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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대특집 | 쇼크! 북핵 이후

北, ‘최후의 선택’과 대내·대남·대미전략

김정일 대외비 연설 “남조선 경제 장성했으나 결심만 하면 먹을 수 있다”

  • 이교관 한반도문제 평론가 leekyokwan@hanmail.net

北, ‘최후의 선택’과 대내·대남·대미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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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 내부 상황과 관련해 미사일 시험발사 전후와 핵실험 직전 방북했던 국내 대북지원단체의 한 관계자는 “북한 경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그 근거로 그는 휘발유 절대부족 사태를 들었다. 남포항에 남한이 보낸 지원물자가 도착해도 이를 제때 각 지역으로 실어 나르지도 못하는 형편이라는 전언이다. 10여 년간 북한을 드나드는 동안 정전(停電)사태를 늘 겪었지만 최근 몇 개월만큼 빈번한 적은 없었다고 그는 말했다. 올해 농사가 수해와 비료부족으로 잘 안 돼 식량난까지 심화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오랫동안 실증적인 지표를 통해 북한 내부의 변화를 관찰해온 한 북한 정치학자도 최근 북한 민심이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올여름 수해로 인한 엄청난 인명 및 재산피해로 ‘꽃제비(걸식 아동)’ 수가 증가하는 등 사회 곳곳이 말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정보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북한 내부에서 단순히 민심악화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김 위원장의 통치기반이 되어온 당·정·군 엘리트층의 동요가 감지되고 있다. 앞서 대북지원단체 관계자도 “주민동요는 물론 엘리트층의 동요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엘리트층의 동요

특히 지난해 시작된 미국의 대북 금융압박에 따른 자금고갈과 대외결제 마비사태가 장기화해 김 위원장의 통치자금이 바닥을 드러낸 것이 엘리트층 동요의 주요 원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통치자금 루트 방코델타아시아(BDA)에 개설돼 있던 50개 계좌가 미국의 압박으로 동결되면서 올해 내내 김 위원장이 당·정·군 측근들에게 여러 기념일 등을 통해 돈과 선물을 주던 관행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부시 행정부의 전 방위적인 대북압박은 BDA에 머물지 않는다. 이 사건 이후 북한에 계좌를 개설해줬다가는 미국 금융 시스템으로의 접근을 금지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전세계 금융기관들이 앞다퉈 북한과의 금융거래를 중단하는 도미노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그 결과 대외결제가 사실상 마비되면서 북한은 달러·엔·유로·바트 등 외화 위조를 통해 한 해 1억달러가량 벌어들이던 수입도 급감했다.

이와 함께 부시 행정부의 주도로 2003년 출범한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이 회원국을 60여 개국으로 늘리면서, 한 해 10억달러 규모를 자랑하던 미사일 수출 등 북한의 무기와 관련물자 수출도 된서리를 맞았다. 9월7일에는 키프로스가 시리아를 향해 이동식 레이더 21대와 지휘차량 3대를 싣고 가던 북한 선박을 나포하는 일도 있었다.

PSI에 의한 대북압박은 북한의 또다른 주수입원인 담배 밀수와 위조담배 수출도 어렵게 하고 있다. 북한의 담배 밀수는 9월24일 그리스가 150만갑의 밀수담배를 실은 북한선박을 적발하면서 다시 한 번 확인됐다. 그리스가 올 들어 적발한 밀수담배 400만갑 중 300만갑이 북한 선박에서 발견된 것이다.

미사일 시험발사의 두 번째 목표는 대남 혁명역량의 강화이다. “남조선 경제가 장성했으나 언제든지 결심만 하면 남조선을 먹을 수 있다”는 김 위원장의 발언은 미사일 시험발사가 궁극적으로 남한 경제를 인질로 삼는 결과를 가져와 대남 혁명역량을 강화할 것이라는 속내를 보여준다. 이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인 대포동 12호 등 미사일 개발이 대남 혁명전략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입증한다.

세 번째 목표로는 미국을 북-미 양자회담으로 유도해 올해 안에 대미 관계개선을 이루는 것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9월 열린 4차 6자회담에서 북한은 모든 핵무기와 핵무기 개발프로그램을 폐기하기로 미국과 합의했다. 이후 미국의 금융압박이 시작되자, 다자회담의 틀 안에서 핵개발 포기의 대가로 북-미 불가침협정 체결을 이끌어낼 전망이 어두워졌다고 본 김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이후 6자회담을 거부해왔다. 대신 미국을 양자회담 테이블로 이끌어내기 위한 전술로서 미사일 시험발사를 선택한 것이다.

김 위원장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해 노린 목표는 이 세 가지라고 우리 정보당국은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불과 석 달 만에 다시 한 번 핵실험을 강행한 것은, 이러한 목표 달성에 차질이 생겼음을 의미한다는 게 정보당국의 평가다.

우선 내부결속의 경우, 주민은 물론 엘리트층의 동요도 잦아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상황이 워낙 심각해 과연 핵실험 카드가 먹힐지는 의문이라는 게 앞서 대북지원단체 관계자의 지적이다. 핵실험이라는 초강수가 만들어지는 데 ‘수령 결사옹위’를 유일한 목표로 삼는 선군(先軍)정치가 결정적인 구실을 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199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선군정치의 흐름은 지속적으로 강화되어 정책결정 과정에서 군부의 영향력이 당과 내각을 압도했다. 김 위원장이 대남·대미정책에서조차 노동당 통일전선부나 외무성보다 군부의 의견을 더 존중한다는 것이다. 핵실험 결정과정에서도 외무성과 군부간 견해차이가 컸을 것이라고 한 대북정책당국 관계자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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