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한밤중에 자다 깬 남편은 아내를 흔들었다. ‘어쩌면 이렇게도 효과가 좋을까’ 하고 속으로 중얼거리며 아내는 서둘러 옷을 벗었다. 그때 남편이 급하게 말했다.
“여보, 불 좀 켜줘!”
그러자 아내는 “왜요? 전 어두운 게 좋아요”라고 했다. “휴지는 어디 있어?” 하고 또 남편이 말하자 아내는 짜증을 내며 톡 쏘았다.
“휴지는 나중에 찾아도 되잖아요.”
남편은 더욱 다급하게 말했다.
“그런 게 아냐, 갑자기 화장실에 가고 싶어졌어! 설사할 것 같아.”
눈을 맞으면서도 추워하지 않고 우두커니 먼 산을 바라보는 사슴은 예부터 문학의 소재로, 애완용으로 그리고 보신용으로 애용돼왔다. 노천명 시인이 말했던가.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라고. 그런데 그게 아니라 변강쇠처럼 정력을 주체 못해 슬프게 보인 것이라면?
산타 할아버지의 썰매를 끌고 전세계를 누빌 만큼 힘이 센 사슴은 예부터 왕실의 전통 보약이었다. 사슴은 고기뿐 아니라 뼈, 골수, 발톱, 생식기, 기름, 뿔 어느 하나 버릴 것 없이 사용된다.
허준 선생은 인체를 보강하는 데 사슴의 몸통 전체가 산짐승 가운데서 가장 좋다고 했다. 사슴은 12지와 8괘에 속하지도 않아서 사람에게 유익하기만 하고 아무런 해로움이 없다고 한다. 그러므로 도를 닦는 사람에게 다른 육식은 금지됐으나 사슴고기를 말려서 먹는 것은 허용됐다.
사슴고기는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달며, 허하여 여윈 것을 보하고 오장(五臟)을 든든하게 하며, 기력(氣力)을 돕고 혈맥(血脈)을 고르게 한다. 사슴의 힘줄인 녹근(鹿筋)은 허약하고 과로하여 근육이 손상되어 부러진 것을 이어지게 한다.
사슴의 발굽인 녹제(鹿蹄)는 주로 다리와 무릎 관절이 시리고 아픈 것을 치료한다. 사슴의 양쪽 뿔 사이를 찔러서 피를 내어 술에 타서 마시는 녹혈(鹿血)은 허(虛)한 것을 보(補)하고 허리가 아픈 것을 멎게 하며, 폐가 약하여 피를 토하는 것을 치료한다.
사슴의 뼈(鹿骨)와 골수(骨髓)는 힘줄과 뼈가 약하여 팔다리를 가누지 못하는 것과 풍증을 치료한다. 또 양기(陽氣)를 세게 하고 아이를 낳게 한다. 가죽 채찍으로 때리듯이 흥분시킨다는 수사슴의 생식기인 녹편(鹿鞭)은 정력을 보강하고 양기를 강하게 한다. 따라서 발기력이 쇠약해진 음위증(陰퐓症) 환자에 처방했다.
보약의 대명사이자 최고의 보약인 사슴뿔은 두 달이면 다 자랄 정도로 기운이 강하다. 뼈 가운데서 이보다 빨리 자라는 것은 없다. 풀이나 나무가 잘 자란다고 해도 사슴뿔을 따르지 못한다. 자라기 시작해서 60일 만에 자른 어린 상태의 연한 뿔을 녹용(鹿茸)이라 하고, 오래되어 단단하게 각질화한 것을 녹각(鹿角)이라 한다.
녹용은 허약과 과로로 몸이 여위는 것과 팔다리와 허리, 등뼈가 시리고 아픈 것을 치료하며, 남성의 생식기가 허약하고 냉하여 정력이 감퇴되고 다리와 무릎에 힘이 없는 것을 보강한다. 또한 정액이 절로 흐르거나 부인의 자궁출혈 및 냉대하증을 치료하며, 임신 중 태아를 안정시킨다.
임상에서 녹용은 생식선을 흥분시켜 성욕을 항진시키며, 잦은 성생활로 인해 허리가 아픈 증세에도 효과적이다.
또 녹용은 소아가 잘 먹지 않거나 말이 늦고 성장장애가 있을 때, 각종 상처나 수술 후 회복에도 좋은 효과를 낸다.
‘동의보감’의 ‘녹용대보탕’은 중년 남녀의 성호르몬을 보충하고 활력을 더해주는 더할 나위 없이 우수한 처방이다. 경기가 안 좋을 때는 비싼 녹용 대신 저렴한 녹각을 써도 좋다.
올해 주식시장은 연일 상승세를 기록하며 뜨거웠다. 그런데 주식 투자와 섹스에는 공통점이 많다고 한다.
첫째, 잘 넣고 잘 빼야 뒤탈이 없다. 둘째, 초보자는 얼른 넣었다가 얼른 빼기 일쑤다. 셋째, 자꾸 넣었다 뺐다 하다 보면 정신이 없다. 넷째, 한번 줄 때 양껏 먹어야 한다. 다섯째, 이게 아니다 싶으면 얼른 빼야 한다. 잘못했다간 집안 말아먹고 폐인이 되기 때문이란다.
루돌프 사슴 노래가 울려퍼지는 성탄절과 연말엔 주식 투자도 좋지만 한 해 동안의 ‘성생활 성적’을 돌아보고 건강에도 투자하면서 한 해를 마무리하는 것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