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월호

30년간 정신원리 연구한 김봉주 교수

“생각대로 하면 되고…”(念卽成) 과학적 사고로는 불가능, 정신세계 법칙으론 가능!

  • 김서령 칼럼니스트 psyche325@hanmail.net

    입력2008-09-03 14: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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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말은 식상하다. 세상이 마음대로 될 것 같으면 도처에서 들려오는 “죽겠다”는 소리는 뭔가. 그러나 ‘그냥’ 생각만으로는 부족하다. 신념과 믿음을 갖춘, 정성을 다한 생각만이 실재로 이어진다. 우리는 이를 ‘기적’이라 부른다. 비(非)과학이라고 폄훼하는 이런 정신의 힘을 “특수현상이 아니라 정신의 보편적 법칙”이라고 말하는 이가 있다. 평생 정신원리 연구에 매진해온 김봉주 교수다.
    30년간 정신원리 연구한 김봉주 교수
    영혼이 과연 있을까. 죽음 뒤에 사람은 어디로 갈까. 정답을 잘라 말할 수 없다. 염력이니 초능력이니 심령사진 같은 것도 석연히 해명된 적이 없다. UFO(미확인 비행물체)나 미스터리 서클 같은 신비현상도 잊을 만하면 세계 도처에서 발견되고 있다.

    이걸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인류가 지금껏 도달한 자연과학으론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런 것이 수두룩하다. 해명할 수 없기에 더욱 궁금하다. 그래서 흥미를 갖는 사람도 많다.

    나 또한 그랬다. 어느 날 내게 e메일 두어 통이 날아왔다. 평생 혼자서 심령과학을 연구했고 거기 관해 십여 권의 책도 썼다는 노교수, 그는 충남대학 영문과에서 평생 학생을 가르쳤지만 주된 관심은 영문학이 아니라 심령과학과 정신의 원리였다고 했다. 이제 노년에 이르렀으니 자신의 평생공부를 남에게 한번쯤 내보이고 싶다는 사연이었다.

    ‘유체이탈’ ‘식물에도 감정이 있다’ ‘연단술과 불로장생’ ‘사진으로 보는 비물질 세계’ ‘생명의 진리’…. 언뜻 훑어본 번역서의 목록만으로도 호기심에 불이 붙었다. 당장 달려갔다. 정작 마주 앉은 김봉주(金鳳柱·76) 교수는 고지식해 보이는 온화한 선비였다. 보이지 않는 세계, 해명되지 않은 세계를 평생 기웃거린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내가 던지는 숱한 성마른 질문에 속 시원한 대답을 던져주지도 않았다. 그러나 그뿐일까. 여기 대해서 나는 아직도 아리송하다. 이미 다 알고 있는 얘기를 반복하는 것도 같고 전혀 새로운 발걸음을 내디딘 분을 만난 듯도 하다. 다음은 그와 나눈 문답이다.

    ‘심령과학도감’



    ▼ 선생님의 심령 연구에서 새로운 건 뭔가요? 기공이나 단학에서 늘 듣던 이야기와 별 차이가 없던데요.

    “정신의 원리를 발견한 거지요. 아인슈타인이 상대성 원리를 발견한 이후 물리학이 달라졌듯 정신에도 원리가 있다는 걸 말하고 싶은 거지요.”

    ▼ 그 정신의 원리는(김 교수가 말하는 정신의 원리란 한마디로 ‘일체유심조(一切惟心造)’ 였다) 원효대사가 해골바가지에 담긴 물을 마신 이후 누구나 인정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

    “인정 안 하는 사람이 더 많지요. 특히 과학자 중에 정신의 힘을 부정하고 착각이니 미신이니 하면서 밀쳐버리는 사람이 더 많거든요.”

    ▼ 선생님의 연구가 영혼의 존재를 논리적으로, 실증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부분까지 나아갈 수는 없었습니까?

    “원래부터 정신의 논리는 물질의 논리로는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그걸 먼저 인정하자는 겁니다.”

    ▼ 그래서는 과학이란 이름을 붙일 수 없는 게 아닐까요?

    “그래서 일단 기본원리를 선언한 겁니다. 먼저 다르다는 것을 설정해놓고 새로운 방법을 찾아가야지요.”

    ▼ 언젠가는 자연과학으로 영혼의 존재와 죽음 이후가 설명될 날이 올까요?

    “당연하지요. 그런 날이 꼭 올 겁니다.”

    본의 아니게 어르신을 다그치고 몰아붙이는 방식의 인터뷰가 됐다. 그러나 대답할 수 없다고 아무것도 아닐 리는 없다. 언어로 정확하게 담아낼 수 없다고 존재를 부정할 순 없는 것 아닌가. 쉽고 단순하고 누구나 이미 아는 것이라고 간과해서도 안 된다. 어쩌면 그게 바로 아주 큰 것, 본질적인 것의 속성일지도 모른다.

