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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한인 파워 현주소

투표율 낮고 ‘몰표 조직력’ 약해 ‘정치적 소수’ 신세

  • 공종식 동아일보 뉴욕 특파원 kong@donga.com

재미 한인 파워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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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에 사는 한국인은 200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전체 미국인의 0.7%에 해당하는 무시 못할 수치다. 그런데도 한인은 ‘소수 인종 중의 소수’로 분류된다. 미국 주류 사회, 특히 정치권에서 한인의 영향력이 그만큼 작기 때문이다. 그 배경은 무엇일까.
[사례 1]

재미 한인 파워 현주소

11월8일 미국 뉴저지주 에디슨시 시장에 당선된 준 최(한국명 최준희)와 지원 유세에 나섰던 민주당 거물들. 왼쪽부터 존 코자인 뉴저지 주지사 후보, 준 최 , 빌 브래들리 전 상원의원.

2003년 10월30일 오후 6시반 미국 뉴욕 맨해튼의 최고급 호텔인 월도프아스토리아 호텔. 성수기에는 하루 숙박비가 500달러(약 50만원)가 넘고 미국 대통령이 뉴욕에 들르면 늘 머무르는 곳이라 ‘호텔 중의 호텔’로 꼽힌다.

2003년은 미주 한인 이민 100주년이 되는 해로 크고 작은 기념행사가 미국에서 열렸다. 그런데 100주년 행사를 마무리하는 폐회식 행사가 현지 교포 2000명을 초대한 가운데 바로 이 호텔에서 열렸다. 최고급 호텔인 만큼 행사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한인으로서는 자랑스럽고 중요한 이 행사에 뉴욕 시장은 고사하고 주요 선출직 공무원 대부분이 나타나지 않은 것. 뉴욕 플러싱 지역을 대표하는 중국계 시의원이 뉴욕시를 대표해 참석한 유일한 선출직 공무원이었다. 매년 11월에 있는 일반선거를 불과 일주일 앞둔 시점이었는데도 현실은 이랬다.

[사례 2]

2005년 10월9일(일요일) 미국 뉴저지주 북부 노우드에 자리잡은 뉴저지 초대교회(담임목사 이재훈)에 아침 일찍부터 미국 정치인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최근 연방 하원에서 ‘떠오르는 별’로 주목받고 있는 공화당 소속 스콧 개럿 의원과 거든 존스 민주당 주 하원의원을 비롯해 근처 테나플라이, 노우드, 데마레스트 시장이 줄줄이 찾아와 예배에 참석했다. 개럿 의원은 통역을 통해 설교를 들은 뒤 “목사님의 설교가 참 신선하다”는 인사말을 잊지 않았다.

[사례 1]과 [사례 2]의 차이는 왜 나타났을까. 왜 똑같은 한인 모임에 미국 정치인들은 이렇듯 상반된 반응을 보였을까. 더욱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언뜻 우리 시각에서 ‘훨씬 중요한’ 한인 행사에는 한 명도 나타나지 않은 미국 정치인이 한인교회 예배에는 한꺼번에 몰려왔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미국은 물론 전세계 정치권에 예외 없이 적용되는 법칙이 숨어 있다. ‘표가 있는 곳에 정치인이 있다’는 게 그것이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뉴욕시와 근처 뉴저지 등 ‘뉴욕 메트로 권역’에 살고 있는 한인은 대체로 37만~40만명으로 추산된다. 히스패닉이나 흑인보다는 작은 규모지만 선거에서 근소한 표차로 당락(當落)이 갈리는 정치인에겐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숫자다.

그런데 눈여겨봐야 할 사실은 뉴욕 한인들의 투표율이 매우 낮을 뿐만 아니라 사안에 따라 특정 후보에게 몰아주는 ‘조직표’가 아니라는 것. 따라서 뉴욕 정치인들은 한인 유권자 표에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었고, 그래서 한인 이민 100주년 행사도 관심 밖이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왜 뉴저지주의 한 교회에서 열린 예배에는 미국 주류 정치인이 대거 몰려왔을까. 이는 11월8일 뉴욕 시장, 뉴저지 주지사 등을 뽑는 일반선거를 앞두고 한인유권자센터(소장 김동석)가 신도 수가 많은 이 교회에서 유권자 등록활동을 펼쳤기 때문. 이 교회는 신도수가 1000명이 넘는, 근처에서는 가장 큰 교회다. 특히 한인 밀집지역인 뉴저지주 버겐카운티는 한인의 표심(票心)이 지방선거의 당락을 가를 수 있는 지역이라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간과할 수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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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종식 동아일보 뉴욕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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