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2006년 개교 60주년을 맞는 건국대학교가 거듭난다. 학교발전방안인 ‘드림건국 2011’에 따라 인적·물적·제도적· 문화적 인프라를 구축하고 국제화 시대에 맞는 글로벌 캠퍼스로 다시 태어나는 것. 실제로 건국대는 국내 대학 최초로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와 공동학위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그 외의 외국대학에서 취득한 학점도 100% 인정하고 있다.
2006년이면 개교 60주년을 맞게 되는 건국대학교는 지난해부터 ‘국내 5대 사학 진입의 발판 마련’이라는 모토의 ‘드림건국 2011’의 시동을 걸고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정길생 건국대 총장은 “우리 국민의 수준은 이미 높아질 대로 높아진 상태다. 이를 사회가 교육수준의 질로 수용하지 못하면 사회 불안요소가 되고 장차 국민 생산성도 떨어뜨리게 된다. 21세기는 효율의 시대다. 각 분야에서 소수정예의 전문인력이 많이 배출되어야 세계와 경쟁할 수 있다. 사회와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학교의 토대를 새롭게 구축하자는 것이 ‘드림건국 2011’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본격 추진된 학생 중심의 학사운영과 교육 특성화 방안 등이 최근 건국대의 발전과 이미지 제고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2011년까지 단계별로 진행될 ‘드림건국 2011’의 발전전략으로는 21세기형 대학편제 개편, 교수부문과 교육과정의 혁신, 연구분야의 특성화, 연구평가 및 보상 강화, 교수의 사회적 참여확대, 예술문화활동 진작, 국제교류협력 활성화, 글로벌 전문인 양성, 사회소외계층 지원확대, 행정조직의 분권화 등이 있다.
2006년까지 교수 확보율 80% 달성
발전전략의 핵심은 인적·물적·제도적·문화적 인프라 구축이다. 건국대는 2006년까지 교수 확보율을 지금의 64.3%에서 80%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또 이미 학생 20∼25명에 교수 1명을 확보하도록 되어 있는 교육법에 따라 지난 1년6개월 동안 150여명의 신규 교수를 확보했다. 그 중 10명은 외국인 교수로 현재 30명의 외국인 교수가 전공과목 60개를 영어로 가르치고 있다. 매년 신규임용 교수 중 10%를 외국인으로 뽑아 원어 강의 수업을 늘릴 계획이다.
한편 교원 연구 및 강의 평가를 활성화하고 연구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연구성과에 대한 성과급 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교수자질 향상을 위해 SCI(자연계열), SSCI(인문사회계열) 등 공인 저널에 논문 발표를 의무화하고 실적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다. 대학에 따르면 성과급 제도를 시행한 후 SCI 등재 논문 수는 2.7배, SSCI는 3배로 늘었다.
강현직 홍보실장은 “수천만원의 연구비를 성과급으로 받은 교수도 있다. 반면 성과가 좋지 않으면 승진이나 승급에서 탈락하기도 한다. 그만큼 열심히 연구하고 가르치는 학교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한다.
교수의 연구역량 강화를 위한 해외연수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2005년 의학전문대학원 신설을 앞두고 이미 채용이 끝난 신임교수를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유명 병원에 파견해 선진의술과 학문을 터득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 파견교수 수는 20여명에 달한다. 이들이 현지에 머무는 동안 학교측은 체재비는 물론 월급도 지급한다.
지난해 9월 미국 샌디에이고주립대(UCSD) 연수교수(내분비내과)로 파견된 김동림 교수는 “미국은 세계 제일의 경제대국인 만큼 과학적 지원과 연구비가 풍부해 마음껏 실험연구를 할 수 있어 유익하다”며 해외연수에 대해 무척 만족해했다.
물적 인프라 구축의 핵심은 캠퍼스 공간 확대 및 효율적 활용, 종합정보시스템 구축에 의한 e캠퍼스로의 전환 등이다. 이를 위해 유사시설 및 기능을 가진 단과대학들을 블록 단위로 묶어 사회과학존, 인문과학존, 기초응용과학존, 의생명과학존, 스포츠컴플렉스, 기숙사타운 등으로 재정비할 계획이다. 건대의 상징이기도 한 일감호 주변은 현재 조성된 녹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보존함은 물론 새로운 생태공간으로 확대, 개발할 예정. 지난 연말에는 서울캠퍼스에 생명과학관을 준공했고 예술문화대학을 증축하는 한편 건국대병원과 산학협동관을 신축하고 있다.
