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호

1조 달러 ‘네옴’ 조성은 ‘주적’ 이란에서 멀어지려는 심산

[이세형의 더 가까이 중동] 사우디 왕세자가 서부 개발에 ‘진심’인 이유

  • 이세형 채널A 기자·前 동아일보 카이로 특파원 turtle@donga.com

    입력2023-04-26 1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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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옴, 메디나… 서부서 대개발 프로젝트

    • 균형발전, 신성장동력 확보 목표

    • 이란 견제 ‘우군’ 이스라엘에 가까워

    • ‘우방’ 이집트 인력 활용도 용이

    지난해 11월 17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가 방한해 윤석열 대통령과 회담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지난해 11월 17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가 방한해 윤석열 대통령과 회담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2월 19일 오후 1시(현지 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의 네옴(Neom) 체험관. 사우디 건국 이래 최대 개발 사업으로 꼽히는 ‘네옴 프로젝트’의 이모저모를 홍보하는 시설이다.

    체험관은 네옴의 상징으로 꼽히는 직선 도시 ‘더 라인(The Line)’을 닮았다. 더 라인은 길이 170㎞, 너비 200m에 이르는 초대형 건물 2채다. 네옴 프로젝트는 이 대형 건물 두 동을 건설한 뒤, 그 사이를 오가는 공용공간으로 도시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체험관 안으로 들어가자 미디어월이 보였다. 화면에는 네옴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는 사우디 북서부 타북(Tabuk) 주와 홍해 인근이 나왔다. 이 지역의 과거와 현재, 미래 모습이 순서대로 보였다. 네옴에 들어갈 각종 인프라의 모습을 담은 조감도와 모형도 많았다.

    체험관을 둘러보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대부분 양복이나 비즈니스 캐주얼 차림이었다. 한눈에 봐도 업무를 위해 방문한 사람들이었다. 일반 관광객으로 보이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 재미있는 건 체험관 직원 대부분이 타북 주 출신이라는 점. 네옴 체험관 관계자는 “정확하고 자세한 정보를 방문객들에게 전달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K팝과 방탄소년단(BTS)을 좋아한다며 간단한 한국어로 인사를 하는 직원들도 있었다.

    “앞으로 홍해 쪽이 많이 달라질 것 같다”고 말하자 네옴 체험관 직원들은 “사우디 서부가 완전히 변화하고 있다”며 “네옴 프로젝트는 물론이고 다른 대형 개발 사업들도 서부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2월 19일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의 네옴(Neom) 체험관에 전시된 홍해의 마리나 조감도. [이세형 기자]

    2월 19일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의 네옴(Neom) 체험관에 전시된 홍해의 마리나 조감도. [이세형 기자]

    제2의 중동붐 올까… 세계가 주목

    ‘사우디의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왕세자가 기획한 네옴 프로젝트는 서울의 약 44배 규모 면적(2만6500㎢)에 최첨단 미래 도시를 건설하는 게 핵심 내용이다. 더 라인을 비롯해 바다 위에 떠 있는 팔각형 산업단지인 ‘옥사곤(Oxagon)’, 산악 관광 단지 ‘트로제나(Trojena)’ 등 3개 세부 프로젝트로 구성돼 있다. 사우디 정부는 총사업비로 5000억 달러(약 660조 원) 정도를 예상하지만 1조 달러(약 1320조 원) 이상이 들어갈 것이란 전망도 이미 나온다.

    워낙 큰 규모의 사업이다 보니 계획이 처음 공개된 2017년 10월부터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다. 2019년 6월과 지난해 11월 무함마드 왕세자가 방한했을 때도 네옴 프로젝트는 화제였다. “제2, 제3의 중동붐을 준비해야 한다”는 말이 정부와 재계에서 자주 나오는 이유도 네옴 프로젝트에 있다.

