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1월호

내 손안의 영어를 위한 전략

  • 저자 이윤재 / 편집기획·진행 구미화 || 일러스트 이우정

    입력2006-11-16 10: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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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외래어는 원음에 가깝게 읽고 써라

    내 손안의 영어를 위한 전략
    영어 단어 1000개 중 순수영어는 83%이고, 프랑스어에서 유래한 것이 11%, 그리고 나머지는 라틴어 등에 기원을 두고 있다. 우리말에도 외래어가 상당수이며, 외국어임에도 외래어처럼 쓰이는 표현도 많다.

    ‘우리는 사고방식이 같다’의 영어표현은 We speak the same language이고, ‘당신은 나하고 말이 통하는군’은 영어로 You’re talking my language다.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우리나라에선 이런 의미로 ‘코드가 맞다’는 말을 쓴다. code는 라틴어 codex(고전의 사본)에서 온 말로 암호라는 의미를 지닌다. 코드가 맞으면 아군이고, 다르면 적이다.

    사실 code는 [코드]가 아니라 [코우드]이다. ‘코드’라고 표기할 수 있는 영어 단어는 chord(화음)와 cord(가는 끈, 전기선)이다. 물론 이 ‘코드(code)’를 cord로 이해해도 무리 없이 뜻이 통할 때도 간혹 있다. 연세대 유석춘 교수가 인터넷 사이트에 올려놓은 ‘밥통’ 이야기가 그렇다.

    “노 대통령은 참여정부 출범 후 새로 산 전기밥통의 성능을 코드(code) 맞는 사람들과 함께 시험해보기로 했다. 그런데 220V에 꽂아야 할 코드(cord)를 110V 코드(cord)에 꽂아 밥통이 순식간에 타버렸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혼란을 막기 위해서는 외래어를 원음에 가깝게 표기하고, 발음해야 한다. 다만 주의할 점이 몇 가지 있다.

    첫째, 영어 발음이 철자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philosophy(철학)에서 ph는 [f]로 발음된다. 다른 모든 단어에서 ph는 [f]로 발음되는데, 예외가 하나 있다. shepherd(양치기)는 sheep(양)과 herd(목동)의 합성어이기 때문에 ph가 [p]로 발음된다.

    둘째, 국어와 영어의 발음체계가 다르다. 우리말은 단어에 장단은 있지만 강약과 억양이 없는 평조(平調)다. 이를테면 장고(杖鼓)의 ‘장’은 단음이고, 장고(長考)의 ‘장’은 장음이다. 반면 영어는 고저와 장단을 복합시켜 ‘출렁대며’ 발음해야 한다. 미국사람에게 ‘사람’을 발음하라고 하면 십중팔구 [쎄럼]아니면 [써람]이라고 한다. ‘쎄’는 강하게 발음하고, ‘럼’은 약하게 흘려보낸다. 아니면 ‘써’는 약하게 발음하고, ‘람’은 강하고 분명하게 발음한다. 마찬가지로 ‘동대문’을 발음하라고 하면 [통대문] 아니면 [동태문]이라고 한다. 우리말엔 강약이 없는데도 영어식으로 강세를 두어 읽기 때문이다. ‘찰떡’은 제대로 발음하지 못한다. 하버드대 출신의 미국인 현각 스님은 한국말로 농담도 곧잘 하지만 자신이 입고 있는 장삼(長衫)을 [창삼]이라고 발음한다.

    셋째, 종성(받침) 발음이 잘 안 되는 일본인은 quickly(빠르게)를 [퀵리]가 아니라 [퀴크리]로, eight은 [에잇]이 아니라 [에이트]로 발음한다. That is a book[댓 이저 북]은 [대트 이즈 어 부크]라고 한다. 일본식 영어 발음이 아직까지 우리에게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

    우리말을 영어로 표기하는 데에도 문제점이 발견된다. 2000년 7월 문화관광부가 개정한 현행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은 영어를 기준으로 하지 않고 일본식 로마자 표기법을 따라 현실과 동떨어진 결과를 낳고 있다. 문화관광부 표기법대로 강, 방, 순, 손을 Gang, Bang, Sun, Son으로 표기하면 원어민은 [갱][뱅][선][선]으로 발음한다.

    (2) Let’s Break Broken English!

    우리는 일상에서 ‘Made in Korea’ 조립영어를 자주 접한다. 이런 말이 영어권 사람들에게 통하지 않는 건 당연하다. 한국에서 제조된 Broken English와 현지에서 사용되는 ‘정품 영어’를 함께 살펴보자.

    One shot!

    우리는 술자리에서 흔히 “원샷(one shot)”을 외친다. ‘건배(乾杯)’를 대신해 잔에 담긴 술을 한 번에 다 마시자는 의미로 사용하는데, 정작 영어권 사람들은 이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

    shot은 동사 shoot(총·활·화살 등을 쏘다)의 명사형으로 ‘one shot’은 이런 경우에 쓴다.

    A player gets only one shot per hole. (선수는 홀마다 샷을 한 번만 칠 수 있다.)

    또한 영화를 1회만 상영할 때나 인물 한 사람의 확대 사진, 1회로 끝나는 거래, 한 번의 섹스를 허락하는 여자 등을 가리킬 때 one shot이라고 한다. 방송에서는 ‘화면에 한 사람만 등장하는 것’ ‘1회 방송용 프로그램’을 one shot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원샷’을 대체할 올바른 영어는 무엇인가? Bottoms up, ‘바닥을 위로(하여 술이 남아 있지 않도록)’이다. 여럿이 마시므로 반드시 복수형 bottoms를 사용해야 한다.

    A: This has been a great trip. (정말 멋진 여행이었어요.)

    B: Ah, here are our drinks. (자 한잔 마시죠.)

    A: Let’s make a toast! To many happy memories. (건배! 많은 추억을 위하여.)

    B: I’ll drink to that! Bottoms up! (네, 마시죠. 원샷!)

    같은 의미로 Knock back이란 표현도 있다. ‘한 번에 다 마시다’라는 의미로 Drink it all at once도 무난하게 쓰인다.

    또 다른 표현으로 slam it이 있다. 다음 대화를 보자.

    A: Close the door. (문 닫으렴.)

    B: Okay. Mom! (알겠어요. 엄마!)

    A: I said close the door not slam it. (엄마는 문을 닫아달랬지 쾅 닫으라고 하진 않았는데.)

    B: Sorry. I didn’t mean to slam the door. (죄송해요, 일부러 쾅 닫으려고 한 건 아니었어요.)

    위 대화에서 보듯, slam은 본래 ‘문을 쾅 닫다’란 의미다. 그런데 slam it이 술자리에서 쓰이면 ‘입안으로 술을 확 쏟아 부어라’라는 뜻이 된다. 하지만 가까운 친구 사이에서만 써야 하는 표현이다.

    ‘원샷’과 더불어 자주 쓰이는 또 하나의 표현이 ‘위하여’다. 목적어가 생략된 전치사이다. 불특정한 다수와 여러 가지를 위한다는 말이다. 여기에 해당하는 영어가 Cheers이다. 구체적으로 특정인을 지목해 ‘건강하시기를 축원합니다’라고 표현하는 거라면 ‘Here’s to you!’나 ‘Here’s to your health!’, ‘Here’s a health to you!’가 적당하다.

    Back Mirror, Back Number

    자동차의 ‘백미러’는 한국에서만 통용되는 용어다. 정확한 표현은 리어뷰미러(rear-view mirror). 자동차 양옆에 달린 거울은 사이드뷰미러(side-view mirror), 영국에선 윙미러(wing mirror)라고도 한다.

    운동선수 등번호를 백넘버(back number)라고 하는데, Back Number의 실제 의미는 ‘잡지 과월호(過月號)’나 ‘시대에 뒤진 사람 혹은 물건’이다. He is a back number and good-for-nothing. (저 친구, 이젠 고물이라 쓸모가 없어.) 그러니 ‘back number 32’ 하면 ‘고물 32’가 되고 만다. 그냥 number라고 하든지 uniform number 혹은 jersey number라고 해야 뜻이 통한다. 여기서 jersey란 ‘운동선수들이 입는 신축성 있는 셔츠’를 가리킨다.

    A: Who just scored that goal? What’s his uniform number? (지금 막 골을 넣은 사람이 누구죠? 그 선수 등번호가 몇 번이에요?)

    B: Thirty-two. (32번이요.)

    Salary man

    흔히 월급쟁이를 샐러리맨(salary man)이라고 한다. 하지만 만약 ‘그녀는 근면한 봉급생활자이다’를 She’s a hardworking salary man이라고 옮기면 잘못된 부분이 두 군데나 된다. 첫째, 영어에는 salary man이라는 말이 없다. salaried man이 맞다. 둘째, 주어가 여자인데 man이라고 쓰는 건 잘못됐다. business woman이나 business person이라고 해야 한다.

    Morning Call

    국내에 나와 있는 대부분의 영한사전은 ‘morning call’을 ‘호텔 등에서 전화로 손님을 깨워주는 전화’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모닝콜’은 한국과 일본에서만 통할 뿐, 영어권에선 사용하지 않는 말이다. 쉽게, 호텔에는 세계 각지의 사람들이 모이는 만큼 jet lag(시차에 의한 피로)로 인해 오후에 깨워달라고 부탁할 수도 있는데, ‘모닝콜’이라고 하면 어색하지 않은가.

    따라서 Please give me a morning call at 8 am이라고 하면 어색하고, Please give me a wake-up call at 8 am이라고 해야 뜻이 통한다.

    단순히 전화를 걸어달라고 부탁할 때는 이런 표현들이 가능하다. Please call me (up) this morning. Please ring me up this morning. Please give me a call this morning. Pleases give me a ring this morning. Please phone me this morning.

    Solo

    ‘독신’ 또는 ‘미혼 상태’를 흔히 ‘솔로(solo)’라고 하는데, solo는 알다시피 ‘혼자 노래를 부르는 것’ 즉 ‘독창’을 의미한다. solo 대신에 single이나 unmarried를 쓰면 무리가 없다. I’m single. (저는 혼자예요.) 명사형으로는 spinster(미혼여성)와 bachelor(미혼남성)가 있다.

