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완영 SGI 컨설팅 회장(왼쪽)이 2022년 11월 9일 치메드 후렐바타르 몽골 경제개발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SGI컨설팅]
KT는 통신사에서 디지털 플랫폼 기업(DIGICO)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한 경험을 바탕으로 몽골의 디지털 전환(DX)을 돕기로 했다. 몽골 정부는 KT를 통해 희토류 등 광물자원을 국내에 공급할 계획이다. 희토류는 스마트폰과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제조에 쓰이는 필수 광물이다. 몽골은 세계 희토류 매장량의 약 16%를 보유하고 있다. 희토류 외에도 구리, 형석, 금, 철, 아연 등 광물자원 80여 종을 생산하고 있다.
한·몽 정보통신(IT)기술-광물 실크로드의 첫 삽을 뜬 것은 유완영(60) SGI컨설팅 회장이다. 유 회장은 남북 경제협력 전문가로 국내외 기업의 북한 및 해외 투자에 관한 컨설팅을 주로 해왔다. 2021년부터는 KT엔터프라이즈의 고문을 겸임하며 국내외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도왔다.
그는 2022년 11월부터 국내 기업의 몽골 진출에 힘쓰고 있다. 몽골 경제개발부는 지난해 11월 9일 유 회장을 몽골 정부 국제무역투자 고문(장관급)으로 위촉했다. 외국 기업인이 몽골의 장관급 인사가 된 첫 사례다.
BC카드-몽골중앙은행 협력에 가교 역할
양국 금융사의 협력에도 유 회장의 도움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 회장은 지난해 12월 13일 페이스북을 통해 “BC카드와 몽골중앙은행이 카드 이용 확대 등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의 ‘결제망 연결’(Network-to-Network·N2N)이 양해각서의 주요 내용이다. 결제망이 연결되면 몽골 국민은 자국 신용카드인 ‘T-Card’를 한국의 ATM 및 가맹점에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T-Card는 국영 결제 브랜드로 몽골 카드 결제 시장의 약 56%를 점유하고 있다.1월 30일 KT는 자회사 BC카드가 몽골중앙은행과 디지털 금융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BC카드는 글로벌 결제 인프라 확장을 위해 자체 기술력으로 통합 결제 시스템 BAIS(Beyond Acquiring Integrated System)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몽골 내 범정부 차원의 결제 솔루션을 보급할 계획이다.
결제 시스템 구축이 완료되면 몽골 시중은행 및 가맹점의 비용 부담이 줄어든다. 이외에도 BC카드는 한국형 전자 바우처 도입을 위해 몽골 사회노동복지부와 협의하고 있다. 최원석 BC카드 대표이사 사장은 “몽골중앙은행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은 BC카드 기술력에 대한 신뢰도를 다시 한번 입증하게 된 계기”라며 “앞으로도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디지털금융 실크로드 구축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유 회장은 몽골 관광홍보대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2일 몽골 자연환경부로부터 홍보대사로 임명장을 받았다. 그는 “한국, 몽골의 경제협력은 물론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에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1989년 서울 출생. 2016년부터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 4년 간 주간동아팀에서 세대 갈등, 젠더 갈등, 노동, 환경, IT, 스타트업, 블록체인 등 다양한 분야를 취재했습니다. 2020년 7월부터는 신동아팀 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90년대 생은 아니지만, 그들에 가장 가까운 80년대 생으로 청년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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