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혜성 지음, 희망마루, 304쪽, 2만 원
“21세기에 무슨 명기 타령이냐”고 비난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생각해 보라. 질이 좋지 않으면 여성 스스로 쾌감을 느낄 수 없고, 테크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오르가슴에 오르기 쉽지 않다. 또한 남성의 심리를 헤아리지 못하면 몸과 마음이 하나 되는 혼연일체의 섹스란 불가능하다. 그렇게 평생 한 번도 오르가슴을 못 느껴보고 죽을 수는 없지 않은가. 이 책은 산부인과 전문의인 저자의 상담과 치료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하고 구체적 사례를 담고 있어 부부관계를 개선하고 싶은 여성에게 유용한 가이드가 될 것이다. 특히 갱년기나 투병 같은 신체 변화로 인한 성교통 때문에 성관계가 힘들어진 여성, 스트레스나 호르몬 불균형에 따른 불감증으로 부부관계가 소원해진 섹스리스 여성이 성감을 되찾고 성교통을 없앨 수 있는 방법을 사례를 통해 제시, 실질적 도움을 준다. 저자 박혜성 원장은 유튜브 ‘산부인과TV’(구독자 40만)와 방송 ‘끝내주는 부부(E채널)’를 통해 대중과 호흡하고 있다.

김관욱 지음, 인물과사상사, 292쪽, 1만8000원
인류학자인 저자는 “적잖은 노동자들이 일하다 쓰러지는 현실이 한국 사회 노동이 갖는 이미지”라고 진단한다. 쉴 틈 없이 벅차게 일해야 하고, 일하다 다쳐도 무시하고 또 일해야 하는 노동자의 일상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저자는 “어떨 땐 임금이 실적의 총량에 대한 보상이 아니라 견뎌낸 고통의 총량에 대한 위로금이 아닐까 느껴지기도 한다”고 토로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능력만큼 일하고, 필요한 만큼 가져가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런 합리적 분배 시스템이 작동하도록 하려면 지금 무엇을 어떻게 바꿔야 할까.

김새해 지음, 다산북스, 328쪽, 1만8000원
사람마다 다룰 수 있는 돈의 크기가 다르다. 누군가에게 10억 원은 평생 꿈도 꾸기 힘든 큰돈일 수 있지만, 수백조 원에 달하는 나라 살림을 책임지는 공직자나 글로벌 대기업에서 중책을 맡고 있는 이에게는 1000억 원도 푼돈처럼 여겨질 수 있다. 이처럼 돈은 그 돈을 다룰 수 있는 사람의 그릇의 크기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저자는 부자가 되려면 우선 돈을 다룰 수 있는 ‘돈의 그릇’부터 키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신의 존재 가치로 돈을 끌어모을 수 있는 돈의 그릇을 키우는 것이 부자가 되는 첫걸음이라고 저자는 조언한다.

최정나 지음, 작가정신, 176쪽, 1만4000원
소설 ‘로아’는 현실 속에서 쉬쉬하는 가정폭력과 아동학대의 문제점을 정면으로 다룬다. 폭력이 또 다른 폭력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어디 소설에만 등장하는 설정일까. 소설은 가정 내 폭력이 또 다른 사회적 폭력으로 이어지는 현실을 끊어내려면 폭력의 피해자이면서 어쩌면 가해자일지 모를 우리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는 걸 넌지시 꼬집는다. 폭력이 내린 뿌리는 길고도 깊어서 불시에 들이닥치는 사고처럼 예기치 않은 순간 우리 일상을 뒤흔들 수 있다. 소설 속 주인공 로아의 삶이 그랬던 것처럼.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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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에 털 난 몰염치한 놈들을 어이할꼬
기후변화는 인간 삶에 대한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