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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빨 한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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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빨 한 쪽
지난 여름 금강산에 묻은 내 이빨은지금 어떤 싹을 틔우고 있을까서서히 금강석이 되어가고 있을까그때 지구촌 곳곳에서 온 시인들과“평화”를 주제로 함께 시를 낭송하며북녘 땅을 처음 밟았을 때금강산 자락에 묻고 온 내 이빨 한 쪽기러기 찬바람 소리를 듣고 있을까단풍 잎 지는 소리를 듣고 있을까내 나라라고 배웠지만도무지 금기와 강박관념이었던 금강산그 늘 푸른 나이테 속을 파고들 때문득 입 속에 굴러다닌 차가운 돌 하나뱉어보니 깨진 내 어금니 한 쪽이어서나는 그것을 금강산에 고이 심고 왔지남쪽서 나고 자란 이빨 한 쪽상징처럼 북녘의 살 속에 심고 나니온몸이 기우뚱 가벼워졌지북쪽 어디엔가 핵이 있다지만이보다 더 분명한 핵이 또 있으랴사랑의 장기이식이라도 한 듯그날 금강산 해질녘은 훈훈했네희망이란 깨진 이빨을씨앗처럼 땅에 심는 것인지도 모르지만요즘 나는 긴 목을 늘인 갈대처럼자꾸 어딘가를 바라본다네



신동아 2005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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