    1987년에 발간한 ‘심령과학도감’이란 소책자를 김 교수는 20년 후인 지난해에 내용을 보강하고 제목을 ‘정신의 원리’라고 바꿔 달아 새로 냈다. 그 책은 지금껏 세계 도처에서 행해진 정신연구를 아주 성실하게 집대성했다. 서언에서 그는 이렇게 쓴다.

    ‘예부터 인간은 물질적인 육체와 정신적인 영체(영혼)의 복합체라 알려졌고 또 그렇게 믿어왔다. 그러나 서양사상의 특징인 정신과 물질, 즉 마음과 육체라는 이원론이, 데카르트 철학에서 너무 선명한 형태로 형식화되면서, 우리의 우주관 내지 인간관은 물질세계와 정신세계가 각기 독립된 세계로 구분되었다.

    근대 자연과학은 물질세계 탐구(유물주의)에 치중한 나머지, 정신연구를 소홀히 함으로써 심령(정신)을 비실재로 치부하거나 부인하는 오류에 빠졌다. 지금도 많은 사람은 영혼을 믿고 있으나, 현대과학으로는 증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반신반의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므로 본서는 되도록 과학적 실험연구에 근거해 정신(심령)과학을 체계화해 법칙을 정립하고자 한다.’

    심(心)·영(靈)·신(神)의 연산식

    정신과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정신이 뭔지를 알아야 한다. ‘정신이란 물질에 반대되는 개념이며 동시에 우주에 편재하는 비물질적인 실재의 총칭’이라는 것이 김 교수의 정의다.

    “정신에도 좁은 개념과 넓은 개념이 있어요. 좁게는 ‘육체의 반대’로 인간에 국한해서 마음(心)이라고 하겠고, 넓게는 ‘물질의 반대’로 자연 전체, 나아가 우주가 포함되지 않을 수 없는 개념이지요. 우주와 물질과 정신의 관계를 나타낸 그림이 바로 태극이에요. 이 정신을 크게 나누면 다시 심(心), 영(靈), 신(神), 세 가지가 되지요. 마음은 육체와 정신이 결부된 개념으로 인간에게 내재하는 정신의 형태이고 영(靈)은 인간에게서 육체를 뺐다고 할까 무시했다고 할까, 아무튼 그런 상태입니다. 신(神)이란 정신의 지고지상한 상태이며 절대적이고 우주적인 개념이지요.”

    그러면서 김봉주 교수는 종이 위에 친절하게 연산식을 하나 썼다.

    ‘심(心)=육체+정신(개념), 영(靈·개념)=인간-육체, 신(神)= 절대정신, 우주의지.’

    그 친절한 연산을 보면서 나는 실소한다. 과학과 공식이란 실은 이렇게 궁색하고 초라한 것일 수밖에 없는지도 모른다.

    정신을 굳이 심과 영과 신으로 나누는 데는 이유가 있다. 셋이 별개의 실재가 아님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마음이나 영이나 신은 정신적 실재이지만 각기 다른 존재가 아니라 동일 존재의 다른 상태라는 것. 즉 물이 얼음이 되고 수증기가 되면서 서로 다른 상태를 오가듯 마음과 영과 신 또한 레벨이 다를 뿐 동일한 실재라는 주장이다.

    물론 김 교수가 처음 하는 주장은 아니지만 그걸 확실히 인정한다는 건 우주관의 변혁이다. 내가 즉 절대정신이 될 수 있다는 뜻이고 내 마음이 곧 우주의지라는 것을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결코 간단한 이야기가 아니다.

    정신의 각 수준이나 범위는 명확한 경계선을 그을 수가 없다는 게 정신과학자들의 주장이다. 그것은 각 개인이나 사물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 살아 있을 때는 마음이다가 죽으면 영이 되는 것도 아니다. 그저 개념상 그렇다는 것일 뿐. 심령(心靈)은 글자 그대로 심과 영을 합한 말이다.

    “셋의 구분은 컬러 스펙트럼의 색깔과 같아요. 정확하게 어디까지가 빨강이고 어디서부터 노랑인지를 말할 수는 없어요. 대충 그 언저리만을 짐작하는 거죠. 의식의 수준으로 치면 마음은 주로 현재의식이 차지하며, 영은 잠재의식 내지 무의식이 차지하고, 신은 무아의식(이드) 및 초자아(슈퍼에고)가 관계되는 부분일 겁니다. 현재의식, 잠재의식, 초의식으로 구분하는 것도 일리가 있고, 의식, 영의식, 제3의식으로 구분하는 것도 비슷한 개념인 거 같아요.”

