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8일 김동재 연세대 교수가 ‘정갑영과 함께하는 CEO 북클럽’에서 ‘블루오션 전략’을 주제로 특강하고 있다. [구자홍 기자]
그러나 ‘블루오션 전략’이 등장하면서 ‘혁신’에 대한 패러다임은 크게 바뀌었다. ‘혁신이 꼭 파괴적이어야 하는가’라는 의문에서 출발한 ‘블루오션 전략’은 경쟁자를 파괴하지 않고도 새로운 시장을 창출함으로써 나도 살고 경쟁자도 살 수 있는 ‘상생의 길’을 제시했다.
실패한 접착제에서 필요에 따라 편리하게 뗐다 붙였다 할 수 있는 제품으로 탈바꿈해 더 많은 소비자에게 사랑받고 있는 ‘포스트 잇’, 담보 능력 없는 서민에게 소액을 대출해 줘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마이크로 파이낸스’, 단순 오락으로 여겨졌던 컴퓨터 게임을 스포츠로 승화시킨 ‘e스포츠’, 김치만 담을 수 있는 김치 전용 냉장고 ‘딤채’ 등 기존 시장의 경쟁자를 파괴하지 않고도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로 시장을 확대한 사례는 수없이 많다.
글로벌 대기업들이 해외에 진출할 때 해당국 경쟁업체를 파괴함으로써 시장 지배력을 높이려는 ‘파괴적 혁신’만 추구했다면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없었을 것이다. 오히려 ‘블루오션 전략’으로 해당국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려 가치혁신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려 노력해왔기에 성공적으로 세계시장에 진출했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블루오션 전략’은 경쟁을 기본 운영원리로 한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라 하더라도 약육강식과 적자생존의 정글의 법칙이 아니라 기존에 없던 값싸고 질 좋은 제품과 서비스로 얼마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 ‘상생’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김동재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는 4월 18일 한국생산성본부가 주관한 ‘정갑영과 함께하는 CEO 북클럽’ 특강에서 “파괴가 아닌 상생을 위한 블루오션 전략은 ‘업’의 혁신에서부터 시작된다”며 “‘경쟁자를 어떻게 따돌릴까’ 고민하기 전에 ‘고객이 느끼는 어려움이 무엇일까’ 따져보고,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어떻게 높일까’ 고민하는 게 블루오션 전략”이라고 소개했다. 김 교수는 “‘어떻게 생각하느냐’(How to think)에 따라 경쟁의 레드오션이 상생의 블루오션으로 바뀔 수 있는 것처럼, 정치와 국가 경영에도 ‘블루오션 전략’을 적극 차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치와 국정에서 고객은 국민이라 할 수 있다. 즉 위정자들이 경쟁자를 파괴하려고만 할 게 아니라 국정의 고객인 국민이 느끼는 어려움(Pain Point)이 무엇인지 살펴, 국민이 원하는 가치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 고민하는 데서 ‘상생의 정치’가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이다.
4월 10일 치러진 22대 총선은 ‘여소거야(與小巨野로)’로 야권의 승리로 끝났다. 임기 3년도 더 남은 윤석열 정부가 수적 열세에서 남은 임기를 안정적으로 끌고 나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김 교수는 특강에서 “상생을 위한 블루오션 전략은 ‘업’의 혁신에서부터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구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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