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호

건설업 불황에도 주목받는 대우건설, 왜?

밖으로는 해외진출, 안으로는 직원 기 살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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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재석 기자

    jayko@donga.com

    입력2024-05-31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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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트폴리오 재구조화, 해외 확대 추진

    • 아프리카·북미·아시아 3개 축이 핵심

    • 해외자금 조달 다변화 통한 재무 안정

    • 급여 3.5% 인상, 리프레쉬 휴가 눈길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가운데 왼쪽)이 5월 17일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를 예방했다. [대우건설]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가운데 왼쪽)이 5월 17일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를 예방했다. [대우건설]

    대우건설이 주목된다. 국내 건설 경기가 부진한 상황에서 외려 중장기 성장 발판을 다지는 모양새다. 특히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정 회장은 5월 17일 한-캄 정상회담을 위해 방한한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를 예방했다. 이 과정에서 캄보디아 현지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정 회장은 지난해 12월 캄보디아를 방문해 세이 삼 알 토지관리 도시건설부 장관을 만났다. 또 다양한 현지 기업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캄보디아 개발 사업을 비롯한 인프라 사업 진출을 검토한 바 있다. 이에 더해 대우건설이 캄보디아 물류 1위 기업인 골드브릿지 그룹과의 업무협약(MOU)을 진행했다. 대우건설의 현지 진출 가능성이 보다 높아졌다는 평가다.

    올해 초 정 회장은 “단순 시공만으로는 이윤 확보와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해외에서도 시행과 시공을 병행하는 디벨로퍼로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취지다. 그러면서 정 회장은 해외 신도시 개발사업 분야에 대한 확대와 세계 건설 디벨로퍼로의 변신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대우건설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해 10여 개 국가를 방문해 현지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뉴저지를 중심으로 한 북미 지역, 나이지리아를 중심으로 하는 아프리카 지역, 싱가포르·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한 동남아시아 지역이 세 축으로 꼽힌다.

    대우건설의 국내 사업 수주 포트폴리오도 다변화하고 있다. 국내외 인프라 사업을 비롯해 비주택 건축 분야의 수주 확대가 대표적이다. 올해 대우건설은 4390억 원 규모의 한국초저온 인천물류센터 신축 사업을 수주했다. 또 공주 천연가스 발전소 주기기/부속설비 공급, 고리원전 항만구조물 보강공사와 같은 공공 인프라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대우건설은 민자 사업 분야에서도 GTX-B 노선의 사업시행자로 지정되는 등 비주택 부문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있다. 여기에 해외 사업 다각화를 통해 침체된 국내 부동산 시장에 대응하는 모양새다.

    재무 리스크 관리하며 시장 개척 토대 마련

    이용희 대우건설 재무관리본부장(오른쪽)과 쿠웨이트 ABK의 그룹 CEO대행 압둘라 알 수마이트(Abdulla M. Al Sumait)가 3월 10일 금융조달 약정을 체결했다. [대우건설]

    이용희 대우건설 재무관리본부장(오른쪽)과 쿠웨이트 ABK의 그룹 CEO대행 압둘라 알 수마이트(Abdulla M. Al Sumait)가 3월 10일 금융조달 약정을 체결했다. [대우건설]

    대우건설이 올해 초 밝힌 4가지 대응 방안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국내 건설 업황이 고금리, 고물가와 높은 원가로 어려워질 가능성을 고려한 대책이다. 내용은 이렇다. ① 핵심역량 강화를 통한 수익성 제고 ②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도전의 지속 ③ 업무 방식 변화 및 경영시스템 개선 ④ 안전과 품질의 철저한 관리.

    바꿔 말하면 내실경영을 통해 내부 시스템 개선하겠다는 의미와 같다. 이를 통해 빠른 의사결정과 미래 먹거리 확보,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진하고 불확실한 업황 속에서 중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의미다. 덧붙여 안전과 품질 관리를 통해 건설업에 대한 시장의 신뢰 회복에 나서 글로벌 건설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이기도 하다.

    재무 분야에서의 움직임도 눈길을 끈다. 국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의 불안으로 금융 조건이 악화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해 현금 보유고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국내 시장 불안정성에 대응하고 있다.

    실제 대우건설은 지난해 쿠웨이트에서 총 2억 달러 규모의 이슬람 채권을 발행했다. 3월에는 싱가포르에서 1억 5000만 싱가포르달러, 쿠웨이트에서 2억 5000만 달러의 자금조달에 성공했다. 4월에는 국내 건설사로는 최초로 일본 메이저 신용평가기관인 JCR(Japan Credit Rating Agency)로부터 안정적(A-/Stable) 신용등급을 획득했다.

    대우건설은 국내 부동산 시장이 활황이던 시기에도 다양한 해외 현지 자금조달 방안을 고민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경험을 쌓아 왔다. 건설업계에서는 대우건설의 노하우와 경험이 해외 건설 디벨로퍼로 거듭나는 과정에서 도움이 되리라 보는 분위기다.

    급여 인상과 휴가

    대우건설은 올해 노조와의 임금협상을 통해 3.5%의 인상을 확정했다. 2022년 중흥그룹 편입 첫 해 평균 10% 인상에 이어 지난해 4.5%, 올해 3.5% 인상하기로 했다. 급속도로 악화하는 국내 건설 업황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행보다.

    6월부터는 리프레쉬 휴가 제도를 도입하기로 해 주목받고 있다. 직원이 희망하는 시기에 맞춰 1개월에서 최대 2개월까지 쉴 수 있다. 직원들이 ‘제주도 한 달 살기’ 등이 가능한 휴가 프로그램을 요청해 도입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삐딱한 시선도 있다. 인건비 절감 효과를 노렸다는 비판이다. 정작 현장 직원 및 본사 필수직, 팀장, 임원 등 보직자를 제외한 직원들이 신청 대상이라 대상자는 많지 않다고 한다. 유급휴직이기 때문에 인건비 절감 수준은 크지 않다는 후문이다.

    오히려 리프레쉬 휴직을 통해 ‘산티아고 순례길’처럼 긴 시간이 필요한 해외여행을 준비하거나 자격증 취득 등 자기계발을 계획하는 직원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해외 시장 확대와 포트폴리오 다변화, 내실경영을 통해 세계 건설 디벨로퍼로 성장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을 구축해 침체된 국내 건설시장을 극복하고 지속성장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며 “직원과 함께 성장하는 기업문화를 통해 위기에 강한 대우건설의 DNA를 유감없이 발휘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재석 기자

    고재석 기자

    1986년 제주 출생. 학부에서 역사학, 정치학을 공부했고 대학원에서 영상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해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2015년 하반기에 상아탑 바깥으로 나와 기자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유통, 전자, 미디어업계와 재계를 취재하며 경제기자의 문법을 익혔습니다. 2018년 6월 동아일보에 입사해 신동아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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