    물질계와 정신계

    김 교수의 평생 연구는 어쩌면 정신이란 개념 정리에 가장 큰 비중을 할애한 것도 같다. 그러나 개념이 바로 본질이다. 개념의 적용 범위를 명확하게 알면 각론은 저절로 정연해질 수 있다는 데 동의한다. 이전에 못 보던 정의를 김봉주 교수의 책에서 봤다.

    물질계: 선-1차원, 평면-2차원, 입체-3차원

    정신계: 마음-4차원, 영-5차원, 신-6차원

    3차원까지가 저차원이고 4차원부터가 고차원이다. 그 이상의 고차원이 있을 수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4차원이란 단어가 고차원을 통칭한단다. 3차원 세계에 사는 인간은 4차원을 머리에조차 담을 수 없다. 하루살이에게 내일이란 개념이 담기지 않듯. 그 고차원이 늘 궁금했다. 고차원이란 과연 뭘까. 끈질기게 묻는 것이 무식한 인터뷰어의 배짱이고 저력이다.

    “고차원은 정신계죠. 여기서 주의할 게 있어요. 세계라고 하니까 물질계처럼 정신계가 따로 있는 것으로 여기지만 그건 아니라는 겁니다. 고차원은 3차원을 초월한 세계니 형(形)이나 체적으로는 무(無)요, 허(虛)의 세계죠.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고 감지할 수도 없죠. 그러나 실재하죠. 인지하려면 직관해야 하지만 대개는 물질을 통해 나타나는 현상으로, 간접적으로 현시됩니다.

    고차원을 짐작하기 위해 학자들이 들고 온 게 3차원 세계에서 2차원 동물을 생각해보는 방법입니다. 평면에 괄태충 1,2가 있다고 가정합시다. 그들은 2차원동물이라 3차원을 몰라요. 사람이 괄태충1을 들어 올려 다른 곳으로 옮겨놓는다고 칩시다. 괄태충2는 자기 옆에 있던 1이 어떤 메커니즘으로 옮겨갔는지 전혀 모르죠. 갑자기 사라졌으니 그저 기적이라고 하겠죠. 그를 옮긴 인간을 신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1960년대 저명한 원자물리학자인 독일 괴팅겐대학의 파스칼 조단 교수는 차원에 관해 굉장히 흥미로운 발언을 했어요. ‘멀리 떨어져 있는 두 물체를 생각해보자. 3차원 공간에서는 둘이 서로 근접할 수가 없다. 그러나 3차원 이상의 공간이라면 전혀 달라진다. 그건 마치 한 장의 종이 위에 멀리 떨어져 있는 두 점이 내가 종이를 접는 순간 금세 맞닿을 수 있는 것과 똑같다’고 했어요. 아인슈타인이 ‘우주공간은 굽어 있다’고 말한 것과 서로 통하는 거 아닙니까.”

    우리의 과학적 사고라는 것이 곧 철저히 3차원 안에 갇힌 생각이다. 정신세계가 4차원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아주 머나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의 몸에, 또는 지구에, 우주에 겹쳐 있는 어떤 것이라는 얘기다.

    생각이 사진으로 찍힌다?

    30년간 정신원리 연구한 김봉주 교수
    인간이 외적으로는 물질세계와 연결되어 있고 눈을 감고 앉으면 정신세계와 연결되듯이 우주도 외적 세계와 내적 세계로 이뤄져 있다는 인식, 정신계와 물질계가 별개의 것이 아니라 동일 존재의 다른 면일 뿐이라는 생각, 이 커다란 진리를 부질없는 이론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눈을 감고 면벽수도하는 수도승도, 단전에 의식을 모으고 앉은 수련생도 무시로 이 4차원을 출입하는 게 가능하다는 주장에 동의한다. 색즉시공공즉시색(色卽是空空卽是色)을 말한 부처나 태허를 갈파한 노자나 몇 해 전 내가 인터뷰했던 박재우 선생이나 다들 자기 안에 깃든 차원을 경험한 사람들이었음을 인정한다.

    둘은 결코 멀리 떨어져 있지 않고 두꺼운 벽으로 가로막힌 것도 아니고 그저 안개처럼, 스펙트럼의 빛깔처럼, 살짝 얼기 시작하는 물의 온도처럼 무시로 변화하고, 그래서 서로 내왕할 수 있는 똑같은 존재의 다른 상태일 뿐이라는 것을 납득한다. 그러나 납득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게 뭔가. 삶에 구체적인 변화가 올까.

