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국장에서 국내 최고 토목회사 사장
경부고속도, 원자력발전소 건설 등 산업화 견인
ESG 업계 최고 평가…창업주의 사회 공헌 DNA
태국 근로자 1000여 명 고용, 민간외교 선도
스마트한 건설기술·조직문화 통해 제2의 도약 준비
이영열 삼호개발 사장은 “창업주가 지켜온 건설보국과 정도 경영의 전통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박해윤 기자]
장·차관 꿈 접고 쓴 안전모
2021년 7월 21일에 취임했으니 취임 3주년이 됐다. 소감은?
“문체부에서 공직에 헌신한 지 27년째인 2021년에 사장으로 취임했다. 열심히 공직 생활을 해 장·차관이 되겠다는 꿈도 있었지만 중도에 접고 삼호개발 창업주의 부르심을 받았다(웃음).”
장·차관 꿈도 접고 안전모를 쓴 기분은 어떤가.
“3년 동안 삼호개발 안에서 배우며 느낀 토목건설업은 감동적이다. 도로, 터널, 지하철, 단지 등 불특정 다수를 위한 사회간접자본(SOC)을 만들어내는 공익성 덕에 나라의 일을 대신한다는 자부심을 느꼈다. 그래서인지 공직에서 민간기업으로 건너왔음에도 불구하고 이질감 못지않게 동질감도 컸고, 두 가지 오해도 깨졌다.”
두 가지 오해?
“공직 시절에는 민간기업을 수많은 모래알 중 하나로 봤는데, 막상 들어와 보니 무한한 가능성이 꿈틀거리는 또 하나의 ‘작은 우주’였다. 현장을 돌아다니고 경영을 해보니 창업주인 아버지가 ‘경영의 신(神)’으로 다가오더라. 또 하나는 공직에 있을 때에는 공익이 정부의 독점물인 줄 알았는데, 기업도 일자리와 세금의 화수분 역할을 하며 국익을 선도하는 또 하나의 공공적 리더라는 걸 깨달았다. 공공과 민간은 서로 다른 영역이지만 국익에 기여한다는 지향점이 같다. 삼호개발의 오랜 사훈인 ‘건설보국’도 그런 의미다. 물론 기업이 그만큼 사회적 책임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SG는 필수…“숫자 이외 무형의 가치를 중시하라”
그래서 사장 취임 후 제일 먼저 ESG경영을 내세웠나.
“그렇다. ESG는 공익을 본업으로 삼는 공직의 연장선으로 다가왔고, 앞으로 기업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ESG경영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 의미에서 ESG경영을 화두로 삼았다. ESG는 한 마디로 ‘숫자 이외 무형의 가치를 중시하라’는 메시지다. 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기업의 본업은 돈(숫자)이지만, 당장은 돈이 안 되더라도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하고 사회 공헌을 하며 환경을 중시한다면 결국 기업의 품격과 사회적 평판이 좋아져 장기적으로는 기업 이익으로 보답할 거라는 확신이 있다. 처음에는 ESG경영을 새롭게 시작했다기보다는 삼호개발이 이미 하고 있던 모범적 사례를 ESG 카테고리에 담아 체계화하면서 추가활동을 보강했다. 그러한 과정에서 기업 이미지 제고에도 힘썼다.”
인터뷰 전 기업 홈페이지를 보니 삼호개발은 예전부터 다양한 ESG활동을 했던데.
“삼호개발은 신뢰와 인재를 중시하며 정도를 걸어온 탄탄한 기업이지만 예전에는 대외 이미지에 신경을 쓰지 못했다.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을 하고 전국 현장에 1000여 명이 넘는 외국인노동자를 직고용하면서 민간외교를 하는데도 외부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공사 대금을 한 번도 체불한 적도 없고, 회사가 힘들어도 직원을 감원하기보다 고통을 함께 나누며 더 좋은 기회를 만들어온 아름다운 전통도 많았다. 심재범 대표이사 등 이과(理科) 출신이 대부분인 이곳에서 문과(文科) 출신인 내가 더 잘할 수 있는 일은 ESG경영처럼 진정성과 구체적 근거를 기반으로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장 힘들지라도 미래를 내다볼 때 ESG경영은 삼호개발의 지속 가능한 성장에 밑거름이 돼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외부 컨설팅 업체에 의뢰하는 곳도 많지 않나.
