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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화산파(華山派) 여자 장문인 곽종인

“하늘의 이치에 도전하는 것이 진정한 修道”

중국 화산파(華山派) 여자 장문인 곽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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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섹스를 함으로써 생명을 잉태합니다. 이게 순행입니다. 하지만 수행자는 어느 단계에 도달하면 섹스를 하지 말아야 합니다. 섹스를 하는 것이 순행이라면, 하지 않는 것은 역행이죠. 왜 하지 말아야 하는가. 마음장상과 환정보뇌를 이루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야만 신선이 될 수 있습니다.”

흔히 남자가 사정(射精)하려는 순간 마음을 굳게 먹고 정액 누출을 멈추는 것을 접이불루(接而不漏)라 한다. 아마추어들은 접이불루가 되면 환정보뇌가 되는 것으로 이해하기 쉽다. 그러나 환정보뇌가 제대로 되려면 밖으로 배출되려는 정액을 180도 돌려 두뇌로 끌어올려야 하는 것이다. 이때 온몸의 경락이 열려 있어야 한다. 즉 도교 내단학에서 말하는 임독맥과 기경팔맥(奇經八脈)이 뚫려 있어야만 진정한 의미의 환정보뇌가 가능한 것. 몸의 경락이 뚫려 있지 않은 사람이 정액이 나가려는 순간 이를 악물고 사정을 참는다고 해서 환정보뇌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몸에만 해롭다. 방아쇠를 당겨놓고 총알이 총구에서 나가지 못하게 붙잡는 것은 모순된 행동이다. 아마추어가 어설프게 방중술을 실습하다가는 부작용만 일으키기 쉽다.

결과적으로 마음장상의 경지에 이르지 못한 사람은 환정보뇌가 불가능하다. 도교 내단학(內丹學)에 의하면 제대로 도를 닦으면 반드시 마음장상이 나타나게 되어 있다. 진짜 도인인지 가짜인지 감식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같이 목욕탕에 가 보면 안다.

그런데 여자 도인은 어떻게 감별해야 하는가. 남자 도인이 생식기가 줄어든다고 하면 여자는 어떻게 변하는가. 평소 대단히 궁금했던 부분이지만 물어볼 사람이 없었다. 이 부분을 정확하게 설명해줄 만한 여자 도인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내단서(內丹書)를 보면 여자가 도를 닦으면 생리가 끊어지고, 젖가슴이 줄어든다는 정도로만 설명되어 있다. 아마도 스승과 제자 사이에만 비밀리에 전해지는 부분이라서 그런 것 같다. 그래서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았다.

-여자에겐 어떤 생리적인 변화가 있습니까.



“여자는 적룡(赤龍 : 붉은 용)을 끊는다고 표현합니다. 여자의 생리를 붉은 용에 비유한 거죠. 남자의 에너지는 정액인 반면 여자의 에너지는 피에 있습니다. 에너지를 모으기 위해서는 인위적으로 생리를 중단시켜야 합니다.

본격적으로 수도를 하려면 부부관계를 끊어야 합니다. 저는 남편이 있었지만 33세부터 부부관계를 끊었습니다. 물론 남편이 양해했어요. 그리고 나서 적룡을 끊는 단계로 들어갔습니다. 정확하게 38세 때 끊었습니다. 36세 때에도 6개월 간 생리가 끊어진 적이 있었지만 도중에 실패했습니다. 아들문제 때문에 과도하게 신경을 쓰다 보니 잠시 끊어졌던 월경이 다시 나오더군요. 적룡을 끊는 초기단계에는 심리적 안정이 무엇보다도 중요한데, 집안문제로 애태우다 보니 심리적으로 흔들렸고 그 연쇄반응으로 생리가 되살아난 것이죠. 그러다가 38세에 이르러서 제대로 끊었습니다.

적룡을 끊으면 나타나는 현상이 있습니다. 우선 아랫배가 끌어당기는 듯합니다. 그리고 생리 때가 되면 배가 아픕니다. 생리는 없지만 배는 아픈 것이죠.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런 통증은 자연스럽게 사라집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성기의 음핵도 말려서 올라간다는 사실입니다. 음핵이 수축되는 것이죠. 일종의 마음장상입니다. 또 젖가슴도 줄어듭니다. 제가 애를 둘 낳아 젖가슴이 처져 있었는데, 적룡을 끊은 후 마치 처녀 젖가슴처럼 단단해지면서 줄어들었습니다. 젖꼭지 빛깔도 검정에서 분홍으로 바뀌었고요.”

적룡 끊으면 무병장수

여자가 생리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지만 인간이 의지를 가지고 수행하면 끊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곽 선생은 이를 몸으로 직접 보여주고 있다. 일단 적룡을 끊으면 무병장수할 수 있는 기본적인 토대가 마련된다. 누구나 노력하면 가능하다.

그런데 일반인이 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곽 선생에 따르면 불규칙한 수면, 폭음·폭식, 과도한 노동, 지나친 섹스로 인해 몸이 망가져버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수행을 해야겠다는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역학에 의지는 토(土)로 표현하는데, 사주팔자에 토가 많으면 도 닦는 일과 관련 있다고 짐작할 수 있다. 종합해보면 인격이 바르지 않으면 장수하지 못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곽 선생은 인간이 의지를 가지고 적룡을 끊으면 무병장수할 수 있듯 동물도 그럴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도가에서 전해지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소개했다.

거북이가 수행하면 야명주(夜明珠)를 얻는데, 그러면 등에 붙어 있는 단단한 껍데기가 떨어져나간다. 용이 수행하면 벽화주(?火珠)를 얻는데, 그러면 하늘로 올라간다. 뱀이 수행하면 정풍주(定風珠)를 얻는데, 그러면 오래 산다. 여우가 수행하면 월화주(月華珠)를 얻는데, 여우가 밤에 달을 보고 짖는 것은 달의 정기를 얻기 위해서란다. 월화주를 얻으면 사람으로 태어난다고 한다. 이처럼 동물도 우주자연의 정기를 먹으면 존재의 차원을 변화시킬 수 있다.

도를 닦는 수행자 주변에는 뱀이 모여들 수 있다. 기가 뻗치기 때문에 뱀들이 그 기를 먹기 위해서 모여든다는 것. 뱀들도 수행자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기를 먹는다는 증거다. 그래서 수행자는 ‘웅황(雄黃)’을 휴대하고 다닌다.

웅황은 붉은 황토색 돌을 가리킨다. 붉은 황토색은 양기를 강하게 머금고 있다는 징표다. 웅황을 가루 내어 집 주변에 뿌려놓으면 뱀이 접근하지 못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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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조용헌 江湖東洋學연구소 소장, 원광대 초빙교수 cyh062@wonkw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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