    언제까지나 독신으로 살겠다는 의지가 강한 사람은 confirmed bachelor라고 하고 종교적인 이유로 독신을 고집하는 사람은 celibate라고 한다. 참고로 상대가 누구인지 모르고 나가는 맞선은 미팅(meeting)이 아니라 블라인드 데이트(blind date)라고 한다.

    And yet / the same revolutionary beliefs / for which our forbears fought / are still at issue around the globe / - the belief that the rights of man / come not from the generosity of the state / but from the hand of God. (하지만 우리의 조상들이 투쟁목표로 삼았던 혁명적 신념, 즉 인간의 권리는 국가의 관용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신의 손에서 나온다는 그 믿음은 세계적으로 여전히 쟁점으로 남아 있습니다.)

    (10) 번역은 공학, 아는 단어도 다시 따져봐라

    Art is long and life is short

    Art is lasting, time is fleeting은 ‘예술은 길고 세월은 짧다’는 의미다. 롱펠로(Longfellow)는 ‘psalm of life’에서 ‘Art is long, and time is fleeting(예술은 길고 세월은 짧다)고 했다.

    Art is long, and time is fleeting,
    And our hearts, though stout and brave,
    Still, like muffled drums, are beating
    Funeral marches to the grave.

    예술은 길고 세월은 빨리 간다.
    우리의 심장은 튼튼하고 용감하나,
    싸맨 북소리처럼 둔탁하게
    무덤 향한 장송곡을 울리고 있나니.


    Art is long, life is short라는 말도 있다.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Hippocrates)가 이 말을 했다고 하면 얼른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 말은 그가 희랍어로 말한 것을 라틴어 ‘Ars longa, vita brevis’로 옮겼다가, 다시 영어로 번역한 것이다. art는 예술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광범위한 의미의 ‘술(術)’을 가리킨다. 어떤 것을 만들거나 행하는 훌륭한 솜씨(fine skill in the making or doing of anything)를 뜻한다. the healing art는 의술, the art of war는 전술, the art of building은 건축술, the art of self-defense는 호신술, the art of loving은 사랑하는 기법을 뜻한다.

    영국 작가 새뮤얼 버틀러(Samuel Butler)의 ‘Notebooks’에 나오는 ‘Life is the art of drawing sufficient conclusions from insufficient premises’를 우리말로 옮기면 ‘인생이란 불충분한 전제(前提)로부터 충분한 결론을 이끌어내는 기술이다’가 된다.

    히포크라테스가 철학자들과 의견을 교환했다는 기록은 있지만, 예술에 조예가 깊었다는 기록은 어디에도 없다. 그런 점에서 그가 말한 Art is long, life is short에서 art는 좁게는 ‘의술’이고, 넓게는 학문·사업·예술을 포함한 ‘광범위한 의미의 술(術)’로 옮겨야 타당하다. art를 ‘의술’로 옮긴다면 ‘life’ 또한 ‘생명’으로 옮겨야 앞뒤 문맥이 맞다. 따라서 적어도 히포크라테스가 한 말이라고 전제될 때는 ‘Art is long and life is short’는 ‘의술은 길고 생명은 짧다’ 또는 ‘생(生)은 짧고, 술(術)은 길다’가 되어야 한다.

    The best things in life are free

    The best things in life are free는 ‘인생에서 최고의 것은 자유로움이다’가 아니라 ‘인생에서 최고의 것은 돈이 들지 않는다’는 의미다. 돈과 관계없는 것 중에 소박한 기쁨이 있다는 뜻이다. Freedom is not free는 ‘자유란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란 말이다. free는 ‘무료의, 면세의’란 뜻으로 carefree는 걱정 없는, trouble-free는 고장 없는, fat-free는 지방 없는, free imports는 면세 수입품이다. Russia, South Korea Reaffirm Calls for Nuclear-free Korean Peninsula는 ‘한국과 러시아, 한반도 비핵화 노력 재확인’이란 말이다.

    an easy man to talk to

    2003년 5월, 한미정상회담에서 부시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I have found the President to be an easy man to talk to라고 말했다. 통역은 이를 ‘나는 노 대통령이 매우 이야기하기 쉬운 상대라는 것을 느꼈다’고 번역했다. 이 말이 매스컴을 타자 많은 사람이 ‘우리 대통령이 만만한 상대란 말이냐?’며 발끈했다.

    Webster 사전에 의하면 easy가 사물에 쓰일 때는 causing or involving little difficulty or discomfort(어려움이나 곤란을 유발하거나 수반하지 않은)라는 의미다. 한마디로 ‘쉬운’이다. 그래서 ‘easy problem’을 ‘쉬운 문제’라고 한다. 한편 easy가 사람 앞에 쓰이면 calm, smooth, and without restraint, formality or harshness(침착하고, 부드럽고, 거리낌이 없고,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거슬리지 않는)란 의미다. 우리말로는 ‘넉넉한’이란 형용사가 가장 어울릴 것 같다.

    영어의 Take it easy(매사를 대범하게 생각하라), Be easy(마음의 여유를 가져라)를 보면 더욱 그렇다. 윈스턴 처칠도 수년간 함께 일했던 사람들에 대해 easy and familiar manners of men(넉넉하고 격의 없는 사람들)이란 표현을 쓴 바 있다. 한미정상회담 당시 청와대측에서 easy man to talk to를 자기들이 즐겨 쓰는 ‘코드가 맞는 사람’ 또는 ‘말이 통하는 사람’으로 번역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지금도 남는다.

    주의할 것은 easy가 여자를 형용할 때 쓰이면 ‘쉽게 요구에 응하는’이란 의미로 변질된다는 점이다. ‘바람기가 있는 여자’를 영어로 a woman of easy virtue라고 한다. 여기에서 easy는 loose(품행이 헐렁한)의 동의어다.

    trust in · believe in

    미국 지폐를 보면 IN GOD WE TRUST라고 씌어 있다. WE TRUST IN GOD에서 IN GOD를 도치한 것이다. 이 말은 We trust ourselves in God(우리는 우리 자신을 신에게 맡긴다)에서 재귀목적어 ourselves가 생략된 말이다.

    언젠가 KBS의 기획 프로그램에서 미국의 사법제도에 대해 보도한 적이 있다. 그때 해설을 맡은 PD가 미국 어느 법원 건물 정면에 새겨진 We believe in God라는 글귀를 소개하면서 ‘우리는 신(神) 속에서 믿는다’라고 번역했다. 이것은 지나치게 글자 그대로 번역한 것이다. 이 문장에서 believe는 trust와 같은 ‘자신을 맡긴다’는 의미다. 따라서 이 문장은 ‘우리는 재판을 받는 데 있어서 우리 자신을 신에게 맡긴다’ 또는 ‘우리는 신의 공명정대함을 믿는다’는 의미로 이해해야 한다.

    The phenomenon of the emergence of scores of presidential candidates each election is explained as a belief in the American dream that anybody can be President. (선거 때마다 수십 명의 후보가 등장하는 현상은 누구나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믿음으로 설명된다.) 유머작가 Dr. Jim Boren의 말이다.

    I’m a great believer in luck, and I find the harder I work, the more I have of it. (나는 행운을 믿는 사람으로서, 더 열심히 일하면 더 많은 행운이 따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의 제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Thomas Jefferson)의 말이다.

    전 미국 국무장관 파월(Colin Luther Powell)은 이렇게 말했다. My Blackness has been a source of pride, strength, acd insporation, and so has my being an American. I started out believing in an America where anyone, given equal opportunity, can succeed through hard and faith. I still believe in that America. (내가 검다는 것은 긍지이자 힘이자 영강의 원천이었다. 내가 미국인이라는 것 또한 그러하였다. 나는 미국이라는 나라에서는 누구나 동동한 기회를 부여받았기에 신념을 갖고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믿으며 삶을 시작했다. 나는 여전히 미국이 그렇다고 믿는다.)

    감기에 걸려 아스피린을 먹으면서 I believe in Aspirin이라고 말하면 ‘나는 아스피린의 ‘약효’를 믿는다’는 의미다. Players must believe in themselves if they are to win은 ‘경기에 이기려면 선수는 자신의 능력을 믿어야 한다’는 뜻이다. There is all the difference between believing someone and believing in him은 ‘누군가의 말을 믿는다는 것과 그 사람의 인격(또는 능력)을 인정한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라는 의미다.

    ‘비틀스’의 노래 ‘Yesterday’ 가사 중 ‘Yesterday all my troubles seemed so far away. Now it looks as though they’re here to stay. Oh I believe in yesterday’는 ‘어제는 내 모든 근심 걱정이 사라진 것 같았어. 지금은 내 모든 근심 걱정이 여기에 와 머무르는 듯하네. 오, 어제가 좋아’라고 번역된다. trust in이나 believe in은 마치 주변의 빛깔에 따라 몸빛을 바꾸는 카멜레온 같다.

    false blooms blighted

    훌륭한 번역은 source language(번역되기 전의 원문 언어)와 target language(번역의 대상이 되는 언어)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다. 그렇게 하려면 2개 언어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 특히 영시(英詩) 번역은 작가의 정신세계와 교류해야 한다. 따라서 단어 하나하나가 아킬레스 건(Achilles’ tendon)이다. 화가는 색을, 음악가는 음을, 시인은 언어를 매개(medium)로 한다.

    시인은 산문작가처럼 그것을 일일이 설명하지 않고 상징적 표현으로 독자에게 전달하기 때문에 단어 하나하나에 의미가 응축(concentration)될 수밖에 없다. 2004년 12월20일자 ‘조선일보’ ‘장영희의 영미시 산책’에 실린 글로리아 밴더빌트(Gloria Vanderbilt)의 시 ‘Love Quietly Comes’의 첫째 연을 보자.

