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호

쌉쌀하고 뭉근하고 향기롭고 묵직한 茶의 세계

  • 김민경 푸드칼럼니스트 mingaemi@gmail.com

    입력2020-10-01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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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설가 나쓰메 소세키는 차 마시는 일을 ‘진하고, 달고, 적당히 뜨겁고, 무거운 이슬을, 혀끝에 한 방울씩 떨어뜨려 맛보는 것은 한가한 사람만이 누리는 운사(韻事)’라고 했다. 우리는 한가해서 차를 마시는 게 아니라, 차를 마시는 동안만이라도 한가함이 필요한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차 한 잔 할까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또렷해지는 기억이 있다. 어제 점심에 뭘 먹었는지, 거래처에 간다고 한 날이 수요일인지 목요일인지, 지금 제작 중인 책의 날개 너비가 100mm인지, 110mm인지는 매번 까먹으면서 말이다. 기세가 꺾이지 않는 전염병, 잔뜩 화가 난 지구가 쏘아대는 기이한 날씨, 추풍낙엽 같은 회사 매출, 통나무를 닮아가는 몸 모양, 그리운 사람들에 대한 생각에 골똘히 빠지는 요즘, 문득문득 옛 기억이 자주 튀어나온다. 그럴 때면 차 한 잔 앞에 두고 가만히 들여다본다.

    기억에 남은 차의 시간들

    녹차부터 흑차까지, 다양한 맛과 멋을 가진 차들이 도기에 담겨 있다. [GettyImage]

    녹차부터 흑차까지, 다양한 맛과 멋을 가진 차들이 도기에 담겨 있다. [GettyImage]

    살면서 얼마나 많은 곡차(술)와 차를 마셨는지 헤아릴 수 없다. 내 손이 내 몸으로 길어 올린 수많은 잔 중에 유난히 기억에 남는 것들이 있다. 

    학교 선배를 졸졸 따라 경남 합천 해인사에 간 적이 있다. 선배는 팔만대장경을 보관해두는 ‘장경각’을 돌보는 스님과 아는 사이였다. 마침 공부하는 학생들이 쓰는 방 한 칸이 비어 하루 묵울 수 있었다. 저녁 공양을 마치고 선배와 스님 거처에 들렀다. 어렵고 어색해 입을 앙다물고 두 분 이야기에 끄덕끄덕, 배실배실 웃기만 했다. 스님은 묵은 나무껍질 같은 차를 작은 다관에 가득 넣고, 넘치게 물을 부어, 진하게 우린 차를 내주셨다. 고동색을 띄면서도 잔 바닥이 보이도록 맑은 차는 혓바닥에 착 달라붙는 느낌이었다. 입안이 풍선을 문 것처럼 가득 채워지고, 녹진하고도 생생한 나무 향이 났다. 떫지도 쓰지도 않은데 입은 개운해지고, 먼 여행에 노곤했던 몸이 바르게 서는 기분이 들고, 관자놀이부터 눈까지 쨍하게 맑아졌다. 태어나서 처음 먹어 본 보이차다. 

    한 모금 겨우 되는 차를 홀짝홀짝 마시니 스님은 쉼 없이 잔을 채워주셨다. 그 밤 해인사 계곡에 흐르는 물과 바람 소리를 들으며 한숨도 잠을 이루지 못했다. 이상한 것은 ‘불면’의 고통이 없었다는 점이다. 티끌 하나 없는 맑은 유리 같은 정신으로 즐겁게 밤을 보냈다. 물론 오전 3시에 일어나 새벽 예불에 동참했으니 밤이 길진 않았지만.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마신 밀크티

    두 번째 기억에 남는 차는 살면서 제일 무서웠던 밤으로 꼽히는 날 마신 밀크티다. 때는 집 떠나면 인터넷도 손쉽게 사용할 수 없던 1999년 여름이다. 헝가리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승무원에게 여권과 유레일패스를 빼앗겼다. 내가 유레일패스에 메모를 했는데 그것 때문에 그 패스를 사용할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어리석게도 패스와 여권을 순순히 내준 나와 친구는 이미 빼앗긴 주도권을 되찾아오려고 갖은 애를 썼지만 승무원이 요지부동. 결국 1인당 100달러씩 벌금을 내는 이상한 방식을 통해 여권과 패스를 돌려받았다. 국제 미아가 되는 게 아닌가 싶은 공포에서 풀려난 순간이다. 



