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호

安, 실질적 상대는 대통령… 뽑을 이유 내놓아야 승리

[최병천, 겹눈으로 보다] 국민의힘 대표 선출 둘러싼 4가지 관전 포인트

  • 최병천 ‘좋은 불평등’ 저자·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

    입력2023-02-21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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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원도 ‘누군지 모르는’ 대표 후보

    • ‘최소 3번’ 전당대회 개입 대통령실

    • ‘尹-金’ 러닝메이트와 싸우는 安

    • 천하람 성적표가 가늠할 黨 역동성

    3·8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한 안철수 후보(왼쪽)와 김기현 후보가 2월 7일 서울 강서구의 한 방송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비전발표회에 참석해 각자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3·8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한 안철수 후보(왼쪽)와 김기현 후보가 2월 7일 서울 강서구의 한 방송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비전발표회에 참석해 각자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3·8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를 뽑는다. 대표가 누가 되느냐는 2024년 4월 총선 공천권과 직결된다. 김기현·안철수·천하람·황교안 후보(가나다 순) 중에서 누가 대표가 될지 예측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둘러싼 4가지 관전 포인트를 정리해 보자.

    첫 번째 관전 포인트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들이 김기현 후보를 내세웠다는 점이다. 김 후보와 윤핵관을 대표하는 장제원 의원 간 연대를 ‘김-장 연대’라 표현한다. 김 후보는 울산에서 4선 의원과 시장을 했다. 당에서는 원내대표를 했다. 내부에서는 ‘당대표감’으로 손색없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그러나 그를 대표 후보로 밀게 되면서 윤핵관 처지에서는 당대표 선거 전체가 꼬이기 시작했다.

    왜 꼬이기 시작했나. 국민의힘 당원 규모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2021년 6월 전당대회 당시 국민의힘 당원 규모는 28만 명이었다. 당시에는 이준석 후보가 대표로 선출되는 파란이 일어났다. 현재 국민의힘 당원 규모는 80만 명이다. 2021년 6월 전당대회에서 이준석 돌풍, 2021년 11월 대선후보 경선, 2022년 3월 윤석열 대통령 당선, 2022년 6월 지방선거와 같은 정치적 빅 이벤트가 이어지면서 엄청난 규모의 당원이 가입했다.

    당원 규모가 80만 명이 되면 당대표 선출의 작동 원리가 달라진다. 과거에는 ‘조직표’가 더 중요했을 수 있다. 그러나 당원 규모가 80만 명에 달하면 조직표가 예전만큼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 국민의힘 당원의 지역별 분포는 영남권이 40%, 수도권이 40%라고 한다. ‘자발적’ 당원 가입 비중이 높아졌을 것이다.

    ‘누군지 아는’ 후보 vs ‘누군지 모르는’ 후보

    당원 규모가 100만 명에 근접하고, 조직표가 예전만큼 작동하지 않게 되면, 무엇이 중요해질까. 바로 대표 후보의 ‘인지도’다. 정치권에서는 흔히 “인지도가 깡패다”라는 말을 쓴다. 인지도 관점에서 유승민 전 의원, 나경원 전 의원, 안철수 후보는 모두 ‘대선후보급 인지도’를 가진 사람들이다. 국민의힘 당원들이 보기에 ‘누군지 아는’ 사람이다. 김기현 후보는 어떨까. 국민의힘 당원들이 보기에도 ‘누군지 모르는’ 사람이다.



    김기현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대결은 ‘누군지 모르는’ 후보와 ‘누군지 아는’ 후보의 대결이다. 이 점이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규정하는 가장 큰 특징이며, 가장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이후에 벌어지는 각종 사건 사고는 윤핵관들이 ‘누군지 모르는’ 김기현 후보를 당대표로 내세운 것에서 비롯했다.

    두 번째 관전 포인트는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매우 노골적인 전당대회 개입이다. 한국 정치사에서 현직 대통령이 이 정도로 전당대회에 개입한 유례가 없을 정도다.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은 최소한 3번에 걸쳐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개입했다.