    Love quietly comes
    Long in time
    After solitary Summers
    And false blooms blighted


    장영희 교수(서강대)는 이를 우리말로 이렇게 옮겼다.

    사랑은 조용히 오는 것

    외로운 여름과

    거짓 꽃이 시들고 나서도

    기나긴 세월이 흐를 때

    필자의 번역은 이렇다.

    사랑은 조용히 오는 것

    고요한 여름이 지나고

    꽃들이 일시 피었다가 시들고 나서

    기나긴 세월을 거쳐

    이 시는 천천히 그리고 조금씩 커가는 사랑을 자연에 비유해 표현하고 있다. 따라서 번역은 자연과 사랑의 유사점을 보여주려는 시인의 의도와 감정을 선명하게 담아내야 한다.

    이 시는 계절이라는 시간적 자연현상과 농촌이라는 공간적 자연현상을 사랑에 비유하고 있다. 셋째 행(verse) solitary summers를 ‘외로운 여름’으로 옮긴 것과, 넷째 행의 false blooms blighted를 ‘거짓 꽃이 시들고 나서도’라고 옮긴 것에 아쉬움이 남는다. 이는 각각 ‘고요한 여름’과 ‘꽃들이 일시 피었다가 시들고 나서’로 바꾸는 게 좋을 듯하다. false에는 ‘not permanent(일시적인)’란 의미가 있어 false supports for a bridge는 ‘임시 교각(橋脚)’을 뜻한다.

    시인은 섬세한 감수성으로 자기 주변의 자연과 - 길섶에 피어난 작은 한 송이 꽃에 이르기까지 - 인간 내면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변화를 상세히 비교 관찰했다. 그 산물인 사랑에 대한 섬세한 묘사를 잘못된 번역으로 손상시킨다면 안타까운 일이다. 번역자는 최고도의 식별력으로 어휘를 골라 쓰는 데 시인 못지않게 신중해야 한다. 다리의 교대(橋臺)와 교각(橋脚)을 설계하려면 강물의 유속(流速)과 상판(上板)의 자중(自重), 그리고 차량의 속도와 하중(荷重)의 관계 등을 정확히 예측해야 한다. 번역 역시 원문이 말하고자 하는 의미의 무게와 부피를 정확히 헤아리고, 그 의미를 담고 있는 포장까지 정확히 살려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번역은 공학(Engineering)에 가깝다. 잘못 설계되었거나 잘못 시공(施工)된 교량이 무너지는 것처럼 잘못 번역된 글은 독자에게 전혀 다른 뜻을 전달해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11) 정확한 영어 구사의 원천은 탄탄한 문법

    우리나라 영어교육의 현장에서는 구어체 영어와 발음 교정이 영어정복의 왕도인 양 야단법석을 떨고 있다. 그러나 발음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확한 말이다. 정확한 말은 정확한 문법에 의하여 적절한 어휘가 씨줄과 날줄처럼 잘 직조(織造)되어야 가능하다.

    독일 태생으로 미국 국무장관을 지낸 헨리 키신저 박사와 가나(Ghana) 출신의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의 영어 발음은 듣기에 별로 좋지 않다. 그러나 그들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영어권 사람은 없다. 문법이 정확하기 때문이다. 지난날 우리 영어교육의 문제점은 영어 말하기에 소홀했던 것이지 문법에 치중했던 것이 아니다.

    초등학교 6년은 영어를 말하기 중심으로 ‘배우기(Learning)’하고 중학교부터는 영어공부의 중심축을 문법과 독해 위주의 ‘공부하기(Studying)’로 점차 옮겨가야 한다.

    토익이나 토플 시험 점수가 필요하지 않은 학생들도 영어 실력을 향상시킬 목적으로 토익이나 토플을 공부하는 경우가 많다. 몸의 살을 빼기 위해서는 열심히 운동을 해야지 아무리 저울에 올라가봐야 몸무게는 줄지 않는다. 이 시험들은 토익·토플의 완성도를 저울에 달아보고 확인하는 장치일 뿐 영어실력 향상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시험문제를 통해 영어를 학습한다는 것은 바다에 쟁기질하는 것만큼이나 헛된 일이다. 뿌리깊은 문법적 기초가 정확한 영어 구사 능력의 원천이다. ‘문법(Grammar)’이란 원래 그리스어로 ‘문자를 쓰는 기술’이란 말이다. 결국 글이나 말은 문법(Grammar)과 어휘(Vocabulary)의 조합임을 명심해야 한다. 문법은 문장 구성 능력(영작)과 문장 분석 능력(독해)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이다.

    문법은 여행자에게는 지도와 같고, 건축가에게는 설계도와 같고, 항해사에게는 나침반과 같다. 글이라는 건물을 올리려면 어휘라는 자재와 그 자재를 합리적으로 쌓는 데 필요한 설계도, 즉 문법이 있어야 한다. 문법을 알면 문장의 짜임새를 알 수 있다. 미로처럼 보이는 복잡한 문장도 문법을 제대로 알면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처럼 훤히 보인다. 나무가 크고 높을수록 그 뿌리가 크고 깊다. 마찬가지로 건물이 지상 높이 올라갈수록 지하도 깊어져야 한다.

    문법은 언어의 체계이고 규칙이다. 문법이란 실제로 사용되는 언어를 연구 분석하여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규칙을 찾아내고 그 체계를 정리한 것이다. 한국인은 한국어 문법을 잘 몰라도 한국말 잘하고, 영어 문법은 원어민보다 영어를 배우는 외국인이 더 잘한다는 이야기를 흔히 하지만, 그것은 피상적인 관찰에서 비롯된 것일 뿐 실상은 그렇지 않다. 사람들은 대부분 유년시절에 자신도 모르게 자연적으로 언어 체계를 익히기 때문에 마치 자신이 모국어의 문법과 구조를 모르는 채 말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영어실력 향상을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문법 학습이 선행되어야 한다. 문법의 원리는 발음에도 적용된다. You may go there, if you want to에서는 want to가 [wntu:(원투-)]로 발음되지만 I want to go there에서는 want to가 [wn(워너)]로 발음된다. 전자의 want to는 대동사(代動詞)로서 to go there를 대표해서 발음하기 때문에 각각을 분명하게 발음해야 한다. 이와 같이 발음의 기본원리 또한 문법에서 비롯된 것이 많다.

    (12) There is no royal road in English

    ‘백유경(百喩經)’은 희극적인 설화와 비유를 집대성해 민중이 불교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우화로 풀어 설명하고 있다. 이 ‘백유경’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어느 돈 많은 자가 절에 있는 3층 누각에 올라가 보고는 자신도 그런 누각에 살고 싶어 목수에게 누각을 짓게 했다. 한 달 후에 가보니 1층을 짓고 있는 중이었다. 이에 그 자는 화를 내며 “내가 지으라는 것은 1층집이 아니라 3층집이야 3층!”이라며 호통을 쳤다. 터를 닦고, 1층, 2층을 지어야 3층집을 지을 수 있는데, 결과에 집착해 과정을 묵살하는 인생을 우화로 보여준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프톨레마이오스 1세는 기원전 3세기경 희랍의 알렉산드리아(Alexandria) 시대에 살았던 유명한 왕이다. 이 왕에게 학문을 지도한 가정교사가 그 유명한 기하학자 유클리드다. 그런데 성질 급한 왕은 공부가 너무 지루한 나머지 역정을 내며 “왕만 특별히 손쉽게 배울 수 있는 비결이 없겠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유클리드는 “There is no royal road to learning(배움에는 왕도가 없습니다)”이라고 대꾸했다.

    The mills of God grinds slowly(하나님의 맷돌은 더디지만 서서히 갈린다)라는 말도 있고 He who would climb the ladder must begin at the bottom(사다리를 오르려면 바닥부터 시작해야 한다)이란 말도 있다. 마땅히 거쳐야 할 단계와 과정을 무시하고, 영어를 쉽게 배우겠다는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짧은 기간에 말문이 트이고 귀가 열린다’는 과대 과장 선전에 귀가 솔깃해서는 안 된다. 산봉우리에 오르려면 고개를 넘고 내를 건너며 다리품을 팔아야 하듯, ‘천천히 착실히(Slow and Steady)’ 자기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13) Rules for Writers

    윌리엄 새파이어(William Safire)는 미국의 정치칼럼니스트이다. 저널리스트가 되기 전에는 닉슨(Richard Nixon) 전 대통령과 스피로 애그뉴(Spiro Agnew) 전 부통령의 연설원고 작성을 담당했다. 1973년부터 ‘뉴욕타임스’에 정치칼럼을 쓰기 시작, 1978년에 퓰리처상(Pulitzer Prize)을 수상했다. 새파이어가 2005년에 정치칼럼을 그만 쓰겠다고 선언하자 ‘뉴욕타임스’ 발행인 아서 설츠버거 2세(Arthur Sulzberger, Jr.)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The New York Times without Bill Safire is all but unimaginable, Bill’s provocative and insightful commentary has held our readers captive since he first graced our Op-Ed Page in 1973. Reaching for his column became a critical and enjoyable part of the day for our readers across the country and around the world. Whether you agreed with him or not was never the point, his writing is delightful, informed and engaging.” (새파이어 없는 ‘뉴욕타임스’는 결코 상상할 수 없다. 그의 자극적이고 통찰력 있는 논평은 1973년 오피니언란(Op-Ed Page: opposite editorial page·신문 사설 반대쪽)을 빛나게 해주었으며 독자를 사로잡았다. 그의 칼럼을 읽기 위해 신문을 집으려고 손을 내미는 것은 미국전역과 전세계의 독자에게 하루의 중요하고도 즐거운 일과가 되었다. 그의 견해에 동의하고 안 하는 것은 문제가 안 된다. 그의 글은 재미있고, 정보가 많고, 사람의 마음을 끈다.)

    새파이어는 언어학자(linguist)이자 어원학자(etymologist)이기도 하다. 그는 ‘글 쓰는 사람의 규칙(Rules for Writers)’이라는 글을 쓴 적이 있는데, 매우 역설적이고 유머러스하다.