    실제로 삼성, 현대, SK, LG 등 국내 주요 기업들 중에서는 네옴 프로젝트 관련 수주를 위해 구체적인 준비와 조사에 들어간 곳도 많다. 아직 본격적인 건설이 시작되지 않았지만 일부 대기업들은 인근 지역에 이미 직원들을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준용 주(駐) 사우디 대사는 “우리 기업들의 네옴 프로젝트 관련 조사가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고 관심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제조업과 건설 기업이 많은 일본에서도 네옴 프로젝트는 큰 관심거리. 2월 21일 리야드 힐튼호텔에서 열린 ‘제2회 사우디 미디어포럼(Saudi Media Forum2)’에서 만난 후미오 이와이(Fumio Iwai) 주사우디 일본대사는 “일본 기업들도 네옴 프로젝트 전반을 주목하고 있다”며 “특히 이 지역에 필요한 담수화 플랜트 건설 사업 등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차우밍 웡(Chowming Wong) 주사우디 싱가포르 대사도 “싱가포르에선 디자인, 소프트웨어 같은 분야의 기업들이 네옴 프로젝트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이슬람교도만 갈 수 있던 메디나도 빗장 열어

    200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된 고대 유적지 ‘마다인 살레’. [동아DB]

    200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된 고대 유적지 ‘마다인 살레’. [동아DB]

    네옴 체험관 직원의 말처럼 사우디 서부에서는 네옴 프로젝트 외에도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개발 사업이 여럿 있다. 사우디 정부가 자국의 대표 관광지로 개발 중인 ‘알울라’가 대표적이다. 알울라는 사우디 북서부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은 200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지로 선정된 고대 유적지 ‘마다인 살레(Madain Saleh·요르단의 페트라를 만든 나바테아인들이 건설한 또 다른 고대 도시)’와 독특한 사막의 자연 풍광을 갖추고 있다. 2019년 9월 사우디가 관광개방을 선언했을 때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다양한 호텔과 리조트들이 알울라에 계속 생기고 있다.

    이슬람 성지 메디나에 세워질 복합상업개발시설의 조감도. [아랍뉴스]

    이슬람 성지 메디나에 세워질 복합상업개발시설의 조감도. [아랍뉴스]

    사우디는 이슬람교의 3대 성지(메카, 메디나, 예루살렘) 중 하나인 ‘메디나’에도 2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상업, 엔터테인먼트, 의료 시설 등이 어우러진 복합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그동안 사우디는 비(非)무슬림의 메카와 메디나 방문을 철저히 금지해 왔다. 하지만 최근 메디나에 대해선 빗장을 풀었다.

    사우디의 한 교민은 “사우디가 최근 변화하고 있다는 건 확실히 느껴졌지만 메디나를 개방하고 동시에 대규모 상업시설까지 마련하기로 결정할 줄은 몰랐다”며 “한국인뿐 아니라 북미, 유럽 출신의 사우디 거주자들도 최근 메디나를 관광 1순위로 생각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알 바하, 아시르, 타이프 등 사우디가 향후 적극적인 개발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지역들 중 많은 곳이 서부에 위치하고 있다.

    아람코 덕분에 사우디 동부는 이미 개발돼

    사우디는 왜 서부 개발에 유독 관심을 가지는 것일까. 중동 외교관들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무함마드 왕세자의 시대가 개막되면서 서부 개발에 대한 본격적인 관심도 시작됐다고 입을 모은다.

    동부는 서부에 비해 많이 개발된 지역이다. 사우디 국영 에너지 기업인 아람코의 본사와 주요 연구개발(R&D), 생산시설이 동부에 대거 자리 잡고 있다. 서부는 비교적 낙후돼 있다는 게 서부 개발의 이유 중 하나다.

    사우디의 유전과 가스전은 대부분 동부에 위치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석유와 천연가스 관련 시설도 자연스럽게 동부에 자리 잡았다. 동부의 거점 도시인 다란(아람코 본사 소재지)과 담맘은 사실상 ‘아람코의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력과 담수화 관련 시설 역시 동부에 대거 세워졌다. 석유와 천연가스 시설들을 개발, 가동하기 위해서는 전력과 담수화 같은 기본적인 산업 인프라가 필요해서다. 김종도 고려대 중동이슬람센터장은 “그동안 사우디로서는 경제, 산업 측면에서 일단 동부를 우선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고 말했다.

    반면 사우디 서부는 제2의 도시이며 메카와 메디나 성지순례의 관문 격인 ‘지다(Jeddah)’ 외에는 ‘경제활동 중심지’가 없었다. 실제로 지다를 중심으로 메디나와 메카로 이어지는 고속철도를 빼고는 특별히 눈에 띄는 인프라가 없다.