    첫 번째 개입은 유승민 전 의원을 막기 위한 ‘전당대회 룰(rule)’ 변경이다. 원래 국민의힘 대표 선출 방식은 여론조사 30%, 당원 투표 70%였다. 결선 투표는 없었다. 3대 7의 비율은 민심과 지지층 여론을 조화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전 국민 여론조사에서 유 전 의원이 1위로 나오자 여론조사 30%를 없애버렸다. 당원 투표 100%로 바꿨다. 그래도 안심이 되지 않아 결선 투표를 도입했다.

    두 번째 개입은 나경원 전 의원의 당대표 출마 저지다. 이때부터 대통령실은 노골적으로 개입했다. 국민의힘 지지층 상대 여론조사 1위는 나 전 의원이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던 나경원의 당대표 출마 움직임이 뚜렷해지자 본격적으로 방해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대통령실 관계자 멘트로 “나가려면 부위원장을 사퇴하고 나가라”는 입장을 밝힌다. 이에 나 전 의원이 사직서를 제출하자 “받은 적 없다”고 모른 척했다. 나 전 의원은 다시 서면으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대통령실은 차일피일 미루다가 사직서 수리가 아니라 ‘해임’을 통보했다. 불쾌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결국 나 전 의원은 1월 25일 당대표 불출마를 선언했다.

    세 번째 개입은 안철수 후보에 대한 공격이다. 나 전 의원 불출마 이후,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여론조사 1위는 안철수 의원이 됐다. 세계일보 의뢰로 한국갤럽이 1월 26~27일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양자 대결을 실시했다. 안 후보는 60.5%, 김기현 후보는 37.1%를 얻었다. 격차는 23.4%포인트다.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한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에서도 안 후보가 약 20%포인트 정도 앞섰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가 1위를 달리자 ‘대통령실 전언’의 형태로 안 후보에 대한 공격이 본격화했다. 공격 패턴도 비슷했다. 김기현 후보를 지지하는 친윤계는 ‘윤심팔이’를 한다. 이때 대통령실은 윤심팔이를 비판하지 않는다. 이에 안 후보는 윤핵관들이 윤심팔이를 한다고 공격했다. 그랬더니 2월 5일 윤 대통령이 “실체도 없는 ‘윤핵관’ 표현으로 정치적 이득을 보려는 사람은 앞으로 국정 운영의 방해꾼이자 적으로 인식될 것”이라 발언했다. 윤 대통령의 노골적인 전당대회 개입이다. 발언의 수위도 더 높아지고, 개입 방식도 더 과감해지고 있다.

    安 실질적 상대 후보는…

    세 번째 관전 포인트는 누가 대표로 선출될지다. 2월 중순까지 여론조사를 보면, 안 후보가 김 후보에 비해 다자 구도에서는 약 10%포인트 앞서고, 결선 투표를 염두에 둔 양자 대결에서는 15%포인트 정도 앞섰다. 국민의힘 당원 처지에서 안 후보는 ‘누군지 아는’ 사람이고, 김 후보는 ‘누군지 모르는’ 사람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예상 가능한 일이다.

    국민의힘 대표 선출의 가장 큰 변수는 윤 대통령의 ‘전당대회 개입 강도’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조직표 동원만으로는 김 후보의 승리가 쉽지 않다. 윤심팔이만으로도 역부족이다. “국정 운영의 방해꾼이자 적”이라는 표현은 사실상 김 후보에 대한 공개 지지 및 안 후보에 대한 공개 비토 발언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노골적인 발언 이후에도 안 후보가 여전히 각종 여론조사에서 경쟁력을 보였다. 다자 구도에서는 10%포인트 이상을 앞서는 조사 결과가 나왔고, 양자 구도에서는 15%포인트 이상을 앞서는 게 있었다. 결국 김 후보를 대표로 당선시키기 위해 윤 대통령 및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앞으로도 강도 높은 전당대회 개입을 감수할 가능성이 높다.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전당대회에 개입할 경우 김 후보의 당선에 유리할까, 불리할까. 당연히 유리하다. 왜 그렇게 판단할 수 있을까. 국민의힘 지지층에 한정해 볼 경우 윤 대통령에 대한 국정 운영 지지율이 높기 때문이다.