    부다페스트 역에 내려 역무원에게 항의했지만 ‘나쁜 승무원을 만난 불운의 여행객’이라는 위로만 돌아왔다. 여행 경비의 커다란 부분을 빼앗기고 마음은 불안함과 슬픔으로 가득 차 있던 그날은 마침 한국의 추석이었다. 여행 절반에 다다랐지만 이제 그만 집에 가고 싶었다. 이유없이 무서운 밤길을 걸어 숙소에 도착했는데 버터처럼 노르스름하고 윤기 있는 머리카락을 곱게 묶은 할머니가 우리를 맞았다. 잔뜩 풀이 죽은 우리를 보며 ‘무슨 일이 있냐’ 물으시기에 자초지종을 설명하는 사이 헝가리식 소고기 스튜인 굴라시 두 그릇과 작은 주전자 가득 끓인 밀크티를 차려주셨다. 얼마나 놀랬느냐, 다른 일은 없었느냐, 집에 전화는 했느냐, 돈은 남았느냐, 다 그런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니다 등 서로 아는 만큼의 영어를 써가며 밤이 늦도록 차와 이야기를 나눴다. 

    한국에서 먹던 밀크티는 우유도, 차도 아주 진하고 달아서 한 잔이면 물리곤 했다. 헝가리 할머니의 밀크티는 밀도와 농도가 성긴 맛, 그럼에도 은은한 향, 고소함과 쌉싸래함이 부드럽게 어우러져 있었다. 연하게 단맛도 돌아 바짝 말라버린 입에 편안한 여운을 남겼다. 한 잔 두 잔 마시니 경직된 몸이 풀리고, 마음의 불안도 점점 지워졌다. 도무지 잠들지 못할 것 같은 날이었는데 눈 감은 기억도 없이 잠에 푹 빠졌다.

    언젠가 마실 쑥차 덩어리

    연두와 노랑 중간색을 띠는 쑥차에서는 향긋한 봄 쑥 내가 난다. [GettyImage]

    연두와 노랑 중간색을 띠는 쑥차에서는 향긋한 봄 쑥 내가 난다. [GettyImage]

    집에 아주 오래 묵은 차 뭉치가 하나 있다. 추사 김정희와 초의선사의 열성 팬이었던 아빠가 손수 채취하고 덖어 만든 쑥차다. 한동안 쑥차 만들기에 빠진 아빠는 봄 산, 좋은 자연 속으로 여행만 갔다 하면 보들보들 연한 털이 난 어린 쑥 찾기에 여념이 없으셨다. 깨끗한 곳에서 딴 어린 쑥을 집에서 데치고 말리고 여러 번 덖는 일을 봄 내내 하셨다. 완성된 쑥차는 덩어리 덩어리 지어 한지에 곱게 싸 선물도 하고 가족이 함께 마셨다. ‘아무리 일이 바빠도 차 한 잔 마시는 시간은 꼭 가지라’며 딸 가방에도 작은 덩이를 늘 넣어주셨다. 여행 책을 쓰느라 밤새우기를 밥 먹는 것보다 자주 하던 때라 여러 밤을 쑥차와 함께 했다. 

    다기 같은 게 있을 리 없으니 프렌치 프레스(커피 추출 도구)에 잘 마른 쑥차를 듬뿍 넣고 따끈한 물을 부어 잠깐 우린다. 연두와 노랑 중간색을 띤 쑥차는 향긋한 봄 쑥 내가 나고, 맛은 어린 잎 녹차에 고소한 맛, 쌉싸래한 맛을 조금씩 더한 것 같다. 마실수록 향은 묵직해지고 맛은 보드라워진다. 밤을 새우면 으레 배가 부글부글하는데 쑥차를 마시면 속이 편하고, 손발도 덜 붓는 기분이 들어 밤마다 곁에 두며 눈에 진물이 나도록 일했던 기억이 난다. 

