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양과 무늬
그리고
마음에 드는 것을 주우려는
빛과 손
그리고
딱딱한 소라게가
껍데기 없이도 딱딱한 소라게가
오로지 원할 뿐인 패각을 입고
어둠만을 밟으러 다니는 해안
당신이 모른다면
무엇을 마음에 들어 하는지
당신 마음을 알지 못하고
늦게까지 서성인다면
부수어진 술병과 악기 파편
떨어진 어린애 신발이
미세하게 움직이며
헤이
이것이 나의 마음이었다네
내가 고를 수 있는
나의 집이었다네
잠시나마 반짝이는 것을 볼 수도 있었겠으나
당신이 옳고 깨끗하다면
내가 아니기에 내가 좋아할 지경이라면
푸른 플라스틱 통과 집게를 가져와
근사한 당신 자신만의 경관에서 헛것으로 흔들렸을 뿐인 쓰레기들을 골라낼 수도 있겠다는 사실이
두렵고 화나고 슬프게
잠겨 있었다
(아무도 주워주지 않을 것을 알고 있으며)
![[Gettyimage]](https://dimg.donga.com/a/700/0/90/5/ugc/CDB/SHINDONGA/Article/67/9c/30/bd/679c30bd2659d2738276.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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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등단
● 시집 ‘우리를 세상의 끝으로’ ‘검은 머리 짐승 사전’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