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에서 판타지 영화의 귀재로 알려진 팀 버튼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빅 피시(Big Fish)’. 황당하고 동화 같은 아버지의 모험담을 지겹도록 듣고 자란 아들이 어릴 때 기억을 더듬어가며 모험의 세계를 쫓아간다. 영화는 큰 거인과 마녀, 유령마을, 신비한 큰 물고기 등 상상의 세계를 아름답게 묘사한다. 죽음을 앞둔 아버지와 진실을 찾는 아들 사이에 끊어졌던 감정의 고리가 이어지고, 부자간에 정이 회복되는 장면에선 가슴이 뭉클해진다.
모험의 세계에 등장하는 기기묘묘한 캐릭터와 근사한 배경을 만드는 데 필수적인 컴퓨터그래픽(CG)은 자연스럽다. 특히 주인공이 사랑의 프로포즈를 위해 준비한 끝없이 펼쳐진 황수선화의 물결이 인상적이다.
돌비디지털 5.1채널로 수록된 또렷한 대사와 따스한 분위기에 어울리는 배경음악은 더없이 편안하고 경쾌하게 들린다. 영화 ‘시카고’ ‘스파이더맨’ ‘배트맨’의 음악을 맡았던 대니 엘프만이 주옥 같은 피아노 선율과 오케스트라 연주를 들려주기 때문.
스페셜피처(부록)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바로 팀 버튼 감독의 음성해설. 영화 뒷이야기뿐 아니라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추억을 들려준다. 여기에 꼼꼼히 편집된 7편의 제작과정 다큐멘터리는 영화의 주요 캐릭터와 특수효과, 촬영과정, 스토리 구성, 배우 감독 인터뷰 등을 흥미롭게 엮어낸다. 컬럼비아 제작. 2만53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