충북 충주시 단월동에 위치한 20만평의 충주캠퍼스는 현재 공동연구동과 복합시설동의 건설이 한창이다. 대학 측은 2006년 현재 신축중인 건물이 모두 완공되면 그동안 협소했던 교육공간 문제가 모두 해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년 상반기 중 학내 종합정보시스템 구축이 완성되면 학교는 e캠퍼스로 전환된다. 또 LCD프로젝트·전동스크린·실물화상기·DVD·컴퓨터 등을 두루 갖춘 첨단강의실도 탄생할 예정이다.
강 홍보실장은 “올 하반기부터는 도서관 좌석도 전부 전자식으로 교체할 예정이다. 그동안 좌석만 차지한 채 자리를 비우는 학생들이 많아 앉을 자리는 없고 빈 책상은 남아도는 경우가 많았다. 전자식이 되면 그런 비효율을 없앨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 문화재로 지정된 상허박물관.
“사회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문화산업 분야에서 최고의 인재를 배출한다는 목표 아래 예술학부를 신설했다. 학부의 특성에 걸맞게 첨단 디지털 장비 등을 구비해 학생들이 좋은 환경에서 학습할 수 있도록 많은 신경을 썼다. 최근 중동 정세를 감안해 중동정보학과도 곧 신설할 예정이다. 이처럼 앞으로도 시대조류에 따라 발빠르게 시스템을 전환할 예정이다.” 정길생 총장의 말이다.
또 농·수·축산학에서 오랜 세월 충분한 노하우를 축적해온 건국대는 이런 강점을 십분 살려 미래 생명공학을 선도하고 있다. 생명환경과학대 김선주 학장은 “1964년 설립된 농과대학에 뿌리를 두고 있는 생명환경과학대는 최근 시대적인 요청에 따라 미래형 첨단 생명환경과학 분야를 선도할 인재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사회환경시스템공학과, 환경과학과, 응용생물과학과, 분자생명공학과 등을 신설했다. 올해 설립된 생명과학관은 생명 및 환경분야의 기술혁신을 도모하는 종합연구기지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학사운영 시스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경쟁력 강화다. 건국대는 지난해 2학기부터 행정조직을 팀제 형태로 개편해 결제과정을 획기적으로 축소함으로써 업무의 효율성을 크게 강화했다. 뿐만 아니라 기간평가제(조직평가제)를 도입했다. 매년 단위별, 학과별, 팀별로 실적을 평가해 등급을 매기는 제도로 결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주기도 하고 페널티를 주기도 한다.
“캘리포니아주립대 학위도 받는다”
글로벌 캠퍼스를 지향하는 건국대는 세계 60개 대학과 자매결연을 맺고 해마다 300명의 학생을 파견해 학문적 교류를 활성화하고 있다.
새롭게 단장한 국제학사는 현재 외국인 교수와 학생을 포함해 250여명이 머무르고 있다. 지금까지는 동남아 출신 학생이 국제학사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동구권 학생을 유치하는 데 좀더 힘쓸 계획이다. 그 이유는 동구권 학생들 중 기초학문인 이공계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이는 인재가 많기 때문.
한편 ‘뉴프런티어 프로그램’을 운영해 매년 150명의 학생이 방학기간 중 유엔본부를 비롯해 미국, 유럽 등지에 있는 유명 국제기관과 대학에 방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건국대는 지난해부터 국내 대학 최초로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와 공동학위제를 실시하고 있다. 즉 캘리포니아주립대와 건국대에서 각각 3학기, 5학기를 수강해 소정의 학점을 이수하면 졸업 때 두 개 학교의 학사 학위를 동시에 받을 수 있다. 2007년이면 두 학교의 학사 학위를 받은 첫 수혜자 수십 명이 배출될 예정이다.
미국 일리노이주립대와는 SAP (Study Abroad Program)를 마련, 일정수의 학생들을 파견해 수학토록 하고 있다. 프로그램을 통해 취득한 학점은 건국대 학점으로 인정되고 학교에서 등록금의 약 70%를 지원해준다.
또 자비학점인정제를 시행, 학교를 휴학하고 외국 대학에서 수학해도 학점을 인정받도록 하고 있다. 올해 이 제도로 외국에 나간 학생은 55명이나 된다.
