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인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후보가 2월 23일 강원 홍천군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강원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뉴스1]
다음날인 21일 이 후보는 페이스북에 “제주도 택배 배송비 문제, 경남 지역 원전 사업 전기료 인하 문제, 호남권 교통 문제, 부사관 현역병 봉급 역전 문제 등 지금껏 묻혀 있던 현안을 공론화하고 있다”며 장 후보의 지적에 반박했다. 이 후보는 또 “네거티브는 결코 없다고 선언했던 장 후보가 본격 네거티브에 나섰다”며 “본인이 과거 했던 발언인 ‘한 입 가지고 두 말하는 사람들 입을 찢어버리고 싶다’는 말을 기억한다면 다른 후보를 격렬히 비난하는 지금, 자신의 입을 스스로 찢을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맞섰다.
이에 대해 장 후보는 24일 ‘신동아’와 통화에서 “나는 단 한 번도 경쟁 후보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없다”며 “이 전 대표가 당 내 비판에만 나섰던 모습을 꼬집었을 뿐이며, 그 과정에서 (이 전 대표의) 아바타 격 정치인들이 타격을 입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도 같은 날 신동아와의 통화에서 “(장 후보가) 이 전 대표를 끌어내렸다고 자랑처럼 말하는데, 장 후보가 참여한 지도부에서는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은 언제든 끌어내려질 수 있다는 짐작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장예찬 “이준석계가 야당보다 발목 더 잡아”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후보가 2월 21일 대전 동구 대전대학교맥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뉴스1)
장 후보가 대통령과의 인연으로 인지도를 얻었다면 이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저격수로 이름을 알렸다. 이 후보는 1984년 경기 성남시 출생으로 2014년 성남시의회 새누리당 의원으로 당선되며 정치를 시작했다. 이후 2017년 장 후보가 창당 발기인으로 참여한 바른정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2018년에는 재선에 성공, 2022년까지 성남시의원으로 일했다.
2021년 이 대표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불거지자 같은 해 12월 국민의힘 이재명 비리 국민검증특별위원회 위원으로 임명됐다. 이 때 이 후보는 유동규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고(故) 김문기 성남도공 개발1처장, 이 대표가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김 처장을 모른다”고 했던 이 대표의 주장을 반박했다.
두산건설이 이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일할 때 성남시에 보낸 공문을 공개해 성남FC 후원금 논란을 증폭시킨 주인공도 이 후보다. 공문은 분당구 정자동 병원 부지를 업무시설로 바꿔 달라는 내용이었다. 두산건설은 공문에서 “부지의 용도가 바뀌어 두산그룹 신사옥을 지을 수 있게 된다면 성남FC에 후원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적었다.
이 후보는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의원에 당선됐다. 올해 2월 3일에는 청년최고위원에 출사표를 던졌다. 천하람 당대표 후보, 김용태‧허은아 최고위원 후보와 함께 ‘천‧아‧용‧인’ 공동 캠페인을 펴고 있다. 이준석계로 분류된다.
여론조사 결과는 장 후보가 이 후보를 앞서고 있다. 여론조사 업체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2월 21~22일 전국 성인 남녀 1004명을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 지지층 413명 중 장 후보의 지지율은 43.7%, 이 후보의 지지율은 7.8%다.(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 후보는 “장 후보는 합동연설 내내 당내 인사와 친분을 과시하는 모습만 보여줬다”며 “당원들이 현안에 대해 고민하는 후보를 원한다면 선택은 이기인일 것”이라고 말했다.
장 후보는 “당원들은 총선을 앞두고 윤 대통령을 도와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지도부를 원한다”며 “사사건건 야당보다 더하게 여당의 발목을 잡는 세력(이준석계)을 정리하는 것도 당을 바로 세우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1989년 서울 출생. 2016년부터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 4년 간 주간동아팀에서 세대 갈등, 젠더 갈등, 노동, 환경, IT, 스타트업, 블록체인 등 다양한 분야를 취재했습니다. 2020년 7월부터는 신동아팀 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90년대 생은 아니지만, 그들에 가장 가까운 80년대 생으로 청년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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