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이사장은 마오쩌둥(毛澤東) 이론을 응용한 식민지반봉건사회론으로 진보학계를 대변하다 중진자본주의론→캐치업 이론으로 이동하면서 우파 사상가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2005년 일본에서 귀국한 뒤 뉴라이트재단을 창립해 좌파 진영과 사상전을 벌였는데, “시대정신은 뉴라이트에 있다”는 게 그의 믿음이다.
“이명박 정부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산업화 단계에 이어 민주화 시대를 거치면서 민주주의가 한 단계 더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진화가 그것이다.”
‘MB(이명박)노믹스’의 열쇳말은 ‘고립의 탈’을 벗겨내는 ‘세계화’. 적극적인 개방정책으로 돈·사람·기업이 모이는 ‘허브’를 만들어보겠다는 것이다. 안 이사장의 캐치업 이론은 MB노믹스가 강조하는 세계화의 이론적 토대 중 하나다. 그는 캐치업 이론을 이렇게 설명한다.
“선진국과 후진국 간에 자유롭게 기술이 이전되고 정보가 소통되면, 그리고 후진국이 선진 기술과 제도를 수용할 조건을 갖추고 있다면 경제성장을 개시해 선진국을 따라잡을 수 있다. 따라서 다국적 자본을 유치해 그것을 경제성장의 원동력으로 삼는 ‘국가개조 수준의 세계화 전략’이 요구된다.”
그는 김문수 경기지사, 이재오·박형준·차명진·임해규 의원 등 한나라당 내 운동권 출신 인사들의 ‘사상적 스승’이다. 정치권의 제자들은 안 교수를 한나라당으로 ‘모시기’ 위해 공을 들였고, 이명박 대통령의 철학에 공감한 그는 지난해 9월 여의도연구소 이사장직을 수락했다.
이 대통령의 대북(對北) 독트린은 ‘비핵·개방 3000’ 구상이다. 북한이 핵 무기를 포기하면 10년 내에 북한의 국민총소득(GNI)을 3000달러 수준으로 끌어올려주겠다는 것. 핵 포기를 전제로 북한 정권의 실체를 인정하고 상호주의에 근거해 북한의 경제성장을 지원하겠다는 얘기다. 이에 대한 안 이사장의 부연 설명이다.
“과거 남북이 대결정책을 펼 때는 체제경쟁을 했다. 북한은 공산주의로, 남한은 자본주의로의 통일을 꾀했다. 1990년대 중반, 북한의 사회주의 체제가 붕괴하고, 기아 사태가 벌어지면서 체제 경쟁은 끝났다. 지금의 북한사회는 사회주의 체제가 아니다. 그리고 포용해야 할 북한동포도 발생했다. 기아 상태에 빠진 2000만명의 동포를 우리가 도와야 한다. 그렇다고 무작정 지원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상호주의 이외엔 다른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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