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품도시’라는 말은 아마 서초구가 가장 먼저 내걸었을 겁니다. 구청장선거에 뛰어들면서 어떤 모토를 내걸지 고민했습니다. 그러다가 명품을 생각했습니다. 당시에는 백화점에서나 명품이란 말을 써서 조금 주저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어차피 서초구가 세계도시와 경쟁해야 한다면 ‘명품’이라는 개념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과감히 내걸었습니다. 물질 못지않게 정신도 중요한 만큼 ‘행복도시’라는 말을 붙였고 요. 그런 개념으로 시작했는데, 좀 있으니까 다른 자치단체에서도 줄줄이 쓰더라고요.(웃음)”
60%가 녹지 친환경 도시
서리풀(벼)이라는 뜻을 지닌 ‘서초’구는 본래 임금님께 바치는 쌀이 나던 평야지대였다. 1960년대 이후 급속히 도시화가 진행됐지만 북쪽에는 한강을 끼고 있으며 우면산, 청계산, 구룡산과 더불어 양재천, 반포천, 사당천에 둘러싸여 좋은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 총 면적이 47.14㎢로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가장 넓은 서초구는 전체 면적 대비 녹지 비율이 60% 정도며 그린벨트 지역이 52%로 서울시 평균인 27%의 2배 가까이 된다. 박 구청장 역시 이러한 서초구의 자연환경에 대한 애정이 깊다.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덮개공원은 올 9월말에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양재천 복원사업이나 청계산과 우면산의 환경개선사업, 조경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한 가로수 전지사업 등은 환경보존에 대한 박 구청장의 이러한 철학과 무관하지 않다. 박 구청장은 올해에도 “한강과 우면산을 잇는 서리풀공원에 그린아트보도교를 설치하는 등 대대적인 정비사업을 벌이는 것과 동시에 반포천, 사당천 주변 시설 개선 사업 등을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여기에 올해 9월말 착공을 앞둔 덮개공원은 박 구청장이 특히 공을 들이는 역점사업이다. 덮개공원은 서초1교에서 반포나들목까지 경부고속도로 440m 구간에 터널을 만들고 터널 위를 녹지로 덮어 쾌적한 편의, 휴게시설을 갖춘 테마공원으로 조성하는 것으로 미국 보스턴의 빅딕(Big-Dig) 프로젝트, 독일 뮌헨의 페투엘(Petuel)공원 등이 대표적이다. 덮개공원이 완성되면 경부고속도로 주변 지역의 소음과 매연 피해를 줄이고 도심에 부족한 녹지를 늘릴 수 있게 된다. 서초구 측은 터널 내부의 먼지와 소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터널 내부 높이를 일반 터널보다 1m 이상 높은 5.5m 이상으로 하고 소음제거장치와 배기가스 배출시설 등 배기처리시설을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역민 참여 통한 복지 향상
“경부고속도로 덮개공원은 국내 최초로 시도하는 겁니다. 이미 1800억원의 공사비를 댈 민간투자자를 확보했는데 법령상의 문제로 서울시와 추가 협의 중에 있습니다. 서초구 주민이 원하는 시설이자, 나아가 서울시를 대표하는 녹색 명소가 될 것입니다.”
서초구는 교육과 소득 면에서 가히 대한민국 최고 수준이라고 할 만한 곳이다. 통계자료에 따르면 대졸이상 가구주가 73.6%로 서울시 평균 46%보다 월등히 높다. 박 구청장은 “소득과 교육수준이 높은 만큼 행정 서비스 역시 남달라야 한다”고 말한다.
“대부분이 중산층 이상이죠. 교육수준도 높습니다. 그런데 그만큼 수요가 굉장히 까다롭습니다. 10인 10색이에요. 보도포장 하나만 해도 ‘보통’으로 하면 안 됩니다. 보고, 배운 수준이 높은 만큼 공공서비스의 수준도 높아야 해요. 자연히 사업비용도 많이 필요하죠. 한 예로 복지관 하나 짓는 데 토지보상가격만 해도 서울시 평균보다 두세 배 들어가는데 서울시에서 지원받는 액수는 (다른 구와) 똑같으니 오히려 구의 형편은 어렵다고 봐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