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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대북지원 없는 드레스덴 선언 공허 구체성 없는 통일 대박론은 환상”

독일 유학서 돌아온 김두관 전 경남지사

  • 구자홍 기자 │ jhkoo@donga.com

“대북지원 없는 드레스덴 선언 공허 구체성 없는 통일 대박론은 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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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차 통일비용을 줄이려면 북한의 경제수준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1인당 GDP(국내총생산)가 2만5000달러를 넘어섰습니다. 북한이 최소한 5000달러 수준까지 올라와야 통일이 되더라도 그 비용을 우리 스스로 감당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대북지원을 강화해야 합니다.”

▼ 남북관계는 우리만의 결단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우리 관점에서 보면 북한의 태도가 잘못된 것이지만, 다르게 보면 ‘도와달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북한이 때때로 한반도에 긴장을 조성하는 면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렇지만 세계 최강 미군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우리와 함께 군사훈련을 하는 상황을 북한은 준(準)전시상태로 인식합니다. 한반도 긴장 조성은 남북이 서로 어떤 관점에서 해석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볼 여지가 있습니다.”

▼ 그렇다면 남북문제는 어떻게 풀어가는 게 좋다고 봅니까.



“만약 북한 정권이 붕괴하더라도 우리가 북한을 접수해서 한반도 통일을 주도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김정은 정권이 무너지면 새로운 군부 파워엘리트가 집권하든, 친중(親中)정권이 들어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무력으로 통일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결국 경제교류협력 등으로 남북긴장을 완화하고 신뢰를 회복하는 길밖에 없습니다. 그런 신뢰 프로세스를 거쳐 군사적, 정치적 통일로 나가야 합니다.”

냉철한 독일식 합리주의

김 전 지사는 남북관계 개선 필요를 역설하면서 이런 비유를 했다.

“잘사는 남쪽 형님 집에 며칠 굶은 북쪽 동생이 밥을 달라고 찾아왔는데, 밥은 안 주고 ‘옷차림이 그게 뭐냐’ ‘머리는 감았느냐’고 태도를 지적하면 그 관계가 좋아지겠습니까. 우선 밥부터 먹이고 할 말을 하는 게 순서겠지요.”

▼ 남북 문제를 가로막는 가장 큰 원인이 북한 핵 문제입니다.

“북한은 리비아나 이라크가 핵을 보유하지 않아 국가가 붕괴됐다며 핵이 자신들을 지켜줄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핵 때문에 북한이 망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그 점을 북한에 주지시킬 필요는 있습니다. 그렇다고 막혀 있는 남북관계의 전제조건으로 북핵 문제를 앞세워서는 어떤 변화도 기대하기 힘듭니다. 국민을 굶겨가며 개발한 핵을 북한이 순순히 포기할 리는 없지 않겠어요. 풀기 어려운 원론적 문제에 집착하기보다 문제 해결을 위한 현실적인 해법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김 전 지사는 한반도 통일을 위해서는 독일의 통일 과정을 깊이 있게 음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독일이 동서독으로 분단됐을 때 서독이 동독에 얼마나 많은 지원을 했습니까. 또 동독에 갇힌 정치범을 돈을 주고서라도 서독으로 데려오지 않았습니까. ‘평화는 돈을 주고라도 사야 한다’는 얘기가 있듯이, 평화는 다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절대 명제입니다.

독일 정치는 국민을 위한 좋은 정책이라면 여야 없이 승계하는 전통을 갖고 있더군요. 동방정책이 대표적입니다. 사민당(SPD) 출신 빌리 브란트 총리가 처음 동방정책을 추진할 때 당시 야당이던 기민당(CDU)은 반대했습니다. 그런데 기민당 콜 총리가 집권한 이후 빌리 브란트 총리의 동방정책을 계승했고, 더 발전시켜 결국 통일까지 이뤄냈습니다. 통일이 국가와 국민 이익에 부합하기 때문에 정파를 떠나 정책을 승계한 것입니다. 하르츠 개혁도 마찬가지입니다. 노조의 지지를 받던 사민당 출신 슈뢰더 총리는 연금 축소와 노동 유연성 강화를 뼈대로 한 하르츠 개혁을 단행했습니다. 그로 인해 노조가 지지를 철회했고, 메르켈 총리에게 정권을 내주게 됩니다. 그런데 메르켈 총리는 취임하자마자 슈뢰더의 하르츠 개혁을 극찬하며 승계합니다. 하르츠 개혁 덕에 독일은 유럽 전체가 재정위기를 겪는 속에서도 지금처럼 성장을 지속할 수 있었습니다. 독일 정치가 큰 틀에서 협조하며 국리민복을 위해 상대 정당의 좋은 정책을 계승하는 모습이 참 멋져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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