    국내 거주 중인 한 사우디인은 “사우디 사람들 사이에서도 서부는 동부에 비해 낙후돼 있다는 이미지가 강하고 실제로 인프라도 부족한 편”이라며 “균형 개발과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 차원에서 서부에 관심을 가져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우디 서부는 동부나 중부보다 상대적으로 오아시스와 고원 지대가 많다. 그만큼 기후도 좀 더 온화하고, 자연경관이 뛰어나다. 관광 산업 측면의 성장 가능성이 두드러지는 지역이다. 사우디는 석유와 천연가스 부문을 제외하고는 제조업 기반이 없다시피 하다. 자연경관을 기반으로 한 관광 산업 키우기가 일자리 창출 등에서 더 효과적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명예교수(중동학)는 “무함마드 왕세자 입장에서는 자신이 실권을 장악한 뒤 성과를 보여주는 차원에서도 이미 아람코를 중심으로 개발이 대거 진행된 동부보다 개발할 거리가 많은 서부에 집중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주적’ 이란에서 멀어지려는 심산

    안보 측면에서 사우디 정부가 더욱 서부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사우디 동부의 경우 중동에서 지역 패권, 이슬람 종파(수니파, 시아파), 정치체제(왕정, 신정공화정)를 놓고 경쟁 중인 ‘주적’ 이란과 밀접해 있다. 걸프만(이란에서는 페르시아만, 아랍권에서는 아라비아만으로 호칭)이란 좁은 바다를 두고 이웃해 있는 두 나라는 국제사회에서 대표적인 라이벌로 꼽힌다.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는 시아파 국민들이 대부분 이란과 가까운 지역에 거주한다는 게 부담이다. 이들은 왕실과 정부의 ‘수니파 우선 정책’에 불만이 많다. 사우디 인구의 약 5~7%를 차지해 인구가 적은 편도 아니다. 불만이 많으니 이란의 선전전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 과거 이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인 전력도 있다.

    특히 동부가 국부 원천인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의 중심지라는 것을 생각하면 불안감은 더 커진다. 이란과 대규모 충돌이 발생한다면 지리적으로 가까운 동부 지역부터 공격에 전면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이란은 최근 사정거리 2000㎞ 수준의 장거리 미사일을 대거 개발했다. 공격용 무인기(드론)도 다량 보유 중이다. 사우디와 군사적 충돌이 발생한다면, 가까운 거리에 있는 사우디 동부 지역을 집중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역량이 충분한 것이다.

    이희수 교수는 “사우디에 동부의 석유와 천연가스 시설이 대거 파괴되는 것보다 더 두려운 건 이 지역의 전력과 담수화 시설이 공격당하는 것”이라며 “여름철에 물과 전기 공급이 중단되거나 크게 줄어든다는 건 사우디로서는 상상하기도 힘든 끔찍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란 견제 위해 이스라엘에 다가서

    사우디는 2019년 9월 이란의 동부 지역 타격이 얼마나 치명적인지를 경험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의 후티 반군(사우디는 예멘 정부군 지원)이 이란제로 추정되는 미사일과 드론으로 아람코의 아브까이끄 원유 탈황·정제 시설을 공격했기 때문이다. 이 공격으로 사우디의 일일 석유 생산량은 한때 정상 수준의 절반 정도로 떨어졌다.

    당시 사우디에선 소규모 공격이었는데도 석유 생산에 큰 차질이 빚어진 것에 놀랐다. 현지인들 사이에선 “만약 여름에 담수화 플랜트와 전력 시설이 공격당했다면 공포감이 더욱 커졌을 것”이란 이야기도 나왔다.

    우방국이 가깝다는 것도 서부 개발에 사우디가 팔을 걷어붙인 이유다. 메디나에서 홍해를 건너면 아랍권 국가 중에서도 정치·경제적으로 가장 가까운 나라 중 하나인 이집트가 나온다. 이란 견제를 위해 최근 수년간 빠르게 가까워지고 있는 이스라엘도 타북과 가깝다.

    이스라엘과 관계 개선은 무함마드 왕세자가 전면에 등장한 이후 나타난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다. 공식적으로 외교 관계를 맺은 건 아니지만 무함마드 왕세자는 이스라엘과의 공존을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확실한 ‘친(親)팔레스타인’ 행보를 보였던 이전 사우디 국왕들과는 달리 ‘현실론’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2018년 4월 미국 매체인 ‘더 애틀랜틱’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도 자국 영토에 대한 권리를 가지고 있다” “이스라엘과 많은 이익을 공유하고 있다” 등의 발언을 해 아랍권에서 큰 논란이 일었다. 같은 달 말에 열린 아랍연맹 정상회담 때 무함마드 왕세자의 아버지인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국왕이 “팔레스타인 문제는 최우선 과제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라고 밝히며 논란을 진화하는 작업에 나섰다.

