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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터뷰] ‘조국흑서’ 권경애 변호사 “다섯 명이 뭉치니 무서울 게 없었다”

“코링크PE, 자본금 2.5억 주식회사에 조국가족 지분 10억”

  • 김현미 기자 khmzip@donga.com

[단독인터뷰] ‘조국흑서’ 권경애 변호사 “다섯 명이 뭉치니 무서울 게 없었다”

  • ●민변 출신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공동저자
    ●코링크PE 주인? 자본금 댄 사람이라는 게 상식
    ●‘익성’은 코링크PE에 직접 투자한 적 없어
    ●사모펀드가 국책사업 보조금 따내는 통로로 변질
    ●기업사냥꾼, 사채업자 사모펀드 통해 기업과 투자자에 피해
    ●秋장관 증권범죄합동수사단 폐지…검찰개혁 의도 읽는 중요 단서


화제의 신간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천년의상상)를 건네자 권경애(55·사법연수원 33기) 법무법인 해미르 변호사는 “실물을 처음 봤다”며 웃었다. 권 변호사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참여연대 출신 김경율 회계사,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 강양구 TBS 과학전문기자 5명의 대담 형태로 만들어진 이 책은 8월 25일 출간되자마자 온라인서점을 통해 초판 5000부가 모두 소진돼 오프라인서점 매대에는 진열조차 못하고 증쇄에 들어갔다. 공동저자 중 한 명인 권 변호사가 책이 나온 지 4일이 되도록 구경도 못해본 상황이니 독자들 반응이 얼마나 빨랐는지 알 수 있다. 

‘민주주의는 어떻게 끝장나는가’라는 부제를 달고 340쪽 분량 총 7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서 권 변호사는 김경율 회계사와 함께 4장 ‘금융시장을 뒤흔든 사모펀드 신드롬’과 5장 ‘세상에서 가장 짜릿한 도박’의 대담과 집필을 맡았다. 대담 사회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했다. 그가 왜 이 대담에 참여했고 ‘사모펀드’의 실체를 밝히는 데 집중했는지는 이력만 봐도 짐작할 수 있다. 책에 소개된 저자 이력을 옮기면 다음과 같다.

노무현 정부 때 통과된 자본시장법

[박해윤 기자]

[박해윤 기자]

‘법무법인 해미르 변호사. 연세대학교 국문학과에 입학한 지 12년 만인 1995년 졸업했다. 서울, 경기 등지에서 노동운동을 했다. 2001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WTO(세계무역기구) 쌀 협상 이면 합의 의혹 국정조사위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저지 범국본 등의 활동을 했다. 2005년 참여연대, 2006년 민변에 가입했으나, 2020년에 두 곳 모두 탈퇴했다. 2019년 7월~11월에는 서울지방변호사회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및 검경수사권 조정 태스크포스, 2020년에는 경찰청수사정책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 중이다.’ 

이력 소개에서 빠진 부분이 있다면 그가 한미FTA(2007년 6월)와 신자유주의 반대의 연장선상에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 2007년 8월 3일 공포)의 통과를 반대했다는 것이다. 당시 그는 “자본시장법은 한마디로 헤지펀드 육성법”이라며 반대했다. 



“2009년 5월 노무현 대통령 서거 이후 진보진영이 당면한 정치적 과제는 정권 재창출이었으니까 자본시장법과 사모펀드에 관심을 갖기 힘들었죠. 저도 마찬가지였고요. 그런데 조국 전 장관 사태로 사모펀드가 돌연 세간의 주목을 붙잡은 것이죠. 사모펀드 사건이 터지고 진보진영에서 ‘고작 사모펀드’라는 말이 나오는 것을 보면서 왜 이럴까 싶었어요. 진보진영이 그렇게 신자유주의 반대를 외쳤음에도 그 실체를 정말 잘 모르는구나, 나도 많이 부족하구나 싶었죠. 어떻게든 제 나름대로 진위를 파악하고 판단해보려 했어요. 금융자본의 핵심은 사모펀드인데, 사모펀드 플레이어들의 실체를 들여다볼 좋은 케이스 스터디 소재이기도 했고요.”

