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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영원한 策士’, 윤여준 전 의원의 ‘MB 리더십’ 진단

“‘상식’ 원하는 국민, 쓸데없이 머리 써 일 만드는 정권”

  • 최영철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ftdog@donga.com

‘영원한 策士’, 윤여준 전 의원의 ‘MB 리더십’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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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에게 닥쳐올 리더십의 난조를 예견하고 경고한 셈. 그로부터 7개월 후 그는 이 대통령의 리더십을 정면으로 공박하고 나섰다. 지난 7월16일 한반도선진화재단(이사장 박세일)이 주최한 ‘위기의 한국, 진단과 처방’ 세미나에서 “이 대통령이 취임 후 보여준 리더십은 시대적 변화와는 동떨어진 독주형 리더십이다. 시대가 요구하는 리더십과 대통령의 리더십 사이에 엄청난 시차가 있다”고 말해 언론과 정가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날 ‘통찰력과 권력운영의 상관관계’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선 그는 “리더십의 성패는 권위와 신뢰의 정도에 달려 있다”고 전제한 후 현재 이 대통령의 리더십이 권위와 신뢰를 잃은 요인을 △통찰력의 부족 △비전의 부재 △정치에 대한 몰이해 △지지기반에 대한 경시 △얄팍한 홍보 △언행관리의 실패로 분석했다. 그리고 가장 본질적인 요인으로 인사 독식에 의한 권력 사유화를 지목했다. 누구나 인정하는 보수진영 ‘책사’의 입에서 이런 독설이, 그것도 공식적인 자리를 통해 흘러나오자 언론뿐 아니라 정가에도 파문이 일었다. 하지만 청와대는 “국정을 더 잘 운영하라는 충고이자 고언으로 받아들인다”고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윤 전 의원은 자신의 발언 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지는 와중인 7월21일 한국을 떴다. 그 후 2주일간 연락이 끊겼다. 그가 다시 돌아온 시점은 8월4일. 운 좋게도 공항에서 나오는 그와 전화가 연결돼 다음날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그가 대표로 있는 여의도 한나라당사 인근 (주)한국지방발전연구회 사무실에서였다. 그는 시차적응이 안 된 듯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재협상하라고 했다 욕만 먹어

▼ 세미나를 끝낸 후 피하듯 한국을 떠났는데요.



“그런 건 아니고요. 부부끼리 칠순여행 다녀온 겁니다. 아이들이 지중해 크루즈를 보내주더군요.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이탈리아 베니스까지 12일간 코스인데 지중해의 풍광 좋은 항구는 거의 다 들르는 코스입니다.”

▼ 많이 바쁜 모양입니다. 지난해 만든 인터넷 정치카페가 일시 폐쇄됐던데.

“예 그랬죠. 양심의 가책 때문에 중단했습니다. 이름 걸고 쓴 글에 대한 책임의식 때문이랄까요. 매일 다른 일에 쫓기다, 신문기자 마감에 닥쳐 기사 쓰듯 하니까 이렇게 해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도 일이 너무 많아요. 한국저작·인격권협회 대표(이사장)도 졸라서 맡았더니 정신이 없고, 지금 있는 한국지방발전연구회는 컨설팅 펌이니까 돈도 벌어야 하고. 환경단체, 한반도평화 단체 등 봉사하는 일들도 만만치가 않아요. 만나는 분마다 그거 왜 빨리 다시 안 하느냐고 그래서 지금 어쩔까 고민 중입니다.”

▼ 세미나 때 “쇠고기 협상이 거리의 정치를 부활시켰다”고 했습니다. 정부가 쇠고기 협상을 너무 서두른 면이 있지 않나요.

“대통령의 방미를 앞두고 문제(쇠고기 협상)가 불거지니까 그렇게(서두르게) 됐겠죠. 전 대통령이 재협상을 하겠다고 말했어야 한다고 봅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선 어떤 대통령도 다수 국민의 요구를 거역할 권리가 없어요. 국제법적으로나 국제적 관행으로 (재협상이) 말이 안 된다는 건 대통령 말이 맞아요. 그러나 국민이 그걸 몰라서 재협상을 하라고 요구했던 건 아니거든요. 그러면 그것을 일단 받는 게 맞죠. 대통령은 ‘국제법상 이런 문제가 있지만 다수 국민이 요구하는 거니까 미국하고 다시 한번 교섭을 하겠습니다’ 이렇게 말했어야죠. 결국 추가협상을 했잖습니까. 그게 곧 재협상이 아니고 뭐죠? 그러면 그 과정에서 흥분도 가라앉고, 이성이 돌아오면서 설득에 나설 수 있는 거죠. 국민의 분노가 한창 극으로 치닫고 있을 때 정면으로 받아버리니까 분노가 폭발할 수밖에요. 그래서 얻은 게 뭡니까?”

윤 전 의원은 지난 6월 중순 자신이 대통령실장으로 유력하다는 언론보도가 빗발칠 당시, 한 인터넷언론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대통령이 ‘재협상 시도해보겠다’고 했어야 한다. 청와대 참모들에게 사심이 있다”고 정부를 쏘아붙였다. 이를 두고 정가에선 그가 이명박 정권에 완전히 등을 돌렸다는 둥, 또 다른 고도의 전략이 숨어 있다는 둥 말이 많았다.

▼ 정부 여당에서 가만히 있던가요.

“그 일 때문에 욕 많이 먹었어요. 무책임하게 재협상하라고 그랬다고. 그래서 누가 무책임한지 한번 두고 보자고 그랬어요. 당과 정부에 있는 분들이 전화를 여러 통 걸어와서 ‘우리는 죽어라고 (대통령실장으로) 밀고 있는데 본인이 이렇게 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막 화내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개인적으로는 참 미안하다고 그랬습니다. 그런데 저는 지금껏 어느 자리에 앉을 목적으로 소신을 감춘 일은 없습니다. 그냥 그렇게 이해하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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