    수 년 간 ‘쑥영감’으로 불리던 아빠 건강이 악화되면서 쑥차 제조는 멈췄다. 집에 한 덩어리가 있는데 감히 풀 생각을 못한다. 지금은 몇몇 차 도구를 갖추고 보이차, 홍차, 대홍포(우롱차의 한 종류) 등을 척척 내려 먹지만 아빠가 남겨 둔 쑥차는 살면서 제일 좋은 날 마시고 싶어 미루고 미루는 중이다.

    열기와 손맛, 시간과 공이 스며든 생차

    차를 우릴 때 첫물은 버리고 다시 따뜻한 물을 부어 마시는 게 좋다. [GettyImage]

    차를 우릴 때 첫물은 버리고 다시 따뜻한 물을 부어 마시는 게 좋다. [GettyImage]

    평소엔 그날 기분에 따라 다양한 차를 골라 마신다. 출근하면 자리에 앉기 전 하는 일이 있다. 슬리퍼로 갈아 신고, 여기저기 창문을 열고, 라디오를 켜고, 물을 끓인다. 물이 끓는 동안 컴퓨터를 켜고 오늘 첫 음료는 무엇으로 할지 생각한다. 

    빈속에 녹차나 허브차는 좀 그렇고, 날이 너무 더우니 커피도 별로, 보이차는 밥 먹고 먹으면 되니까 꽃과 과일이 블렌딩 된 부드러운 홍차 마셔야지. 팔팔 끓은 물이 80℃까지 내려가길 기다렸다가 차에 부어 자리에 앉는다. 별 것 아니지만 하루를 시작하는, 콩알만큼 행복한 의식이다. 

    보이차와 녹차는 모두 차나무 잎으로 만들지만 둘은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생차(生茶)인 녹차와 발효차인 보이차 풍미의 거리는 어마어마하게 멀고, 둘 사이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차가 있다. 한없이 폭넓은 차(차나무의 잎으로 만드는)는 크게 6가지로 나뉜다. 녹차, 황차, 백차, 청차, 홍차, 흑차다. 

    숙성이나 발효를 하지 않는 녹차는 보통 덖어서 말려 보관하는데, 살짝 쪄서 말리는 것도 있고, 가루로 된 ‘말차’도 있다. 말차는 따뜻한 물을 부어 거품이 나도록 잘 풀어서 마시는데 잎차를 우린 것과는 완전히 다른 매력을 뽐낸다. 꽤 쌉쌀하고 진하며 입안을 훑고 가는 질감과 여운이 매우 길다. 보통 달콤한 과자 한 쪽과 곁들인다. 

    찻잎을 따는 때는 보통 봄의 마지막 절기인 곡우 무렵부터 여름까지다. 이때 시기, 즉 잎의 성장 정도에 따라 차 종류를 우전, 세작, 중작, 대작 등으로 나눈다. 대체로 먼저 딴 것을 가장 비싸게 친다. 동글동글 잘 다듬어진 초록 차나무가 낮은 산에 가지런히 서 있는 모습은 이색적이며 아름답다. 그러나 경사진 길과 나무 사이를 비집고 다니는 일, 키 작은 나무에서 여리디여린 잎을 상처 없이 따내는 일은 여간 고된 게 아니다.

    뜯고 덖고 비벼 만든 쌉싸래한 녹차

    갓 딴 초록의 보드라운 녹차 이파리에서는 산뜻한 향이 물씬물씬 난다. 손으로 따서 모은 차는 그날 덖어야 제 풍미를 잃지 않는다. 아주 넓은 솥에 찻잎을 넣고 쉼 없이 손으로 뒤집어가며 말리듯 열을 쬐게 하는 것이 덖음이다. 거센 불에 달달 볶아 익히는 것과는 다르다. 온도와 시간을 조절해가며 찻잎에 골고루 열기를 섬세하게 전달해야 한다. 

