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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

‘돈 버는’ 국방개혁 가능하다

PKO 활동으로 국익 확대, 방산 연구개발로 수익창출 유도

  • 심경욱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shimkyongwook@kida.re.kr

‘돈 버는’ 국방개혁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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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도기적 하이브리드형 개혁안. ’최근 입법이 추진되고 있는 국방개혁안에 대한 한국국방연구원(KIDA) 심경욱 연구위원의 정의다. 21세기 초반 한반도의 복잡미묘한 안보상황을 투영한 이번 개혁안이 성공하려면 국방개혁이 장기적으로 국가 전체에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그의 제언을 소개한다.
지난9월 ‘국방개혁 2020’ 안(案)이 발표된 이래 개혁안의 내용을 둘러싼 열띤 공방이 진행 중이다. 비판의 소리는 지나치게 급진적이라는 의견부터 과거 미완성 개혁안의 짜깁기로 개혁성이 부족하다는 견해까지 다양하다. 동시에 어떤 개혁이건 과거와의 연속성과 혁신성이 적절히 배합돼야 실행에 옮길 기회가 많아진다는 긍정적인 경험론도 거론되고 있다.

이 같은 다양한 평가는 이번 개혁안이 그 발의과정에서, 안보위협의 실체를 상정하는 과정에서, 변화의 폭을 설정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갖가지 합리적 타협의 산물이라는 데 기인한다. ‘타협의 산물’이라고 하면 사람에 따라 각기 다른 의미로 받아들일 것이다. 국방개혁 기조의 모호성 혹은 이중성을 꼬집는 표현일 수도 있지만, 오늘날 우리에게 주어진 시점과 여건 자체가 이중적임은 부인하기 어렵다. ‘국방개혁 2020’ 안의 기조와 내용은 우리가 처한 복합적인 국가안보 상황을 가감 없이 투영하고 있다.

이중적 상황의 한계

먼저 군(軍) 최고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주도하는 이른바 상의하달(top-down) 방식의 국방개혁은 오늘날 주요 강국들이 추진하고 있는 공통 사항이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호주의 경우 한결같이 정치권이 국방개혁의 주요내용을 발의해왔다. 국방개혁과 관련한 모든 기획 및 계획이 국방장관의 권한과 책임하에 수립돼온 한국 실정과는 커다란 차이를 보인다. 프랑스만 해도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방회의가 개혁의 기본방향을 결정했고, 7개월 동안 여섯 번 소집된 끝에 직업군제를 포함한 ‘1997~2002년 국방계획법’을 채택했다.

‘국방개혁 2020’의 경우는 어떨까. 외형상으로는 군이 주도하고 군에서 제시한 개혁안을 국가정상이 승인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으나, 노무현 대통령이 내린 ‘법제화와 합리적 개편의 지침’을 군이 충실히 따랐다는 점에서 상의하달도 아니고 하의상달(bottom-up)도 아닌 우리 나름대로 바람직한 과정을 따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한국이 안고 있는 또 다른 고민으로는 북한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문제가 있다. 북한은 과연 아직도 끝나지 않은 전쟁의 주적(主敵)인가, 혹은 민족번영을 함께 이룩해나갈 파트너인가. ‘국방개혁 2020’은 여전히 적대세력이면서 협력 파트너이기도 한 북한의 실체에 대한 인식의 타협을 담고 있다. 한미동맹의 성격변화를 현실적으로 수용하고 그에 따라 대북(對北)억제를 위한 자체 역량 강화를 지향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대비한 한국군의 새로운 정체성 정향(定向) 요구에도 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국방개혁 2020’은 남북한 공존기(共存期)를 지향하는 ‘과도기 하이브리드형 개혁안’이라 정의할 수 있다. 사실 ‘현 상황에 맞춘 개혁안으로 2020년 한반도 안보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가’라는 반론에는 나름대로 타당성이 있다. 그러나 향후 15년간 예상할 수 있는 잠재적 변화의 스펙트럼은 예측하기 어려울 만큼 매우 넓다. 그렇다면 남북한 대치구도가 엄연히 존속하는 2005년 시점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이후의 공존 구도를 겨냥해 군 구조 개편을 단행해야 할 것인가. ‘국방개혁 2020’이야말로 한국이 처한 안보환경의 이중성과 시대적 모호성을 그대로 투영하는 개혁안이다.

시민사회가 먼저 군 이끌어내야

‘국방개혁 2020’이 이렇듯 복잡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보니, 개혁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려면 무엇보다 육·해·공 3군의 동참의식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번 개혁의 주 대상은 누가 뭐라 해도 육군이다. 육군도 창군(創軍) 이래 가장 큰 변화를 감내할 태세를 갖췄다. 그렇다고 해서 18만의 병력감축과 상부 군 구조의 재편으로 사회적인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에 빠져선 안 된다. 육군이 이번 개혁에서 능동적인 주체가 되지 않는 한, 개병제(皆兵制)를 유지하는 한 제2, 제3의 거듭되는 개혁요구에 이끌려 다닐 수밖에 없음을 인식해야 한다.

그 누구도 현대가 우주항공의 시대이자 대양(大洋)의 시대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런 만큼 해군과 공군 또한 이번 개혁안 추진을 전비태세를 가다듬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과연 21세기 국가안보 전략의 구현을 주도할 역량을 갖추고 있는가, ‘전략군’으로서 체계와 장비에 걸맞은 전략적 마인드로 무장하고 있는가, 또한 각기 현존 보유전력과 미래 획득자산을 엄중히 평가하고 예상되는 위기상황에 적절한 수준인가를 판단할 수 있는가…. 이러한 질문에 대해 스스로를 돌아보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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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경욱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shimkyongwook@kida.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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