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싱가포르의 시카고대 경영대학원 분교(시카고 GSB)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오씨는 싱가포르의 한 사설 영어학원에서 연수 프로그램을 이수했다. 오씨는 학원과 연계된 대학부설 경영학 디플로마(한국의 전문대와 비슷한 교육체계) 과정을 알게 되어 영어연수 과정을 끝낸 후 디플로마에서 1년 코스의 ‘관광경영학’ 수업을 듣고 있다. 이를 마치면 대학이 인정하는 학위가 수여되며, 싱가포르에서 취업할 수 있는 길도 열린다는 게 오씨의 설명이다.
“싱가포르 어학연수 프로그램에 만족한다. 나는 영어실력만으로는 취업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기 어렵다고 보고 경영학 디플로마 학위를 받기로 했다. 싱가포르는 아시아 상업의 중심지여서 경영학을 공부하는 데 이점이 많다. 중국, 인도, 말레이시아, 러시아 등 여러 나라 사람들과 인적 네트워크를 쌓고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취업난이 심각한 우리나라와 달리, 싱가포르엔 일자리가 많다. 외국인이라도 영어 실력을 갖추고 자격증이나 기술이 있으면 직장을 구하기가 수월하다고 한다.”
다양성과 유연성
오씨가 다니는 TMC 아카데미(www. tmc.edu.sg)는 외국인을 위한 랭귀지 코스 외에 디플로마 프로그램에서 경영학, IT 그리고 언론 분야를 가르치고 있다. 이 기관의 학위는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의 ‘Cambridge International Examination’으로부터 인증받는다. 디플로마 과정에 입학하려면 토플이나 IELTS와 같은 영어 인증시험 성적표를 제출하거나 TMC 아카데미에서 운영하는 영어 코스를 마쳐야 한다. 학비는 1년에 약 500만원. TMC 아카데미와 제휴한 호주, 캐나다, 영국, 독일의 대학에 편입학하는 것도 가능하다.
싱가포르 교육의 가장 큰 특징은 다양성과 유연성이다. 싱가포르에는 국립 싱가포르 대학과 국립 난양 공과대학, 싱가포르 경영대학 등 3개의 종합대학이 있다. 싱가포르는 우리나라와 교육체계가 다르고 정규 대학 수도 적다. 이 때문에 유학생이 곧장 종합대학에 진학하기가 쉽지 않다. 고등교육 수료자가 대학에 진학하려면 졸업자격시험인 GCE ‘A’ 레벨 시험을 봐야 한다.
그러나 싱가포르에선 대학 진학 대신 대학기관에서 인정하는 다양한 교육과정을 이수할 수 있다. 싱가포르 교육 당국이 교육의 질을 검증한 곳들이다. 다수의 싱가포르 교육기관은 호주, 영국, 미국 등 해외 대학과 제휴해 커리큘럼을 공유한다. 싱가포르에서 해외 대학에 편입하기가 비교적 손쉬운 것은 이 때문이다.
싱가포르에는 실무에 활용할 수 있는 교육 내용을 제공하는 평생교육기관과 개방 대학과정이 많다. TMC 아카데미도 그중 하나다. MDIS(www.mdis.edu.sg)는 싱가포르에서 가장 오래된 비영리 평생교육기관. 1956년 설립된 이후 영어교육에서 경영학, 바이오-메디컬, 바이오테크놀로지, 언론학, IT에 이르기까지 전문 기술을 가르치는 교육기관이다.
이 기관 또한 미국, 영국, 호주 및 프랑스의 대학들과 제휴해 학사·석사·박사 과정을 운영한다. 이 학교에서 어학연수 코스와 MBA 과정을 병행하고 있는 양은원(26)씨는 휴가차 싱가포르에 왔다가 이곳 직업교육의 장점을 발견한 뒤 유학을 결심했다. 그는 한국에서 스타벅스 부점장으로 일했다.
“솔직히 영어공부만을 위해서라면 싱가포르를 추천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평생교육제도가 우수한 싱가포르에서 영어로 실무에 도움이 되는 직업교육이나 기술교육을 받는다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릴 수 있다. 이곳은 실무에 활용할 수 있는 지식 위주로 가르쳐서 매우 유익하다. 세계적 무역 도시라 그런지 특히 경영학이 발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