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반은 자그마한 밥상을 일컫는다. 좌식생활에 익숙한 한국인에 맞게 낮으면서 사랑채와 안채, 행랑채 등 생활공간으로 운반하기 쉽도록 제작됐다. 쟁반 및 식탁을 겸하는 소반은 지역에 따라 통영식, 나주식, 해주식 등으로 나뉜다. 또 상판 모양에 따라 사각반, 팔각반, 십이각반, 원반, 다리 모양에 따라 호족반과 구족반으로 나뉜다. 이외에도 판각에 구멍이 뚫린 풍혈반, 꽃모양 장식을 넣은 화형반 등 다양한 형태로 제작됐다. 명칭만큼 여러 가지 쓰임새를 가진 도구로서 우리네 삶에 가까이 있었다는 증거다. 어머니가 정화수를 떠놓고 자식을 위해 기도할 때 쟁반으로, 온 가족이 오밀조밀 모여 식사하는 밥상으로, 밤늦게 입시공부를 하던 책상으로 함께 한 소반은 소박하고 실용적인 한국인의 생활양식 단면을 보여준다.
화형일주반.
통영반
경남 통영은 통영반이 발달했다. 통영반은 임진왜란 이후 설치된 13공방에서 만들어져 군수품으로 쓰였다. 광채가 나는 자개를 잘게 쪼개 붙인 문양이 화려하다.
통영반 천판(상판)과 변죽(테두리)을 통판 한 개로 제작해 내구성이 강해 현대까지 사용되고 있다. 문양이 화려하다.
나주반
전남 나주는 예부터 국제 무역항이 있어 교역이 성행했다. 고려·조선시대 문화 중심지로 공예품이 발달했다. 특히 목공품이 유명하다. 나주반은 잡다한 장식을 배제하고 나뭇결이 드러나는 생옻칠만으로 자연미를 살린 것이 특징이다.
해주반
황해도 해주반은 고려시대 불교의 영향으로 연꽃, 모란, 만자(卍字) 문양 등 화려한 장식이 돋보인다(위). 두꺼운 널판을 각재(脚材)로 쓴다. 여기에 구멍을 뚫고 투각장식을 한다. 외형은 아름답지만 다른 소반에 비해 튼튼하지 못하다는 결점이 있다.
화형반(花形盤)
천판이 꽃모양으로 제작된 원형 소반.
사각반
판 모양이 사각형이다. 집기를 올려놓거나 책상으로 사용했다. 책상 모양을 닮아 책상반이라고도 한다.
강원도 원반
통목을 그대로 사용했다. 제사나 돌상 등에 썼다. 쓰임새에 따라 천판을 지지하는 다리 높이가 다르게 제작됐다.
십이각반
소반의 대표적 형태로 원형에 가깝다. 소반 다리에 장식을 넣어 아름다움을 더했다.
호족반(虎足盤)
다리 모양이 S자로 호랑이 다리를 닮았다. 가장 보편적·대중적 모양이다.
원형일주반
가장 단순한 것이 가장 아름답다. 소반은 한국인의 소박한 미니멀리즘을 투영한다.
풍혈반(風穴盤)
판각의 다리에 커다란 투각(구멍장식)을 했다. 외부 행사 때 음식을 나르거나 서류를 숨기는 용도로도 쓰였다.
전시장 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