“우리는 임원진과 부서 실무진, 외부 전문가로 자체 TF팀을 꾸렸다. ESG경영을 외부 컨설팅에 맡기지 않은 것은 힘들고 돌아가더라도 우리 스스로 고민한 전략을 수립해야 우리 것이 된다는 생각 때문이다. 직원들도 ESG를 한다니 처음에는 고개를 갸웃했는데, 3년째 ESG경영보고서를 만들어내면서 큰 성과도 이뤘다.”
그의 말처럼, 이 사장은 취임 4개월 만인 2021년 11월 사내 ESG TF팀을 발족했다. ESG는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영문 첫 글자를 조합한 단어로, 기업 경영에서 지속가능성을 달성하기 위한 3가지가 핵심 요소다. 3년간 안전보건 체계 구축, 사회 공헌 활동, 환경보호 등에 투자를 계속한 결과 2020년 D등급에서 2021년 C, 2022년 B, 2023년 B+등급을 받아 해마다 등급이 ‘우상향’하고 있다(한국ESG기준원 평가). 또 다른 평가기관인 ‘서스틴베스트’의 2024년 상반기 평가에서도 최고 등급인 AA를 받았다. 두 평가기관의 평가등급 결과는 국내 상장 건설사를 통틀어 상위권 성적이며, 전문건설업계에서는 최고 등급이다. 삼호개발은 (사)한국ESG학회가 주관하는 2023년 한국ESG대상시상식 및 우수사례발표에서 ‘중견기업부문 대상’을, 2024년 6월에는 서스틴베스트가 국내 상장사 1072곳을 대상으로 평가한 결과 ‘ESG Best Companies’ 100대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삼호개발은 반세기 동안 이룩한 기업의 성장 역사와 성공 비결을 담은 ‘창립 50주년 사사(社史)’도 편찬한다. 흩어져 있는 회사의 역사를 집대성해 체화된 성장 요인을 분석하면서 직원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고, 향후 회사를 알리는 콘텐츠로도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이어지는 이 사장의 설명은 이렇다.
“삼호개발은 오래전부터 ESG DNA가 내재돼 있었다. ESG의 뿌리는 창업주가 회사 경영을 진두지휘하던 시절부터 이어졌다. 자금이 넉넉지 않던 시절에도 SRF(고형폐기물연료·Solid Refuse Fuel)를 생산하는 삼호환경기술을 설립했고, 창업투자사인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를 세워 환경 등 미래지향적인 스타트업을 발굴, 성장시켜 왔다. 2020년에는 부모님(창업주 이종호 회장, 전윤미 여사)께서 사재 70억 원을 출연해 복지·공익사업을 펼치기 위한 삼호호미재단을 출범시켰다.”
3월 5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열린 삼호개발 창립 48주년 기념행사에서 삼호개발 임직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삼호개발 제공]
1986년 매출 100억, 2019년 3600억 돌파
1976년 창립 이래 이뤄낸 눈부신 성과를 꼽는다면.
“고객사와의 신뢰를 바탕으로 원칙과 기본을 지키며 한눈팔지 않고 잘하는 것에 집중한 결과, 창사 이래 지금까지 단 한 해도 적자를 기록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1986년 매출 100억 원을 시작으로, 2001년 1000억 원, 2012년 2000억 원, 2019년 3600억 원을 달성했다. 건전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2002년 코스닥 상장에 성공하고, 2005년에 코스피로 이전 상장해 끊임없이 성장을 거듭하며 전문건설업 시공능력평가로 공인받은 대한민국 1등 중견기업이 됐다.”
경부고속도로, 고리원자력발전소 건설 등 삼호개발의 역사는 한국 산업화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국가 기간산업 가운데에서도 삼호개발이 가장 자신 있는 분야는 뭔가.
“무엇보다 탄탄한 시공 능력이다. 여기에는 인재를 중시하는 철학과 함께 장비에 대한 투자도 한몫했다. 1969년 삼호개발의 전신인 삼호공사 시절, 창업주는 자택을 팔아 10% 보증금을 주고 나머진 외상(AID 차관 융자)으로 휠로더(loader) 966C를 구매했다. 당시에는 리어카로 흙을 운반할 때였으니 이 거대한 장비가 얼마나 위력적이었겠나. 그러한 장비로 정주영 당시 현대건설 사장과 함께 1969년 경부고속도로 수원 구간 등 여러 공사에 참여해 왔다. 1976년 첫 토공사면허를 취득한 이후에도 창업주는 대형 건설 장비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며 땅을 사는 대신 장비에 투자했다.