    다음에 표시된 15개 문장을 먼저 내리 읽고, 어디가 이상한지를 찾아볼 것을 권한다.

    Remember to never split an infinitive.

    ‘부정사를 쪼개지 마라(분리부정사를 사용하지 마라)’고 해놓고 정작 자신이 부정사를 분리했다. 부정사를 쪼개지 말라는 규칙에 충실하려면 Remember to never split an infinitive 대신에 Remember never to split an infinitive라고 해야 한다.

    The passive voice should never be used.

    ‘수동태를 사용하지 마라’고 해놓고 수동태를 사용하고 있다. 규칙에 충실하려면 The passive voice should never be used를 You should never use the passive voice라고 해야 한다.

    Do not put statements in the negative form.

    ‘부정형으로 서술하는 것을 피해라’라는 문장 자체가 부정문이다. 어느 나라 말이나 부정문은 읽는 이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다. 규칙에 충실하려면 Do not put statements in the negative form 대신에 Negative forms should be avoided in statements라고 해야 한다.

    Verbs has to agree with their subjects.

    ‘동사는 주어와 일치해야 한다’는 규칙을 말하면서 주어와 동사가 수에서 일치하지 않는다. Verbs는 복수인 반면, has는 3인칭 단수 동사이다. Verbs have to agree with their subjects라고 해야 맞다.

    Proofread carefully to see if you any words out.

    ‘어떤 단어가 빠져 있는지를 알기 위해 주의 깊게 교정(校正)하라’고 말하면서 정작 자신은 중요한 동사 하나를 빼먹었다. Proofread carefully to see if you left any words out이라고 해야 맞다.

    If you reread your work, you can find on rereading a great deal of repetition can be avoided by rereading and editing.

    ‘글을 쓰고 난 뒤 다시 읽으면 반복된 말을 피할 수 있다’는 규칙을 말하면서 If you reread your work, you can find on rereading a great deal of repetition can be avoided by rereading and editing이라고 써 ‘다시 읽음’ 이라는 의미의 단어(rereading, editing)를 거듭 반복해 쓰고 있다. If you reread your work, you can find a great deal of repetition can be avoided라고 해야 간결하다.

    A writer must not shift your point of view.

    ‘글쓴이는 (한 글 안에서) 시점을 바꾸어서는 안 된다’고 하면서 A writer must not shift your point of view라고 써 혼선을 빚고 있다. A writer must not shift his point of view라고 써야 맞다. 그러나 글쓴이를 남자로 단정할 수 없으므로 A writer must not shift his or her point of view라고 쓰는 게 합리적이다.

    And don’t start a sentence with a conjunction. (Remember, too, a preposition is a terrible word to end a sentence with.)

    ‘접속사로 문장을 시작하지 마라’라는 규칙 첫 머리에 접속사 And를 넣었다. 이어 ‘전치사는 문장 끝에 쓰기에 끔찍한 단어라는 것도 기억해라’라고 덧붙이면서 전치사 with로 문장 마지막을 장식했다. A writer should not end a sentence with a preposition으로 바꿔 써야 한다. 첫째 문장에선 And를 빼야 한다.

    그러나 현실에선 전치사를 문장 끝에 두는 경우가 많다. ‘무엇 때문에 여기에 왔는가?’를 영어로 옮기면, 문어체(literary style)로는 For what have you come here?지만 구어체(colloquial style)로는 What have you come here for?가 된다. 후자는 실용문법(Prescriptive Grammar)에 따른 것이다.

    또한 관계대명사가 생략된 경우에도 전치사를 반드시 후치(後置)시킨다. 전치사가 소속되는 대상이 없기 때문이다. 관계대명사 that을 쓰는 경우에도 전치사를 뒤로 빼야 한다. that 앞에는 전치사를 쓸 수 없다. ‘이것은 네가 말한 그 책이다’를 영어로 옮겨보자. This is the book of which you spoke. This is the book which you spoke of. This is the book you spoke of. This is the book that you spoke of.

    look after, belong to, listen to처럼 [동사+전치사]의 결합이 강할 때는 후치(後置)시킨다.

    After whom did she look? (x)

    Who(m) did she look after? (o)

    전치사와 관련된 윈스턴 처칠의 일화가 재미있다.

    When an editor dared to change a sentence of Churchill’s that appeared to end inappropriately with a preposition, Churchill responded by writing to the editor, “This is the kind of impertinence up with which I shall not put.” His purpose, of course, was to illustrate the awkwardness that can result from rigid adherence to the notion that prepositions at the end of sentences are always incorrect. (한 편집자가 감히 전치사로 부적절하게 끝낸 처칠의 문장을 고치려고 하자 처칠은 이렇게 써서 대응했다. “이것은 내가 견딜 수 없는 무례함이다.” 그의 목적은 물론 전치사가 문장 끝에 오는 것을 피해야 한다는 견해를 철저하게 지킬 때 생기는 어색함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

    put up with(견디다)는 [동사+부사+전치사]로 강하게 결합된 숙어인데 put과 up with를 억지로 분리하여 up with를 앞에 놓으니 마치 Picasso(피카소)의 그림처럼 이상하게 보인다. 과연 노벨 문학상 수상자답게 적절한 예를 들어 편집자를 꼼짝 못하게 했다.

    Use apostrophe’s correctly, and don’t use commas, which, aren’t necessary.

    ‘아포스트로피를 정확하게 사용하라, 그리고 불필요한 콤마를 사용하지 마라’고 하면서 apostrophe’s와 don’t use commas, which, aren’t necessary에서 불필요한 아포스트로피와 콤마를 사용하고 있다. Use apostrophes correctly, and don’t use commas which aren’t necessary로 바꿔야 맞다.

    Place pronouns as close as possible, especially in long sentences, to their antecedents.

    ‘가능한 한 대명사를 선행사 가까이 두어라, 특히 긴 문장에서’라고 하면서 선행사 pronouns와 대명사 their를 멀리 떨어뜨려놓았다. 그것도 긴 문장에서. Place pronouns to their antecedents as close as possible, especially in long sentences라고 해야 규칙에 맞는 문장이 된다.

    내 손안의 영어를 위한 전략
    Writing carefully, dangling participles must be avoided.

    ‘신중하게 글을 써 현수분사구문을 피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그 규칙에 어긋난 문장을 썼다. 현수분사구문이란 분사구문의 의미상 주어와 주절의 주어가 논리적으로 연결되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Writing carefully, dangling participles must be avoided는 문장대로라면 Writing carefully의 주어가 dangling participles(현수분사구문)이어야 하는데, 신중하게 쓰는 주체가 현수분사구문일 수는 없다. 따라서 Writing carefully, a writer must avoid dangling participles로 바꿔야 한다.

    현수분사구문은 분사구문의 의미상 주어가 현수막처럼 공중에 붕 떠 있다고 해서 Hanging [Dangling] Participle Construction이라고 하는가 하면, 의미상 주어가 헛갈린다고 해서 Confused Participle Construction이라고도 한다. 주절의 주어와 관련이 없다고 해서 Misrelated[Unattached] Participle Construction이라고도 한다.

    ‘집에 늦게 왔을 때, 집은 어두웠다’를 영어로 표현해보자. (1) When I came home late, the house was dark. (복문) (2) Coming home late, I found the house dark. (전형적인 분사구문) (3) Coming home late, the house was dark. (현수분사구문). (3)의 경우 Coming home late의 의미상 주어가 the house가 될 수 없다. 따라서 Coming home late는 의미상 주어가 공중에 붕 떠 있는 분사구문이다.

    If any word is improper at the end of a sentence, a linking verb is.

    ‘문장 끝에 적절하지 않은 단어가 있는데, 바로 연결동사다’라고 하면서 연결동사를 문장 끝에 두었다. A linking verb is a word improper at the end of a sentence라고 고쳐야 한다.

    셰익스피어의 ‘햄릿’ 중 햄릿의 대사 Frailty, thy name is woman(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여자)에서 is는 주어와 보어를 연결하는 연결동사이고, 데카르트의 I think, therefore I am(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에서 is는 ‘존재하다(exist)’는 의미를 지닌 일반동사다.

    Take the bull by the hand and avoid mixing metaphors.

    ‘은유를 피하고 확실하게 서술하라’라고 말하면서 ‘과감하게 서술하라’는 의미의 은유법 Take the bull by the hand(손으로 황소를 잡아라)를 쓰고 있다. Make the writing clear and straightforward and avoid mixing metaphors라고 해야 취지에 맞다. 은유를 섞으면 독자를 혼란스럽게 할 수 있다. 글쓴이는 문장이 의도하는 바를 독자에게 쉽고도 확실하게 전달해야 한다.

    Always pick on the correct idiom.

    ‘항상 정확한 성구(成句)를 골라 써라’라고 말하면서 pick up이 들어가야 할 자리에 pick on을 잘못 채워넣었다.

    Last but not least, avoid trite cliches like the plague.

    ‘진부하고 판에 박은 표현을 피하라’라고 말하면서 Last but not least(마지막으로 중요한 말을 하자면)라는 진부하고 판에 박은 문구를 덧붙였다. 간단히 Avoid trite cliches like the plague라고 하면 충분하다.

    Cut line

    합격선이란 우리말보다 ‘커트라인’을 더 많이 쓰는데, cut line의 원래 의미는 ‘신문 등 출판물의 삽화에 곁들이는 설명문(caption)’이다. 영어권에선 합격선을 cut-off line 또는 cut-off point라고 한다. What’s the exam’s cut-off line? (그 시험 커트라인이 몇 점이야?) Do you know what the cut-off line is? (커트라인이 얼마인지 아십니까?)

    Consent

    플러그를 꽂아 전기가 통할 수 있도록 한 기구를 우리는 흔히 콘센트(consent)라고 한다. 그러나 consent는 ‘동의(同意)’ 혹은 ‘동의하다’를 뜻한다. 알맞은 표현은 (electrical) outlet이나 socket이다. ‘TV 플러그를 콘센트에 꽂아라’를 영어로 하면 Plug in the TV to the wall outlet이다.

