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감깍두기, 단감크루아상샌드위치, 단감샐러드(위부터) 등 단감으로 만든 다양한 요리들. [홍태식 객원기자]](https://dimg.donga.com/ugc/CDB/SHINDONGA/Article/5f/92/88/72/5f928872027ed2738de6.jpg)
단감깍두기, 단감크루아상샌드위치, 단감샐러드(위부터) 등 단감으로 만든 다양한 요리들. [홍태식 객원기자]
삐뚤빼뚤 깎은 감은 서로 닿지 않게, 뾰족한 엉덩이가 위로 가도록 채반에 잘 세운다. 일주일쯤 지나면 감 겉이 마르며 살짝 말랑해진다. 열흘쯤 지나면 크기가 작은 감은 꽤 몰캉몰캉해져 손으로 쭉 찢어 먹을 수 있게 된다. 겉은 말랐지만 아삭함이 살아 있고, 속은 영락없이 잘 익은 홍시 맛이다.
감은 하루하루 겉이 마르며 색이 진해지고, 속은 말랑말랑 달콤해진다. 공들여 깎은 감의 1/3은 3~4주 만에 우리 식구 뱃속으로 사라지고, 남은 것은 잘 마른 곶감이 된다. 올 가을 대봉감 열 개 정도 구해 꼭 해보길 권하고 싶다. 즐거움과 맛의 크기가 생각보다 큼직하다.
풍성한 가을날의 추억
![끝이 뾰족한 원뿔 모양 대봉감. [GettyImage]](https://dimg.donga.com/ugc/CDB/SHINDONGA/Article/5f/92/73/1c/5f92731c0962d2738de6.jpg)
끝이 뾰족한 원뿔 모양 대봉감. [GettyImage]
감은 생각보다 종류가 많다. 딱딱할 때 깎아 먹어도 떫지 않은 단감, 말랑말랑한 연시와 홍시, 반쯤 마른 반건시, 잘 마른 곶감(건시) 그리고 썰어 말린 말랭이 등이 있다. 말랑하게 익은 감 중 유난히 찰진 것은 찰감, 과육 밀도가 높고 단맛이 진하면 밀시라고 부른다. 연시와 홍시는 맛과 모양이 비슷한데, 나무에서 익은 건 홍시, 수확 후 후숙한 건 연시라고 한다. 감 모양에 따라서도 이름이 달라진다. 동글납작한 것은 납작감, 골이 패인 것은 골감, 원뿔형은 고둥시, 원형에 가깝게 둥근 것은 둥시라고 한다.
이 다양한 감 가운데 홍시나 연시는 쓰임이 많다. 수 년 동안 마셔본 숙취 해소 음료 중 제일로 꼽는 게 바로 홍시(연시)주스다. 믹서에 홍시, 물이나 얼음, 꿀을 조금 넣고 아주 곱게 갈아 마신다. 감의 타닌 성분이 숙취를 쫓는 구실을 한다. 게다가 감 한 개에 들어 있는 비타민C 양은 성인 하루치 권장량과 맞먹는다. 얼마나 든든한가.
말랑한 홍시는 다른 과일처럼 끓여 잼을 만들어도 된다. 건포도나 마른 살구 같은 마른 과일을 좀 썰어 넣는다. 설탕은 끓이는 도중 윤기나 단맛을 봐가며 추가하는 게 좋다. 진한 단맛의 잼 사이사이에 새콤하고 쫄깃한 마른 과일이 숨어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단감 깍두기, 단감 부침개의 색다른 매력
![말랑한 홍시는 찻숟가락으로 알뜰히 떠먹거나 주스, 잼 등으로 만들어 먹으면 좋다. [GettyImage]](https://dimg.donga.com/ugc/CDB/SHINDONGA/Article/5f/92/73/1f/5f92731f2102d2738de6.jpg)
말랑한 홍시는 찻숟가락으로 알뜰히 떠먹거나 주스, 잼 등으로 만들어 먹으면 좋다. [GettyImage]
수분이 적은 단감은 피클 재료도 된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피클링 스파이스를 활용해 피클주스를 끓이면 된다. 없으면 다음을 따라 하자. 작은 냄비에 물, 식초, 설탕을 3:1:1로 섞고, 소금으로 짭짤하게 간을 한다. 통후추, 페페론치노(작고 매운 마른 고추), 월계수 잎을 넣고 한소끔 끓인다. 그 사이 단감을 반달 모양으로 도톰하게 썰어 병에 담는다. 앞서 만든 피클주스를 뜨거울 때 단감에 붓고 이틀 정도 뒤에 먹는다. 깍두기든 피클이든 단감의 아삭하면서 개운한 단맛이 매콤함과 짭짤함을 비집고 나와 개성 넘치는 맛을 선사한다.
![서양식 감자전 뢰스티. 감자와 단감을 같이 채썰어 감자전처럼 바삭하게 구우면 달콤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GettyImage]](https://dimg.donga.com/ugc/CDB/SHINDONGA/Article/5f/92/73/23/5f927323152ed2738de6.jpg)
서양식 감자전 뢰스티. 감자와 단감을 같이 채썰어 감자전처럼 바삭하게 구우면 달콤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GettyIm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