    덖는 일을 마치면 ‘유념’을 한다. 유념은 손으로 찻잎을 돌돌 말듯 비비는 과정이다. 완성된 차의 맛과 향이 잘 우러나게 하면서 차 모양을 잡는 것이다. ‘구증구포’라는 말이 있다. 덖고 유념하는 과정을 아홉 번 반복했다는 말이다. 이 과정을 거치면 처음 한 바구니 가득하던 녹차 잎의 부피며 무게가 1/6 정도로 줄어든다. 열기와 손맛, 시간과 공이 찻잎에 스며들면서 깊은 맛의 생차가 완성된다. 

    덖음과 유념을 거친 생차는 고소하고 쌉싸래한 맛과 신선한 향을 모두 갖고 있다. 차를 우릴 때 작은 차 주전자에 찻잎을 듬뿍 넣고 따끈한 물을 붓는다. 펄펄 끓는 물을 3~4분만 식혔다가 부으면 된다. 오그라들어있던 찻잎이 몸을 펴기 시작하면 차를 따라 마신다. 이때 차 주전자 물은 되도록 찻잔에 다 붓는다. 주전자에 물이 남아 있으면 찻잎이 계속 불어 차 맛이 오히려 텁텁해질 수 있다. 서너 번 우려 마시는 동안 미묘하게 바뀌는 맛과 향을 발견하는 재미는 누구라도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다. 

    녹차 다음엔 황차. 녹차를 천이나 찻잎으로 감싸 발효하는 과정을 살짝 거친 것이다. 가볍게 증기를 쏘여 발효하기도 한다. 생차가 가진 쌉싸래함이 줄어 부드러운 맛이 나고 색도 이름처럼 노르스름해진다. 다른 차에 비해 즐겨 마시는 이가 적다 보니 흔히 맛보기는 어렵다. ‘군산은침’이 유명한 황차다. 

    백차는 보송보송 털이 돋아 ‘백호’라 일컫는, 아주 어린 새싹으로 만드는 것이 유명하다. 백호(새싹)와 찻잎을 섞어 백차를 만들기도 한다. 싹이나 잎을 수확해 잘 펼쳐 시들시들해지도록 두었다가 햇살이나 따뜻한 바람으로 말린다. 열로 덖거나 발효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 찻잎의 연한 녹색에서 은빛이 돌며, 잎을 우린 차는 맑고 깨끗하다. 백차은심, 백모단 등이 있다. 

    청차는 우롱차(오룡차)를 떠올리면 된다. 찻잎을 백차처럼 햇볕에 시들게 한 후 휘휘 저어 수분을 제거하고 살짝 덖는다. 휘휘 저을 때 찻잎에 상처가 나면서 미세한 발효를 유도한다. 덖은 찻잎은 비벼서 모양을 잡아 잘 말린다. 녹차처럼 생생하고 깨끗한 맛이 나면서 발효를 거치며 생긴 뭉근하고도 무게 있는 향을 느낄 수 있다. 봉황단총, 철관음, 동방미인, 무이암차 등이 청차다.

    부드럽게 압도하는 흑차의 풍미

    홍차는 백차와 청차처럼 찻잎을 시들게 한 다음 건조와 발효를 거쳐 완성하는 차다. 찻잎은 검고 찻물은 붉어 홍차(red tea) 또는 블랙 티(black tea)로 불린다. 실론, 아삼, 다즐링 등이 유명하다. 세계 각국에서 즐겨 마시며, 여러 지역에서 재배된다. 영롱하게 붉은 홍차는 혀에 착 붙는 떫은맛이 매력이며 종류마다 천차만별 다채로운 향을 낸다. 저마다 개성 있는 홍차에 과일, 꽃, 허브 등을 섞어 풍미를 높인 ‘블렌딩 티’가 셀 수 없이 많다. 