정권 비판에 더 큰 용기 필요해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출간을 위해 모인 김경율 회계사, 강양구 TBS 과학전문기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권경애 변호사, 서민 단국대 교수.(왼쪽부터) [천년의 상상 제공]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출간을 위해 모인 김경율 회계사, 강양구 TBS 과학전문기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권경애 변호사, 서민 단국대 교수.(왼쪽부터) [천년의 상상 제공]

지난 20여 년간 국제통상·금융전문가로 활동해온 권경애 변호사는 ‘조국 사태’를 겪으면서 본격적으로 주목받았다. 올해 2월 5일 다섯 저자가 한 자리에 모인 이래 거의 7개월의 작업 끝에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가 세상에 나온 뒤 권 변호사가 처음 입을 열었다. 언론 인터뷰는 ‘신동아’가 처음이다. 

-책에서 “내 양심과 소신에 따라 하고 싶은 말과 해야 할 말을 하고 싶었다”고 했는데 그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이 뜨겁습니다. 

“예상치 못했습니다. 제가 이 대담에 참여할 때의 심정과 같은 분들이 많았던 모양입니다.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죠. 외롭기도 하고 두렵기도 했는데 다섯 명이 뭉치니까 무서울 게 없어졌어요. 진중권 교수의 전투력이 강하니까 큰 바리케이트 뒤에 서 있는 기분이랄까. 독자 분들도 제가 대담에 참여하면서 느꼈던 위로와 힘을 얻으실 수 있으면 좋겠어요. 자신들의 느꼈던 답답함을 대신 용기 내 말해준 저자들을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아닐까요.” 

-‘조국백서’로 통칭되는 ‘검찰개혁과 촛불시민’이 8월 5일 출간되고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가 출간돼 ‘조국흑서’로 불리며 비교되고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조국백서’가 먼저 출간되고 저희 대담집이 이어서 출간되니 그런 대립구도가 형성됐는데 저희가 대담을 진행하고 원고를 출판사에 넘길 때까지 조국백서가 출간되지 않았기 때문에 비판서 성격은 아니고 처음부터 그런 기획 의도도 아니었습니다. 다들 조국백서는 거의 신경조차 쓰지 않았던 것 같아요.”

“고작 사모펀드”가 아닌 이유

-이 책이 ‘조국흑서’로 불리게 된 결정적 이유가 조국 일가의 사모펀드를 집중 분석했기 때문인데 왜 그 부분에 주목했나요. 

“조국 가족의 사모펀드는 라임과 옵티머스, 디스커버리 등 대형 사모펀드 비리를 이해할 수 있는 매우 유용한 스터디 사례죠. 아이러니하게도 조국이 우리 사회에 기여한 유일한 긍정적 효과라고 할 수 있어요. 사람들에게 그 이름조차 생소한 사모펀드의 세계를 들여다볼 기회를 줬으니까요.” 

-조국 가족의 사모펀드와 관련해 “한 점 티끌을 태산같이 불렸다”거나 “고작 사모펀드”라는 시각도 있는데요. 

“장하성 전 비서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조국 전 장관 모두 참여연대 출신이죠. 장하성 실장은 우리 사회 사모펀드 시장 확대에 공이 큰 분이고, 김상조 실장도 사모펀드가 혁신경제의 동력이라고 했죠. 이전 정부가 부를 축적하는 방식은 최순실의 미르재단처럼 재벌들과 거래해 돈을 빼내는 식이었다면, 사모펀드는 권력에 연줄을 대 국책사업의 보조금을 따내는 사업권을 획득할 기회를 얻는 거죠. 신흥 금융자산가가 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인 사모펀드가 확대일로에 있었어요. 조국 사태나 라임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는요. 이 시장에 온갖 기업사냥꾼들과 사채업자들이 뛰어들어 기업을 샀다가 파는 기업 투기를 하면서 기업을 망가뜨리고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는 거죠. 그런데 추미애 장관이 취임하자마자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서울남부지검의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폐지했잖아요. 이 정부의 검찰개혁 의도와 방향을 읽는 데 매우 중요한 단서 중 하나죠.” 

-조국 전 장관은 조카 조범동 씨의 코링크PE가 운용한 사모펀드는 블라인드 펀드여서 어디에 투자되는지 모른다고 주장했습니다. 

