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특이점은 ‘의료 선진국 대한민국’을 탄생시켰으나 ‘재정 위기’를 담보 잡혔다. 7%가 넘는 보험료율에도 의료보험은 만성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고령화로 인한 지출 급증, 혼합진료 등에 따른 누수 요인이 더해지면서 올해부터는 연 10조 원이 넘는 국고 지원에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1월 2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정부가 건강보험 지원을 위해 편성한 예산은 13조7000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12조4000억 원)에 비해 10.4% 증가한 수치다. 이는 정부 전체 총지출 증가율(2.8%)의 4배에 육박하는 규모다. 그럼에도 올해 1조4000억 원 적자를 시작으로 2028년이면 25조 원 규모 적립금이 모두 고갈된다. 2032년엔 적자만 20조 원에 달하게 된다. 이때 정부 지원금(23조 원)을 포함하면 건보 적자를 메우는 데 들어가는 세금만 43조 원 수준이다. ‘의료 개혁’은 이제 선택이 아닌 의무로 다가오고 있다. 낡은 한국 보건의료체계에 새 길이 필요한 이유다.
5월 31일 윤석준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가 ‘의료개혁 제4의 길’을 출간했다. [범문에듀케이션]
이 책은 윤석준 교수가 고려대 보건대학원장에 취임한 2019년부터 보건의료정책 전문가로 활동하며 기고한 칼럼과 연구자료를 집대성했다. 저자가 보건의료정책 최전선에서 직접 참여하고 관찰한 다양한 보건정책 이슈를 다루고, 복잡한 대한민국 보건의료제도 현황과 개선 방향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책은 크게 일곱 개의 범주(건강보험, 정신건강, 의료산업, 한국인의 건강수명, 의료인력, 기타 보건정책, 대학 사회)로 구성됐다. 대한민국 의료체계의 구조적 문제점을 진단하고 효율적이고 형평성 있는 의료 개혁 방안을 모색했다. 또 보건대학원장으로서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의 역할과 학생들에 대한 당부의 글도 함께 담겼다.
윤석준 교수는 “한국 보건의료제도에 대한 이해를 돕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책을 출간했다”며 “보건의료정책의 최전선에 있는 학자이자 교육자로서, 다양한 주제를 포괄적으로 다뤄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보건의료정책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현준 기자
mrfair30@donga.com
대학에서 보건학과 영문학을 전공하고 2020년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했습니다. 여성동아를 거쳐 신동아로 왔습니다. 정치, 사회, 경제 전반에 걸쳐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관심이 많습니다. 설령 많은 사람이 읽지 않더라도 누군가에겐 가치 있는 기사를 쓰길 원합니다. 펜의 무게가 주는 책임감을 잊지 않고 옳은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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