    이집트 인력 확보도 용이

    2020년 9월 걸프 지역 아랍 산유국 중 사우디와 가장 가까운 나라로 꼽히는 아랍에미리트(UAE)와 바레인이 이스라엘과 정식 수교하는 이른바 ‘아브라함 협정’이 체결됐다. 중동 외교가에선 사우디의 동의 아래 두 나라가 이스라엘과 손을 잡았다고 본다. 두 나라 모두 사우디가 중심이 돼 결성한 정치·경제 연합체인 걸프협력회의(GCC)의 회원국이다. 특히 바레인은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량이 적고, 왕실은 수니파이지만 국민 다수는 시아파다. 구조적으로 사회 불안 요인이 많은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바레인은 사우디에 대한 안보 의존도도 높다.

    2010년 12월 튀니지에서 시작된 아랍권의 민주화 운동인 ‘아랍의 봄’이 중동 전역으로 퍼졌다. 바레인에서도 대규모 시위가 발생했다. 바레인 정부는 사우디의 도움을 받아 시위를 진압했다. 중동 외교가 관계자는 “바레인이 이스라엘과의 수교 같은 획기적인 일을 자체적으로 결정하기는 힘들다. 사우디의 확실한 동의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사우디도 이스라엘과의 수교를 포함해 협력 수준을 높여 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사우디는 이스라엘과 관계 개선, 나아가 수교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군사 교류, 협력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아이언돔’으로 잘 알려진 이스라엘의 미사일 방어 체제 기술을 도입하는 데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기 위한 목적이다. 이 외에도 이스라엘과 다양한 군사 협력을 추진하려면 지리적으로 가까운 서부 지역을 개발하는 게 유리하다.

    이집트는 인구 1억 명이 넘는 아랍권의 ‘인구 대국’이다. 사우디에는 오래전부터 이집트인이 많이 거주한다. 이집트는 석유와 천연가스의 매장량이 비교적 적다. 중동 산유국에 비해 경제적으로 어렵다보니 ‘돈 많은’ 이웃 국가인 사우디로 일종의 ‘취업 이민(다만 산유국들은 시민권이나 영주권을 주는 경우는 드물다)’을 온 경우다.

    사우디에는 200만 명이 넘는 이집트인이 살고 있다. 이들의 직업은 의사와 엔지니어 같은 전문직부터 교사, 공공기관과 기업의 중간관리자, 기업의 일반 근로자까지 다양하다. 대규모 인프라 건설과 관리에 필요한 인력을 이집트로부터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것도 사우디 서부 지역의 장점이다.

    또 네옴 프로젝트 내 첨단 산업단지로 바다 위에 떠 있는 옥사곤에서 생산되는 기술과 제품을 해외로 수출하는 데도 수에즈 운하를 보유하고 있고 아라비아 반도, 북아프리카, 지중해를 잇는 지역에 위치한 이집트는 활용 가치가 높다.

    사우디 정부가 가장 큰 리스크

    이권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세계지역연구센터 소장은 “이집트가 서부에서 가깝다는 것만으로도 사우디 서부 개발에 큰 이점”이라며 “이스라엘과 이집트도 사우디의 서부 개발로 인한 다양한 반사 이익을 누리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사우디의 서부 개발을 둘러싸고 비관론도 제기된다. 특히 사우디 정부의 정책에 대한 예측 가능성 부족이 대표적이다. 장기적인 개발 작업 및 대규모 투자 유치가 필요한 서부 개발 사업 중 정부의 방향이 바뀌면 낭패다. 당장, 네옴 프로젝트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더 라인 같은 경우 서울과 대전 간 거리보다도 긴 건물이다. ‘굳이 무리해서 건물을 세울 필요가 있느냐’ ‘최첨단 기술을 동원한다고 해도 더 라인 같은 건물을 세우는 게 가능하겠냐’ 등의 비판이 나온다. 바꿔 말하면, 갑작스럽게 주요 개발 프로젝트의 추진 시기와 방향 등이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권형 소장은 “사우디 진출에서 제일 큰 리스크가 예측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라며 “사우디 서부 개발은 워낙 파격적이고 규모도 큰 사업이라 글로벌 기업들이 관심을 가지면서도 우려 역시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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