    김봉주 교수에게 죽음에 관해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주장은 몸을 이루는 물질이 사라져도 몸에 깃들었던 정신인 영은 그대로 우주 공간 안에 남아 있다는 것이다. “컴퓨터로 비유하는 게 가장 쉽지요. 우주는 용량 무제한인 대형 포털과 같아서 각자가 개인 PC에 기록한 내용은 포털 안에 남김없이 저장되지요. 자기 비밀번호만 누르면 개인기록을 정확하게 꺼내 볼 수 있잖아요. 정신은 양의 개념이 아니니 영이 아무리 많아도 넘치는 일은 없어요. 지금까지 살다 죽은 그 무수한 영이 다 어디 있느냐는, 그런 말은 성립할 수 없죠. 그러니 몸이 사라진다고 나의 본질이 없어지는 건 아니지요. 상태가 달라지는 것일 뿐.”

    그래서 그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 같은 것이 없다. 언제든 가볍게, 편안하게 죽음을 맞을 준비가 돼 있다. 카메라 앞에서 그의 눈빛은 바윗돌 같았다. 전혀 흔들리지 않고 한 점을 오랫동안 응시하는 힘이 있다. 그는 원래 병약하게 태어났다. 어머니가 열둘을 낳았으나 다 없어지고 다섯만 남은 형제 중의 차남으로, 특별히 기운이 세다는 계룡산 아랫마을에서 태어났다. 왜 하필 심령 연구에 마음을 빼앗겼을까.

    어려서 집에 아이 보러 온 계집아이가 있었다. 빨간 헝겊을 들고 ‘연자씨’ 어쩌고 하면서 노는데 수건을 감춰놓으면 찾아내곤 했다. 나도 그런 놀이를 기억한다. 우리 동네는 연자씨가 아니라 춘향이 어쩌고 하는 주문이었다. 눈을 감은 한 아이 앞에서 ‘춘향이 생일은 사월 초파일’ 식의 내용 없는 주문을 빠르게 외면 눈 감은 아이는 몸을 사시나무 떨듯 떨며 모종의 혼령에 들려버린다. 일종의 최면술이었다. 감춰놓은 수건 같은 건 일쑤 찾아냈다. 몇십 년 전만 해도 둘러앉아 벌이는 귀신놀이나 최면술 시범이 아이들에게 꽤 인기 있는 게임이었다. 그만큼 주술이 흔했고 그걸 통해 신령의 존재를 일상화했던 것 같다.

    대학생 땐 김봉주 교수의 여동생 친구들이 둘러앉아 또 그런 빨간 헝겊 놀이를 했는데 최면당한 아이가 깨어나지 않는 사건이 있었다. 찬물을 끼얹고 때리고 흔들어도 아이는 깨어나지 않았다.

    “그냥 ‘깨어나라’고 말만 하면 되는 건데, 그땐 그것이 최면술이란 것도 몰랐으니까….”

    애들이 울고불고 하던 것이 기억에 강렬하게 남아 있다. 그 무렵 형님이 가져온 ‘과학’이란 잡지에서 ‘생각이 사진으로 찍힌다’는 기사를 봤다. 생각이 사진으로? 그건 도대체 어떤 세계일까. 심령 연구를 하겠다는 결심은 그때 이미 태동했을 것이다. 그는 스케일이 다른 사람과 달랐다. 인류를 위해 무언가를 이룩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었다. 눈에 안 보이는 추상을 눈앞에 보이는 구체적인 사물보다 중시하는 경향, 그게 일생을 지배했다. 그의 관심은 일상이 아니라 거대담론이었다.

    “사람이 곧 신이다”

    대학 때 고민은 국제화였다. 교통과 통신이 발달하니 세계 수많은 인종이 서로 활발히 교류할 것을 예측했다. 그러자면 가장 필요한 게 언어라고 생각했다. 소통에 불편을 느낄 인류를 위해 쉽게 배울 수 있는 국제어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다.

    “노심초사 끝에 새로운 언어를 만들었어요. 자멘호프가 만든 에스페란토의 간단하고 과학적인 문법에 리차드가 착상한 ‘Basic English 이론(기본 단어 850어로 모든 사상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는 이론)’을 접목시킨 거죠.”

    국제어를 창제하고 850단어짜리 국제어 사전까지 만들었다. 그 언어와 사전을 1988년 충남대 에스페란토학회에서 발표했고 1994년 충남대학교 어학연구소 학술지에 ‘국제어 제정의 이론과 실제’라는 제목으로 실었다. 나중엔 영어 배우기 힘든 사람들을 위해 ‘Reformaion of English’라는 새로운 영어체계도 만들어 학회에 발표했다.

