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호

왜 30대는 문재인 이어 윤석열 지지도 철회했나 [+영상]

[여의도 머니볼⑨] ‘脫민주당-脫국민의힘’ 유권자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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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재석 기자

    jayko@donga.com

    입력2023-04-28 14: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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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 왜 30대는 문재인 이어 윤석열 지지도 철회했나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로 내려앉았다는 조사가 나왔습니다. 한국갤럽이 4월 14일 발표한 4월 2주차 데일리 오피니언 조사를 보겠습니다.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해 긍정 평가는 27%, 부정 평가는 65%였습니다. 긍정 평가(지지율) 기준으로만 보면 5개월여 만에 30% 벽이 무너진 겁니다. 보수정당 지지세가 강한 TK(대구‧경북)에서조차 부정 평가(53%)가 긍정 평가(44%)를 적잖은 격차로 웃돌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입니다. PK(부산‧울산‧경남)에서도 부정 평가(55%)와 긍정 평가(36%) 사이에 20%포인트 가까운 간극이 있었고요.

    물론 1주일 뒤(4월 21일) 발표된 4월 3주차 데일리 오피니언 조사에서는 윤 대통령 지지율이 다시 반등하긴 했습니다.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놓고 긍정 평가는 31%, 부정 평가는 60%였습니다. TK에서도 긍정 평가가 47%로 부정 평가(42%)를 다시 앞서기도 했고요. 그럼에도 4월 2주차 27%는 분명 문제적인 수치라고 봐야할 겁니다.

    “문제는 검찰개혁이 아니다”

    오늘 ‘여의도 머니볼’의 주제는 세대, 그중에서도 30대입니다. 현 시점으로는 1993년생부터 1984년생을 아우르는 나이대인대요. 그러니 1980년대생이 다수라고 봐야할 겁니다.

    문제의 한국갤럽 4월 2주차 조사에서 윤 대통령이 30대에서 얻은 지지율은 13%였습니다. 전체 세대를 통틀어 가장 낮습니다. 오차범위 안에 있긴 하지만 18~29세(14%), 40대(15%)보다도 윤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박합니다. 40대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세가 매우 강한데, 이 세대보다도 윤 대통령에 대한 불만이 높은 겁니다. ‘잘못하고 있다’ 그러니까 부정평가 비율을 보더라도 81%에 달해서 40대(81%)와 함께 가장 높았습니다. 18~29세에서 모르겠다거나 응답을 거절한 비율은 22%였는데요. 이에 반해 30대에서는 이 비율이 2%에 그쳤습니다. 그러니까 정치에 무관심하기보다는 아주 적극적으로 ‘윤석열 불신임’ 의사를 표출하고 있는 겁니다.



    4월 3주차 조사에서는 다른 흐름이 보였습니다. 30대에서 윤 대통령은 23%의 지지율을 기록했습니다. 1주 전에 비하면 10%포인트가 올랐죠. 전체 세대를 통틀어 가장 상승폭이 컸습니다. 그 다음으로 50대에서 1주 사이에 9%포인트가 상승했습니다. 바꿔 말하면 윤 대통령이 30대와 50대에서 지지율을 복구하니 전체 지지율을 끌어올렸다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30대는 지난 대선에서 60대 이상 노년층을 제외하면 윤 대통령에게 힘을 가장 크게 실어준 세대입니다. KBS·MBC·SBS 방송 3사 출구조사를 보면,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30대와 60대, 70대 이상에서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앞섰습니다. 20대 이하와 40대, 50대에서는 뒤졌고요. 구체적으로, 30대의 48.1%는 윤 후보를 46.3%는 이 후보를 찍었습니다. 그간 민주당 지지 성향이 짙었던 30대 상당수가 국민의힘 쪽으로 돌아서면서 대선의 승패를 좌우하는 캐스팅보터 역할을 한 셈이죠.

    저는 30대의 변심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반대투표’ 성격이 짙었다고 봅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반감보다는 그가 추진한 정책이 싫었던 겁니다. 민생 문제에 예민한 세대이기 때문이죠. 제가 얼마 전에 낸 책 ‘세습 자본주의 세대’(인물과사상사, 2023)의 한 대목을 인용해보겠습니다.

    “이번에는 30대가 화가 났다. 이들에게 문제는 정치개혁이나 검찰개혁이 아니다. 내가 사다리 한 단계를 올라가느냐 마냐가 중요하다. (중략)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자산을 갖춘 40대에게 더할 나위 없이 유리했다. 그렇지 못한 30대에게는 말할 것도 없이 불리했다. 정책 탓에 승자와 패자가 갈렸고, 표심도 나뉘었다. 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그렇게 한 세대는 할퀴었고, 다른 한 세대는 보듬은 채 지나갔다.”(72~73쪽)

    ‘영끌’과 ‘고금리’의 파고

    이를테면 30대는 부동산을 비롯한 민생 경제 문제에 예민한 세대입니다. 이는 다른 조사를 통해서도 드러나는데요. 한국갤럽은 4월 2주차 데일리 오피니언 조사 결과를 소개하면서 이른바 부동산 민심을 살펴본 결과도 함께 공개했습니다.