    Ero Movie

    ‘에로영화’를 미국에서는 ‘ero movie’라고 할까? 그렇지 않다. NC-17 movie, soft porn movie, adult movie 등으로 표현한다. NC-17은 no children under 17, 즉 ‘17세 미만 관람불가’를 뜻한다. 따라서 ‘에로영화 한 편 볼래?’는 Would you like to see an adult movie라고 해야 한다. 한편 ‘그 영화에는 에로틱한 장면이 많다’는 There were a lot of erotic scenes in the film이 맞는 표현이다. ‘그 영화는 미성년자 관람 불가이다’는 That movie is rated NC-17 또는 That movie is x-rated라고 한다.

    미국에서는 영화 내용의 선정성과 폭력성 등에 따라 다음과 같이 등급을 매긴다.

    G : General Audience(전 연령층이 볼 수 있음)

    PG : Parental Guidance(부모나 보호자가 영화관에 동행해야 함)

    PG-13 : Parental Guidance under age 13(13세 미만은 보호자와 동행해야 함)

    R : Restricted(17세 미만은 보호자와 동행해야 함)

    NC-17 : Not for Children under 17(17세 미만 입장 불가) (=x-rated)

    Talent

    연기자를 탤런트(talent)라고 하는데, 미국에는 탤런트라는 직업이 없다. talent는 ‘재능’을 의미할 뿐이다. TV 연기자는 TV star, TV actor(actress)라고 해야 하며, 영화배우는 movie star, 연예인은 entertainer라고 해야 맞다.

    Overeat

    overeat는 과식을 의미하는 듯하지만 과식의 정확한 표현은 overeat oneself로 재귀목적어와 함께 쓰여야 한다. 우리는 흔히 ‘오바이트’를 ‘토하다’라는 의미로 사용한다. 아마도 토하는 원인이 과음이라고 여기는 데서 이런 표현을 쓰게 된 것 같은데, ‘토하다’의 정확한 영어 표현은 throw up, barf, vomit, spew, puke 등이다. 비행기 안에서 ‘barf bag’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승객이 멀미할 때를 대비해 비치한 것이다. 또한 미국에서는 ‘화장실에서 토하다’를 pray to the porcelain god라고도 하는데, 변기(porcelain)에 토할 때 취하는 자세가 기도하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서 생겨난 표현이다.

    Fighting

    우리는 ‘자, 가자’나 ‘자, 덤벼라’라는 의미로 ‘파이팅(Fighting)’을 많이 쓰는데, 영어권에서는 ‘Go!’ ‘Come on!’ ‘Cheer up!’이라고 한다. 한국에서는 골을 넣으면 ‘골인(Goal in)!’이라고 외치지만 영어권에서는 in을 빼고, Goal!이라고 한다. ‘골을 넣다’ ‘득점하다’는 get(kick·make·score) a goal이라고 한다.

    Cider

    ‘사이다(cider)’는 영어로 사과술(英)이나 사과주스(美)를 가리킨다. 사과즙을 발효시키지 않은 것이 sweet cider(주스)이고 발효시키면 hard cider(술)가 된다. cider는 본래 라틴어로 ‘독한 술’을 뜻했다. 우리의 사이다에 해당하는 탄산수를 영어권에서는 soda pop이라고 한다. 제품명으로는 7-Up(Seven-Up)이 있다.

    Sign

    우리는 서명을 사인(sign)이라고 하는데, 정확한 표현은 signature·autograph다. signature는 편지나 서류에 하는 서명으로 본인이 쓰거나 대량으로 복사할 수도 있다. autograph는 작가·예능인 등 유명인이 자기 저서나 사진에 하는 서명이다.

    Hand-Phone

    휴대전화는 핸드폰(hand-phone)이 아니라 셀룰러폰(cellular phone)이고, 가정에서 사용하는 무선 전화기는 cordless phone이라고 한다.

    그밖에 자주 쓰이는 Broken English

    책표지 book cover(x) book jacket(o)

    짝사랑 one-side love(x) unreturned love, unrequited love(o)

    부정행위 cunning(x) cheating(o)

    고전음악 classic music(x) classical music(o)

    각자 부담하기 Dutch pay(x) Dutch treat(o)

    볼펜 ball pen(x) ball-point (pen) (o)

    샤프 sharp pencil(x) mechanical pencil(o)

    화이트(수정액) white pen(x) correction pen(o)

    사인펜 sign pen(x) felt-tip pen(o)

    야간경기 nighter(x) night game(o)

    에어컨 air-con(x) air-conditioner(o)

    리모콘 remo-con(x) remote control(o)

    공책 note(x) notebook(o)

    아파트 apart(x) apartment(英 flat)(o)

    돌머리 stonehead(x) blockhead(o)

    바겐세일 bargain sale(x) (discount) sale(o)

    비치파라솔 beach parasol(x) beach umbrella(o)

    코너(물건 파는 곳) corner(x) counter(o)

    레몬 티 lemon tea(x) tea with lemon(o)

    메인 스탠드 main stand(x) grand stand(o)

    아이스 티 ice tea(x) iced tea(o)

    서머 타임 summer time(x) daylight saving time(DST)(o)

    비닐봉지 vinyl bag(x) plastic bag(o)

    홍차 red tea(x) black tea(o)

    금발머리 golden hair(x) blonde (o)

    미사 Misa(x) Mass(o)

    도란스(변압기) trans(x) transformer(o)

    추리닝 training(x) sweat suit(o)

    와이셔츠 y-shirt(x) dress shirt, shirt(o)

    러닝셔츠 running shirts(x) tank top(o)

    배꼽티 belly-button shirt(x) tight shirt, expose shirt(o)

    드라이버(나사돌리개) driver(x) screw driver(o)

    비닐하우스 vinyl house(x) greenhouse(o)

    카세트(녹음기) cassette(x) cassette player(o)

    공중전화 박스 telephone box(x) telephone booth(o)

    오디오(전축) audio(x) stereo, audio system(o)

    건강 wellbeing(x) wellness(o)

    넥타이핀 necktie-pin(x) stickpin(o)

    헤어숍 hair shop(x) beauty shop[salon·parlour] (o)

    믹서 mixer(x) blender(영국 liquidizer)(o)

    전자레인지 electronic range(x) microwave oven(o)

    1회용 밴드 band(x) band aid(o)

    팬티스타킹 panty stockings(x) pantyhose(o)

    아이쇼핑 eye shopping(x) window shopping, browse(o)

    파마 perma(x) perm, permanent (wave)(o)

    오토바이 auto-bi(x) motorcycle, motorbike, bike(o)

    매스컴 mass com(x) mass media, mass communication(o)

    전기스탠드 stand(x) desk lamp(o)

    콘도 condominium(x) timeshare, resort hotel(o)

    골든타임 golden time(x) prime time(오후 7∼10시), family hour(폭력·섹스를 다룬 프로그램을 방영하지 않는 TV 가족 시청 시간·오후 6∼9시)(o)

    후진 back(x) back up(o)

    브레이크 액 brake oil(x) brake fluid(o)

    자동차의 운전대 handle(x) (steering) wheel(o)

    윈도 브러시 window brush(x) wiper(o)

    자동차 앞 유리 front glass(x) windshield(o)

    (바퀴에 생긴) 구멍 punk(x) puncture(o), flat tire(펑크로 바람이 빠진 타이어)

    (자동차의) 가속기 accel(x) accelerator(英), gas pedal(美)(o)

    사이드 브레이크 side brake(x) emergency brake(o)

    오픈 카 open car(x) convertible(o)

    애프터서비스 after service(x) after-sales service, warrantee service, customer service(o)

    카센터 car center(x) body shop, auto repair shop, car repair shop, car care center(o)

    (3) 보어를 잘 알아야 뜻이 정확히 통한다

    =(equal)관계면 보어, ≠(unequal)관계면 목적어

    ‘주어+동사+명사’의 문장에서 주어와 명사가 =(equal)관계면 2형식이고, 주어와 명사가 ≠(unequal)관계면 3형식이다. 예를 들어 I felt the outsider(나는 아웃사이더라고 느꼈다)는 2형식이지만, The herb doctor felt her pulse(그 한의사는 그 여자의 혈압을 느꼈다(진맥(診脈)했다))는 3형식이다. 앞의 문장은 I가 outsider라고 느끼고, outsider는 I를 가리키므로 등식(equal)이 성립하기 때문에 2형식이다. 반면 둘째 문장의 her pulse는 The herb가 느끼는 대상일 뿐, 제3자를 가리키므로 ≠(unequal)관계다.

    I felt a perfect ass는 2형식으로도, 3형식으로도 볼 수 있다. 2형식으로 보면 ‘완전히 멍청이가 된 기분이네요’가 되고, 3형식으로 보면 ‘만져보니 엉덩이가 끝내주네요’다.

    ‘주어+동사+명사1+명사2’ 형태에서 명사1과 명사2가 =(equal)이면 5형식이고, 명사1과 명사2가 ≠(unequal)이면 4형식이다. 예를 들어 He called me bad names는 5형식으로 ‘그는 나를 나쁜 놈이라고 험담했다’이고, Please call me a taxi는 4형식 문장으로 ‘택시 한 대 불러주세요’라는 의미다. 또한 I found the clothes the cheapest는 5형식 문장으로 ‘나는 그 옷이 가장 싸다는 것을 알았다’이고, I found him the cheapest clothes는 4형식 문장으로 ‘나는 그에게 가장 값싼 옷을 찾아주었다’이다. They made me a scholar는 5형식 문장으로 ‘그들이 나를 학자로 만들었다’이고, They made me a scholarship은 4형식 문장으로 ‘그들이 나에게 장학금을 만들어주었다’이다.