    대전의 외과의사 유석형 박사가 한국심령학회를 만든 것이 1973년이다. 학회라기보다 해외에서 관련 책을 구해 와 돌려 읽고 번역하고 호기심을 나누는 모임이었다. 유 박사와 어울리면서 심령과학 책을 함께 번역도 하고 토론도 했다. 그러다 충남대 안에 심령과학연구회를 만든 것이 1975년. 이후 이 연구회는 원광대, 부산대 등지로 퍼져가며 관심 있는 학생들끼리 심령을 연구하는 선진적인 서클이 됐다. 그는 학생들과 어울려 인간의 정신을 과학적 방식으로 해명하는 일이라면 어디든 찾아다녔다. 처음 관심을 가진 장르는 심령사진이었다. 사진 찍은 장소와 사람들을 찾아다니는 게 매 학기 방학 동안의 큰 행사였다. 강신(降神)한 사람들을 찾아가고 영매에게 불려나온 혼령 이야기를 들었다. 물리학을 모르고선 안 되겠다 싶어서 물리학을 기초부터 다시 공부했다.

    대전에 죽은 영혼을 불러 한을 풀어줘서 영계를 순화해야 세상이 평화로워진다고 주장하는 이가 있었다. 이름은 박헌용이었다. 한동안은 그를 따라다녔다. 박헌용이 불러낸 영혼 중에 6·25 때 전남 고흥 어느 동네에서 총 맞아 죽었다는 이가 있었다. 생전의 이름과 주소까지 다 말해서 녹음을 했다. 고흥 주소지로 편지를 보내 그런 사람이 있는지를 조회했다. 그런데 없었다. 속은 기분이었다.

    박헌용에게 다시 그 영혼을 불러내라고 말해 그 영혼에게 따졌더니 불려나온 영은 울면서 ‘실은 거짓말했습니다’ 하는 것이었다. 심령연구는 매번 이런 식이었다. 맞다가도 틀리고 진일보한 것 같다가도 원점으로 돌아왔다. 주변 사람들은 돌았다고 수군거렸지만 멈출 수가 없었다. 그렇게 30년이 흘렀다. 그러면서 얻은 결론이 바로 정신법칙이었다. 더 본질적인 깨달음은 ‘인간이 바로 신이다’라는 인신론이다.

    “신이 따로 있지 않고 사람이 곧 신이란 것을 알았어요. 천도교가 말하는 인내천(人乃天) 사상과 같다면 같을 겁니다. 각자가 바로 신이에요. 마음과 영과 신이 다른 게 아니라 한 덩어리거든요. 그런데 물질을 중시하면서 인간이 점점 못된 동물이 되고 있어요. 각자 마음 안의 신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걸 인류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냉담했다. 다양한 초자연적인 현상이 사실임을 확신하는 것은 당연했다. 그게 바로 정신이 물질로 드러난 현상이었으니까.

    ‘염즉성(念卽成)’

    30년간 정신원리 연구한 김봉주 교수
    “텔레파시, 사념전달, 독심술, 투시, 영청, 인격전환, 염력, 물질이동, 영의 물질화, 영혼 사진, 염사사진 등 정신에 관한 이론을 중구난방 식으로 이야기해봤자 현대과학에선 ‘과학이 아니라’고 부정하고 있어요. 심지어 사술(詐術)이라고까지 매도하지요. 이걸 좀 더 학술적으로 다루고 그 정신현상을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내 나름의 공리(公理) 및 정리(定理)로 만들었어요. 일종의 법칙(法則)을 세워본 겁니다. 이 노력을 별것 아닌 것으로 취급하는 사람이 많아요. 나는 그들을 아직 잠에서 덜 깨어난 사람이라고 봅니다.”

    그가 만든 몇 개의 법칙은 흥미롭다. 설령 이미 알고 있는 인식의 재확인이라 하더라도 선언적 의미가 크다고 본다. 먼저 정신원리의 기본공리(公理). 그것은 정신의 원리(법칙)와 물질의 원리(법칙)가 다르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이 정신현상을 사술이라고 부정하는 큰 이유는 이 첫 번째 공리를 간과하기 때문이란다.

    “정신문제를 풀기 위해 물리적 잣대를 들이대는 건 멍청한 짓이지요. 동서고금을 통틀어 수없는 현자, 즉 철학자, 이기론자, 심리학자, 심령학 연구자, 정신의학자, 성서, 종교자들이 아무리 믿음(신념, 정신, 생각)으로 병을 낫게 했다 한들 과학자들은 받아들이지 못해요. 약 대신 밀가루를 복용한 환자가 분명히 병이 낫는 일이 생긴단 말입니다. 의학에서는 그걸 ‘플라시보효과(僞藥效果)’라고 부르죠. 그러나 그건 약학 우선적 사고에서 나온 잘못된 표현이고 내가 말하는 정신 제1법칙에 해당해요. 정신의 제1법칙이 뭔 줄 아세요? ‘생각(念)하면 염하는 대로 된다(念卽成)’입니다.”