동시에 2003년 산업연수생제도 때부터 현재까지 4600명 이상의 외국인근로자를 채용하고 관리해 온 노하우와 매년 겨울 공무·기술자·관리자 교육 등 인력에 대한 지대한 관심과 교육도 삼호개발의 강점이다. 장비와 인력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함께 50여 년간 400건 넘는 각종 공사에 참여하면서 쌓은 노하우가 응집돼 ‘삼호개발은 탄탄한 기업’이라는 신뢰를 쌓은 거 같다. 예를 들면, 삼호개발에는 ‘현장 작업 지침서’라는 시공 매뉴얼이 있다. 현장 작업의 시공 기준으로 토질에 맞는 장비 선정과 최고의 효과를 낼 수 있는 작업장 조성 기준, 토사 상차 운반 시 동선·거리·경사도 등을 모두 포함하는 삼호개발의 시공 역사가 응집된 보물이라고 자부한다.”
사회 공헌과 부모님의 꿈
3월 12일 인천도시철도 1호선 검단연장선 4공구 건설 현장을 찾은 피팟 랏차킷프라칸 태국 노동부 장관이 태국 공영방송 기자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날 랏차킷프라칸 장관과 분송 탑차이윳 사회보장청장 등 태국 정부 고위 관계자 26명은 현장을 찾아 태국인 근로자 53명을 격려하고 한국과의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오른쪽은 심재범 삼호개발 대표. [지호영 기자]
태국의 대표 지상파 방송사 ‘채널3’는 3월 12일 피팟 랏차킷프라칸 태국 노동부 장관 등 태국 정부 고위 관계자 26명이 한국의 삼호개발 건설 현장을 찾아 한국과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는 뉴스를 보도했다. [‘채널3’ 뉴스 캡처]
“그 현장에는 태국인 근로자 53명이 일하고 있다. 장관은 이들 근로자들을 격려하고 삼호개발, 나아가 한국과 협력하기 위해 방한한 것이다. 삼호개발은 20여 년 전부터 태국 근로자를 고용했는데, 현재는 태국 근로자만 1000명 넘게 고용하고 있다. 산업연수생제도를 도입한 2003년부터 현재까지 약 4600명의 외국인근로자를 채용했다. 이들에게 깨끗한 숙소를 제공하고 급여를 안정적으로 지급하면서 깊은 신뢰 관계가 형성됐기에 가능했다. 사실 삼호개발의 외국인근로자 채용 및 관리 노하우는 대한민국 최고라 자부한다(웃음). 그러니 2022년 6월 태국 노동부 장관이 모범 현장으로 삼호개발 현장(경기 화성시 동탄 경부고속도로 직선화 구간)을 찾아 태국 현지 공영방송에 보도되기도 했다. 같은 해 7월에는 주한 태국대사가 회사 본사를 방문하는 등 모범 현장으로 국가 이미지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충남 당진시에 자리한 삼호개발 채굴사업장. 삼호개발은 당진시 발전에 기여하면서 꾸준히 지역사회에 공헌하고 있다. [박해윤 기자]
“창업 초기부터 부모님의 꿈은 교육사업이었다. 학교를 지어 어려운 이웃에게 배움의 기회를 주고 싶어 했다. 그 연장선에서 설립한 게 삼호호미재단이다. ‘호미’라는 이름도 창업주 내외분의 성함 끝 글자의 합성어인데, 이 재단을 통해 매년 취약계층의 청소년, 장애인, 어르신들의 생계비와 활동비를 지원하고 있다. 이외에도 삼호개발은 지역사회 공헌 활동을 본사 소재지인 충남 당진시와 서울사무소 소재지인 서초구를 중심으로 진행하는데, 지난해 12월 13일 당진시청에 지역 맞춤형 사회공헌기금 총 2억5000만 원을 2027년까지 5년에 걸쳐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ESG경영 실천의 일환으로 충남 홍성군 내포신도시 내 위치한 홍예공원의 ‘충남 도민 참여 숲’ 조성 사업에 동참하기로 결정했다. ‘충청 도민 참여 숲’은 충청남도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추친하는 사업으로 지역사회의 탄소중립에 기여하고자 기부금 1000만 원을 전달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든 고통 분담의 힘
회사를 키우는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었을 것이다. 어떻게 극복했나.
