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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노틸러스연구소의 ‘북한군 戰時 연료수급능력 시뮬레이션’

“개전 24시간내 항공작전 불능, 5일내 함정 가동 중단, 비축유 바닥나면 장비 3분의 2 세워둘 판”

美 노틸러스연구소의 ‘북한군 戰時 연료수급능력 시뮬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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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90년대 이후 북한의 에너지 사정이 매우 심각한 상태임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렇다면 북한 인민군은 어떨까. 북한군은 연료를 얼마나 사용하고 있으며, 한반도에서 전면전이 벌어질 경우 과연 이를 감당할 수 있을까. 지상군과 해군함정, 항공기들은 과연 얼마 동안 작전을 지속할 수 있을까. 이 복잡하고도 의미심장한 의문에 답하는 연구가 1990년대 초반부터 미국의 전문기관에 의해 진행돼왔다. 미 군사정보당국의 자료를 바탕으로 탱크부터 해군 초계정에 이르기까지 모든 장비의 연료소비량을 일일이 계산해 통합하는 방대한 작업이다. 6월말 한 전문가회의에서 그 일부가 공개된 최신자료를 개한다.
美 노틸러스연구소의 ‘북한군 戰時 연료수급능력 시뮬레이션’
6월27일 스탠포드대에서 열린 ‘북한 에너지 전문가 그룹회의(DPRK Energy Expert Study Group Meeting)’에서 발표된 이 프리젠테이션 자료의 제목은 ‘북한군의 에너지 사용 예상평가(Estimated DPRK Military Energy Use)’. 작성자인 노틸러스연구소의 데이비드 본히펠 박사는 1990년대 초반부터 북한의 에너지 사정에 대한 포괄적인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으며, 1997년에는 북한군의 연료부족 실태에 관한 1차 보고서를 작성한 바 있다. 이번에 발표한 자료는 당시의 보고서를 2005년까지의 추가자료를 바탕으로 업데이트하는 한편, 전쟁 발발시 북한군의 연료실태를 시뮬레이션한 결과를 담고 있다.

북한군의 연료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저자는 우선 인민군이 보유한 주요 장비 리스트를 작성하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이 단계에서는 국방정보국(DIA), 육군성, 국방부 등 미국의 군사당국이 수집한 정보 데이터가 활용됐다. 이들 데이터에 각종 장비의 시간당 연료소모량을 일일이 곱함으로써 북한군이 전체적으로 얼마나 많은 연료를 필요로 하는지 계산해냈다. 이 방대한 작업과 함께 연구팀은 병력 유지나 군수생산에 필요한 연료도 분석해 총량에 합산했다. 그 결과 북한군의 전체적인 에너지 수요를 연료 종류별로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다음 단계로 이들 장비가 매년 몇 시간 가동되는지를 적용해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 북한군이 연료를 연간 얼마나 소비했는지 추적하고, 한걸음 나아가 실제로 전쟁이 벌어질 경우 얼마나 많은 연료를 필요로 할지 시뮬레이션했다. 또한 이를 북한의 평균 에너지 수입·생산 통계와 정유시설의 처리능력에 대입해, 전면전이 벌어질 경우 북한의 에너지 상황이 감당해낼 수 있을지 가늠하는 작업까지 진행됐다.

각군 훈련량에 난방, 군수생산까지

작업결과를 좀더 정밀하게 살펴보기 위해, 1997년까지 진행된 연구를 살펴보자. 본히펠 박사는 우선 육·해·공 각군 장비를 연료소모량에 따라 그룹으로 묶는 작업에서 출발했다. 지상군 장비의 경우 탱크, 수륙양용차량, 장갑차, 자주포, 지프와 오토바이, 2.5t 트럭, 기타 크기의 트럭 및 장비까지 크게 일곱 가지로 분류했다. 1990년 DIA가 작성한 북한군 장비편람을 활용해 북한의 모든 지상군 장비를 이 기준에 따라 분류하고 전체숫자를 계산해냈다는 설명이다.



다음으로 각 장비를 크기, 중량, 연료소모량, 엔진출력 등을 기준으로 구분하여 한 시간 가동했을 때 한 개의 장비가 연료를 얼마나 소비하는지 추산했다. 이를 위해서는 1994년 미 국방부가 북한군 장비의 특징을 두루 수집해 정리한 데이터가 주로 활용되었다. 끝으로 북한군의 평균 군사훈련 시간 정보를 바탕으로 각 장비들이 사용되었을 연간 총 시간을 역산했다.

재미있는 것은 이러한 방식으로 추출한 북한군 지상군 장비 숫자 가운데 75% 이상을 2.5t 트럭이 차지했다는 사실. 2.5t 트럭은 지상군 장비의 총 연료소비량에서도 3분의 2를 차지했다. 장비보다는 병력 수에 치중하는 북한군의 구조적 특징과 함께, 전술훈련이 아닌 농사와 건설에도 병력을 동원하고 있는 인민군의 현실을 읽을 수 있다.

항공기도 마찬가지 계산과정을 거쳤다. DIA와 육군성의 자료에 따라 북한에는 1990년을 기준으로 총 1440대의 군사용 항공기가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 가운데 750대는 전투기, 80대는 폭격기이며, 러시아제 구식 복엽기인 AN-2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운송용 항공기가 300대를 차지했다. 나머지는 헬기. 미 군사당국의 분석에 따라 연구팀은 항공기와 폭격기의 경우 연 24시간, 운송용 항공기는 연 50시간, 헬기는 연 32시간을 비행하는 것으로 추산했으며, 비행하는 동안에는 평균적으로 최대출력의 80%를 사용해 엔진을 가동하는 것으로 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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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민 핵공학박사·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 jmkang55@hotmail.com /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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