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釜山, 소비와 보수만 남은 도시… 개방성, 역동성 살려낼까?

“우리가 노무현 때문에 못사는 건 아니지만 부뚜막에 얼라 앉혀놓은 것 같아서…”

  • 최호열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honeypapa@donga.com

釜山, 소비와 보수만 남은 도시… 개방성, 역동성 살려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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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리더의 부재

YS의 퇴임 이후 부산은 정치 리더의 공백상태에 있다. ‘국제신문’ 신수건 기자는 “몇 년 전부터 지역언론에서조차 ‘정치 리더’라는 단어가 사라졌다”고 했다.

“다선 의원은 많지만 중앙 정치무대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죠. 모든 게 수도권 위주로 가듯이 정치 역시 서울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 같아요. 부산뿐 아니라 대구도 박근혜 대표 이후 한동안 정치 리더가 나오기 힘들 것 같습니다.”

‘동아일보’ 조용휘 부산주재기자의 분석은 좀 달랐다.

“그만큼 부산의 정치가 민주화했다는 방증이 아닐까요. 과거엔 독재와 싸우느라 1인 지도자 중심으로 뭉치면서 우상화했지만, 지금은 민주 대 반민주 구도가 희석되어 더는 리더가 필요하지 않은 거죠.”



부산사람들에게선 당분간 누군가를 키우겠다는 생각이 읽히지 않았다. ‘박근혜든, 이명박이든 차기에 정권을 가져올 사람을 밀어준다’는 의식이 강했다. ‘국제신문’의 여론조사를 보면 지난 1월에는 박근혜, 3월엔 이명박이 1위로 나왔다.

여당이 야당 ‘부산 독식’ 일등공신

5·31 부산시장 선거 또한 한나라당 후보가 누가 되느냐가 관건일 뿐 공천만 받으면 당선을 낙관하는 눈치였다. 이따금씩 만나게 되는 열린당 지지자들조차 ‘바꿔야 한다’는 당위성만 피력할 뿐 이긴다는 확신을 가진 사람은 오거돈 후보 당사자뿐인 듯했다.

택시기사 김영민(32)씨는 “개인적으로는 열린우리당이 희망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오 후보가 당선되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오 후보에 대한 시민의 평가는 거의 비슷했다. “후보는 괜찮은데 당이 안 좋다”는 것. 물론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허남식 부산시장만 못하다”고 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오 후보를 비판할 때 단골 메뉴로 등장하는 것이 신항 명칭 문제다. 영문표기는 ‘부산신항(Busan New Port)’인데 진해시 눈치를 보느라 한글표기를 똑부러지게 ‘부산신항’으로 못하고 ‘신항’으로 얼버무렸기 때문이다. 그렇게 우유부단해서야 어떻게 부산을 끌고가겠느냐는 것.

2004년 부산시장 보궐선거 때는 가족 5명이 모두 오 후보를 찍었다는 회사원 최병태(57)씨는 “다른 식구들은 몰라도 나는 이번에 허 시장에게 투표할 생각”이라고 했다.

“(허 시장이) APEC도 잘 치렀고, 무난하게 했잖아예. 보궐선거를 통해 당선돼가꼬 1년6개월밖에 못했으니 기회를 더 줘야죠. 오 시장은 신항 이름 때문에 믿음을 잃었어요. 정부에서 결정한 거라 하지만 그래도 오 장관이 잘못한 거지예.”

부산시장 후보로 열린우리당은 오거돈 후보가, 민주노동당은 김석준 후보가 확정된 가운데 한나라당은 허남식 현 시장과 권철현 의원이 4월말 당내경선을 치른다. 3월초까지만 해도 인지도 조사에서 40% 넘게 차이가 벌어져 경선 없이 허 시장이 후보가 되리라고 예상됐지만 중앙당은 3월30일 여론조사 등을 종합한 결과 경선을 치르기로 결정했다.

‘국제신문’ 신수건 기자는 “허 시장이 앞서는 것은 분명하지만 권 후보가 추격해 지지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역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전망했다. 권 후보가 시장 프리미엄을 안은 허 후보에 비해 시민 사이에선 인지도가 떨어지지만 한나라당 당원 사이에서는 오히려 앞설 수도 있다는 것이다.

부산경실련 차진구 처장은 부산에서 한나라당이 독식하는 것에 대해 단순히 지역감정 때문만은 아니며, 한나라당 후보를 압도할 후보를 내놓지 못하는 열린우리당의 책임도 크다고 했다.

“이번 선거만 하더라도 오 장관이 허 시장을 확실하게 압도할 정도가 아니에요. 부산 시민이 봤을 때는 오 장관이나 허 시장이나 똑같은 부시장 출신의 행정관료일 뿐이에요. 큰 차이가 없으니까 당을 보게 되는 거죠. 만약 한나라당 후보로 권 의원이 나오면 모르겠어요. 권 후보는 정치인이고 오 장관은 행정관료니까 경쟁이 될 수도 있죠. 여론조사 결과도 그렇게 나오고요.”

그는 구청장 선거에서도 한나라당 후보들을 압도할 열린우리당 후보가 눈에 띄지 않는다며 여당이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열린우리당은 부산을 한나라당의 아성으로 만드는 일등공신 같습니다. 청와대에서는 부산을 특별관리할 정도로 신경을 쓴다고 하는데 그러면 뭐해요. 여기 한나라당 의원들은 4년 동안 열심히 텃밭을 가꾸는 데 비해 열린우리당은 선거 넉 달 전에야 후보가 내려와요. 1년 이상 준비한 후보가 없어요. 더 웃기는 건, 청와대 행정관 하다 온 게 무슨 큰 벼슬인 줄 알고 홍보한다는 거죠. 직책으로 치면 부산시청 국장 정도인데, 국장은 여기에도 수두룩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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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열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honeypa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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