“창업주에게 어려운 상황을 보고할 때마다 ‘우리는 늘 어려웠어!’라는 답을 들었다. 모든 기업이 그렇듯 무한 경쟁 속에 있기에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다. IMF 외환위기 당시 예외 없이 힘들었지만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삼아 더 강하게 치고 나갔다. IMF 외환위기 때 직원을 더 채용했다. 서로 고통을 분담하고, 잉여 인력을 교육으로 대체하며 반드시 기회가 올 것이라는 확신을 가졌다. 실제로 건설 투자가 증가하고 경기가 회복되기 시작한 1999년부터 삼호개발은 준비된 인력과 조직을 활용해 큰 폭의 성장을 이뤘다.”
삼호개발의 미래 청사진을 그려본다면.
“내가 제시한 미래 삼호개발의 화두는 ‘스마트 삼호’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스마트 건설기술을 활용한 사업의 첨단화다. 이를 이루기 위해 삼호개발은 스마트건설TF팀을 구성해 정부가 추진하는 ‘스마트건설 얼라이언스’(스마트 건설 생태계를 이루는 대·중소·벤처기업이 운영하고, 학계·연구원 및 공공 등이 지원하는 협의체)에 참여하고 있다. 일부 현장에서는 드론 측량과 스마트 장비 시공을 이미 시도하고 있다. 다른 하나는 조직문화의 스마트화다. 현재 ERP(전사적 자원관리) 및 전자결재 도입 준비, 불합리적인 회의 방식 개선, 불필요한 업무 폐지, 종이 없는 회의 문화, 건강한 조직문화, 활기찬 삼호개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으며 세대 간, 직원들 간의 화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부당국에 하고 싶은 말도 있을 거 같은데.
“기업에 대한 사회적 존경심이 있었으면 한다. 앞서 이야기했듯 기업은 일자리를 만들고 국가 경제를 견인하는 애국자다. 각종 정책을 시행하는 데 있어 기업의 어려움을 청취하고 진심으로 응원할 필요가 있다. 가령 조세의 경우 소득 재분배를 위한 역할도 중요하지만, 징세한 만큼 기업은 직원 복지나 재투자로 활용하기 어려워 포기해야 하는 기회비용이 커진다는 점도 인식했으면 좋겠다. 기업이 존중받는 사회가 진정한 선진 사회다.”
창업주 이종호 회장과 삼호개발
신뢰·교육 중시하며 정도경영·건설보국·이웃사랑 실천
이종호 회장. [박해윤 기자]
마음에 품고 있던 ‘건설보국(建設報國)’의 뜻을 담아 1969년 서울 종로구 을지로 대길빌딩(옛 중앙극장 옆)에 ‘삼호공사’를 설립했다. ‘삼호’라는 회사명은 가장 완전하고 안정적인 숫자인 ‘3’과 이종호 회장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1969년 삼호공사의 첫 업무는 최신식 장비 도입이었다. 그때 구입한 장비가 로더 966C다. 당시 장비 기사들은 운전만 할 뿐 장비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 회장은 장비업체에서 제공하는 매뉴얼을 완전히 숙지한 후 기사들에게도 이에 따라 관리할 것을 주문했다. ‘나부터 매뉴얼을 숙지하고 내가 먼저 장비를 관리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솔선수범’한 것이다.
이 회장은 1976년 1월 사명을 ‘삼호개발’로 바꾸고 ‘건설보국’을 사훈으로 삼았다. 도로, 교량, 터널, 단지 조성 등을 통해 국가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사명감이 강했다. 반세기 동안 이어진 삼호개발의 꾸준한 성장 뒤에는 신뢰를 중시하는 그의 정도 경영이 있었다.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 마라, 돈은 잃어도 사람은 잃지 말자”는 말을 자주 한 그는 삼호개발이 공사하면 반드시 기한 내에 우수한 품질로 보답한다는 믿음을 고객사에 결과로 보여줬다. 함께 일한 노무자, 장비 기사, 자재업체 등에 지불할 대금 기일도 어긴 적이 없다.
교육도 중시했다. 기업의 지속가능성이 직원 교육과 개발에 있다고 여겨 임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창립 후 지금까지 한 번도 감원을 하지 않은 점도 눈에 띈다.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부터 삼호개발은 교육을 통해 준비된 인력과 조직을 활용해 타사와는 월등히 다른 공사 소화 능력을 발휘해 현재에 이르렀다.
김지영 기자
k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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