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진약품은 KT&G 바이오 사업 생산기지이자 플랫폼
- 원료 생산기술 보유, 코엔자임Q10 선도기업 자리 굳혀
- ‘점령군’ 이미지 벗었더니 직원들 기(氣) 살아나
- 바이오벤처, 학계, 제약사 공생(共生) 방안 모색할 때
● 1955년 경북 영주 출생<BR>● 동국대 산업공학과·동 대학 경영대학원 졸업<BR>● 총무처 교육훈련과 근무<BR>● 한국담배인삼공사 경영기획국장, KT&G 경영관리본부 상무 <BR>● 現 영진약품공업 사장
이런 상황에서 주목받는 기업이 영진약품공업(주)이다. 자양강장제 ‘구론산바몬드’로 동아제약 ‘박카스’의 아성에 도전하며 한때 국내 3대 제약사로 꼽히던 영진약품은 1997년 부도를 낸 뒤 화의 절차를 밟는 수모를 겪었다.
그러나 2004년 3월 KT&G에 경영권이 넘어간 지 불과 1년여 만인 지난 7월, 국내 최초의 코엔자임(Coenzyme)Q10 함유 드링크 ‘영진큐텐’과 화장품 ‘코엔자임Q10 에센스 마스크’를 선보였고, 8월엔 코엔자임Q10 성분의 항산화 영양제 ‘진셀몬큐텐’을 잇따라 내놓으며 부활을 알렸다. 최근엔 코엔자임Q10 함유 입술 보호제 ‘벨마르 립케어 세트’를 출시, 국내 업체 가운데 가장 다양한 코엔자임Q10 제품군(群)을 보유했다.
현재 국내에선 대웅제약 계열사 대웅화학이 코엔자임Q10 원료를 생산하고 있고, 제품으론 대웅제약과 유한양행이 코엔자임Q10 함유 영양제를 시판 중이지만, 발빠르게 ‘국내 최초’라는 꼬리표를 단 영진약품은 코엔자임Q10 신(新)시장 개척의 선도기업으로 나섰다.
이런 덕분일까. 올해 1082억원 매출을 목표로 한 영진약품은 올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11% 성장한 450억원에 순이익 7억원의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영진약품 구하기’의 주역은 김창섭(金昌燮·50) 사장. 김 사장은 영진약품 회생을 위해 모기업인 KT&G가 2004년 4월 긴급 투입한 ‘소방수’다. 사장 취임 당시 영진약품을 글로벌 바이오 제약사로 키우겠다고 공언한 그가 꺼내든 ‘비장의 카드’가 코엔자임Q10이다.
코엔자임Q10은 인체 세포에 존재하는 조효소(助酵素) 중 하나. 세포의 에너지 산출을 돕는 구실을 하는데, 여러 기관과 혈관을 손상시키고 노화를 촉진하는 활성산소 제거(항산화) 효과가 탁월해 심혈관 질환 예방, 면역력 강화, 노화방지 등을 위해 선진국에선 널리 사용되는 물질이다. 1957년 미국 위스콘신대 크레인 교수가 소의 심장에서 처음 발견했는데, 세포 내에서의 코엔자임Q10 작용원리를 입증한 영국 과학자 피터 미셸은 1978년 노벨상을 받았다.
인체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코엔자임Q10은 20대에 가장 많이 우리 몸 안에 존재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그 양이 점점 줄어든다. 따라서 고령자는 코엔자임Q10을 외부에서 섭취할 필요가 있다. 이미 미국·일본 등지에선 노화방지, 에너지 합성, 고지혈증 보조치료 등에 사용돼왔다.
코엔자임Q10 시장은 확산일로에 있다. 2004년 기준으로 코엔자임Q10의 세계 총생산량은 225t(2005년 현재 250t 추정). 이중 80%가량인 180t을 일본 기업이 생산한다. 시장은 세계 소비량의 60%를 점하는 미국이 중심이다.
