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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떠나는 미군, 흔들리는 한미동맹

미국의 동아시아 군사전략과 한국의 딜레마

‘줄서기’ 요구하는 미국, 부릅뜨고 노려보는 중국

  • 글: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shamora@donga.com

미국의 동아시아 군사전략과 한국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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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서태평양 지역에 구축하고 있는 전략거점은 한국, 일본, 괌 세 곳이다. 이 가운데 보병은 북한과의 전면전을 염두에 두었던 한국에만 배치했고, 서태평양 주요 해상수송로의 길목인 오키나와와 아시아 전체에 대한 전략폭격이 가능한 괌에는 해·공군을 배치해 두고 있다. 미국의 전략가들에게 이들은 별개의 지역이 아니다. 세 거점이 서로 엮어져 동아시아 전체전력의 ‘풀 세트’가 되는 것이다.

미국이 최근 추구하고 있는 그림은 이 세 지역을 보다 긴밀하게 엮는 것으로 요약된다. 결과적으로 서태평양 전체의 미군전력은 늘어난다는 것이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의 설명이고 보면, 주한미군의 감축이 주일미군과 괌 주둔 미군의 증가로 연결되리라는 것은 불문가지다. ‘기동성’을 강조하는 군사변환의 개념상 전략적 중요성이 증가하는 해·공군은 병력이 소폭 늘어나는 대신, 육군 위주의 주한미군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종합하면 1000명 내외가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모든 군대는 잠재적인 ‘위협’을 상정하고 그 위협의 크기를 예측해 전력을 배치하게 마련이다. 재편되는 동아시아 미군에도 몇 가지 위협이 설정되어 있다. 첫째는 역내에 존재하는 국가들에 대한 견제다. 미국이 잠재적 적국으로 설정하고 있는 중국과 중국에 기대어 ‘불량국가’화할 가능성이 있는 나라들이 여기에 속한다. 북한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의 이슬람권 국가들이 포함된다.

기지 주둔사정이 악화되고 있는 중동지역 또한 고려대상이다. 중동은 미국의 사활이 걸린 지역이지만 이라크전에서도 확인됐듯 역내에서는 물론 유럽에서도 안정적인 기지를 확보하기가 어려워졌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군사적 기능을 대러시아 견제로 한정짓고 나면, 언제든 병력을 차출해 중동에 투입할 수 있는 기동군은 동아시아에 둘 수밖에 없다.

이렇게 보면 세계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GPR의 핵심은 동아시아이며, 그 가운데서도 ‘주한미군의 지역적 역할’ 혹은 ‘전략적 유연성’은 가장 중요한 포인트 가운데 하나다. 한강 이북에 있는 미군부대를 통합하는 오산·평택기지는 지리적 위치상 중국에 대해서도 강력한 메시지를 지닌다. 언제든 한반도를 떠나 분쟁지역에서 활동하려면 대북억제 임무는 한국군에게 맡겨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주한미군이 수행하고 있던 10대 특정임무를 한국군에 인계하기로 한 것은 이 때문이다.



미국이 그리는 동아시아의 그림

장기적으로 주한미군은 어떤 모습을 갖게 될까. 지난 6월7일 GPR 협상을 통해서 미국측은 “2005년 말까지 1만2500명을 감축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상당수 전문가들은 이것이 최종숫자가 아니라는 데 의견을 모은다. 눈여겨볼 것은 5월19일 미 의회예산국(CBO)이 공개한 ‘해외주둔 육군기지 변경방안’ 보고서다. 여기서 가장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방안은 ‘대안3’으로 제시된 주한미군 전면철수와 1개 전투여단 순환배치다. 주한미군 육군 2만8000명 가운데 2만7000명을 본토로 철수하고 1000명이 남는 대신 1개 신속기동군(BCT) 전투여단(3600명)을 순환배치하는 이 방안에 따르면 전체 주한미군 3만7000명 가운데 1만3600명 가량만이 잔류한다.

국방부 관계자들은 장기적으로 볼 때 이 아이디어를 수정한 수준에서 주한미군 규모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1개 전투여단을 순환배치하는 경우 한반도 전장환경에 적응이 안돼 작전능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이들을 ‘안내’할 수 있는 1개 대대 병력(1000명)은 남을 공산이 크다는 것. 여기에 이들을 지원할 병력(1000명)까지 CBO에서 제시된 방안보다 2000명 정도가 ‘붙박이’로 남고, 순환배치병력까지 더하면 장차 주한미군 육군 수는 6600명이 된다.

해·공군은 약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육군의 상당수가 본토로 빠진다는 것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 경우 그만큼 많은 전력이 전개해와야 한다는 의미다. 따라서 전시에 증원될 해병대와 항모전단 등을 ‘접수’할 병력이 필요해진다. 종합해보면 주한미군은 절반 가량(1만6000~1만7000명) 남게 된다.

미군이 바뀌면 연합작전체계와 작전계획5027도 손질할 수밖에 없다. 주한미군 주전력이 한반도 ‘붙박이’가 아니므로 데프콘2가 발령되면 한국군 작전통제권이 한미연합사로 이양되는 현재의 전시작전통제 구조도 바꿔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연합사를 해체하고 일본과 같은 병렬형 지휘체계로 가야겠지만, 당분간은 ‘한미기획사’ 정도의 상설협의체를 신설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앞서 설명했듯 최근 주한미군에 일어나고 있는 변화는 동아시아 주둔 미군 전체 변화의 한 부분이다. 따라서 이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다른 지역, 특히 일본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의 움직임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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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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