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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로 바위 치기? ‘노른자’가 남는다!

‘삼채총각’ 김선영의 에너지 분출기

  • 구해우 | 미래전략연구원 원장, 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달걀로 바위 치기? ‘노른자’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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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궁극적으로 하고자 하는 일은 ‘100만 평 부지에 농업과 2차, 3차 산업을 결합한 고부가가치 상품을 개발하는 것’ ‘향토 자원을 활용해 완벽히 새로운 농촌 체험·체류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다.

“왕복 4시간 걸리는 서울을 오가면서 ‘부동산 마케팅’도 배웠습니다. ‘재무분석’ 6개월 과정도 마쳤고요. 돈은 아직 없지만 땅을 보러 다녀요. 궁극적 목표를 이뤄내려면 지금부터 준비해야죠. ‘왜 그렇게 바쁘게 사느냐’ ‘독하다’고들 하는데, 공부를 멈춰도 좋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어른이 돼서 하는 공부가 진짜 승부처라고 생각해요. 팜(farm) 비즈니스 개척자가 되려면 끝없이 공부해야죠.”

▼ 농촌을 기반으로 신(新)산업을 일구겠다는 생각이 대견합니다. 
 

“농촌이라는 단어에 ‘촌스럽다’는 뜻이 내포돼 있어요. 농업에 문화를 입혀 ‘세련되다’는 느낌을 주고 싶습니다. 농업펀드를 운영하는 VC(벤처 캐피털)들을 만나고 있어요. 펀딩을 통해 특허 낸 삼채장아찌를 생산할 생각이에요. 백화점에 납품하고 수출도 해야죠. 삼계탕 외식업도 준비합니다. 특허를 받아놓은 삼채 사료로 키운 고부가가치 닭을 재료로 사용하는 게 초점입니다.”

그는 삼채 농장 한켠에서 닭을 키운다.





“대기업 닭? 쓰레기예요, 그거”

“대기업이 키우는 닭은 대개 쓰레기 닭이에요. A4용지만 한 닭장에서 24일 만에 뚱뚱하게 키워내는데 그거, 음식이 아녜요. ‘복지 사육’이란 표현 들어보셨죠? 옛 방식으로 방목해 키우는 겁니다. 방목하거나 삼채 사료를 먹인 닭은 완전히 다릅니다. 삼채에 사포닌 성분이 인삼만큼 가득 들었습니다. 그래서 ‘방목 삼채 닭’은 지방이 거의 없어요. 식감이 쫄깃쫄깃하죠. 서울 강남에 ‘삼채총각 삼계탕’ 1호점을 내려고요. 스크린에 ‘삼채총각이 삼채 재배하고 닭 키우는’ 동영상을 틀 거예요. 삼계탕집에 친환경, 농촌의 이미지를 덧씌워 스토리를 만들어야죠.”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

달걀로 바위 치기?  ‘노른자’가 남는다!

김선영 씨는 “여자친구는요?”라고 묻자 “학교 선생님이에요. 한 달에 한 번 만나요. 지금처럼 살면 차이겠죠?”라면서 웃었다. [홍중식 기자]

▼ 관광과 농업은 어떻게 융합할 생각입니까.

“도시인들은 농촌에 대한 욕망을 가진 것 같아요. 농사일을 체험해보고 휴식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안정을 찾을 겁니다. 호젓하게 산책하면서 귀뚜라미 울음소리 듣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되고요. 골프장 같은 곳에서 하는 힐링과는 비교가 안 되죠. 단기적으로는, 축제 캠핑 같은 것을 진행해보려고요. 장기적으로는, 완전히 새로운 농촌 체류·체험 프로그램을 꾸리는 게 목표예요. 100만 평, 150만 평 땅을 보러 다니는 것도 그래서고요.

휴식, 치유의 공간으로 농촌만큼 적절한 곳이 없습니다. 노년을 보내고자 요양원에 가잖아요. 농촌이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갖가지 작물을 비롯해 생명력 있는 것과 함께하면 활력을 되찾습니다. 농촌이 도시인, 노년층에게 제공해줄 게 그 밖에도 많아요. 농업을 기반으로 한 엄청나게 큰 타운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혼자 힘만으로는 어렵겠지만 정부, 지방자치단체와 협업하면 지금까지 없던 ‘팜 비즈니스’를 개척하리라고 믿어요.”

▼ 선영 씨는 또래 청년이 대기업 직원이나 공무원이 되겠다면서 취업용 스펙을 쌓거나 시험공부를 할 때 농사를 지었습니다. 도전정신, 개척정신을 갖기보다는 기성 관념에 기초해 삶을 구성해가는 청년이 더 많은 게 현실이죠. 선영 씨처럼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젊은이가 늘어나야 사회 전체에도 활기가 돌 것 같네요.

“안정적인 직업은 없는 것 같아요. 대기업, 공무원이 1, 2순위라던데 과연 그 직업이 훗날에도 안정적일까요? 20대 때는 도전하는 것이 전체 삶을 보면 가장 안정적인 선택이 아닐까 합니다. ‘해야 할 일’이라고 사회가 규정한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오히려 안정적이지 않을까요.

취업난이 심각하다는데, 이해가 안 될 때도 있습니다. 제주 감귤 농장 인건비가 하루 15만 원까지 올라갔어요. 거칠게 계산해, 쉬지 않고 한 달 일하면 450만 원을 법니다. 일당은 더 오를 겁니다. 제가 아는 농장주 한 분은 감귤 딸 사람이 없어 농사를 접겠다고 하시더군요. 솔라(solar) 에너지 하신대요.”  

▼ 농사지으면서 시행착오도 많았을 텐데요.  

“첫해에는 판로를 개척하지 못해 고생해 키운 작물을 땅에 묻었습니다. 절반 넘게 못 팔았어요. 고된 육체노동을 투입한 생산물이라 많이 슬펐습니다. 배추밭을 갈아엎으며 눈물 흘리는 농민의 심정이 어떤 건지 그때 알았죠.”

▼ 농업뿐 아니라 다른 창업에서도 어려운 부분의 하나가 유통이죠.

“잘 키우면 농협이나 상인이 다 사가는 줄 알았어요. 농사짓는 것보다 판로 고민을 먼저 했어야 하는데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았습니다.”



 떴다! ‘삼채총각 블로그’

달걀로 바위 치기?  ‘노른자’가 남는다!

김선영 씨는 호주 SBIT TAFE(Southbank Institute of Technology Technical And Further Education)에서 관광과 호텔경영을 공부했다. [홍중식 기자]

▼ 판로 개척은 어떻게 했나요.

 “공부했죠. 무작정 덤볐고요. 직접 판매해야 수익이 나요. 경매시장에 대량으로 넘기면 가격이 10분 1로 떨어집니다.”

‘블로그 마케팅’을 알려주는 책을 샀다. 농장 이름으로 블로그를 만들고 게시물을 올렸다. 매주 토요일 서울로 올라가 ‘인터넷 마케팅’ 유료 강의를 들었다. 하루도 빠짐없이 농장의 일상 등 흥미로운 글과 사진을 올렸다. 농업 관련 교육이 잡혀 있거나 사정이 생기면 5일치 콘텐츠를 작성해 예약을 걸었다. 블로그 ‘삼채총각’은 시쳇말로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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