활용범위 넓은 코엔자임Q10
올 상반기 공시 매출액 기준으로 영진약품은 국내 제약사 중 16위. 하지만 코엔자임Q10 사업이 본격화하는 2006년 이후엔 옛 영광의 재현과 함께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바이오 제약사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코엔자임Q10의 응용영역은 어디까지 확대될 수 있습니까.
“선도국인 일본의 예를 들죠. 2001년에는 피로회복, 심장기능 강화 등을 타깃으로 한 제품이 주를 이뤘습니다. 2003년 들어서는 화장품, 미용수, 다이어트 제품으로 확대됐어요. 2004년 말엔 노화방지 쪽으로 옮겨갔죠. 최근엔 고지혈증 치료제인 스타틴계 약물이 인체에서 코엔자임Q10 합성을 저해한다고 알려져 스타틴계 약물을 투여할 경우 코엔자임Q10을 섭취할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문의약품으로도 활용범위를 넓혀가고 있죠. 한국에선 의약품 및 화장품 원료로만 고시됐을 뿐, 아직 건강기능식품 원료로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응용영역이 넓기 때문에 건강기능식품 원료로 고시되면 관련 시장이 매우 커질 겁니다.”
3000억엔(약 3조원) 규모에 이르는 일본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최고 인기를 누리는 소재는 단연 코엔자임Q10이다. 일본 건식업계 전문지 ‘건강산업신문’이 82개 위탁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인기 소재를 조사한 결과 코엔자임Q10은 2위보다 2배가 넘는 선호도를 보이며 2003년에 이어 2004년에도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녹즙류, 3위는 아가리쿠스였다. 글루코사민, 클로렐라 등 한국에서 친숙한 소재도 인기를 얻지만, 2년째 1위를 차지한 것은 코엔자임Q10뿐이다.
“일본에선 코엔자임Q10이 의약품 원료로 먼저 허가를 받았으나 후에 식품으로도 허가를 받아 무려 250종의 관련 제품이 팔리고 있습니다. 미국에선 건강보조식품으로 다뤄지고요.”
-‘김창섭 체제’ 이후 기업 경영전략의 핵심은 뭡니까.
“바른 기업, 깨어 있는 기업, 함께하는 기업의 비전을 갖고 있습니다. 이는 모기업인 KT&G의 경영이념이기도 하죠. 또한 품질 최우선주의를 늘 강조하고 있습니다. 기업은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이지만, 고객 감동을 위한 첫 조건은 최고의 품질이라는 데 누구나 동의할 겁니다. 단순한 불량관리 차원을 뛰어넘어 고객이 원하는 제품 수준을 충족할 수 있어야 하는 거죠.”
경영구호는 ‘열정으로!’
-제약회사에 근무한 적이 없어 업무를 파악하기가 녹록지 않았을 텐데요.
“그랬죠. 제약업에 대해 완전히 문외한이었으니까요. 처음엔 여기 직원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못 알아들었어요. 학창시절 가장 싫어했던 과목도 화학이고…. 오자마자 신입사원용 교재를 봤는데 그것도 쉽지 않더라고요. 한 3개월은 고개만 끄덕이며 업무를 봤지요. 지금은 웬만큼 말귀를 알아듣긴 해도 전문적인 내용은 여전히 잘 몰라요. 하지만 경영은 직원과 함께하는 것이지 CEO 혼자서 하는 건 아니죠.”
-담배사업을 주로 하는 KT&G가 제약사를 인수한 것은 잘 납득되지 않는데요.
“KT&G는 담배 소비 급감에 대비한 기업의 생존과 발전을 위해 사업 다각화로 수익모델을 창출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었어요. 그와 관련해 NT(나노기술)·BT(생명공학) 등 어느 분야를 택할 건지를 놓고 7∼8년 전부터 전사적으로 고민을 했습니다. 결국 투자회수 기간이 길고 실패할 확률은 높지만, 다른 기업이 손대기 쉽지 않고 첨단 고부가가치산업인 바이오사업이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 인프라인 제약사를 인수하기에 이른 거죠. 영진약품 인수 이전부터 KT&G는 바이오벤처 투자 등을 통해 기반을 닦아왔습니다.”