    생각이 즉 실재다. 너무도 쉬운 진리. 너무도 쉬운 법칙. 그러나 이걸 과학적으로 증명해보라는 건 정말 ‘대략난감’이다. 그러나 숱한 방증을 보여줄 수는 있다. 그게 바로 각종 심령사진이다. 우리가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것은 현실(물리)세계에서는 보이지 않아 무(無)하고 허(虛)한 듯 보이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생각(염한 것, 상념체)’은 물질과 똑같이 에너지로 되어 있다. 순간적인 생각과 장시간의 (같은) 생각, 약한 생각과 강력한 생각이 에너지 양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에너지라는 점은 같다. 에너지는 힘이다. 힘은 작용한다. 없다고 할 수 없다. 염사(생각을 사진 찍는 것) 사진이 그걸 입증한다. 도쿄대 심리학과 교수인 후쿠라이 박사는 여러 장의 염사사진을 남겨 생각이 사진으로 찍힐 수 있음을 증명했다. 영혼도 마찬가지다. 감광지에 찍어 인화해 보여줄 수 있다.

    “영혼은 에너지로 된 상념체예요. 에너지니까 힘이 작용하고 그래서 사진에 찍힐 수가 있는 겁니다. 사람들은 ‘영혼’이나 ‘신’(서양 사람들이 생각하는)이, 살아 있는 사람 같은 형체, 어쩌면 유체(幽體) 같은 것으로 됐으리라 상상해요. 그러나 그렇지 않아요. 영혼이나 신은 물질적 실체가 아니라 다만 에너지적인 실재(눈에 안 보이는 존재)일 뿐이죠.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많은 물질을 우린 알고 있잖습니까. 그러니 안 보인다고 없다고 할 순 없겠죠. 에너지인 물질이 파장(전자파)을 가지고 있듯이, 에너지로 된 상념(혹은 영혼)도 개개의 고유한 파장을 가지고 있어요. 그 파장은 현실에 정확히 기록됩니다. 수많은 학자가 정신문제를 연구했지만 바로 ‘염즉실(念卽實)’을 간과했다는 겁니다.”

    김봉주 교수의 정신 제2법칙은 ‘생각은 (에너지이므로) 힘이다’라는 것이다. 상념은 에너지로 이루어져 있다. 에너지는 그 자체가 힘이다. 따라서 유리 겔라 같은 영 능력가들이 스푼을 정신력으로 구부리거나 나침반의 바늘 방향을 돌리거나 먼 거리에 있는 환자를 염력으로 치료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의 공식 ‘E=mc²’는 모든 물질이 에너지로 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우주가 에너지로 되어 있다는 건 이미 과학자들 사이의 공감사항이다. 이 생각은 새로울 게 없다. 동양에서는 진작부터 우주를 기(氣=에너지질료) 덩어리로 봐왔다.

    생각대로 되고!

    30년간 정신원리 연구한 김봉주 교수
    물체가 에너지로 되어 있음을 육안으로 볼 수 있도록 밝혀준 것이 오오라 사진이다. 이 오오라를 육안으로 쉽게 볼 수 있도록 한 사람은 1916년 영국 성(聖)토마스병원의 윌터. J. 킬러 박사이고, 1939년 소련의 전기기사 세미욘 키를리안 부처가 고주파전장(電場)을 이용, 오오라 사진을 찍는 데 성공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의사인 방건웅 박사가 1980년대 오오라 사진을 찍는 데 성공했다. 유상(幽像)잎이란 것도 물질이 에너지로 됐음을 과학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오오라는 모든 물체에서 발산한다. 나뭇잎의 일부를 끊어내고 키를리안 식으로 사진을 찍어보면, 절단되어 없어진 부분도 원상대로의 오오라가 나온다. 유상잎(Phantom leaf)이란 유체(幽體)잎, 나뭇잎의 유체다. 이 현상은 여러 가지를 암시하는데, 특히 인간의 유체 가능성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상념은 실재다’라는 기본정리와 ‘생각하면 생각대로 이뤄진다’는 정신법칙을 모르는 사람들이 염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을 ‘기적’이니 ‘마력’이라고들 말한다. 그것이 특수한 현상이 아니라, 정신의 가장 보편적인 법칙의 적용이라는 것이 김 교수가 동시대인에게 설파하고 싶어하는 핵심이다. 신념과 믿음(인식)에 의해 병이 치유되고 어떤 일이 성사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정신법칙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 정신법칙은 물리에서의 운동 법칙과 만사 만물에 똑같이 적용된다.

    이왕 말 나온 김에 그의 정리 전체를 일괄하자. 마음 먹은 대로 이루어지는 법칙은 다음과 같이 분류된다.

    가. 즉시 이루어짐

    생각(인식)이 바뀌면 즉시 그대로 이루어진다.

    예: 대부분의 인지효과, 최면상태의 사람.

    나. 서서히 이루어짐

    염력을 가하면 서서히 이루어짐.

