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나전칠기의 화려함과는 달리 이를 만드는 장인들의 생활은 고달프기만 하다는 게 김 명장의 말. 값싼 공예품과 서구 앤티크 가구에 치여 우리 전통 공예가 외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명장 역시 우리나라보다 일본 등 해외에서 명성이 더 높은 편이다.
“일본에서는 고려나전칠기가 고려청자보다 더 비쌀 정도로 예술성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제 작품도 세월이 흐를수록 더 값나가도록 스스로 채찍질할 생각입니다.”
1989년 일본에서 열린 도쿄국제가구박람회에서 ‘작패타찰법(공작새 꼬리 색깔이 나도록 조개를 잘게 부숴 접착하는 방법)’으로 만든 테이블로 정교한 세공과 아름다움을 인정받은 김규장 명장은 1995년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에서 그동안 맥이 끊겼던 신라시대 전통 공예기법인 금은평탈(金銀平脫)을 재현한 작품으로 최고상을 수상했다. 2003년 나전칠기 명장으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