영진약품은 부도 이후 부채가 계속 늘어나 2003년엔 부채비율이 870%에 달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매출액은 800억원이었지만, 18억원의 적자를 냈다. 그러나 2004년 3월 KT&G가 참여한 컨소시엄으로부터 235억원의 자본유치에 성공하고, 같은 해 10월 화의종결 판정과 함께 유상증자를 통해 150억원의 신규자금을 확보해 부채비율을 80%대로 낮춤과 동시에 흑자로 돌아섰다(2004년 매출 821억원, 당기순이익 30억원). 일단 김 사장이 꿈꾸는 글로벌 바이오 제약기업으로 성장할 최소한의 기틀은 마련한 셈이다.
영진약품은 KT&G가 그간 투자해온 바이오벤처와 KT&G 자체 연구소가 개발 중인 성과물을 선보이고, 이를 국내 및 세계 시장에 공급하는 플랫폼 역할을 맡고 있다. 쉽게 말해 KT&G가 투자하는 제약 및 바이오사업의 생산 및 R&D(연구개발) 기지라 할 수 있다.
-화의상태에 있던 기업에서 단기간에 흑자를 내기가 쉽지 않았을 듯합니다.
“2004년 말 기준으로 흑자로 돌아선 데는 채무변제 이익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앞으로가 중요합니다. 올해 영진약품은 3·4분기 기준으로 의약품 사업부문에서 25% 신장세를 보였습니다. 이는 전 직원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회복한 덕분입니다. 기술력과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자신감만 있으면 과감한 투자 또한 가능함을 직원들에게 강조하고 있어요. 그래서 올해 경영구호도 ‘열정으로!’로 정했습니다.”
밀린 상여금부터 지급
-사장 취임 당시 사내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취임할 때 스스로 한 약속이 몇 있어요. 그중 하나가 ‘직원들의 기(氣)를 살려주자’는 겁니다. 영진약품은 오랜 부도상태로 경영환경은 물론이고 직원들의 마음가짐도 크게 위축돼 있었어요. KT&G에 있을 때 저는 월급이 제때 나올까를 걱정해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힘든 환경에서 회사를 지켜온 영진약품 직원들은, 밖에서는 당연시되는 임금 문제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해왔더군요. 그래서 회사가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을 보여주려 밀린 상여금부터 지급했습니다. 또 매주 한 번씩 각 부서의 직원들과 돌아가며 점심식사를 하면서 고충을 직접 듣습니다. 직원의 생각과 바람을 사장에게 직언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그들의 의사를 회사 정책에 반영할 방법들을 찾고 있습니다.”
김 사장은 취임 후 당초 영진약품 인수 때 명시된 구조조정 대상 인력의 5분의 1만 줄였다고 한다. 대기업의 중소기업 인수가 이뤄지면 모기업에서 온 인사들이 ‘점령군’쯤으로 통하는 요즘 풍토에 비하면 예외적이다.
“KT&G에서 영진약품으로 넘어온 임원은 저를 포함해 2명뿐이었습니다. 일처리 권한도 아랫사람에게 대폭 이양했고요. 회사가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직원들이 힘을 내지 않겠어요? 지금은 밤샘근무를 자처하는 직원이 늘어나는 등 의욕이 대단합니다.”
2006년 원료 수출업체로 발돋움
임직원과 코엔자임Q10 제품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김창섭 사장.
“세계시장 동향을 면밀히 살폈어요. 그 결과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블루오션’으로 코엔자임Q10이 중요한 원료임을 직감했습니다. 생산이 수요를 따르지 못하고 있으며, 오랜 세월 심각한 부작용이 보고되지 않은 코엔자임Q10이야말로 우리에게 가장 적합한 원료사업이란 생각이 들었죠. 원료 생산기술을 확보한 이후 국내 시장에 코엔자임Q10 제품군을 선보이며 선도업체로 전진하고 있습니다. 코엔자임Q10 원료는 생산절차가 까다롭다 보니 생산량이 세계적으로 한정돼 있어 원료 가격도 매우 높습니다. 영진약품은 자체 원료공급의 강점과 제품개발 능력을 함께 갖춰 시장 경쟁력이 매우 높은 장점을 지녔죠.”