    보어를 확실히 담보하기 위한 계사(繫辭)

    우리말로 ‘나의 직업은 기자다’라고 하면 그다지 어색하지 않은데, 영어로 My occupation is a journalist라고 하면 틀린 표현이다. occupation은 추상명사이고 journalist는 보통명사이기 때문에 주어-보어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 My occupation is journalizing이나 I am a journalist by occupation, I am a journalist라고 해야 맞다. 마찬가지로 She is a beauty(그녀는 미인이다)는 맞지만, She is beauty(그녀는 미(美)이다)는 틀린 문장이다.

    ‘우리는 낙타를 사막의 배라고 부른다’를 영어로 옮기면 다음과 같이 두 개의 문장이 가능하다. We call a camel a desert’s ship. We refer to a camel as a desert’s ship. call은 목적어와 목적격 보어를 받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refer to는 목적격 보어 앞에 ‘as’를 써야 한다.

    ‘나는 항상 그를 가장 좋은 작가라고 생각한다’도 영어로 옮기면 두 개의 문장이 가능하다. I have always considered him a best writer. I have always regarded him as a best writer. regard는 보어를 인도하는 ‘as’를 써야 하지만 consider는 그럴 필요가 없다. 이렇듯 정확한 표현을 하기 위해서는 영영(英英)사전을 보고 동사의 활용방식을 확인해야 한다.

    이번엔 for가 보어를 인도하는 경우를 살펴보자. She wants him for a friend(그녀는 그를 친구로 원했다). I (mis)took the cloud for a UFO(나는 그 구름을 UFO로 잘못 보았다).

    I allowed her a regular beauty는 5형식 문장으로 ‘나는 그녀가 대단한 미인이라고 인정했다’는 뜻이고, I allowed him a regular beauty는 4형식 문장으로써 ‘나는 그에게 대단한 미인 한 사람을 보내주었다’가 된다. He allowed me a genius는 ‘그가 나를 천재로 인정했다’(5형식)라는 의미도 되고, ‘그는 나에게 천재 한 명을 보내주었다’(4형식)라는 의미도 된다. 이럴 경우 5형식에 He allowed me to be a genius처럼 수학에서 =(equal)을 의미하는 계사(繫辭·copula) ‘to be’를 넣어주면 오역을 피할 수 있다.

    보통명사가 관사를 잃으면 보어 자격을 얻는다

    관사를 생략함으로써 보어가 되는 경우가 있다. ‘그는 천주교도가 되었다’를 영어로 옮기면 ‘He turned Catholic’처럼 Catholic 앞에 관사를 붙이면 안 된다. 관사를 붙여 ‘He turned a Catholic’이라고 하면 ‘천주교도 한 사람을 (물레방아 같은 것에 묶어놓고) 돌렸다’는 의미가 된다. 실제로 ‘북경의 55일’이란 영화에 천주교도를 이런 식으로 박해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는 정치인이 되었다’를 영어로 옮길 경우 ‘He turned politician’이라고 해야 한다. He turned a politician이라고 하면 ‘그는 정치인 한 사람을 (물레방아와 같은 곳에 묶어놓고) 돌렸다’ 아니면 ‘그는 어떤 정치인의 마음을 바꿔놓았다’가 된다. politician은 보어, a politician은 목적어로 쓰였기 때문이다.

    왜 그럴까? 관사가 없는 보통명사는 명사가 아니라 형용사의 자격을 갖는다. 그런데 형용사가 되면 목적어로 쓰일 수 없다. 따라서 관사 없는 보통명사는 보어가 되는 것이다.

    She was more child(=childlike) than woman(=womanlike)은 ‘그녀는 여성적이라기보다 어린애 같다’라는 의미다. I was fool(=foolish) enough to lend money to the swindler는 ‘나는 어리석게도 그 사기꾼한테 돈을 빌려주었다’이고, He was thoroughly master(=masterly) of English는 ‘그는 영어에 통달했다’이다.

    choose는 4형식 동사(…에게 …을 선택해주다)로도 쓰이고, 5형식 동사(…을 …으로 선출하다)로도 쓰인다. I chose him the present는 4형식으로 ‘나는 그에게 선물을 골라주었다’이고, We chose him President는 5형식으로 ‘우리는 그를 대통령으로 선출했다’이다. 만일 ‘We chose him the President’라고 쓰면 4형식이 되어 ‘우리는 그에게 그 대통령을 추천해주었다’라는 엉뚱한 의미가 된다.

    미국에서 다년간 유학하고 온 사람들도 ‘We chose him a doctor’를 ‘우리는 그를 의사로 선출했다’(5형식)로 해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분에게 의사 한 분을 추천해주었다’(4형식)가 맞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의사를 선출하는 경우는 없지 않은가. 이와 같이 어법을 알아야 오역(誤譯)을 피할 수 있다.

    ‘그는 지사로 임명되었다’를 영어로 옮길 때 He was appointed governor처럼 정관사를 붙여선 안 된다. ‘오늘 아침, 나는 반장으로 선출되었다’는 This morning I was elected monitor of my class이고, ‘국민은 그를 왕위에 앉혔다’는 The people crowned him king이다.

    이상과 같이 2형식의 주격보어나 5형식의 목적격 보어가 관직이나 신분을 나타낼 때 관사를 쓰지 않는 이유를 분명히 이해해야 한다.

    다만 He was elected a member of the National Assembly(그는 국회의원에 당선되었다)처럼 2형식의 보어이지만, 여러 구성원 중 한 사람을 가리킬 때는 관사(a)를 붙인다. ‘국왕은 그의 아들에게 나이트 작위를 수여했다’는 The king dubbed his son a knight라고 해야 한다. ‘授與(수여)하다’는 4형식 동사이므로 knight 앞에 관사(a)가 붙는다.

    영국 시인 드라이든(John Dryden)은 Men are but children of a larger growth(어른은 크게 자란 어린이에 불과하다)라고 말했다. 그로부터 100년이 훨씬 지나 워즈워스(William Wordsworth)가 서정시 ‘A Rainbow’에서 The Child is father of the Man(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라고 노래했다.

    of 이하의 수식을 받는 명사에는 대개 정관사 the가 붙는다. 그런데 위 시에서는 children에도 father에도 the가 없다. 왜 그럴까? 앞에서 이미 설명한 바와 같이 관사가 없는 보통명사는 형용사 자격을 갖는다. 따라서 시에 쓰인 child는 형용사 ‘어린애 같은(childly·childlike)’이라는 의미이고, father는 형용사 ‘아버지와 같은(fatherly·fatherlike)’이라는 의미인 것이다. 즉 어른의 본질(원형)은 어린이라는 말이다. 단 Necessity is the mother of invention(필요는 발명의 어머니)에서는 정관사 the가 붙어 있다.

    드라이든과 워즈워스의 말은 겉보기로는 다르지만 그 저변에 흐르는 개념엔 큰 차이가 없다.

    결국 In childhood we are essentially the same in nature as when we are grown up(어린 시절의 본성은 본질적으로 어른의 그것과 같다)와 Vegetables fit for use are recognized by the small sprout(쓸모가 있는 채소는 어린 싹으로 알 수 있다 /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를 짧게 표현하면 Men are but children of a larger growth 혹은 The Child is father of the Man이 된다.

    어린 시절에 쌓인 실제적 경험이 어른이 된 뒤에도 영향을 끼친다. 시간 개념으로 보면 과거는 현재의 아버지이고 미래는 현재의 아들이다. 그러므로 싹이 자라서 고목이 되듯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갈 수밖에 없다.

    (4) 궁합이 맞는 단어를 골라 써라

    올바른 문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낱말의 배치(collocation)에 주의해야 한다. 즉 낱말과 낱말의 궁합을 따져봐야 한다. 우리말을 보더라도 ‘열심히 공부한다’고 하지, ‘강력하게 공부한다’고 하지 않는다. 영어도 마찬가지다. ‘강력한 무기’를 powerful weapon이라고 하지 strong weapon이라고 하지 않는다. 반면 ‘진한 커피’는 strong coffee라고 하지 powerful coffee라고 하지 않는다.

    ‘논어(論語)’에 ‘唯女子與小人 爲難養也니 近之則不遜하고 遠之則怨이니라’는 구절이 있다. ‘여자와 소인배는 다루기 어렵다. 가까이 하면 버릇이 없어지고, 멀리하면 원망한다’는 의미이다. 이것을 영어로 옮기면 다음과 같다.

    Women and petty men are hard to control. If you become close to them, they turn disobedient. If you keep them at a distance they turn resentful.

    여기에서 turn은 become과 같은 의미지만 다른 낱말들과의 궁합이 훨씬 좋은 대용어(substitute)라고 볼 수 있다.

    (5) 콤마 하나가 문장 전체를 바꾼다

    쉼표(comma) 하나 때문에 법령에 중대한 의미 차이가 생겨 문제가 불거진 경우가 있었다.

    No hotel, restaurant, dining room, or kitchen shall be used as a sleeping or dressing room by an employee or other persons. (호텔이나, 레스토랑, 식당, 주방에서는 잠을 자거나 옷을 갈아입어선 안 된다.)

    이 법령은 미국 노스 다코타 주의 입법기관이 호텔 단속령(團束令)으로 1929년 공포한 것인데 부주의로 인하여, No hotel과 restaurant 사이에 불필요한 comma를 찍은 채로 공포되었다. 그 때문에 잠자고 옷 갈아입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호텔에서도 그것이 금지되었다. 결국 법이 개정되기에 이르렀고, 개정된 법률안은 이렇다.

    No hotel restaurant, dining room, or kitchen shall be used as a sleeping or dressing room by an employee or other persons. (호텔의 레스토랑, 식당 또는 주방에서는 종업원이나 일반인이 잠을 자거나 옷을 갈아입어선 안 된다)

    (1)I employed a man who was honest는 ‘나는 정직한 사람을 고용했다’는 의미가 되고 (2)I employed a man, who was honest는 ‘내가 어떤 사람을 고용했는데, 그는 정직했다’를 의미한다. 문장 (1),(2)는 의미가 다르지만 큰 차이는 없다.

