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회장은 횡령과 정치권 금품로비 파문으로 퇴진한 장동익 전 회장의 후임을 뽑는 6월27일 선거에서 총 유효표의 31.5%라는 낮은 득표율로 회장에 당선됐다. 잔여 임기는 1년10개월. 그는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외과 전문의로 2000년 의권쟁취투쟁위원과 제32대 의협 대변인 겸 공보이사를 지내는 등 의료계 내 강성 개혁진영의 선봉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주 회장은 전임 회장의 비리에 대한 국민 여론에 아랑곳없이 당선되자마자 정부의 의료급여환자 본인부담금제도를 전면 거부해 보건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그는 또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외래환자 본인부담금 정률제, 성분명 처방 시범사업 등 정부의 각종 정책에 대해 일찌감치 날선 대립각을 세운 상태.
2000년 의권쟁취투쟁 당시 말총머리를 한 채 TV토론에 참가해 ‘꽁지머리’라는 별명을 얻은 그는 이번 선거를 위해 과감히 뒷머리를 자르고 “의협 회원들이 원하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말해 의협 집행부의 대대적 변신을 예고했다. 특히 주식 투자의 고수이자 베스트셀러 작가로 알려진 박경철(42·신세계병원장)씨를 대변인으로 선임한 것도 집행부 개혁의 일환.
주 회장은 “일련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의협의 위상과 이미지가 최악의 상황에 빠져 있지만, 의사들의 진의를 국민에게 오해 없이 전달하기 위해 여론 형성과 국민 설득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