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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초대석

“주인의식 확실히 심어주겠다”

고강도 개혁 칼 빼든 함승희 강원랜드 사장

  • 조성식 기자 | mairso2@donga.com

“주인의식 확실히 심어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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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대상과 주체가 뒤섞여”

포럼오래는 한때 회원 수가 1000명에 달했다. 지금은 500명 안팎이라고 한다. 관련된 해외 포럼도 여럿이다. 북경포럼, 베트남포럼, LA포럼 등. 그는 강원랜드 사장을 맡으면서 포럼 회장직을 내놓았다.

포럼오래는 지난해 4월 중국 베이징에서 국가치리협동창신센터(國家治理協同創新中心)와 공동 토론회를 열었다. 국가치리협동창신센터는 베이징대·푸단대·지린대 합동연구소다. 토론 주제는 국가혁신. 구체적으로 반부패와 금융개혁 문제를 다뤘다.

“중국에서 돌아온 지 열흘 만에 세월호 사건이 발생했는데, 곧바로 국가혁신 얘기가 나오더라. 사실 이 문제에 대해선 이전부터 국민적 공감대가 있었다. 그런데 지금까지도 혁신이 이뤄지지 않았다. 한마디로 주체세력이 없어서다. 과거 정권과 어떤 인연도 없는, 도덕적으로 무장된 사람들이어야 한다. 그런데 현 정부에선 혁신의 대상과 주체가 뒤섞여 있다. 제도를 바꿔야 하는데, 거기에 이해관계가 얽힌 사람들이 정치권, 청와대에 포진했다. 이러니 혁명적 혁신이 이뤄질 수 없는 거다.”

▼ 박 대통령의 리더십과 관련된 얘기 같다. ‘문고리 3인방’이 혁신세력은 아닌 것 같고….



“후보 시절엔 이런 문제에 대해 크게 공감했다. 모든 제도를 뜯어고치고 사람을 바꿔야 한다는 데 대해. 그런데 시간이 가면 갈수록 좀….”

▼ 인사 실패도 그런 맥락 아닌가.

“그렇다. 인사 실패는 혁신의 주체세력을 못 만들었음을 뜻한다.”

▼ 말이 나온 김에 가까이에서 지켜본 박 대통령의 장점과 단점을 말한다면.

“굉장히 치밀하고 신중하다. 청렴하고 주변이 단출해 남성 정치인보다 부패에 휩싸일 가능성이 작다. 다만 세상을 다양하게 접하지 못한 탓에 사고가 폭넓지 못한 면이 있다. 인간의 심리, 인간사의 다양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나 할까.”

그는 곤란할 듯싶은 질문에 주저 없이 답변했다. 박 대통령의 리더십과 국정 운영에 대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현 정권에 빚진 것 없다는 자신감으로 비쳤다. 마치 보은인사가 아니라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라도 하듯.

▼ 강원랜드에 와서 직관적으로 느낀 가장 큰 문제점이라면?

“대기업인데 인재가 없다. 주주는 주인이 아니다. 투자에 대한 이익만 생각하니. 사장을 비롯한 임원은 2~3년 단위로 바뀐다. 연봉이 딱 정해져 더 수익을 내봐야 자신한테 10원 한 장 돌아오는 게 없다. 그러니 회사 돈 아끼는 것에 대한 개념이 없다. 노동조합의 보호를 받는 직원은 회사야 어떻게 되든 한 푼이라도 더 가져가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평생을 바칠 내 직장이라는 개념이 약하다. 거기에 카지노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시각 때문에 자부심이 없다. 어디 가서 내가 강원랜드 직원이라고 당당하게 말하지 못하는 것이다. 주민도 여기서 나오는 이익에만 관심 있을 뿐이다. 주주도, 임직원도, 주민도 주인이 아닌 셈이다. 그러니 발전할 수 없는 것이다. 개혁의 필요성도 못 느끼고.”

▼ 마인드 자체가 문제라는 뜻인가.

“그렇다. 주인의식 가진 사람이 없다. 내 것처럼 아끼고 닦아 윤기를 내보겠다는 의지를 가진 세력이 없다.”

6명 공모에 108명 지원

▼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부임 직후 인사 다니는 관행을 깬 것도 직원들에게 자부심을 가지라는 뜻이었다. 사장이 굽실거리고 돌아다니면 직원이 프라이드를 가질 수 없다. 산업자원통상부가 주주라고 이런저런 간섭을 해왔는데, 법적으로 (그렇게 할 만한) 근거가 있나. 주주라고 임원들을 통해 강원랜드를 좌지우지하던 풍토를 없애려 한다. 이번에 처음으로 상무급 본부장 전원을 실질적으로 공모했다. 6명 뽑는데 108명이 지원했다. 국가정보원·경찰의 전직 고위간부를 비롯해 우수 인력이 많이 몰렸다. 내부에서도 6명인가 지원했다.

부사장에게 심사위원장을 맡기고 나는 관여하지 않았다. 왜 청탁이 없겠나. 나한테도 몇몇 국회의원과 관계부처에서 전화를 해왔지만 다 무시했다. 서류심사를 통해 한 부서 4~5명으로 걸러내고 면접을 봤다. 면접을 본 후 다시 부서당 2명으로 압축해 명단을 내 책상에 갖다 놓게 했다. 그랬더니 외부에서 부탁했던 사람들 중 1명만이 살아남았다. 그는 누가 봐도 탁월한 사람이다.”

2월 중순 강원랜드는 임원 인사를 완료했다. 외부 공모 직책이 총 10명으로 늘었다. 이들을 집행위원이라 부른다.

▼ 윤리경영을 강조했는데, 구체적인 방법론은?

“1년 예산 1조4000억 원이면 곳곳에서 비리가 싹틀 소지가 있다. 납품, 공사 규모가 수백억에서 수천억 원이다. 어지간히 윤리적으로 무장돼 있지 않으면 유혹에 빠지기 십상이다. 부임 직후 말했다. ‘내가 오기 전에 받아먹은 것 있으면 다 돌려줘라. 만약 당사자가 안 받겠다고 하면 감사실에 자진 신고하라. 그러면 더는 문제삼지 않겠다’고. 실제로 한 사람이 신고해왔다. 기록을 살펴보니, 그간 자체 감사에서 여러 부정·비리를 적발했는데, 다 내부 징계에 그쳤더라. 그래서 비록 지난 일이지만, 1000만 원 이상의 부정한 돈을 받거나 죄질이 안 좋은 사람들을 검찰에 고발 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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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식 기자 |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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