    예: 염사나 심령사진이 한참 시간이 지난 후에 나타나기도 함.

    정신 제2법칙(부수칙): 염력(정신)은 사물에 영향을 준다. 그 영향은 3가지로 나뉜다.

    제1항. 염력은 정신에 영향을 준다.

    제2항. 염력은 생체에 영향을 준다.

    제3항. 염력은 물질에 영향을 준다.

    정신 제3법칙(부수칙): 말(상념의 표시)은 힘(실현촉매)으로 상념을 강화한다.


    상념은 실재이지만, 말이 주어지면, 즉 지시(에너지의 상)가 내려지면 제1법칙이 한층 쉽게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말이 씨가 된다’ ‘귀신도 말을 해야 알아듣는다’는 우리 전래속담이 말의 힘에 관한 깊은 통찰을 담고 있다고 본다.

    광자로 구성된 만물

    “동양의 이기(理氣)이론은 우주가 태극(太極而無極)과 음양으로 되어 있다고 말해왔잖아요. 그걸 물리적으로 해석하면 물(物=물질)과 신(神=정신)으로 되어 있다는 말이죠. 그걸 내 말로 표현하면, ‘우주는 전자기(電磁氣)로 되어 있다. 그래서 자기적 성질이 물질성을 가지고 전기적 성질은 정신성을 가진다’가 됩니다. 이건 내가 물리학을 20년 공부한 끝에 내린 결론이에요.

    이 세상은 물질체가 됐든 정신체가 됐든, 전자기로 이뤄져 있고, 이 전자기 이론이 만물에 두루 통한다고 보는 거지요. 일리만통(一理萬通)이란 사상도 모든 것이 전자기로 됐다는 생각에서 나온 겁니다.”

    어느 날 아침에 눈을 뜨니 세상이 전부 똑같이 보이더라는 박재우 선생의 말과 같은 맥락이다. 정신의 신비를 탐구하는 사람에게 세계는 비밀을 조금씩 열어 보인다. 신비에 닿으려는 사람이 주변에 여럿 있다. 그러나 물질에만 매몰되어 영안이 사라진 인간들, 그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 3차원 세계에서 증명되지 않는 사실은 좀체 믿지 않으려 한다. 김봉주 교수는 그게 정말 안타깝단다. 내게 e메일을 보낸 것도 그런 안타까움의 한 표현이었을 것이다.

    우리의 생각과 말은 씨앗과 같아서 발아하고 성장한다. 생각의 씨앗은 몸 안에 뿌리를 내리고 뻗어나가서 근육과 호르몬, 신경과 순환계를 조절해(만들어)간다. 레리 도시 박사는 자신의 건강이 나쁘다고 생각(말)하는 사람은 자신의 건강이 아주 좋다고 말하는 사람에 비해 사망률이 7배나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삶을 연장시키기 위해 투지를 불태우는 환자들은 수동적이고 무기력한 태도를 가진 환자들보다 더 빨리 회복된다. 우리가 병이나 삶에 대해 생각할 때 자신이 통제할 수 없다거나 극복할 수 없는 장애물에 부닥쳤다고 생각(말)하면 우리의 에너지는 치료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없다. 부정적인 말은 생동감 있는 삶의 의지를 육체에 전달할 수 없다. 질병을 더 깊이 있는 자아와 만날 수 있는 기회로 알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건강을 되찾는다. 치료를 위한 에너지를 스스로 자가 발전할 수 있다.

    “슈바이처 박사가 이미 말했잖아요. ‘우리 시대의 가장 위대한 발견은 인류가 마음가짐(생각)을 바꿈으로써 자신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라고!”

    그의 집에 찾아가고 밖에서 더 만나고 그의 책을 밑줄 쳐가면서 읽었다. 그는 ‘현대과학으로 본 氣와 易’이란 책에서 ‘광자 기본 입자설’이란 가설을 말했다. 모든 물체는 광자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인데 물론 혼자 책상 앞에서 궁리해낸 생각이었다. “세상만물이 광자로 이뤄져 있다는 내 이론은 물리학적(실험적)이라기보다 철학적인 생각이었거든요. 그런데 작년(2007년)에 발간한 ‘신동아’ 8월호에 치과의사 양동봉씨가 ‘길이, 시간, 온도 등 7가지 기본 단위를 광자(光子)의 개수로 통일했다’ ‘세상은 광자(photon)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수리적으로 증명해냈다고 발표했습디다. 혼자서 으쓱했어요. 내가 혼자 해보던 생각을 과학적으로 증명해준 그 사람을 꼭 한번 만나고 싶어요.”

