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간절히 원했지만 10년 동안 꿈을 이루지 못한 곽윤찬 부부는 결혼 10주년 기념으로 떠난 몰디브 여행에서 그토록 바라던 아기를 잉태했다. 그는 “3집 앨범 제목을 몰디브에서 묵었던 방 이름인 ‘Noomas’로 일찌감치 정해놓았다”고 털어놨다.
봄, 여름,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돌아오자 레코드 가게에서 필자는 반가운 이름 ‘Noomas’를 발견할 수 있었다. 따끈한 아랫목 같은 느낌을 간직한 재즈 피아니스트의 새 앨범을 집어들었다.
재즈피아니스트 곽윤찬은 버클리 음대 재학시절부터 피아노 잘 치는 학생으로 주위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았다. 1996년 귀국 후 퓨전재즈 그룹 ‘쿨’을 조직해 활동한 그는 이정식 쿼텟 멤버로 참여하기도 했고, 척 맨지오니, 게이코 리와도 협연했다.
새 앨범 ‘Noomas’로, 곽윤찬은 블루노트(미국 최고 권위의 재즈 레이블)에서 음반을 발매한 첫 한국인 아티스트로 기록됐다. 베이시스트 존 패티투치, 드러머 내쉿 웨이츠와의 협연을 통해 자작곡 2곡과 스탠더드 재즈곡들을 새 앨범에 담아냈다.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비창’을 재즈로 연주한 ‘Beethovenesque’와 앨범 타이틀곡인 ‘Noomas’, 디즈니 애니메이션 수록 곡이자, 평소 곽윤찬이 즐겨 연주하는 ‘Someday My Prince Will Come’, 로맨틱한 터치가 인상적인 ‘Someone To Watch Over Me’ 등 9곡이 듣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Noomas’를 통해 국내 뮤지션 중 화성학적 지식이 가장 풍부한 아티스트로 정평이 난 곽윤찬의 밝고 따스한 연주에 흠뻑 빠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