올해 영진약품 코엔자임Q10 제품군의 국내 예상 매출액은 40억원. 그러나 김 사장은 코엔자임Q10 원료 및 제품의 최대 생산국인 일본에 40억원 어치의 완제품을 수출한 것에 더 큰 의미를 둔다. 지난 8월 국내 업체로는 처음으로 연질 캅셀 형태의 코엔자임Q10 완제품을 일본 헬스케어 회사인 메디컬 레이즈에 판매한 것.
김 사장은 일본은 물론 미국, 유럽, 동남아 등지의 관련업체에도 완제품 수출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내년 초엔 원료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영진약품은 이를 위해 지난 9월 15t 생산 규모의 코엔자임Q10 합성공장을 전북 완주에 완공했다. 내년에 35t 규모의 발효생산공장까지 완공돼 두 공장이 모두 가동되면 총 50t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춰 국내 최대, 세계 3대 규모의 원료생산업체로 발돋움하게 된다. 코엔자임Q10 원료의 세계 수요량은 300t에 이르지만, 생산량은 250t에 머무르는 현실을 감안할 때 영진약품의 미래는 밝다. 현재 코엔자임Q10 원료 생산업체 1위는 가네카(100여t), 2위는 닛신팜(50∼60여t)으로 둘 다 일본 업체다.
2004년 한때(11월26일) 최저가인 주당 655원으로 추락했던 영진약품 주가는 코엔자임Q10 사업의 호조로 1년이 지난 11월11일 현재 5220원에 거래되고 있다.
-주가가 많이 뛰어 표정관리라도 해야겠군요.
“2004년 10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주가가 645% 올랐다는 기사를 봤어요. 주가는 항상 기업의 미래가치와 현재 실적이 함께 반영되는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코엔자임Q10 사업을 시작하면서 주가가 급등한 것은 영진약품의 미래가치에 대한 주주들의 지지 아닐까요? 비전만큼 실적이 향상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지만, 그만큼 부담도 큽니다.”
코엔자임Q10 개발 아이디어는 영진약품 김정환 원료의약품본부장에게서 나왔다. 영진약품 연구원 출신인 그는 이미 개인적으로 코엔자임Q10 관련 자료를 축적하고 선행연구를 해왔다고 한다. 김창섭 사장은 그 연구결과를 사업화하기로 결정하고 제품의 디자인과 맛, 광고업무 전반을 실무진의 자율에 맡겼다.
“맛에 대해 민감한 편이라 미식가란 소리를 듣습니다. 하지만 ‘영진큐텐’의 맛을 결정하는 자리에선 ‘나는 미맹(味盲)이다’며 입을 닫았어요. 자칫 제 의견이 실무진의 의사결정에 무언의 지시로 여겨질 것을 우려해서였죠.”
마침내 ‘Ghost’를 잡다
코엔자임Q10 원료를 독자 개발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생산이 수요를 따르지 못하는 대표적인 기회품목이라 국내외 여러 업체가 원료생산을 시도했으나 까다로운 공정 조건과 기술력의 한계 때문에 두 손을 든 어려운 작업이었다.
영진약품도 예외는 아니었다. 실험실 단계에서 확보한 원료 합성 및 발효 기술을 적용해 지난 3월 경기도 오산의 양산공장에서 25kg의 원료를 목표로 1차 시(試)생산을 했으나 수율(收率)은 목표량의 20%인 5kg에 그쳤다. 이후 연구진은 석 달 넘게 집에도 못 가고 연구소에서 밤새 머리를 맞대며 해결방법을 찾았다. 문제의 원인을 ‘Ghost(유령)’라고 명명한 이들은 마침내 그 실체를 밝혀내고 최고 품질로 원하는 수율이 나온 날 파티를 열었다. 현재 영진약품은 순도 99% 이상의 품질은 물론 순도별로 자유롭게 원료를 생산하는 능력을 갖췄다.
