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프로필은 ‘건강을 위한’ 운동이 아니다
체성분 측정 결과에 편차 있어… 그간 인바디 결과 너무 후해
간 수치에 만감 교차…무리한 다이어트 ‘비추’
들어가기에 앞서
이현준 기자가 가정용 체성분 분석기 '인바디 다이얼'로 체지방률 등을 측정하고 있다.
①지금까지 제시한 인바디 결과는 제 것이 맞습니다.
‘인바디’(체성분 분석기) 결과지에 나온 수치와 육안으로 보이는(이른바 ‘눈바디’) 모습에 차이가 극명해 다른 사람의 인바디 결과를 올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공개한 측정 결과는 모두 제 것이 맞습니다. 제조사인 ㈜인바디에 문의해봤습니다. ㈜인바디 관계자는 “체지방률이 같다고 해도 눈바디는 다를 수 있다. 인바디 결과에도 당일 컨디션, 수분 섭취 정도, 개인별 골격근 모양, 평소의 운동 방법 등 변수가 많다. 인바디 수치는 참고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답했습니다.
②인바디 결과에 비해 운동 강도가 너무 낮다.
매일 출근하는 직장인이 고강도 운동을 할 경우 업무에 지장이 생깁니다. 지금의 운동 강도는 몸이 따라주는 만큼, 즉 본업에 방해가 되지 않는 수준입니다.
③<표>‘9주차 운동’에서 10월 5일 운동 중 ‘하체’ 표기는 오기이며 ‘등’이 맞습니다. 부주의로 오해를 일으킨 점 사과드립니다.
공복상태에서 체성분 측정해야
10주차 식단.
지난주 기사에 “‘눈바디’와 ‘인바디’ 결과가 너무 다르다”는 댓글이 많이 달렸다. 분명 내 몸을 측정한 결과인데. ‘지금까지의 인바디 결과가 잘못된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자가 다니는 헬스장의 인바디는 ‘인바디 370’ 모델이다.
10월 10일 운동 직후 인바디 측정 결과. 헬스장 인바디 측정 결과(왼쪽)와 가정용 인바디 측정 결과(오른쪽)가 다소 다르다. 아래는 11일 아침 공복상태에서 측정한 인바디 측정 결과.
더 정확한 결과를 얻기 위해 최적의 조건에서 몸을 측정해보기로 했다. 11일 아침 기상해 소변을 본 후 공복 상태로 인바디 다이얼에 올랐다. 전날 헬스장에서 측정한 결과와 비교하면 골격근량은 1㎏ 적고 체지방은 1.2㎏ 많게 나왔다. 체지방률도 1.4% 높았다. 이 결과가 더 정확하다면 빼야 할 체지방이 예상보다 1.2㎏ 늘어난 셈이다. 모르는 게 약이었나. 헬스장에 가지 않아도 수시로 인바디를 사용할 수 있게 된 걸 위안 삼기로 했다.
결국 건강이 제일입니다
10주차 운동.
이야기는 추석 연휴 직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바디프로필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업무 스트레스 때문인지, 무리한 운동 때문인지, 아니면 영양부족인지 모르겠으나 머리카락이 급격히 많이 빠졌다. 안 되겠다 싶어 9월 29일 피부과에 탈모 진단을 받으러 갔다. 의사는 “약을 먹기 전에 간 수치(AST·ALT) 검사를 해야 한다. 탈모약이 간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혈액 검사를 권했다. 기자는 그 말에 따랐다.
추석 연휴 직후인 5일 병원에서 “원장님이 통화하길 원한다”면서 연락이 왔다. 의사의 말은 충격적이었다. “40 정도가 정상인데, 간 수치(AST)가 140이 넘어요. 수치가 너무 높으니 정밀 검사를 받거나 간 수치를 낮추는 약을 먼저 먹어야 해요. 무리한 운동, 다이어트, 과도한 단백질 섭취 등이 원인일 수 있으니 모두 멈춰야 합니다.” 결과지를 확인하니 심란함은 더욱 커졌다. 머리카락 빠지는 것도 서럽건만, 이제 간까지 망가졌단 말인가.
10월 13일 촬영한 이현준 기자의 몸. [박해윤 기자]
“원인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건강기능식품이나 약을 잘못 먹은 경우입니다. 이땐 즉시 복용을 멈춰야 합니다. 두 번째는 지방간, A‧B‧C형 간염 등 간 질환이 있는 경우로 치료를 받아야 해요.”
닭가슴살 대신 오이를 먹고
간 수치(AST·ALT)가 높게 나온 결과지(왼쪽)와 재검사 결과지(오른쪽). 다행히 간 수치는 낮아졌지만, 신장 수치(BUN·혈액요소질소)가 높게 나와 단백질 섭취를 줄이라는 조언을 들었다.
“검사 전날 운동을 심하게 했다거나 몸이 피로할 때 측정하면 일시적으로 높게 나올 수 있습니다. 간 질환도 없어요.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의사의 말에 절로 감사한 마음이 들었으나 아직 끝이 아니었다. “간은 괜찮은데 신장 수치(BUN·혈액요소질소)가 좀 높네요. 걱정할 정도는 아니지만 주의가 필요합니다. 단백질을 너무 많이 먹어 신장에 부담이 된 듯해요. 단백질 섭취를 줄이세요.”
이현준 기자가 간식으로 먹는 생오이.
누군가 건강을 위해 바디프로필을 준비한다고 말한다면, 바디프로필은 겉모습을 위한 것임을 분명히 말해주고 싶다. 단기간에 준비하는 건 더욱 말리고 싶다. 기간을 넉넉히 두고 몸에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점진적으로 해 나가길 추천한다. 건강보다 우선인 건 없다.
이현준 기자
mrfair30@donga.com
대학에서 보건학과 영문학을 전공하고 2020년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했습니다. 여성동아를 거쳐 신동아로 왔습니다. 정치, 사회, 경제 전반에 걸쳐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관심이 많습니다. 설령 많은 사람이 읽지 않더라도 누군가에겐 가치 있는 기사를 쓰길 원합니다. 펜의 무게가 주는 책임감을 잊지 않고 옳은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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