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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과 ‘맞짱’ 뜬 서세원

“부장검사와 서로 통장, 가계부 까놓고 인생을 비교하고 싶다”

검찰과 ‘맞짱’ 뜬 서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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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폭자금, 성상납, 도박… 사실로 밝혀진 게 뭐냐”
  • “죄 없는 아내 불러다 떨게 한 것, 용서할 수 없다”
  • “변호사가 ‘적당히 시인해야 풀려날 수 있다’고 해서…”
  • “매니저 맞은 얘기 듣고 피가 거꾸로 솟구쳐”
  • 경찰, “최초 제보자, 검찰에서 허위 진술”
  • 검사, “다 인정해놓고 왜 이제 와서…”
  • 판사, “법정 진술보다 검찰 진술이 신빙성 높아”
  • 매니저 하씨, “검찰에서는 엄마 뱃속 일까지 기억나더라”
검찰과 ‘맞짱’ 뜬 서세원
“세금문제는 ‘PD사건(연예계 비리사건)’의 본질이 아니잖아요. 제발 대법원이 제대로 판단해 왜 이런 엉터리 수사가 시작됐고 말도 안 되는 수사결과가 나왔는지 명명백백히 밝혀졌으면 좋겠어요.”

2002년 세상을 시끄럽게 한 연예계 비리사건에 연루돼 구속됐던 서세원(49·서세원미디어그룹 대표)씨가 검찰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 사건 핵심 증인인 전 매니저 하모씨가 수사과정에서 고문과 구타를 당했다며 검찰 수사관들을 고발한 데 이어 자신의 혐의를 검찰에 제보한 전 경리직원, 기자, 시민단체 대표를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사건 당시 서씨는 PD들에게 홍보비 명목으로 800만원을 건네고(배임증재), 법인세 부가가치세 등 1억9500만원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서씨의 유죄를 인정했다. 지난해 11월 항소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5000만원을 선고받은 서씨는 대법원에 상고, 사법부의 최종 심판을 기다리고 있다.

이 사건은 수사권조정을 둘러싼 검·경 갈등에도 한몫하고 있다. 서씨의 명예훼손 고소사건을 조사한 서울경찰청 수사과는 10월26일 검찰 수사의 첫 단추가 잘못 꿰어졌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수사결과를 발표해 파문을 일으켰다. 경찰에 따르면 이 사건의 주요 증인인 전 서세원프로덕션 경리직원 이모(여)씨가 검찰에서 서씨의 혐의에 대해 ‘목격’이 아닌 ‘추측’으로 허위진술을 했다는 것.

경찰 수사내용대로 제보자인 이씨가 허위진술을 했다면 검찰 수사의 신뢰성에 금이 갈 수밖에 없다. 서씨에 대한 수사가 이씨의 제보로 시작됐고 탈세 부분은 서씨의 주장처럼 사건의 본질이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에 ‘시사저널’ 보도로 처음 알려진 하씨에 대한 검찰 가혹행위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이 사건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서씨가 결백하다고 단정하기엔 이르다. 하씨가 항소심에서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폭로’했음에도 재판부가 검찰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검찰 허락받고 출국했다”

서씨의 목소리는 인터뷰 내내 들끓었다. 이런저런 물품이 널브러져 어수선하기 짝이 없는 사무실 한가운데에 태극기가 걸려 있었다. 그가 제작한 영화 ‘도마 안중근’에서 소품으로 쓰인 것이라고 했다. 서씨가 검찰의 가혹행위 의혹을 고발하는 데는 문규현, 함세웅 신부 등 천주교 사제들의 격려가 큰 힘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도마 안중근’ 때문에 신부님들과 인연을 맺게 됐지요. 안중근기념사업회 사무총장인 윤원일씨와 호흡이 맞아 오래 전에 기획했는데 충무로에서는 다들 말렸죠. 망한다고. 신부님들도 걱정을 많이 하셨죠. 그런데 저는 꼭 하고 싶었어요. ‘조폭 마누라’와 ‘긴급조치 19호’로 돈을 좀 벌었잖아요. 그 돈으로 국민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는 영화 하나쯤 만들자는 생각이었죠. 예상대로 흥행에는 참패했지만 우리끼리는 좋았어요. 안중근 페스티벌을 했죠.”

곧 본론으로 들어갔다. 서씨가 먼저 “사건 경위를 쭉 설명하겠다”고 하기에 동의했다.

“2002년 7월 이른바 ‘PD사건’이란 게 언론에 보도됐어요. 그때만 해도 제가 관련됐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않았어요. 서세원프로덕션이 방송사 PD들에게 잘 보여야 하는 음반제작사도 아닌 데다 달랑 영화(‘조폭마누라’) 한 편 만든 군소업체였으니까요.

불똥이 SM엔터테인먼트 대주주인 이수만씨쪽으로 튈 때만 해도 코스닥에 등록할 정도로 규모가 큰 회사니 그러려니 했죠. 이어 서세원프로덕션이 거론됐어요. PD들에게 돈 준 것이 포착됐다고. 어이가 없었죠. 설립한 지 1년밖에 안 되고 영업한 지 6개월밖에 안 된 회사에 뭐 조사할 게 있다는 건지.

그런데 저와 관련된 사실이 검찰이 아니라 ‘조선일보’ 기사를 통해 먼저 알려졌습니다. 지금도 가판대에서 보면 이가 갈릴 정도로 이 신문에 대해 감정이 좋지 않은 건 바로 그 때문입니다. 왜 사실 확인도 않고 검찰과 짜고 치냐는 거죠. 보도가 나온 지 이틀 지나 집을 압수수색당했어요. 그즈음 홍콩에 출장 갈 일이 생겼습니다. 영화(‘조폭마누라’) 파는 일이었죠. 담당검사실에 얘기했더니 갔다 오라고 했어요. 그런데 홍콩에 가 있는 동안 언론은 제가 도피했다고 보도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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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 사진·정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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