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8월호

ADT캡스 사장 이혁병 - 웨이크보드

“백 마디 말보다 함께 즐기는 스포츠가 효과 캡”

  • 글·구미화 기자 mhkoo@donga.com / 사진·김형우 기자 free217@donga.com

    입력2007-08-07 12: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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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 위에서 노닐기가 어디 그리 쉬운가. 보드 하나, 줄 하나에 의지해 균형 잡고 방향 타려면 딴 생각할 여력이 없다. 그러나 겁먹지 마시라. 기본기에 충실하면 ‘물 먹지’ 않고 사계절 즐길 수 있는 게 수상 레포츠다. 물살을 가르며 온몸으로 느끼는 속도감에 흥분되고, 물, 바람, 사람 향기에 취한다.
    ADT캡스 사장 이혁병 - 웨이크보드
    지난밤의 적잖은 비로 도시의 묵은 때가 말끔히 씻겨 내려간 아침, 서울 삼성동 ADT캡스 사무실에서 이혁병(李赫柄·54) 사장을 만났다. 구릿빛 피부, 군살 없는 탄탄한 몸매가 ‘만능 스포츠맨’이라는 소문이 사실임을 입증했다. 이 사장은 해군 장교 출신으로 젊은 시절 태권도·합기도·미식축구로 체력을 다졌고, 요즘도 골프·승마·산악자전거·웨이크보드·스키 등을 두루 즐긴다.

    “젊은 시절부터 운동을 참 좋아했어요. 그래도 30~40대 때는 많이 못했어요. 캡스에 와서 다시 열심히 하고 있죠.”

    2002년 보안업체 ADT캡스 CEO가 된 이 사장은 경직된 조직문화를 유연하게 바꾸는 데 주력해왔다. 취임 직후 캡스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는 시련을 겪은 터라 직원 만족 없이는 고객 만족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업계 최고가 되겠다, 가장 일하기 좋은 회사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입으로 거듭 얘기하는 대신, 계절에 맞는 레포츠와 다양한 문화생활을 함께 즐기는 것으로 직원들에게 다가섰다. 재즈댄스 강습, 와인클래스, 도자기 체험, 발레 공연 관람, 수상스키 강습 등의 기회를 마련했고, 직원들의 호응도도 높았다.

    ADT캡스 사장 이혁병 - 웨이크보드


    ADT캡스 사장 이혁병 - 웨이크보드

    웨이크보드, 승마, 산악자전거, 미식축구…. 이 사장은 ‘만능 스포츠맨’이라는 수식어가 딱 어울린다. 하지만 좋아한다고 누구나 만능 스포츠맨이 되지는 않는다. 각종 스포츠에 필요한 기초 체력을 다지기 위해 일주일에 서너 번 헬스장을 찾는다. 꾸준히 단련한 덕분에 군살 없는 몸을 유지하고 있다.

    “직원들의 마음이 열리는 게 느껴져요. 밝아지고, 명랑해졌어요. 회사를 위해 이렇게 해달라, 저렇게 해달라 당부하지 않아도, 굳이 애사심을 강조하지 않아도, 직원들 스스로가 적극적이고 열정적으로 돼가니까 자연히 업무 능률도 향상되죠. 이런 프로그램들을 4~5년째 꾸준히 해왔는데, 보너스 올려주는 것보다 몇 배 더 큰 효과를 봤어요.”



    간밤의 비로 강물이 적당히 불어난 청평의 수상스키장.

    “자네는 지난번에 보니 실력이 많이 늘었던데…. 자네는 처음인가?”

    “이 친구, 설레서 어제 잠 한숨 못 잤답니다(웃음).”

    “실컷 타봐. 재충전이 필요하지.”

    수상 스포츠에 맞는 복장을 갖춰 입으니, 넥타이 차림일 때보다 사장과 직원 간의 거리가 확실히 좁혀졌다. 이 사장은 “직원들의 얼굴에서, 마음에서 우러난 웃음을 확인할 때 가장 보람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워낙 운동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일부러 더 자주 기회를 만든다.

    ADT캡스 사장 이혁병 - 웨이크보드

    청평에서 직원들과 수상 레포츠를 즐기는 이혁병 사장.(좌) 말 타기를 좋아해 봄가을엔 승마장을 자주 찾는다.(우)



    ADT캡스 사장 이혁병 - 웨이크보드

    ‘일류’가 되기 위해선 ‘인화’와 ‘열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 사장은 스포츠를 매개로 직원들과 스스럼없이 소통하고, 뜨거운 열정을 주고받는다.

    직원들과의 ‘팀빌딩(Team Building)’을 위해 3~4년 전 시작한 웨이크보드는, 이제 그가 연중 즐기는 스포츠가 됐다. 물보라를 일으키며 달릴 때의 속도감, 강물 위에서 온몸으로 맞부딪치는 맑은 공기, 가끔 풍덩 빠져들 때의 짜릿함에 매료돼 주말에 혼자서도 수상스키장을 찾는다.

    “수상스키나 웨이크보드 자체가 즐겁기도 하지만, 거기서 배우는 게 많아요. 첫째, 무슨 일이든 기본기가 중요하다는 점이죠. 기본기는 초보자나 오래 탄 사람, 모두에게 중요해요. 경험이 많은 사람은 기본기를 무시하고도 속도를 잘 내지만, 가만히 보면 자세가 엉망이에요. 부상 위험도 크고요. 둘째, 코치의 중요성이죠. 어떤 일이든, 스텝 바이 스텝으로 배우는 게 가장 빠른데, 사람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있어요. 코치가 얼마나 인내심을 갖고 초보자를 이끌어주는지에 따라 결과가 천차만별이죠. 자상하게 잘 가르쳐주는 코치를 만나면 초보자도 실력이 일취월장하고, 그 반대이면 가르치는 사람이나 배우는 사람 모두 괴로워요. 신입사원이 들어왔을 때도 마찬가지 아니겠어요. 선배나 간부가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낯선 환경에서 잘 견뎌낼 수도 있고, 고생만 하다 포기해버릴 수도 있고 그렇죠.”

    그가 간부들에게 변화를 당부해온 이유가 여기 있다. 이 사장은 “권위적 리더십 대신, ‘리버스-멘토링(Revers Mentoring)’을 받아들여 후배들에게도 배울 점이 있다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 스스로, 젊은 직원들과 어울려 스포츠를 즐기고, 격의 없이 소통하다 보니 그 열정과 자극에 긴장을 늦출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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