    마지막으로 미생물 발효를 하는 흑차가 있다. 보통 흑차는 다크 티(dark tea)라 부른다. 대표적인 흑차가 바로 보이차다. 보이차는 자연 발효한 생차, 온도와 습도를 조절해 일정 기간 숙성을 거쳐 발효한 숙차가 있다. 모양도 여러 가지다. 원반처럼 동글납작하게 형태를 만든 것, 공이나 벽돌처럼 만든 것, 한 개씩 차를 우리도록 작게 만든 것 등이 있다. 큰 것은 손으로 찢듯이 뜯어 사용하면 되는데 부스러기 한 잎도 놓치지 말자. 보이차는 찻잎을 우리면 검붉은 색이 난다. 향긋하고도 촉촉한 나무껍질 같은 좋은 향이 나며, 떫은맛은 거의 없지만 입안을 부드럽게 압도하는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잎차를 우릴 때 말린 과일을 함께 넣으면 은은하고 달큰한 향과 맛이 살아난다. 집에서 하는 초간단 블렌딩이랄까. 과일을 말릴 때는 식품 건조기가 있으면 편리하다. 과일을 오븐 낮은 온도에서 오래오래 굽거나, 잘 펼쳐 전자레인지에 조금씩 데우듯 말리는 방법도 있다. 신선한 과일뿐 아니라 과일청 건더기의 물기를 뺀 다음 말려도 된다.

    나만의 차 만들어 마시기

    찻잎은 수확시기, 숙성 및 발효 정도에 따라 다양한 매력을 뽐낸다. 그릇에 담겨 있는 찻잎.  [GettyImage]

    찻잎은 수확시기, 숙성 및 발효 정도에 따라 다양한 매력을 뽐낸다. 그릇에 담겨 있는 찻잎. [GettyImage]

    잎차를 즐겨 마시면 맛볼 만한 것이 한층 많아진다. 즐겨 마시는 찻잎과 잘 씻은 오렌지 껍질, 시나몬스틱, 정향(클로브)을 뜨거운 물에 우린다. 상큼하고 알싸한 향에 기분이 좋아지고, 몸도 산뜻해진다. 비 오는 날, 어쩐지 몸이 처지는 날에 좋다. 오렌지 대신 다른 감귤 종류를 넣어도 되고, 시나몬 대신 계피를 써도 괜찮다. 단, 계피는 향이 세니 조금만 넣자. 홍차를 조금 진하게 우린 다음 따뜻하게 데운 사과주스를 부어 마실 수도 있다. 따뜻할 때 설탕을 조금 넣어 먹는다. 사과 향이 진하며 달고 새콤한 맛이 퍼지는 쌉쌀한 차로, 영국에서는 오처드 티(orchard tea)라고 부른다. 

    밤에는 되도록 차를 마시지 않지만 독주인 럼(rum)을 넣은 차라면 저녁 시간이라도 반갑다. 차주전자에 홍차를 우리는 동안 큼직한 잔에 휘핑크림을 한입 크기 정도 짜고, 설탕을 솔솔 조금만 뿌린다. 그 위에 럼을 반 모금 정도 붓는다. 따뜻하게 우린 홍차를 한 컵만 살살 부어 마신다. 친구들과 모였을 때 함께 마시면 말이 술술 나오고, 잠이 솔솔 온다. 

    밀크티는 주로 홍차로 만들지만 보이차, 그중에서 숙차로 만들어도 잘 어울린다. 조금 독특한 밀크티를 먹고 싶다면 물과 우유를 1:3 정도로 섞고, 홍차, 시나몬스틱, 정향, 카르다몸을 넣고 끓인다. 카르다몸이 없으면 빼도 괜찮다. 따뜻한 차에 설탕을 넉넉히 넣어 마시면 ‘차이 티(chai tea)’랑 비슷한 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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