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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오거돈 한국해양대 총장

“우리에겐 바다가 땅입니다”

  • 이형삼 동아일보 출판국 전문기자 hans@donga.com

오거돈 한국해양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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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현재 조선 세계 1위, 해운 선복량 세계 6위인데 이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해기사 공급의 메카가 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다행히 OECD 국가 가운데 4년제 국립대학체제로 해기사를 양성하는 나라는 한국뿐이죠. 이런 강점을 살려 해양대가 한국뿐 아니라 세계 해기사 양성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생각에서 3만 양성론을 주창한 겁니다.

그 일환으로 해양교육기관을 통합시켜 달라고 중앙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1차적으로 같은 부산권역에서 이웃한 한국해양대(고급과정), 한국해양수산연구원(중급과정), 부산해사고(초급과정)부터라도 통합해 교육 클러스터를 만들자는 거죠. 이렇게 하면 교수, 기자재, 실습선(해양대는 6686t급 한바다호, 3640t급 한나라호 등 2대의 실습선을 보유하고 있는데, 2005년 건조된 한바다호는 아시아 지역 실습선 중 최대 규모다) 등을 함께 활용할 수 있어 해기사 교육을 체계적, 조직적,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중동지역 등에 분교 설치도 구상하고 있는데, 대학설립 관계법의 제약 때문에 우선은 분교에 앞서 이들 국가에 해양대 부설 선원양성소를 만들어 해외 선원 육성에 힘을 쏟으려 합니다.”

지금도 해양대에는 캄보디아, 미얀마, 중국 등지의 유학생들이 공부하고 있으나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게 오 총장의 생각이다. 그래서 향후 국제교육원을 설치해 더 많은 해외 인재를 유치할 계획이다. 외국 학생들의 반응은 뜨겁다. 예를 들어 미얀마 출신 학생이 해양대를 졸업하고 선원이 되면 자국 총리보다 월급을 많이 받아 선망의 대상이 된다고 한다.

“조선 1위, 아직은 부동(不動)”

▼ 최근 들어 한국 조선업계의 호황이 고점을 쳤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얼마 전에는 일부 조선사의 수주계약이 잇달아 취소되면서 불안감을 더했고요. 한국 조선업의 미래는 해양대의 미래와 직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텐데, 조선업이 계속 우리의 성장동력으로 기능할 수 있을까요.



“경기는 늘 순환하는 것이니 우리가 영원히 세계 1위 조선대국으로 남을 수는 없을 겁니다. 문제는 우리가 얼마나 버틸 수 있느냐, 그리고 그 기간에 그것을 대체할 미래 성장동력산업을 어떻게 육성하느냐겠죠. 조선업 세계 최강의 자리를 내준 유럽이 비록 배는 버렸다 해도 조선 기자재 분야에선 여전히 막강한 역량을 갖추고 있잖아요. 한국도 기술우위를 확보해 조선 기자재 같은 고부가가치산업에 뛰어들어야죠. 조선업뿐 아니라 해양에너지 등 해양산업의 다각화 시도도 절실하고요.

하지만 최근의 조선사 계약최소 사례는 일시적인 것으로, 이를 조선경기 전체의 불황으로 연결짓는 것은 성급하다고 봅니다. 중국, 일본을 포함해 국제적으로 계약해지 사태가 속출한다면 조선경기 하락 징후로 해석할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의 상황은 그렇지가 않거든요. 이번의 계약취소 건은 오히려 우리 조선업의 체질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도 있어요. 그간 원자재가, 유가 상승으로 인해 선박건조 경비가 엄청나게 인상된 마당에 저가 수주를 솎아냄으로써 수익성을 개선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으니까요. 1960~70년대 유럽, 1980~90년대 일본, 2000년대 한국에 이어 중국이 미래 조선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다지만, 아직까지는 기술력에서 우리가 1위국을 뺏길 상황이 아니라고 봅니다. 중국이 못 만드는 LNG선을 우리는 뚝딱뚝딱 만들어내고 있고, 머지않아 ‘조선산업의 꽃’이라 할 크루즈선까지 만들게 되면 1위 자리를 내줄 까닭이 없죠.”

▼ 해양수산부 장관 출신의 국립 해양대 총장으로서 최근 다시 불거진 독도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남다를 듯합니다.

“자기 땅도 아닌데 자기 땅이라고 주장하는 일본으로부터 배워야 할 점이 많아요. 자신의 논리를 국제사회에서 소리없이 전파하는 것 보세요. 우리에게도 역사적 고증을 위해 전문가들의 두뇌를 모으고 이를 국제사회에 전달하는 조용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다른 한편으로 독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를 강화해가는 노력이 있어야겠죠. 세계의 해양영토 분쟁지역이 400곳이 넘는다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누가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느냐는 겁니다. 일본▼ 중국 간 분쟁지역인 센카쿠열도를 일본이, 러시아▼ 일본 간 분쟁지역인 쿠릴열도를 러시아가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듯 우리도 독도를 실효적으로 지배하는 한 우리 땅임을 부정할 방법이 없어요. 그간 미국 지명위원회도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는 나라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습니까. 그러다가 이번에 일본의 치밀하고 소리없는 대응 때문에 이를 번복하려 한 것이죠. 독도 주변의 해양자원 조사를 활발하게 벌인다든지, 독도를 문화재로서 밀도 있게 관리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등의 실효적 지배 강화에 더 관심을 쏟아야 합니다.”

“어업협정은 독도 문제와 무관”

▼ 독도 문제가 이슈가 될 때마다 1999년 체결한 한일어업협정을 다시 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곤 했습니다. 오 총장께선 해수부 장관이던 2005년 3월 “한일어업협정은 우리의 독도 영유권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단언하셨는데요.

“한국과 일본이 영토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에 대한 협상은 양국 외교당국 차원에서 정례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타결이 안 되고 있을 뿐이죠. 이에 비해 한일어업협정은 어디까지나 어업활동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잠정적, 기능적으로 체결한 협정입니다. 영토구획과는 무관한 거예요. 중간수역이라는 것은 두 나라 어민들이 상대국의 허가 없이 조업할 수 있는 수역에 불과합니다. 만일 한일어업협정이 파기되면 우리 근해어업의 기반이 무너져 어장이 축소되고 어획량이 감소해 어민들이 큰 손실을 입게 됩니다. 바다 여기저기에서 충돌이 빚어질 게 불 보듯 하고요. 2005년 제가 정리한 해수부의 원칙을 받아들여 당시 반기문 외교장관이 국회 특위에서 “어업협정은 독도 문제와 전혀 무관하다”고 분명히 밝힌 것도 이런 현실적 문제를 고려했기 때문입니다.”

신동아 2008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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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삼 동아일보 출판국 전문기자 h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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