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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연재 |신한국지 ① 수원(水原)

“돈·인재·볼거리 쏟아지는 선진 행복도시 만들 터”

토박이 김용서 시장의 ‘해피 수원’ 프로젝트

  • 최영철│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ftdog@donga.com│

“돈·인재·볼거리 쏟아지는 선진 행복도시 만들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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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문화유산 화성이 있는 수원은 알고 보면 기초자치단체 중 인구와 예산이 가장 많은 매머드 도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공인한 아시아 최초의 안전도시이자 교육문화도시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공장 현대화 계획에 따라 최첨단 단지들이 줄을 잇고 교통 사정도 훨씬 좋아졌다.
  • 각종 하천과 호소의 자연적 복구를 통해 환경도시의 면모도 갖췄다. 수원은 지금 세계 선진도시를 꿈꾼다.
“돈·인재·볼거리 쏟아지는  선진 행복도시 만들 터”

김용서 수원시장.



“천혜의 도시죠. 역사적으로 단 한 번도 재해 재난이 없었습니다. 물이 들어오지 않고 모두 빠져나가기만 하죠. 정조가 이곳을 제2도읍으로 정하려 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군대 갔다 온 몇 년 빼고 태어나 지금껏 단 한 번도 수원을 떠나본 적이 없다는 김용서(金容西·68) 수원시장은 수원의 지형학적 특징을 이렇게 설명한다. 그러고 보니 국가적으로 큰 홍수가 났을 때도 수원에 물난리가 났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수원의 한자도 ‘물(水)의 근원(原)’이 되는 곳이니 김 시장의 설명은 더욱 그럴듯하다. 원삼국시대 이래의 역사를 뒤져보면 수원이 속한 나라나 지명에는 항상 물 수(水)자가 들어 있다. 모수국, 모수성, 수성군, 수주…. 수원시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공인한(2002년) 아시아 최초의 ‘안전도시’이기도 하다.

수원은 1793년 조선 제22대 왕인 정조가 억울하게 죽은 아버지 사도세자의 능을 경기도 양주에서 수원 화산으로 옮기면서 조성된 조선 최초의 계획도시다. 당시의 과학, 기술, 예술의 총아가 집대성돼 축조된 수원 화성은 지난 수십년간에 걸쳐 복원공사가 이어진 끝에 1997년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에 선정됐으며, 이 화성의 전체 설계도에 해당하는 ‘화성성역의궤’는 2007년 세계기록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정조는 실제 도읍을 수원으로 옮길 생각을 한 듯, 왕궁 규모의 행궁을 화성 내에 지었는데 일제 강점기에 파괴되었다. 수원시는 1994년 이후 꾸준한 복원공사로 이 행궁의 옛 모습을 대부분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화성 복원 특별법 제정하라!”



김용서 수원시장은 2002년 민선 3기를 거쳐 2006년 민선 4기에 들어서면서 ‘더불어 사는 행복한 도시 해피 수원’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실제로 이뤄내기 위해 8대 중점전략을 세웠다. △대한민국 교육중심도시 △기업할 맛 나는 경제도시 △쉬리가 살 수 있는 환경도시 △사람이 우선인 첨단도시 △버스를 5분 안에 탈 수 있는 교통도시 △엄마가 행복한 복지도시 △한류가 주도한 세계 속의 문화도시 △시민이 주인 되는 광역도시가 바로 그것. 그 안에 수원 화성의 완벽한 복원도 들어 있다. 그는 수원 화성 복원을 국책사업으로 정하지 않는 데 대해 강한 의문을 표현했다.

“화성을 복원하는 데 지금껏 4540억원이 들어갔습니다. 그중에 정부가 준 돈은 4%, 경기도가 준 게 13%밖에 안 돼요. 수원시민이 경기도민이기도 하니 한 4000억원은 수원시민의 주머니에서 나왔다고 봐야지요. 정말 고마운 일이지요. 앞으로 미복원된 시설 39개를 모두 복원하려면 1조6500억원이 들어가는데 매년 300억원씩을 넣는다 해도 복원을 마치려면 50년이 걸립니다. 그런데 복원 완료 예정은 2020년까지로 돼 있거든요. 국책사업이 아니라서 정부가 손을 놓고 (지원을) 안 해주는 게 문제죠. 아니 축성 당시의 화성 설계도(성역의궤)까지 있는데 정부가 세계문화유산의 복원에 왜 이렇게 손을 놓고 있는지 이유를 모르겠어요. 수원 화성 복원 특별법 제정을 강력하게 요구합니다.”

그래서일까. 수원 화성은 수원시민에겐 무료 개방하고 관광객들에 한해서만 입장료를 받고 있다. 수원시는 2008년 제4회 수원화성문화제 개막에 맞춰 행궁 앞 광장 맞은편, 팔달로에 100억원을 들여 종루인 ‘여민각(與民閣)’을 완성했다. 여민각은 1796년 정조가 수원 화성을 서울과 같은 도성체제로 격상하려는 취지에서 설치한 역사적 상징물로, 당시엔 성곽 내 백성들에게 시간을 알려주고 화재 등 안전사고를 미리 알려주는 기능을 했지만 요즘은 각종 행사의 타종에 쓰인다. 여민각과 함께 조성된 행궁 앞 광장 공사에는 무려 755억원이 소요됐다.

일반인은 수원 하면 경기도의 도청 소재지 또는 화성을 먼저 떠올리겠지만 인구수로 보면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수원의 현재 인구는 40만 가구 109만여 명으로 울산광역시와 비슷하다. 예산 규모도 1조5000억원에 육박한다. 울산광역시 예산(2조여 원)보다 20% 정도가 적을 따름. 면적은 울산의 약 1/10에 불과하지만 광역시가 될 조건은 이미 다 갖춘 셈이다. 김 시장은 이에 대해 “울산, 대전, 광주도 인구 90만명 선이었는데 일부 구·군이 합병되면서 겨우 100만을 넘겨 광역시가 됐다”며 “우리도 광역시가 되어야 하는데 수부(首府)도시라서 지연되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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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철│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f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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