    넥스트리서치가 MBN과 매일경제신문 의뢰로 2월 4~5일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윤 대통령에 대해 ‘잘하고 있다’는 34.5%, ‘잘 못하고 있다’는 56.6%였다. 그런데 대상을 보수 성향 유권자에 국한하면 내용이 달라진다. ‘잘하고 있다’가 65.3%다. ‘잘 못하고 있다’가 28.4%로 줄어든다. 국민의힘 지지층에 국한하면 그 수치가 더 올라간다. ‘잘하고 있다’가 79.7%다. ‘잘 못하고 있다’는 답변은 15.7%에 불과하다. <표1> 참조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은 당대표 출마 가능성이 포착되자 나 전 의원에 대해 매우 노골적이고 강도 높은 비토 행위를 했다. 결국 나 전 의원의 불출마 선언을 이끌어냈다. 안 후보의 지지율이 김 후보에 비해 20~25%포인트 수준으로 앞서자 역시 노골적인 개입을 했다. 일련의 행위가 의미하는 것은 ‘노골적인 전당대회 개입’이라는 정치적 비난을 감수하고서라도 본인들이 원하는 사람을 당대표로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

    윤 대통령의 취임일은 2022년 5월 10일이다. 3월 8일 전당대회가 있는 시점이 되면 대통령 취임 10개월이 된다. 여전히 임기 1년도 안 된, 임기 초반이다. 임기 초반답게 국민의힘 지지층과 보수 성향 국민은 65~80% 수준에서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지지하고 있다.

    안 후보와 김 후보의 대결은 안 후보가 유리하다. 중도 확장력도 월등하고 인지도 역시 압도적인 후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노골적인 전당대회 개입으로 인해 안 후보의 실질적 상대 후보는 윤 대통령이 됐다. 안 후보는 ‘윤석열-김기현 러닝메이트’를 상대로 경선을 하는 것과 같다.

    나 전 의원도, 안 후보도 처음에는 윤 대통령과 윤핵관 사이의 ‘분리 대응’을 시도했다. 그럴 때마다 대통령실 관계자의 전언 형태로 대통령이 직접 등장했다. ‘분리 대응’은 불가능하다는 점이 반복해서 확인됐다. 선거 캠페인에서는 ‘내가 왜 당선돼야 하는지’ 포지셔닝과 지지 이유가 분명해야 한다. 안 후보가 완전히 새로운 캠페인 전략을 제출하지 못할 경우, 시간이 갈수록 ‘굳이 안철수를 지지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불투명해질 가능성이 높다.

    이준석 계열의 득표력과 조직력

    네 번째 관전 포인트는 천하람 후보의 선전 여부다. 천 후보는 이준석 전 대표 계열이다. 2월 6~7일 리얼미터가 진행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천 후보의 지지율은 9.4%였다. 김기현·안철수 후보에 미치지 못하지만 7.0%의 지지율을 보인 황교안 후보를 제치고 3위를 했다. 2월 4~6일에 걸쳐 한길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천 후보는 10.9%를 기록했다. 역시 7.8%를 받은 황 후보를 제치고 3위를 했다. <표2> 참조

    천 후보의 선전은 왜 중요한가. 이준석 계열의 득표력과 조직력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준석 계열에서는 당대표 천하람, 최고위원 김용태·허은아, 청년 최고위원 이기인 후보가 출마했다. 당대표에 출마한 천 후보의 득표력이 얼마나 될지, 김용태·허은아·이기인 후보의 당선과 득표력이 얼마나 될지에 따라 이준석 계열의 득표력과 조직력이 확인될 예정이다.

    세대론 차원에서 볼 때, 국민의힘 핵심 지지 기반은 6070+세대다. 더불어민주당의 핵심 지지 기반은 4050세대다. 문화적으로 보면 2030세대 처지에서는 4050세대보다 6070이상 세대가 더 멀게 느껴진다. 바로 그 이유가 역설적으로 국민의힘 내부에서 2030세대의 역동성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2021년 6월 전당대회에서 이준석을 대표로 만들면서 놀라운 역동성을 보여줬다. 이번 3·8 전당대회에서도 놀라운 역동성을 보여줄까. 안 후보가 대표가 되거나, 천 후보가 2위를 하거나 혹은 20%에 근접하는 득표율을 보여줄 경우 모두 놀라운 결과가 될 것이다.(이 칼럼이 언급한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신동아 3월호 표지.

    신동아 3월호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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