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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초대석

“한샘에 IKEA란? 효자죠, 효자!”

2년 연속 ‘1조 클럽’ 최양하 한샘 회장

  • 강지남 기자 | layra@donga.com

“한샘에 IKEA란? 효자죠, 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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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자재라고 하면 보통 LG나 KCC 같은 대기업을 떠올리게 되는데요.

“건자재 시장에서 품질과 가격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시공입니다. 한샘은 직접 시공해주니까 소비자 처지에서 믿을 수 있어요. 건자재 품질과 가격을 보장하고, 물류와 시공을 경쟁력 있게 해나간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으리라 봐요. 건자재는 직접 생산은 아니고, 품질 좋은 중소기업에서 공급받고 있습니다.”

최 회장은 “올해 안에 ‘Furnished House’를 선보이겠다”라고 호언했다. 즉, 가구와 패브릭, 소품까지 모두 갖춰진 집을 팔겠다는 것이다.

▼ 과연 실현 가능한 프로젝트인가요.

“앞으로 소비자가 바뀔 것으로 봅니다. 의·식·주 중에 개인의 개성을 가장 많이 드러내는 것은 의(衣)입니다. 그럼에도 모두들 옷을 맞춰 입는 게 아니라 기성복을 사 입잖아요. 마찬가지로 집도 자기 취향에 맞게 선택하는 겁니다. 내 마음에 드는 거실, 침실, 부엌, 화장실을 고르는 거죠. 한샘은 인테리어를 자동차처럼 팔려고 해요. 인테리어도 차종과 옵션 고르듯 하면 돼요. ‘30평형대 어번 모던(urban modern) 스타일로 해주세요. 단, 창호 컬러를 좀더 밝은 브라운으로 바꿔주세요’ 하면 되는 거죠.”



집도 기성복 고르듯

1970년 주방가구 제조로 사업을 시작한 한샘은 한샘IK를 통해 부엌 시공에서 시작해 욕실, 침실, 거실, 자녀방 등의 공간을 팔았다. 이제 그 경험을 살려 여러 공간을 한데 묶어 팔려는 것이다. 현재는 30평형대 기준으로 5가지 스타일을 제공하는데, 3월 20평형대 론칭을 시작으로 향후 20·30·40평형대 5가지 스타일, 3가지 가격대(보급·보통·고급)로 총 45개 스타일을 선보일 예정이다.

▼ 중국 비즈니스 상황은 어떻습니까.

“현재는 중국 건설사에 주방가구와 수납가구만 납품하고 있지만, 향후 건자재까지 팔려고 합니다. 리테일 사업은 구상 중인데 다소 시간이 걸릴 거예요. 온라인으로 집객하고 오프라인에서 판매한다는 전략으로 우선 온라인 포털사이트 제작을 준비하고 있어요. 아무리 부자라도 내구성 소비재는 그냥 집어가지 않거든요. 영업사원과의 상담이 필요해요. 플래그숍, 대리점 등 국내 영업모델을 중국으로 이전할 생각입니다. 1년에 우리나라는 30만 호를 새로 짓는데, 중국은 1000만 호를 짓습니다. 30배 큰 시장이에요. 중국은 잠재력이 매우 큰 만큼 10년, 20년 장기적 안목으로 접근할 겁니다.”

한샘은 지난해 서울시 디자인서울총괄본부장을 지낸 권영걸 전 서울대 교수를 사장으로 영입해 한샘만의 디자인 정체성(identity) 개발을 맡겼다. 한샘의 중장기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디자인 경영을 꾀하기 위함이다.

▼ 이케아 스타일은 ‘simple’ ‘colorful’ 등으로 요약됩니다. 한샘 스타일은 무엇인가요.

“현재 연구 중입니다만, ‘실용적인’ ‘사용하기 편리한’ ‘모양이 보기 좋은’ 등으로 정리가 될 걸로 봅니다. 지난해엔 아카데미를 운영했고, 올해는 디자인 포털을 오픈하고 디자인 공모전도 합니다. 이런 노력을 통해 한샘만의 디자인 정체성이 구체화하리라 생각합니다.”

▼ 친환경적인 가구 자재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습니다.

“현행 데시케이터법에 따르면 유해물질 정도에 따라 가구 자재 등급을 E2, E1, E0, SE0으로 나누고, E1급 이상을 실내 가구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요. 한샘, 이케아를 포함해 대부분 가구 회사는 E1과 E0를 섞어 씁니다. 한샘은 현재 고가 제품이나 유아용 제품에는 E0만 사용하는데, 올해 안에 모든 자재를 E0으로 업그레이드합니다. 한샘이 가구 자재 면에서 이케아를 앞서가는 거죠.”

서울대 공대를 나온 최 회장은 대우중공업에 다니다가 1979년 한샘으로 옮겨왔다. 당시 한샘은 작은 싱크대 공장에 불과했는데, 그는 ‘대기업 부속품이 되느니 신흥재벌 한번 만들어보자’는 생각에 이직을 결심했다고 한다.

“매출 15억짜리 회사 슬로건이 남들이 비웃든 말든 ‘세계적인 부엌가구 한샘’이었어요. 조창걸 당시 사장은 늘 세계 넘버원이 돼야 한다고 말씀하셨죠. 하다보니까 국내 1위가 됐고, 부엌가구만 놓고 보면 세계 5위 정도가 됐습니다.”

‘신의 한 수’

최 회장은 “하지만 계획보다는 10년 이상 늦게 정상에 섰다”며 “방향을 잘못 잡기도 했고 신규사업 진출이 늦어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경영진을 포함해 우리 직원의 역량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한샘이 항상 잘나갔던 건 아니다. 다른 가구회사들과 마찬가지로 건설경기에 따라 부침을 거듭했다. 그러다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B2B에서 B2C로 방향을 튼 것이 ‘신의 한 수’로 통했다. 한샘은 리스크는 높은데 수익성은 떨어지는 건설회사 납품 규모를 절반으로까지 줄여가며 직접 고객에게 다가가는 데 역량을 집중했다. 2009년 서울 잠실에 4번째 직영 플래그숍을 오픈한 것을 계기로 매출액 5000억 원을 돌파했다.

▼ 20년 이상 CEO 자리를 지키는 비결이 뭘까요.

“하하. 제가 가장 답변 못하겠는 게 이 질문이에요. 하다보니까 여기까지 왔어요. 조 회장이 대단한 분이시죠. 믿고 맡겨주시니까. 그분에 대해 ‘은둔의 경영자’라고도 하는데, 언론에 나서지 않을 뿐이지, 매일 새벽에 회사에 나오세요.”

한샘의 최대주주는 조 회장으로 지분율이 22.71%이다. 창업주 자녀를 포함해 친인척 지분은 모두 합치면 5%가 조금 넘는다.

▼ 한샘의 승계는 어떻게 이뤄지나요.

“한샘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갑니다. 현재 사장이 3명 있고, 부사장도 2명이에요. 이분들 중 뛰어난 분이 제 뒤를 이어 훨씬 잘하실 겁니다. 창업주 자녀분들이 한샘에 들어올 일은 없을 거예요. 주주로만 남기로 정리가 됐어요.”

▼ 한국 재벌 문화에선 흔치 않은 일인데요.

“아마 그래서 앞으로도 한샘이 더욱 경쟁력 있을 겁니다(웃음).”

신동아 2015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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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남 기자 | lay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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