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지수와 삶의 질 2배로 높일 펫 축제
‘교육’과 ‘법적 제도 정비’ 함께 해야
‘비타민 아저씨’에서 ‘국민 비타민’으로
‘2022 튼튼 펫 페스타’ 준비위원장을 맡은 서영석 의원은 “이번 첫 박람회는 사람과 반려동물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부천시가 되기 위한 시작점”이라고 말했다. [홍태식 객원기자]
이 행사의 준비위원장을 맡은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튼튼 펫 페스타’가 “반려동물과 함께 즐기는 축제이자 부천시의 새로운 자랑거리가 될 것”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부천은 전국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반려인 비율이 가장 높은 도시로 알려져 있다. 부천 지역은 5만5000두, 우리 지역구(부천 정)만 하더라도 약 2만 두 정도의 반려동물이 등록돼 있다. 젊은 층의 유입으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시민이 자연스럽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런 시민들에게 타 지역의 박람회에 가지 않아도 반려동물 정보와 용품을 살펴볼 기회를 제공하고자 동아일보와 함께 ‘튼튼 펫 페스타’를 준비하고 있다.”
서 의원은 약사 출신 국회의원이다. 부천시의원만 내리 3선을 하고 경기도의원을 거쳐 국회에 입성했다. 우리나라가 의약분업을 실시하는 데 일조한 이력과 ‘비타민 아저씨’라는 별명으로 유명하다. 다음은 9월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서 의원과 만나 주고받은 문답을 정리한 것이다.
반려동물 건강에 역점 둬
‘튼튼 펫 페스타’ 개최 준비는 잘돼 가나.“부천시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개최 준비를 잘 진행해 나가고 있다. 행사 장소는 지하철 7호선 삼산체육관역 근처 부천영상문화단지 내에 자리하고 있다. 인근에 상동호수공원을 둔 자연친화적인 곳이다. 평소 반려동물과 산책하는 시민이 많아 행사가 열리면 많은 반려인이 함께할 수 있을 것이다. 인천시, 경기 김포시, 서울 양천구·강서구 등 다른 지역과의 접근성도 좋아 타지 반려인도 함께하기에 용이하다. 또한 반려동물 의료서비스·산업 비지니스 플랫폼을 만들고 반려동물 문화와 연계된 비즈니스를 발전시켜 부천시민의 행복지수와 삶의 질을 두 배로 높이려 한다.”
준비위원장으로서 무엇에 역점을 뒀나.
“이번 첫 박람회는 사람과 반려동물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부천시가 되기 위한 시작점이라고 생각한다. 반려동물 라이프가 최적화된 부천시를 완성하기 위해 반려동물의 건강에 역점을 두고 있다. 부천시 수의사들의 무료 검진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알찬 박람회가 되도록 준비하고 있다.”
평소 반려동물에 관심이 많은가.
“뿌꾸, 쉘든, 노을이, 산들이, 까뮈, 여월이, 바론이, 보리, 페리…. 우리 의원실 보좌진과 지역의원들의 반려동물 이름이다. 주변에 반려인이 많아 반려동물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됐다. 실제로 반려동물이 반려인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셈이다.”
한국 전체 가구의 약 30%가 반려동물과 함께하고 있다. 반려인이 1500만 명에 달한다. 반려동물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시장규모도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이유가 뭘까.
“동물들과의 교감, 그들과 나누는 사랑, 그들과 함께하는 시간과 추억이 가진 가치 등이 모두 그 이유가 될 수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기에 좋은 거주환경이 조성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를 통해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생활을 간접 경험한 것도 한 이유로 보인다. 반려동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개선된 것도 반려인 증가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아직도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 개선과 법적 체계가 세워지기까지는 더 많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지만, 최근 반려동물 관련 법이 꽤 많이 개정된 것만 보더라도 반려동물을 바라보는 시각은 앞으로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할 거라고 생각한다.”
반려인-非반려인 소통 중요
서영석 의원은 “반려동물을 그 자체로 존중하고 사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태식 객원기자]
“문제를 해결하려면 ‘교육’과 ‘법적 제도 정비’에 동시에 힘써야 한다. 반려인에게는 반려동물과 함께 살기 위한 에티켓과 훈련교육을 받게 하고, 비반려인을 대상으로 물림 사고 등에 대처할 수 있는 안전교육을 진행해야 한다. 부천은 물론이고 여러 지자체가 이를 실시한다. 유기동물 입양비 지원, 동물등록사업도 진행되고 있다. 특히 부천 오정구에서는 반려동물 전문가와 지역민들이 함께 논의하고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올해 초 지역위원회 차원에서 반려동물 문화 조성을 위한 ‘반려동물문화 간담회’를 개최했다.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비반려인과 반려인의 사회적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유기동물 구조와 입양, 반려동물 학대와 방치, 이웃 갈등 관련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지역 커뮤니티 조성을 독려했다. ‘반려동물 문화센터 조성’에도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해마다 버려지고 집을 잃어버리는 반려동물 수가 13만 마리 이상이라고 한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 예방하고자 순천·부산·여주 등 다양한 지자체에서 반려동물 문화센터를 운영하고, 반려동물을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우리 부천도 입양카페, 교육실, 미용실, 사육실, 격리실, 진료실, 반려견 야외교육장을 고루 갖춘 반려동물 문화센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시설이 완성되면 반려인의 책임감을 높이고 올바른 동물 보호 인식 확산에 큰 보탬이 될 거다. 또한 지난해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를 선언한 민법개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다. 이를 입법하기 위해 여러 의원과 함께 동물복지 국회포럼을 여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반려동물 보건의료가 반려인들 사이에서 화제다. 여야가 반려동물진료보험법 제정안을 공동 발의하는 등 반려동물 보건의료체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공감하나.
