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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CEO’ 초대석 ⑩

공기업 혁신 대표주자 한준호 한국전력 사장

“신·재생 에너지 늘려 CO2 배출 최소화, 수요관리로 연비 절감 가속화”

  • 이남희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irun@donga.com

공기업 혁신 대표주자 한준호 한국전력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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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전력은 한때 ‘온실가스 최대 배출구’의 불명예를 안았던 기업. 그러나 공기업 최초로 지속가능경영을 도입하는가 하면,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유엔 글로벌 콤팩트에 가입하고 PCBs(폴리염화비닐) 근절 합의서를 체결하면서 친환경 경영을 선도하고 있다.
공기업 혁신 대표주자  한준호 한국전력 사장
한국전력(이하 ‘한전’)은 ‘양날의 칼’ 같은 기업이다. 저렴한 가격에 우수한 품질의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해 국가 경제발전에 기여해왔지만, 전력산업은 국내 총 CO2 배출량의 4분의 1을 차지할 만큼 ‘핵심 오염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4년 3월 한준호(韓埈皓·60) 사장이 취임하면서 한전은 변화의 신호탄을 쐈다. 지난 9월 공기업으로는 최초로 지속가능경영을 도입했고, 환경 업무를 전담할 통합환경경영 체제를 구성했다. 그에 앞서 8월에는 국내 기업 최초로 유엔 글로벌 콤팩트(Global Compact)에 가입, 투명경영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한전의 변신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공기업 청렴도 평가에서 하위권을 맴돌던 한전이 올들어 혁신적인 윤리경영 덕분에 국가청렴위원회(옛 부패방지위원회) ‘공공기관 청렴도 조사’에서 4위에 올랐다. 청렴도 향상도는 313개 조사 대상 기관 중 1위. 또한 연료가격 면에서도 뛰어난 수익성과 건실한 재무구조를 유지해 올해 무디스로부터 국가신용등급보다 높은 A2를 받아냈다. 높은 경영실적, 환경 보호, 윤리 경영의 세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으려는 한 사장의 의욕적인 행보가 숨가쁘게 이어지고 있다.

11월11일 오후,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에서 한준호 사장을 만났다.

-공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지난 9월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했더군요.



“사실 한전 사장은 죄의식을 느껴야 해요. 국내 CO2 배출량의 4분의 1을 차지할 만큼 환경에 많은 해(害)를 끼쳐왔기 때문이죠. 한전이 환경경영에 앞장서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기업이 환경·사회·경제적 측면에서 책임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 지속가능경영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죠. 더구나 올해 2월 온실가스 감축을 의무화하는 교토의정서가 발효되면서 환경경영을 더는 미룰 수 없게 됐습니다. 2015년까지 한전의 지속가능경영 수준을 전세계 에너지산업분야에서 5위권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입니다.”

발전회사와 역할분담

-교토의정서가 발효되면 가장 타격을 입는 기업이 한국전력 아닐까요?

“배출량을 놓고 보면 그렇겠지요. 교토의정서 1차 공약기간에는 한국이 빠졌지만, 2013년부터 시작되는 2차 공약기간엔 어떻게든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지게 될 것입니다. 한전은 이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갖췄습니다.

먼저 온실가스 배출량을 근본적으로 저감하기 위해 화력발전 의존도를 낮추고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율을 높이는 구조 개선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발전효율을 높이고 송배전 손실률을 낮춰 발전량을 최소화하고 있고요.

기후변화협약은 새로운 사업기회를 모색할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배출권 거래제(ETS), 청정개발체제(CDM), 신·재생에너지 보급 등 다양한 대응 전략을 수립, 발전회사와 함께 ‘기후변화 대책위원회’를 구성했지요.”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규모는 세계 9위, 에너지소비량은 세계 10위다. 지난해 전력산업에서 파생된 온실가스 배출량은 1억4824만7000t이며, 발전부문을 제외한 한전의 순수 온실가스 배출량은 645만8000t이다. 대부분 송배전 손실로 인해 불가피하게 배출된 것. 2001년 전력산업 구조개편에 따라 CO2 배출량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발전부문은 한전에서 분리됐다. 한전의 환경경영이 성공하려면 자회사인 발전회사의 협력이 필수라는 얘기다.

-환경경영을 위한 한전과 발전회사의 역할분담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습니까.

“한전은 연구개발과 환경정책 입안에 주력하고, 발전회사는 자체 환경계획 수립과 환경설비 운영에 중점을 둡니다. 또한 전력의 생산·수송·판매단계의 전력공급 사슬을 친환경화하며 역할을 분담했죠. 특히 6개 발전회사는 지역 특성에 맞는 에너지 개발에 주력하고 있어요. 가령 서부발전소는 서해안을 이용한 조력발전을, 남부발전소는 풍력발전을 중점적으로 도입하려 합니다. 한전은 연료전지나 초전도 기술 등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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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희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ir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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