    이번엔 좀 다르다. (1)He did not say a word which made me angry는 ‘그는 나를 화나게 하는 말은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이다. 하지만 (2)He did not say a word, which made me angry는 ‘그가 단 한마디 말도 하지 않았는데, 그게 나를 화나게 했다’이다. (1)과 (2)는 쉼표 하나 차이지만 의미가 확 달라졌다.

    마찬가지로 I will wear no clothes which will distinguish me from my fellowmen은 ‘나는 동료들에 비해 튀는 옷은 입지 않겠다’는 뜻이지만 ‘I will wear no clothes, which will distinguish me from my fellowmen’은 ‘나는 옷을 입지 않겠다. 그러면 동료들에 비해 튈 것이다’라는 의미가 된다.

    정확한 영어를 쓰려면 쉼표 하나, 관사 하나에도 주의해야 한다. ‘He left Korea never to return’은 ‘그는 영원히 한국을 떠났다’ 혹은 ‘그는 한국을 떠나서 결코 돌아올 수 없었다’로 해석된다. 그런데 ‘그는 한국을 떠나서 결코 돌아올 수 없었다’라고 해석되려면 never 앞에 쉼표를 찍어 He left Korea, never to return이라고 하는 게 정확하다. 그렇지 않으면 ‘그는 (결코 돌아오지 않기 위해) 영원히 한국을 떠났다’라고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고대 로마의 시인 퍼블리우스 버질리우스 마로(Publius Vergilius Maro)가 남긴 말 ‘Time is flying never to return(시간은 흐르는 물처럼 지나가 결코 돌아오지 않는다)’에서는 구태여 never 앞에 쉼표를 찍지 않는다. 어느 누구도 ‘시간이 결코 돌아오지 않기 위하여 흐르는 물처럼 지나간다’라고 해석하지 않기 때문이다.

    (6) 합리적으로 이해하면 저절로 외워진다

    지각동사의 목적격 보어에 원형부정사를 쓰는 이유

    학창시절 지각동사(知覺動詞)나 사역동사(使役動詞)의 목적격 보어에는 원형부정사(Bare Infinitive·to 없는 부정사)를 쓴다고 배웠다. 그러나 그 이유에 대해선 들어본 바가 없다. 그 이유를 여기서 밝혀두고자 한다.

    I found him steal something and I think him to be dishonest에서 found가 지각동사이기 때문에 목적격 보어로 to가 없는 원형부정사 steal을 썼고, think는 인식동사이기 때문에 목적격 보어 be 앞에 to를 붙였다.

    그런데 see, find, know, perceive 등은 지각동사로도 쓰이고 인식동사로도 쓰인다. (1)I found the business pay는 ‘나는 그 장사가 잘되는 것을 보았다’라는 의미이고, (2)I found the business to pay는 ‘나는 그 장사가 잘되는 것을 알았다’는 의미이다. 즉 (1)의 found는 지각동사이고 (2)의 found는 인식동사이다.

    그러면 왜 지각동사의 목적격 보어에는 ‘to가 없는 부정사’를 쓰고, 인식동사의 목적격 보어에는 ‘to가 있는 부정사’를 쓰는가? 그 이유는 간단하다. 위에서 예로 든 find처럼 지각동사로도 쓰이고 인식동사로도 쓰이는 단어들 때문이다. 같은 단어가 지각동사로 쓰일 때와 인식동사로 쓰일 때를 구분하기 위해 목적격 보어의 형태를 달리한 것이다.

    (1)I felt a cold shuddering pass all through me(나는 차디찬 전율을 전신에 느꼈다). (2)I felt a strong emotion well upinside me(나는 내면에 격한 감정이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3)I felt him to be a queer fellow(나는 그가 괴짜라는 것을 알았다). (1), (2)의 felt는 지각동사이고, (3)의 felt는 인식동사다.

    (1)I know him to be honest(나는 그가 정직하다고 알고 있다). (2)I knew him smile(나는 그가 미소짓는 것을 보았다). (3)I knew him laugh(나는 그가 웃는 소리를 들었다). (1)의 경우 know가 인식동사이고, (2), (3)의 know는 지각동사로 사용되었다.

    (1)I knew him to tell a lie(나는 그가 거짓말하는 것을 알았다). (2)I knew him tell a lie(나는 그가 거짓말하는 것을 들었다). (1)의 knew는 인식동사로 사용되었고, (2)의 ‘knew’는 지각동사로 사용되었다.

    (1) Did you perceive him turn pale(너는 그가 얼굴이 창백해지는 것을 보았느냐)? (2) We at once perceived him to be a man of taste(나는 즉각 그가 풍류를 즐기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 (1)의 perceive는 지각동사이고, (2)의 perceive는 인식동사이다.

    사역동사의 목적격 보어에 원형부정사를 쓰는 이유

    사역동사 Have를 보자. (1)I had a man to wash my car에서 to wash my car가 a man을 수식하고 있다. 따라서 I had a man who washes my car로 변형시킬 수 있다. ‘나에게는 차를 닦아줄 사람이 있었다’라는 의미다.

    그런데 (1)의 to wash에서 to를 없애버리고 (2)I had a man wash my car라고 하면 의미가 달라진다. wash my car가 목적격 보어로 쓰여 ‘나는 어떤 사람에게 내 차를 닦으라고 시켰다’라는 뜻이 된다. (1)의 had는 3형식 소유동사이고, (2)의 had는 5형식 사역동사로 쓰였다.

    의미상 주어를 ‘for+목적어’로 표시하는 이유

    그렇다면 의미상 주어는 왜 ‘for+목적어’로 표시할까? 여기에도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영어에 대상(對象)을 표시하는 전치사가 몇 개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of·with·for이다. I am afraid of the dog(나는 그 개가 두렵다)에서는 두려움의 대상이 개이고, I emphasize the education of the young(나는 젊은이들의 교육을 강조한다)에서는 교육의 대상이 젊은이이다. Begin with page 7(7쪽부터 시작하라)에서는 시작의 대상이 7쪽이고, Down with Lee’s regime(이(李) 정권을 타도하라)에서는 타도의 대상이 이(李) 정권이다.

    전치사 for는 대략 25개의 용도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대상(對象)을 나타내는 것이다. I am waiting for her(나는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에서는 기다리는 대상이 그녀이다. I feel sorry for her in her trouble(그가 곤경에 처한 것이 딱하다)에서는 유감의 대상이 곤경에 처한 그이다.

    To master English is easy for me(영어를 정복하는 것은 나에게 있어서 쉽다)에서 for는 대상을 나타낸다. 이 문장에서 for me를 문장 앞으로 도치시키면, For me to master English is easy(=It is easy for me to master English)가 된다. 이 문장에서는 for me를 의미상의 주어라고 칭한다. 우리가 무조건 암기한 의미상의 주어 ‘for+목적어’에서 for는 대상(對象)을 나타내는 전치사일 뿐이다.

    (7) 복문으로 바꿀 때 주의해야 할 동사들

    suspect · doubt

    suspect는 라틴어로 ‘아래로(부터) 보다’라는 뜻이다. ‘위아래로 본다’는 의미엔 의심이 담겨 있다. doubt는 라틴어로 ‘두 가지 중에서 골라야 한다’는 뜻이다. 하나의 사실을 놓고 확실성이 없기 때문에 이것이냐 저것이냐 갈팡질팡하는 상태를 나타내는 말이다. 결국 이 두 단어는 같은 의미이다. 그러나 용법에서는 차이가 있다.

    I think him to be good을 복문으로 바꾸면, I think that he is good이 된다. 두 문장은 의미에 차이가 없다. 그러나 ‘나는 그의 정직성을 의심한다’는 의미의 I suspect his honesty와 I doubt his honesty는 복문으로 바꿨을 때 서로 정반대되는 의미를 나타낸다. I suspect that he is honest는 ‘내가 보기에 그는 정직한 것 같다’란 뜻이고, I doubt that he is honest는 ‘나는 그가 정직한지 의심스럽다’, 즉 ‘그가 정직한 것 같지 않다’란 의미다. 마찬가지로 I suppose that he is a spy는 ‘내가 보기에 그는 스파이인 것 같다’이고, I doubt that he is a spy는 ‘그는 스파이가 아닌 것 같다’가 된다.

    hope · wish

    I hope to speak English와 I wish to speak English는 똑같이 ‘나는 영어를 말하고 싶다’를 의미한다. 그러나 복문으로 바꿨을 때 I hope that I can speak English는 ‘나는 영어를 말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로 희망(希望)을 나타내지만, I wish I could speak English’는 ‘영어를 말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으로 현재 영어를 못하는 현실에 대한 원망(怨望)이 담겨 있다.

    I wish I could speak English는 다음과 같이 바꿔 쓸 수 있다. I am sorry that I can’t speak English. It’s a shame that I can’t speak English. What a shame that I can’t speak English.

    I wish I could speak English에서 주의할 것은 could가 ‘가정법의 could’라는 사실이다. I could do it yesterday라고 하면 단순히 ‘어제 그것을 할 수 있었다’를 의미하지만 yesterday 같은 과거를 나타내는 부사 없이 ‘I could do it’이라고만 하면 ‘(상황이 다르면) 그것을 할 수 있을 텐데’라는 가정법으로 해석해야 한다.

    see · see to

    ‘see’ 또한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 ‘나는 그 여자가 아래층으로 내려오고 있는 것을 보았다’는 I saw her coming downstairs라고 해야지 I saw that she was coming downstairs라고 하면 안 된다. 목적어로 절이 나올 때 see는 단순히 ‘보다’라는 지각(知覺)의 의미가 아니라 ‘잘 보다’ ‘살펴보다’ ‘확인하다’는 인식(認識)의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다음 예를 보자. See if the door is locked. (문이 잠겨 있는지를 확인해보아라.) See who is at the door. (누가 문에 있는지 확인해보아라.) See how I operate this machine. (내가 이 기계를 어떻게 조작하는지 잘 보아라.)

    see의 목적어로 절이 올 때 의미가 달라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때의 see는 see to에서 전치사 to가 생략된 것이다. 접속사 that 앞에선 전치사를 생략해야 한다. see to는 (1)attend to, take care of(돌보다, 챙기다, 처리하다) (2)make sure to(of·that), make certain of(that)(확인하다, 꼭 …하다)의 의미가 된다.