“저는 조국이 선비처럼 가정경제는 일체 관여하지 않는 사람이거나 사모펀드 투자금이 정경심 씨가 상속받은 특유재산이어서 부인 혼자 알아서 투자해 돈을 불리는 것이라고 이해하려 했어요. 그런데 그게 아니었던 거죠. 공소장에도 정경심과 조국은 경제공동체로 서로 재산 증식을 의논해 왔다는 취지로 기재돼 있어요.”

조국 “제 돈을 빌려서”라고 해명했지만…

-코링크PE로 들어간 돈이 조국 가족의 투자금이냐 대여금이냐가 법리 논쟁의 핵심입니다. ‘조국백서’는 조국 부부가 단순히 조카에게 빌려준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정경심은 2015년 12월 조범동의 부인 계좌로 건넨 5억 원을 2017년 2월 유상증자로 전환시켜요. 처음 5억 원도 대여였다가 증자(투자)로 전환된 거죠. 여기에 정경심이 3억 원을 동생 정모 씨 계좌로 보내고 정씨(동생)가 대출 받아 2억 원을 마련해 총 10억 원을 정씨 명의로 유상증자를 한 겁니다. 조국 후보가 2019년 9월 2일 기자간담회에서 ‘제 돈을 빌려서’ 처남 정씨가 코링크PE에 차명투자를 한 것이라고 말했죠. 코링크PE는 주식회사니까 유상증자는 직접투자에요. 자기 명의로 투자한 사모펀드 블루코어밸류업1호(이하 블루펀드)가 간접투자인 것과는 다르죠. 

주식은 공직자윤리법 상 매각 및 백지신탁을 해야 해요. 만약 부인의 자금이고 부인이 차명투자를 한 것이라면 백지신탁거부죄로 처벌하기 어려워요. 공직자는 배우자 등 이해관계인이 보유한 주식을 합산해 3000만 원 이상인 경우에 주식의 매각 및 백지신탁 의무가 있지만, 그 의무자는 공직자 ‘자신’만 해당한다고 판례는 해석합니다. 판례는 배우자 명의의 주식이 실질적으로 공직자 자신의 것이라는 입증이 없는 한 공직자를 처벌하기 어렵다는 것인데, 정경심이 정모 씨 명의로 유상증자한 코링크PE 지분 8억 원이 조국의 돈이고, 주식이 실질적으로 조국 소유라고 판단되면 백지신탁거부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반면 ‘조국백서’는 코링크PE의 설립 자금 대부분은 익성이 투자했고, 익성의 우회상장을 위해 코링크PE가 설립, 운영된 정황이 명백하고 코링크PE가 설립된 이후에 들어온 정 교수의 돈은 코링크PE에 대한 투자금이 아니라 조범동 씨 개인에 대한 대여금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액수를 명시한 부분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정경심 교수가 조범동 씨에게 빌려준 5억 원 중 코링크PE의 투자금으로 사용된 것은 총 1억 6500만 원 이내인 것으로 보인다. 코링크PE 설립 초기 자본금은 익성 자금 8500만 원을 포함해 총 1억 원이었고, 뒤이어 유상증자를 통해 2억5000만 원이 됐다. 즉 설립 초기 자금 1억 원에서 익성 투자금을 뺀 1500만 원과 유상증자 액수 1억5000만 원이 전부 정 교수의 대여금이라고 해도 결국 정 교수가 조범동 씨에게 건넨 5억 원 중 1억 6500만 원만 조범동 씨의 투자로 사용됐고 나머지 3억 원 이상은 다른 곳에 쓰인 것이다.’(‘검찰개혁과 촛불시민’ 2장 ‘사모펀드 관련 언론보도’ 중에서) 

-‘조국백서’는 코링크PE의 설립 초기 자본금 1억 원 중 8500만 원이 익성 자금이며, 코링크PE의 실제 배후는 익성이라고 주장합니다. 

“익성은 코링크PE 임원 지위를 가진 적도 없고, 어떤 펀드에도 직접적으로 투자한 적이 없어요. 그럼에도 조국 지지자들에겐 조국 가족이 투자한 펀드가 블라인드 펀드여야만 하듯이 코링크PE는 익성 소유여야만 하는 거죠.” 

-조국 측이 주장하는 바대로 ‘블라인드 펀드’여서 투자처를 몰랐다면 죄가 성립되지 않나요? 

