을 꾀하고 있다. 미군기지는 국내 최대 공원, 대규모 철도차량정비창은 국제첨단업무단지로 조성한다는 야심찬 계획이 마련돼 있다. 속속 들어서는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와 재개발 대상 토지 가격은 강남지역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용산은 과연 ‘강북의 금싸라기’인가.
용틀임하는 용산, ‘제2의 강남’ 될까?
서울시 지도를 펴면 한가운데 자리잡은 곳이 서울 용산 일대다. 서울을 가로지르는 한강 줄기는 중간쯤에서 완만한 U자 형을 그리는데, 그 움푹한 강 줄기에 에워싸인 지역이 바로 용산이다. 남산을 배경으로 한강을 접했으니, 곧 배산임수(背山臨水)다. 게다가 도심과 강남을 연결하는 교통요지다. 한강대교 북단에서 시작되는 한강로는 단숨에 서울역, 시청, 광화문으로 연결된다. 또한 한남대교는 강남과 강북을 잇는 대표적인 교량이다.

그러나 이 좋은 지리적 여건은 용산 사람들의 삶을 기름지게 하기보다는 용산이 외국 군대의 단골 주둔지로 활용되는 단초가 됐다. 한강을 통해 상륙한 뒤 남산과 북한산을 점령하면 단시간에 서울을 함락시킬 수 있는 데다, 일이 잘못될 경우 퇴로까지 확보된 전략적 요충지이기 때문이다. 강남·북을 연결하는 길목이어서 군수물자 수송에 편리하다는 점도 여기에 한몫했다.

용산과 외국 군대의 인연은 임진왜란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일본군은 명(明)나라 침략을 겨냥해 지금의 원효로 4가와 청파동 일대를 보급기지로 활용했다. 1882년 임오군란 당시엔 청나라 병력이 주둔했다. 1904년 일본은 러일전쟁을 앞두고 용산 일대에 수만명의 일본군이 주둔할 수 있는 병영을 지었다. 이로 인해 지금까지 100여 년간 용산을 외국 군대에 내주게 된 것이다. 일본은 광복 때까지 이곳에 조선군 사령부를 두었고, 광복 후엔 미군이 일본 병영을 접수했다.

꿈틀대는 용산

광복 직후부터 용산구 정중앙의 81만평 노른자위를 차지해온 미군기지는 도심에 인접한 용산지역 발전에 걸림돌이 됐다. 용산의 발전을 막은 또 다른 장애물은 한강과 수직으로 용산을 관통하는 철도와 용산역사 주변의 21만평 철도차량정비창이다. 철도시설은 미군기지와 함께 용산을 동서로 분할해 지역간 경제적 차이를 벌리는 요인이 됐다.



그런 용산이 최근 용틀임을 하고 있다. 한강대교 북단에서 삼각지까지 높은 건물이라곤 국제빌딩이 유일하던 한강로 일대에 초고층 주상복합건물이 속속 들어서고 있는 것만 봐도 용산의 변화를 엿볼 수 있다. 삼각지 전쟁기념관 맞은편 옛 상명여고 부지엔 지상 36층 규모의 ‘용산 자이’ 5개동이 완공돼 12월 입주를 앞두고 있고, 용산 자이와 용산역 사이에 28∼33층 규모로 세워진 ‘벽산 메가트리움’ 4개동은 이미 입주를 완료했다. 용산 자이와 인접한 ‘대우월드마크’는 2004년 11월 착공해 2007년 말 완공 예정으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대우월드마크는 지상 37층, 지하 6층의 주상복합건물로 공동주택과 업무·근린생활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렇듯 삼각지 인근의 꿈틀거림이 먼저 눈에 띄지만, 용산은 사실상 구(區) 전체가 개발대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각종 개발계획이 예정돼 있다. 용산가족공원 남측엔 주상복합아파트 ‘시티파크’와 ‘파크타워’가 건설 중이고, 신계동 신계주택재개발 특별구역엔 지상 25층짜리 아파트 9개동이 건립될 계획으로 최근 조합설립 인가를 받았다. 효창동과 용문동 일대 노후 주택단지도 주택재개발구역으로 지정돼 아파트단지로 변모한다. 서울역 앞 동자동 일대엔 도심 공동화 방지를 위해 관광호텔과 공동주택, 업무·판매 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한남동 보광동 이태원동 서빙고동 동빙고동 일대 33만평은 2003년 11월 뉴타운지구로 지정됐다. 용산구는 한강 및 남산 조망권을 확보한 한남 뉴타운지구에 탑상형(타워형) 고층건물을 배치해 반포대교 남단과 한남대교 남단에서 바라볼 때 남산의 사계(四季)를 감상할 수 있게 하고, 구릉지엔 저층의 고급 연립주택과 테라스하우스를 지어 안정적인 경관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명실상부한 부도심

용산에 ‘개발 바람’이 불기 시작한 때는 2000년. 서울시는 2011년 도시기본계획안에 용산 부도심 지구단위계획안을 포함시켰다. 서울역에서 삼각지와 용산역을 거쳐 한강대교 북단으로 이어지는 한강로 주변 100만여 평을 2011년까지 체계적으로 개발해 명실상부한 부도심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계획안의 골자다. 서울시는 청량리·왕십리, 영등포, 영동, 용산을 4개 부도심으로 개발해 도심과 강남의 집중현상을 고르게 분산시키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서울시가 2011년 도시기본계획을 수정해 발표한 ‘2020 도시기본계획’ 역시 상암·마곡 지역의 부도심 개발 계획을 추가했을 뿐 용산 일대를 ‘국제업무단지’로 만든다는 계획엔 변함이 없다. 서울시는 도심과 여의도·용산·상암·강남을 국제업무 거점으로 육성해 강남·북 균형발전을 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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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화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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