    예문을 살펴보자. Would you see to the patient? (저 환자를 돌보겠습니까?) Would you see to buying tickets? (입장권 사는 일을 맡으시겠습니까?) That’s my job. Let me see to it. (그건 내 일이야. 내가 처리할게.) Leave it to me and I’ll see to it. (그것을 제게 맡기시면 알아서 처리하겠습니다.)

    ‘모든 준비가 다 되어 있는지를 확인하라’를 영어로 옮기면, (1)See that everything is ready와 (2)See to it that everything is ready가 된다. (1)은 접속사 that 앞에는 전치사 to를 쓸 수 없기 때문에 to가 생략된 것이고, (2)는 that절을 형식 목적어 it으로 받은 경우다. 결국 to it은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된다.

    몇 가지 예를 더 들어보자. See (to it) that you don’t catch your foot. (채여서 비틀거리지 않도록 주의해라.) Please see (to it) that the door is closed, when you go out. (외출할 때는 꼭 문단속하세요.) See (to it) that you bring your science textbook with you tomorrow. (내일 잊지 말고 과학교과서 가져오렴.) He saw (to it) that his aged father lived in comfort. (그는 고령의 아버지가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보살폈다).

    The conductor must see that the musicians before him play with pinpoint precision, and that all the warmth and color of the composition are brought to life in sound and rhythm. (지휘자는 자기 앞에 있는 단원들이 매우 정확하게 연주하는지 확인하고, 작품의 모든 열정과 음색이 소리와 리듬에 생생하게 살아나도록 살펴야 한다.)

    (8) 생략된 말을 찾으면 뜻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영어 학습자는 put on의 의미를 ‘(옷을) 입다’ ‘(모자를) 쓰다’ ‘(신발을) 신다’라고 외운다. He put his hat on(그는 모자를 썼다)은 He put his hat on his head에서 his head를 생략한 문장이다. 어느 나라 말을 막론하고 너무나 당연한 것은 생략한다. 우리가 ‘밥을 먹다’라고 하지 ‘입으로 밥을 먹다’라고 하지 않고, ‘양말 신다’라고 하지 ‘발에 양말을 신다’라고 하지 않는 것처럼. 이렇게 생략된 말을 유추하면 숙어(熟語)의 의미를 쉽게 파악할 수 있고, 억지로 외우지 않아도 기억해낼 수 있다.

    Send for a doctor는 Send someone for a doctor에서 someone이 생략된 것으로 ‘의사선생님을 모셔오도록 누군가를 보내라’는 의미다. 이와 같이 생략된 말을 보물 찾듯 찾아내면 의미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make believe(…인 체하다(pretend·affect))는 make others believe(다른 사람이 믿게 하다)에서 others가 생략된 것이다.

    He made believe that he was lame. (그는 다리를 저는 척했다.)

    Let well alone은 ‘Let what is well alone에서 what is가 생략된 것으로 ‘긁어 부스럼 내지 마라’ ‘좋은 것은 내버려두어라’는 의미이다.

    (9) 독해를 잘하려면 Phrasing을 잘해야

    독해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Complex Structure(복잡한 지문)로 가득 찬 Highbrow Magazine(지식인이 읽는 잡지), ‘Time’이나 ‘Newsweek’를 읽으면 도움이 될까? 문법적 기초나 문화적 정보(Cultural Information)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는 그러한 잡지들을 끙끙대며 읽어봤자 독해력을 비능률적으로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뿐이다.

    독해를 잘하려면 우선 문법적 기초를 단단히 다져놓아야 한다. Reading과 Writing은 물론 Listening과 Speaking을 잘하기 위해서는 먼저 문법과 어휘를 습득해야 한다는 게 필자의 지론이다.

    문법이 총이라면 단어는 총알이다. 총과 총알이 있다면 과녁을 겨누고 명중시키는 연습을 해야 한다. 우리는 보통 영문을 두 번 세 번 읽으며 의미를 파악한다. 이것은 문법 따로, 어휘 따로, 독해 따로 식의 문법을 위한 문법, 어휘를 위한 어휘를 학습하는 것이다. 직독직해(直讀直解)를 위해서는, 다시 말해 문법능력과 어휘능력을 독해에 즉각적으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긴 문장을 의미 단위(Sense Group)로 끊어 읽는 연습을 해야 한다. 이를 영어로는 phrasing(구절 끊어 읽기)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I hate you miss the train(나는 네가 기차를 놓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I hate you / miss the train이 아니라 I hate / you miss the train으로 phrasing해야 한다.

    (1)I waited for three hours. (나는 3시간 동안 기다렸다.) 1형식

    (2)I waited for my father. (나는 나의 아버지를 기다렸다.) 3형식

    두 문장 다 그리 길지 않기 때문에 phrasing하지 않아도 되지만 구절을 끊어서 읽는다면, (1)은 I waited / for three hours라고 해야 한다. for three hours가 부사구로 하나의 의미 단위를 이루기 때문이다. 그러나 (2)의 wait for는 await(∼을 기다리다)를 의미하는 타동사구이기 때문에 wait와 for를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 따라서 (2)는 Phrasing할 필요가 없다.

    우리말은 띄어쓰기를 잘못하면 엉뚱한 의미가 된다. ‘아버지가 방에 들어가신다’와 ‘아버지 가방에 들어가신다’가 대표적인 예다. 영어에도 이처럼 어디에서 끊어 읽느냐에 따라 의미가 확연하게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몇 가지 예를 보자.

    He treated the lady / roughly in the same way로 끊어 읽으면 ‘그는 그 숙녀를 대했다 / 거의 같은 방법으로’, 결국 ‘그는 거의 같은 방법으로 그 숙녀를 대했다’라는 의미다. 하지만 He treated the lady roughly / in the same way이라고 끊어 읽으면 ‘그는 그 숙녀를 거칠게 대했다 / 똑같은 방법으로’, 즉 ‘그는 그 숙녀를 똑같은 방법으로 거칠게 대했다’라는 의미가 된다.

    He decorated / the lady with flowers는 ‘그는 꽃을 단 숙녀에게 훈장을 수여했다’이지만 He decorated the lady / with flowers라고 끊어 읽으면 ‘그는 그 숙녀에게 꽃을 달아주었다’는 의미가 된다.

    프란시스 베이컨의 말을 phrasing해보자. Some books are to be tasted, / others / to be swallowed, / and some few / to be chewed and digested. (어떤 책은 맛만 보아야 하고, 어떤 책은 삼켜버려야 하며, 또 어떤 소수의 책은 씹어서 소화해야 한다.)

    다음은 영어에서 아주 중요시되는 구문들이다. (1)It is foolish / for Kim Jong-il to oppose Bush. (김정일이 부시에게 대항하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다.) (2) It is foolish of Kim Jong-il / to oppose Bush. (김정일이 부시에게 대항하다니 김정일은 바보 같은 사람이다.) (1)에서는 It이 형식주어이고 for Kim Jong-il이 의미상의 주어, to oppose Bush가 사실주어이다. 반면 (2)에서는 It이 비(非)인칭 주어이고 of Kim Jong-il 은 출처를 나타내는 부사구이며 to oppose Bush는 to부정사의 부사 용법(판단의 근거)이다. 즉 (1)의 foolish는 사물판단 형용사로 ‘김정일이 부시에게 대항하는 것’이 어리석다는 의미이고 (2)의 foolish는 인간성질 형용사로 김정일이 부시에 대항했다는 것을 근거로 판단할 때 ‘김정일’이 어리석은 사람이라는 의미이다.

    (1)I have not / more than 100,000 won. (2)I have / no more than 100,000 won. (1)에서는 not이 have를 부정한다. ‘나는 10만원 이상의 돈을 갖고 있지 않다’(상한선)는 의미다. (2)에서는 no가 more를 부정하여 no more than은 as little as의 의미로 ‘나는 10만원밖에 없다’(10만원이 적다는 주관적 감정이 깃듦)는 뜻이다.

    (1)I have not / less than 100,000 won. (2)I have / no less than 100,000 won. (1)에서는 not이 have를 부정한다. ‘나는 10만원 이하의 돈을 갖고 있지 않다’(하한선)는 의미이다. (2)에서는 no가 less를 부정하여 no less than은 as much as의 의미로 ‘나는 10만원이나 있다’(10만원이 많다는 주관적 감정이 깃듦)는 뜻이다.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연설문은 그의 입을 통해 전해질 때 한층 더 짙은 호소력으로 듣는 사람을 압도한다. 그가 연설하는 장면을 담은 필름을 보면 테이블 위에 손을 얹고 장단을 맞추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파도를 타는 듯 출렁이고 바람결에 휘날리는 듯한 그의 리듬은 거의 음악에 가깝다. 이것은 문장 강세(sentence stress), 억양(intoration), 끊어읽기(phrassing) 때문이다.

    다음은 케네디 대통령의 취임 연설(Inaugural Address) 첫 대목이다.

    We observe today / not a victory of party / but a celebration of freedom / - symbolizing an end / as well as a beginning / - signifying renewal / as well as change. (우리는 오늘 한 정당의 승리를 축하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를 - 개막과 아울러 폐막을 상징하고 변화와 더불어 쇄신을 의미하는 자유를 - 축하합니다.)

    For I have sworn before you / and Almighty God / the same solemn oath / our forebears prescribed / nearly a century and three quarters ago. The world is very different now. / For man holds in his mortal hands / the power to abolish / all forms of human poverty / and all forms of human life. (왜냐하면 우리의 선조가 근 175년 전에 규정했던 것과 똑같은 신성한 선서를 제가 여러분과 전능하신 하나님 앞에서 했기 때문입니다. 이제 세계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것은 인간이 모든 형태의 빈곤과 모든 형태의 삶을 파괴할 수 있는 힘을 손 안에 쥐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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