“반려인구가 1500만 명에 달하지만 반려동물의 건강이나 의료체계에 대한 정부 지원은 미약한 상태다. 반려인 상당수가 반려동물 의료비에 큰 부담을 느낀다. 이는 반려동물이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동물의 보건의료 체계에서는 공적 보험은 물론이고 민간 보험 역시 활성화되지 않았고, 출시된 보험 상품도 가입 가능 대상과 보장 범위가 제한적이어서 반려동물 의료비 부담을 분산하기 어려운 구조다. 보험처럼 위험을 분산하는 장치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동물 진료비는 가계경제에 타격을 주거나 반려동물의 건강권을 침해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려동물 보험에 대한 논의는 반려동물과 반려인 모두를 위해 꼭 필요하다. 이를 위해 반려동물 등록이 좀 더 활성화돼야 하며, 국회도 반려동물 보험 체계 구축에 힘써야 한다.”
약사를 하다가 정치인이 됐다.
“1987년 민주화 열기가 대단했다. 그 안에서 뜻 있는 약사들을 규합해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를 결성했다. 더욱 건강하고 인간다운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약사로서, 지식인으로서 적극적으로 사회적 실천에 임해야 하고, 민주주의 실현이 국민의 건강을 지켜줄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의 정책기획팀장으로서 1992년 대선에서 보건의료 정책을 만들어 후보들에게 제안하는 일을 했다. 이때, 의약분업 등 핵심 의제를 정리하고 정책안을 만들면서 ‘내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많은 생각을 했다. 더불어 ‘구생약국을 찾아오는 아이들, 어르신을 포함한 모든 주민이 항상 건강하고 조금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과 우리 동네를 살고 싶은 동네, 살기 좋은 동네로 만들고 싶다는 열정이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처럼, ‘차별 없는 세상,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정치를 시작하게 됐다.”
차별 없는 세상 꿈꾸는 ‘부천의 비타민’
‘비타민 아저씨’라는 별명은 어쩌다 생긴 건가.“1988년 수은에 중독돼 문송면 군이 숨지는 사건이 일어났다. 당시 뉴스를 보며 ‘다시는 송면이처럼 어린 소년이 수은 중독 같은 무서운 병에 걸려 죽는 일이 없어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다 ‘내가 사는 동네부터 지키고, 우리 아이들부터 지켜보자!’는 답을 얻었다. 그날 이후 폐건전지를 가져오면 비타민으로 바꿔주는 캠페인을 벌였다. 우리 아이들과 아이들이 자라날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작지만 꼭 필요한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비타민 아저씨~’ 하고 부르더라. 그때부터 부천의 비타민으로 활동하고 있다.”
의약분업의 기준을 마련하는 데 기여했다. 의약분업의 효과를 평가한다면.
“그 당시 공공의료 부문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의제가 ‘의료의 공익성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가’였다. 이와 관련해 ‘의약 분업’이 핵심 어젠다 중 하나였다. 지금은 너무나 당연히 의약 분업을 실시해 처방에 대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점검이 이뤄지고 있고, 이런 시스템이 안정화됐다. 그 덕분에 국민의 생명 안전성은 획기적으로 고무됐다. 현재처럼 국가가 나서서 체계적인 건강 점검을 해주는 제도가 선진국이라면 꼭 필요하다. 100세 시대에 건강에 대해서 누군가에게 안정적이고 체계적으로 질문하고 처방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은 국민 건강 차원에서 매우 소중한 일이다. 더불어 의약분업을 통해 직능 간의 역할 분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생각한다.”
3선 시의원에서 도의원, 다시 국회의원이 됐다. 도전을 거듭한 이유가 뭔가.
“예전에도, 지금도 내가 정치를 하는 이유는 ‘차별 없는 세상,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다. 내가 보고 듣고 자라온 세상은 따뜻한 온정이 넘치지만 다른 한편으론 치열했으며 사는 게 녹록하지 않았다. 4·13 호헌 철폐, 6월 항쟁, 1988년 수은중독 어린이 사망사건, 용산 참사, 쌍용자동차 노동자 대량 해고, 2013년 국정원 대선 불법 개입 특검 실시와 관련한 고(故) 이남종 선생님의 분신, 밀양 송전탑 건설 반대 시위 등 부당한 특권과 반칙에 무너지며 또한 그것에 맞서는 시민들의 모습을 지켜봤다. 그런 모습들을 보며 죄책감과 미안함을 느꼈다. 그리고 그 마음은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고 시민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 돼야겠다는 열정의 씨앗이 됐다.”
정치인으로서 앞으로의 포부는.
“3선 시의원과 도의원으로서의 경험은 주민들 가까이에서 실생활에 관한 문제를 듣고 적극적으로 해소하는 시민들의 소통 창구이자 대변인으로서의 ‘고강동 비타민 아저씨 서영석’을 만들었다. 이제는 그 경험을 주춧돌로 삼아 공정성, 인권, 차별, 행복추구권, 건강권 등 국민에게 필요한 거대 담론을 제시하고 구체화해 ‘차별 없는 세상, 건강한 사회, 더 살기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국민 비타민 서영석’이 되고자 한다. 이게 내 포부이자 나를 응원하고 격려하는 모든 분에게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김지영 기자
k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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