-김 사장께서도 코엔자임Q10을 복용하고 있습니까.
“당연하죠.”
-어떤 효과를 보고 있습니까.
“노화방지라는 게 복용자가 바로 느낄 수 있는 성질의 것은 아니지만, 몸 컨디션은 확실히 좋아졌어요. KT&G 근무 시절 홍삼제품을 어떤 형태로든 꾸준히 복용했는데, 여기 와서는 홍삼 먹을 일이 없지요.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의 업무강도나 스트레스가 한결 심할 텐데, 운동을 따로 하지 않는데도 체력이 부친 적은 없습니다. 매일 ‘진셀몬큐텐’ 1정씩을 복용합니다.”
-드링크나 영양제에 든 10mg 용량으론 항산화 효과를 얻기 힘들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현행 국내 제도상 제품의 코엔자임Q10 함유량은 10mg으로 제한돼 있어요. 미국 제품은 통상 100mg이죠. 일본에도 최근 100mg까지 함유한 제품이 나옵니다. 외국 임상연구를 보면 하루 1200mg까지 투여해도 큰 부작용이 없다고 합니다. 다만 복용량이 적으면 효과가 발현되는 정도가 그만큼 약할 수 있으므로 우리의 경우 드링크와 영양제를 같이 먹는다면 하루 20mg까지 보충할 수 있죠.”
코엔자임Q10은 음식물에도 들어 있다. 그런데 왜 별도로 섭취해야 한다는 걸까. 홍천기 대한기능의학연구회장(에스더클리닉 공동원장)의 설명은 이렇다.
일반인이 음식으로 섭취할 수 있는 코엔자임Q10의 양은 하루 2∼20mg에 불과하다. 코엔자임Q10이 많이 든 식품은 육류나 생선의 심장, 간, 콩팥 같은 장기다. 하지만 이런 식품을 매일 먹는 사람은 거의 없다. 게다가 식물성 음식엔 코엔자임Q10 함유량이 아주 적다. 노화방지 효과를 보려면 하루 30mg의 코엔자임Q10을 섭취하는 게 바람직한데, 이는 정어리 6마리, 소고기 950g, 브로콜리 30개, 콩 1.6kg, 땅콩 550알, 삶은 달걀 260개, 사과 136개 등을 먹어야 가능한 양이다. 이 때문에 코엔자임Q10을 별도로 보충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
하루 20∼30mg 복용해야 효과
-미국에선 코엔자임Q10이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 건강기능식품으로 각광받습니다. 일본도 그런데, 우리는 의약품, 치약, 화장품 원료로만 사용할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국내에서도 코엔자임Q10의 효능과 안전성, 장점에 대한 확신을 가진 전문가들을 통해 건강기능식품 부문의 원료 심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압니다. 원료 및 제품 생산업체의 대표로서 당국에 바라는 바를 직접 밝히는 건 적절치 않습니다. ‘좋은 원료가 한국에서도 더 많은 사람에게 애용될 수 있는 길이 열리길 희망한다’는 말 정도만 하겠습니다.”
-향후 제약산업의 변화상을 어떻게 내다보고 있습니까.
“신약개발 능력과 자금력이 매우 중요해질 겁니다. 몇 년 안에 국내 제약업체간 M&A가 활발해질 것이고, 산업재편을 통해 세계 제약산업에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제약기업이 한국에서도 등장하리라 봅니다. 기술력 있는 바이오벤처와 학계, 제약기업이 공생을 위해 협력하는 방안도 지속적으로 모색되겠죠.”
강력한 항산화작용으로 노화방지에 효과를 낸다는 야심작 코엔자임Q10으로 승부수를 던져 경쟁업체 임원에게서 ‘돈키호테’란 말까지 들은 김창섭 사장. 그가 세계 바이오산업의 숨가쁜 변화 속에서 사령탑을 맡은 영진약품의 ‘노화’를 막아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