“조국과 정경심이 투자한 건 코링크PE의 8억 원과 블루펀드 14억 원이죠. 각각 직접투자와 간접투자로 법적 쟁점이 달라요. 블라인드 펀드라서 투자처를 몰랐다는 해명은 블루펀드에 해당하는 방어논리인데요. 조범동 판결문에 따르면 정경심이 블루펀드 투자 전에 IFM 대표로부터 블루펀드 자금이 웰스씨앤티에 투자되고 다시 IFM으로 투자될 것이라는 투자계획 설명을 듣고 투자했다는 겁니다. IFM은 2차전지 사업체이고 웰스씨앤티의 자회사 격인 PNP플러스는 서울시 와이파이 사업권을 따냈던 사업체이고요. 코링크PE는 웰스씨앤티의 투자자문을 맡고요. 

블루펀드 투자 자체는 법적으로 큰 문제가 되지 않음에도 왜 블라인드 펀드라서 투자처를 몰랐다는 해명자료까지 만들어 설명에 공을 들였는지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죠.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가 문재인 정부가 제조업 르네상스의 기치를 내세우며 성장시키려 했던 국책사업인 2차전지 사업체에 투자하기 위해 사모펀드에 가입하고, 조국 가족 자금으로 세워진 코링크PE가 인수한 WFM에 2차전지 사업을 붙여서 부인이 WFM에 열심히 차명투자를 했다는 것이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밝혀졌다면 문재인 대통령도 조국을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할 수 없었을 겁니다.”

“몰랐다”를 거짓말로 보는 이유

‘조국흑서’로 일컬어지는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박해윤 기자]

‘조국흑서’로 일컬어지는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박해윤 기자]

-결국 코링크PE의 실질적 소유주는 조국 가족이라는 말씀이시죠?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자고요. 내가 등기상 2억5000만 원 주식회사 A를 만들고 10억 원을 투자했어요. 그리고 조카가 주주를 차명으로 세워서 운영을 했어요. 사람들은 A회사 소유주를 누구라고 할까요? 코링크PE가 그렇게 하고 있잖아요. 정경심이 2015년 12월 조범동의 처 계좌로 보낸 5억 원이 코링크 PE 설립자금으로 사용됐다는 사실, 코링크PE 설립 자본금 1억 원 중 8500만 원이 조국 계좌에서 나온 돈이라는 사실, 조범동은 이 돈을 코링크PE ‘바지사장’ 김모 씨에게 줘서 최대 주주로 세웠다는 사실을 정경심 교수 변호인도 모두 재판 과정에서 인정했어요. 계좌로 현금 흐름이 확인되니 부정할 수 없죠. 김모 씨는 퇴사하면서 ‘자신은 코링크PE의 경영에 참여한 바 없고 어떤 책임도 지지 않는다’는 책임면제각서를 받아가요. 조국 전 장관은 인사청문회에서 ‘제 돈을 빌려서 동생(처남 정씨)이 코링크PE에 투자를 해서 0.99% 지분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저는 그 사실도 이번에 알게 되었습니다’라고 하죠. 정경심은 2017년 2월부터 유상증자 10억 원에 대해 코링크PE로부터 컨설팅비 명목으로 매달 860만 원 상당을 지급 받고 원천징수 세액 3.3%도 코링크PE에 부담시켰어요. 종합소득세에 대해서 서로 의논하는 부부였던 조국이 채무자가 아닌 코링크PE로부터 매달 월 860만 원 소득이 들어오는데 그에 대해 몰랐다고 보기 어렵죠.” 

권경애 변호사는 “조국 가족에게서 코링크PE로 간 돈이 대여가 아니라 투자라면 조국 전 장관의 혐의는 공직자윤리법의 백지신탁거부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한다. 만약 조 전 장관 측의 주장대로 그 돈이 대여라 해도 이자수익을 신고하지 않았으니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는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범동 씨의 1심 재판부는 “2017년 2월 이후 조국 가족 일가가 코링크PE에 투입한 10억 원은 모두 유상증자로 전환됐다”고 판단했다. 

권경애 변호사와 사모펀드와 자본시장의 문제 외에도 검찰개혁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자세한 내용은 신동아 10월호 지면에 게재될 예정이다.



신동아 2020년 10월호

김현미 기자 khm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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