한편 건국대는 BT(생명과학)·ST(우주항공)·IT(정보통신)·NT(나노과학) 등 4T 기술과학을 연계, 국내 최초로 대학원에 ‘신기술융합학과’를 신설하고 올해 25명의 석·박사과정 신입생을 선발했다. 학과의 모든 강의와 논문은 원칙적으로 영어를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입학생에게는 전액 장학금을 지급했다. 정 총장은 “신기술융합학과를 집중 지원해 건국대가 미래 퓨전기술의 세계적 허브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농학·축산학·수의학을 하나로 묶어 의생명과학연구원을 발족했고 의과대학을 의학과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했다.
“우리 학교는 의학·수의학·축산학 등의 분야에서 축적된 노하우를 갖고 있다. 의학 및 생명과학 분야를 특성화시키기에 매우 유리한 조건인 것이다. 그동안은 잠재적 연구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조건이 성숙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인재 육성과 관련 연구에 노력을 집중하여 우리 대학병원의 안정적 발전을 뒷받침할 것이다.” 의생명과학연구원 초대 원장에 취임한 김창원 교수의 설명이다.
학교설립자이자 초대 총장을 지낸 유석창 박사의 호를 딴 상허도서관.
학생복지와 자치활동에 있어서도 학교측의 전폭적인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새롭게 신축된 제2학생회관은 그 한 예다. 기존의 학생회관 건물과 연결된 제2학생회관에는 동아리방 63개를 비롯해 각종 연습실, 회의실, 소공연장이 들어섰다. 또 긴 타원형 곡선을 이루는 학생회관 건물 중심부를 노천극장으로 꾸미고 음향과 영상시설을 완비해 대규모 공연과 행사가 가능토록 했다.
한편 건국대는 학생 중심의 다양한 학사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전공 외에 또 다른 희망전공을 이수할 수 있는 다전공제와 부전공제를 통해 2개 이상의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 또 1회에 한해 전과 및 지원학부 변경이 가능하다. 매해 재학생의 50%가 넘는 1만5000여명이 150여종의 장학금을 받는데, 그 액수만도 180억원이 넘는다.
청년실업률이 심각한 수위에 다다른 요즘 건국대는 졸업생의 취업률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건국 엘리트 프로그램’을 개발, 현재 시행중이다. 이는 매년 4학년 학생 가운데 우수학생을 선발, 각자 희망하는 분야에 취업할 수 있도록 약 2주간 집중적으로 관련 교육을 시키는 프로그램으로, 특강과 개인별 실습을 병행하고 취업이 확정될 때까지 분야별 소모임 활동을 통해 동료들과 함께 취업준비를 할 수 있도록 한다. 프로그램 종료 후에도 수료자 전원이 취업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대학측은 “올해로 5기를 맞는데 학생들의 교육 만족도가 높고 취업률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현재 상당수 대학이 우리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해 운영할 정도”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 프로그램 수료자 550명 가운데 73%가 대기업을 비롯해 금융권, 공기업, 외국계 회사, 유통 서비스 업계, 법률 관련 회사 등에 취업했다.
‘드림건국 2011’의 지속적 추진을 위해 가장 시급한 현안은 재정확보라 할 수 있다.
김경희 재단이사장은 “이사장의 가장 중요한 책무는 학교발전을 위한 재원 확보”라고 강조하고 이를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 이사장의 노력으로 건국대는 스타시티 개발사업에 참여해 이미 3180억원의 재원을 확보했고 일부를 학교 발전에 투입했다. 스타시티가 완공되는 2007년 이후 매년 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고정수익금도 학교 발전기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학교발전기금 모금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교직원과 동문 수도 크게 늘었다. 2002년 12억원이었던 기금은 지난해 18억원으로 증가했다. 학교측은 “건대인의 애교심이 학교 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몇 년 동안 대학 이미지 제고와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는 등 학교 발전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해온 결과도 하나둘 나타나고 있다. 2001년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전기전자정보통신 관련 학과를 개설한 전국 91개 대학을 대상으로 한 심사에서 건국대가 우수대학에 선정됐다. 또 올해 전국 92개교를 대상으로 경제학 분야 학문평가를 심사한 결과 상위 10% 안에 드는 것으로 평가받았다. ‘건국 르네상스 시대’를 열어가기 위한 활발한 움직임이 꾸준히 좋은 결실로 이어지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