    수면 뇌파와 활동 뇌파

    우주는 에너지의 세계다. 에너지의 전자기성을 띤다. 전자기는 파장, 즉 진동이다. 그러므로 세계는 파동(진동)의 세계다. 이 때문에 우리가 생각만 하더라도 뇌파가 일어난다. 실험에 의하면 우리의 수면시 뇌파는 0.5Hz 내지 3.5Hz이고, 의지적 정신활동을 하고 있을 때 뇌파는 14Hz내지 30Hz라고 한다. 강한 사고, 강력한 의지는 강한 뇌파를 낸다는 것이다.

    10여 년 전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하루야마 시게오의 ‘뇌내혁명’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뇌가 활동하고 판단하는 사고의 결과물은 모두 물질화되어 화학반응을 일으킨다. 생각하는 데도 에너지가 필요하다. 단순히 ‘싫다’ 혹은 ‘좋다’고 생각하는 데도 기본적인 양의 에너지가 필요하다. 뇌가 에너지를 사용할 때는 POMC라는 단백질 분해현상이 반드시 일어난다. 그리고 긍정적으로 사고할 때와 부정적으로 사고할 때의 단백질 분해방법은 서로 다르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플러스 발상을 하여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 인체에 좋은 약으로 작용하는 물질이 체내에 생성되지만, 마이너스 발상을 하여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면, 약 대신 독으로 작용하는 물질이 생성된다.’

    김 교수에겐 아들이 셋 있다. 맏이는 법학자고 둘째가 물리학자이고 셋째는 의사다. 삼부자, 사부자가 모여 앉아 정신의 원리를 연구하고 심령을 함께 공부할 조건이 되겠다 싶은데 정작 아들들은 아버지 공부에 큰 흥미를 보이지 않아 아쉽단다. 또 하나, 김 교수가 주장하는 이론은 입자론이다. 입자에 관한 자기 생각을 꼭 밝혀달라고 한다. 그게 뭘까.

    “입자란 기(氣), 즉 ‘에너지소(素)가 소용돌이(渦)를 일으키고 있는 장(場)’으로 해석하는 겁니다. 그 소용돌이를 우리들은 입자 또는 체(體)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나는 우리가 이제까지 생각했던 고전적 관점에서의 ‘건축벽돌(최소의 입자)’로서의 고체 입자란 이 우주에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봅니다. 이 와를 지상에서의 어떤 현상에 비유한다면, 물속의 소용돌이나 공중의 회오리와 같은 것이에요. 지금 단단하게 보이는 이 탁자도 실은 단단한 게 아니라 소용돌이치는 입자로 구성되어 있어요. 이 와(渦)가 안정된 상태를 유지할 때 전형적 입자 모양을 갖추어, 한쪽(극)에서는 에너지소를 발산(+)하고, 반대쪽(극)에서는 그를 흡수(-)하는 모양이 되거든요.

    그것의 모양과 원리는 자석의 자력선이 보여주는 바와 같아요. 태풍의 눈을 사진으로 찍으면 나타나는 모양과도 닮았죠. 그 모양은 소립자를 비롯하여 모든 입자, 물체, 천체, 은하계에 이르기까지 한결같습니다. 이렇게 우주는 입자(micro)로부터 천체(macro)에 이르기까지 한 가지 ‘음양기의 덩어리(소용돌이)’의 프랙탈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고 보는 겁니다.”

    전에도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머리 가운데 가마(백회)의 소용돌이 무늬나 손발가락의 지문이 우주의 기본 형태를 본뜬 것이라는 주장이다. 인간이 심신의 건강을 잃는다는 것은 이런 소용돌이의 막힘에서 오기 때문에 몸을 소용돌이 모양으로 비틀면 인체의 혈과 기가 활성화된다는 트위스트 이론, 그걸 말한 것도 박재우 선생이었다. 결국 같은 말이다. 모든 것은 서로 통한다. 내 속에 있는 마음이 곧 우주라는 것, 생각은 에너지라 물질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는 것,
    30년간 정신원리 연구한 김봉주 교수
    金瑞鈴

    1956년 경북 안동 출생

    경북대 국문과 졸업

    중앙중 교사, ‘매일경제’ 신문·‘샘이깊은물’ 객원기자

    월간 ‘동서문학’ 신인상

    저서 : ‘김서령의 가’‘여자전’
    생각대로 이루어진다는 게 진리라는 것, 인류가 그런 선언을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날이 올까. 그럴 때 인간은 3차원을 뛰어넘는 존재로 격상할까.

    내 책상 앞에 붙여둔, 지난달 체코 프라하 근처에 생겼다는 저 아름다운 미스터리 서클을 만든 주체가 누군지 알게 될까. 그런 날이 머지않아 도래하리라는 것을 김봉주 교수처럼 확신하고 싶다. 아니 내 안에 깃든 깊은 자아, 우주의 핵심, 절대정신을 육체를 가진 상태로, 생전에 감각하고 인지하고 싶다. (마지막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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