    일단 유주택자 비율을 보면 50대가 84%로 가장 높았습니다. 이어 60대(77%), 70대 이상(70%), 40대(69%), 30대(35%), 20대(13%) 순이었습니다. 20‧30 세대에서 유주택자 비율이 낮은 것이야 당연한 일이겠죠. 60대 이후에는 자녀에게 증여할 가능성이 생기니 상승 흐름이 꺾이는 게 이상한 일도 아니고요.
    다만 30대의 유주택자 비율이 바로 윗세대인 40대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는 점이 눈길을 끌긴 합니다.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을 긍정 평가한 사람들의 70%는 유주택자였습니다.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을 부정 평가한 사람 중에는 57%만 유주택자였습니다. 곱씹어볼만한 대목이죠.

    한국갤럽이 ‘현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잘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잘못하고 있다고 보십니까’라고 물었더니 응답자의 27%가 ‘잘하고 있다’, 47%가 ‘잘못하고 있다’, ‘모름/응답거절’이 16%로 나타났습니다. 긍정 평가 비율만 놓고 보면 4월 2주차 기준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지지율과 부동산 정책 긍정 평가가 정확히 27%로 동일합니다.

    윤 대통령에게 13%의 지지를 보냈던 30대는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요. 15%만이 ‘잘하고 있다’고 해서 전 세대를 통틀어 가장 낮았습니다. 흥미롭게도 직무수행 지지율과 거의 유사합니다. 전체에서 두 번째로 긍정 평가 비율이 낮은 40대(‘잘하고 있다’ 21%)에 비해서도 도드라지게 박한 평가를 하고 있는 셈이기도 합니다.

    무주택자 비율이 높은 30대의 경우 여전히 비싼 집값에 불만이 많을 테고요. 설사 주택을 가진 30대라 해도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아 대출)을 통해 집값이 고점일 때 매입한 경우가 많으니 고금리 기조로 고통 받는 경우가 많을 겁니다. 대출을 받은 시점이 상대적으로 오래된 윗세대와는 상황이 다르죠. 집을 가졌건 안 가졌건 녹록치 않은 현실을 견뎌야 하는 겁니다.

    따라서 30대의 민심은 부동산 민심과 거의 포개진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30대는 문재인 정부 시기 집행된 대출 규제, 임대차 3법 등의 정책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에선 사각지대로 내몰렸습니다. 이에 대한 반감으로 정권교체에 좀 더 무게를 실었는데, 고통은 여전하니 재차 지지를 철회하는 게 자연스럽죠.

    변심에 변심 거듭하는 이유, 경제

    자연히 경제 전망 역시 어두울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갤럽이 4월 3주차 데일리 오피니언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함께 제시한 ‘향후 1년 경기 전망’ 조사가 있는데요. 이를 보면 30대의 69%는 향후 1년 경기가 ‘나빠질 것’이라 답했습니다. 전체의 73%가 ‘나빠질 것’이라 응답한 40대에 이어 두 번째로 비관적인 세대로 나타났습니다. 대통령 직무수행을 부정 평가한 응답자 중에는 78%가 향후 1년 경기를 비관적으로 내다봤습니다.

    오늘 소개한 지표를 흔히 쓰는 말로 단순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문제는 경제다’라는 얘기죠. 특히 거대서사나 이념에 상대적으로 무심하고 경제와 민생 문제에 예민한 30대에는 더 적합한 분석이 될 겁니다. 진보 정책통으로 꼽히는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은 4월 15일자 ‘한국일보’ 칼럼에서 이런 주장을 폈습니다.

    “2024년 4월 총선이 있다. 윤석열 정부의 최대 약점은 무엇일까? 경제와 청년이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한 축으로는 전열 정비, 다른 한 축으로는 경제와 청년을 전면에 내걸어야 한다. 청년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타깃은 ‘30대의 변심’을 다시 되돌리는 것이다. 반대로 국민의힘 역시 경제와 청년이 승부처가 될 것이다.”

    대선 당시 30대의 ‘윤석열 지지’는 보수화가 아니라 전략적 지지의 결과입니다. 그 수면아래에는 경제가 있습니다. 대선 직후 저는 그들에 대해 ‘탈(脫)민주당-비(非)국민의힘’이라는 표현을 썼는데요. 이들이 또 한 번 변심했습니다. 역시 경제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지금은 이렇게 말해야 합니다. ‘탈(脫)민주당-탈(脫)국민의힘’이라고 말입니다. 30대가 내년 총선에서 여야가 가장 치열하게 충돌하는 격전장이 될 것이라 예상하는 이유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에서 확인해 주십시오. ‘구독’ ‘좋아요’도 부탁드립니다.

    * 이 기사에 나온 여론조사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됩니다.



    고재석 기자

    고재석 기자

    1986년 제주 출생. 학부에서 역사학, 정치학을 공부했고 대학원에서 영상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해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2015년 하반기에 상아탑 바깥으로 나와 기자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유통, 전자, 미디어업계와 재계를 취재하며 경제기자의 문법을 익혔습니다. 2018년 6월 동아일보에 입사해 신동아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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