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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 잡는 여경’ 강순덕 청부수사 미스터리

얽히고설킨 돈거래, 윤상림과 상부상조, ‘특별한 관계’ 제보자의 수사 개입…

  •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장군 잡는 여경’ 강순덕 청부수사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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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은 경찰이 수사해 검찰이 기소한 것인데, 경찰에서 실질적으로 수사를 주도한 사람이 바로 강 경위였다. 당시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지능수사팀 4반장이던 강 경위가 운전면허증 위조혐의로 구속된 것은 이 사건 내사를 거의 끝마칠 무렵이었다. 2개월 후인 지난해 8월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도피중이던 홍씨를 체포하는 데 성공했다. 검찰은 그를 사기혐의로 구속기소했다.

홍씨 사건이 관심을 끄는 것은 강 경위가 내사에 착수한 계기가 네팔 인력송출업체 비리에 관한 제보였기 때문이다. 홍씨의 구속 사유는 중소기업중앙회의 네팔 인력송출업체 선정과 관련해 네팔계 홍콩인 라이 프라산타(이하 라이)로부터 로비자금 명목으로 53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다.

그런데 검찰 내사 결과 강 경위가 그 사건을 수사하기 전 또 다른 네팔 인력송출업자 김모(39)씨의 회사에 투자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한 강 경위의 가족이 그 회사의 임원으로 등재됐던 사실도 밝혀졌다. 김씨가 주변에 강 경위와 결혼할 사이라고 얘기했던 사실도 확인됐다. 그는 또 홍씨 사건이 진행되는 동안 홍씨로부터 사기를 당했다는 라이한테 세 차례에 걸쳐 3500만원을 받았다. 라이는 검찰 조사에서 그 돈에 대해 투자금이라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강 경위는 남대문경찰서에 근무하던 2004년에도 네팔 인력송출업체 비리사건을 수사해 언론의 각광을 받은 바 있다. 그때도 김씨가 수사과정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강 경위가 구속한 네팔 인력송출업체 룸비니사 국내 지사장 전모씨는 검찰에서 무혐의로 풀려났다. 하지만 중소기업중앙회측에서 검찰 수사가 끝나기 전에 룸비니사와 맺은 계약을 해지하는 바람에 10여 년간 네팔 인력송출사업을 해온 전씨는 하루아침에 회사 문을 닫아야 했다.

최근 검찰을 통해 강 경위와 김씨의 관계를 알게 된 전씨는 중소기업중앙회에 자신의 ‘억울한 사연’을 담은 진정서를 보내 계약 재개를 요구했다. 하지만 중앙회측은 계약 해지는 관련법에 따라 정상적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그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전씨는 기자에게 “강 경위가 자신과 특별한 관계인 김씨의 부탁을 받고 엉터리 수사를 벌였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사실상 ‘윤사또’가 다 했다”

지금까지의 내사 결과만으로는 강 경위를 둘러싼 의혹이 사실인지 아닌지 명확지 않다. 의혹을 입증할 딱 떨어지는 물증이 없기 때문. 관계자들 사이의 미심쩍은 돈거래, 강 경위와 특별한 친분을 맺은 남자들이 강 경위의 수사에 관여했다는 점 등 몇 가지 정황이 있을 뿐이다. 특별한 친분을 맺은 남자들 중엔 희대의 브로커 윤상림씨도 포함돼 있다.

구속 당시 크게 화제가 된 강 경위가 지난해 하반기 다시 세간의 입방아에 오른 것도 윤상림씨 때문이다. 윤상림 사건을 수사하던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김경수)는 두 사람의 ‘특별한 친분’을 밝혀냈다. 지난해 12월9일 법원에 제출된 윤씨 사건에 대한 공소장은 이렇게 시작된다.

‘피고인 윤상림은 다수의 경찰간부와 친분관계를 맺고 있을 뿐 아니라 경찰의 주요 인지부서인 경찰청 특수수사과 5팀 하OO 경감, 팀원 강순덕 경위 등과 특별한 친분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검찰에 따르면, 2003년 6월 강 경위를 스타로 만든 군 공사 비리 사건의 제보자가 바로 윤씨다. 당시 강 경위는 인천국제공항의 군 발주 공사와 관련해 전·현직 군 장성 5명이 건설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사실을 적발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윤씨는 K건설 회장 이모씨와 공모해 장성들에게 뇌물을 건넨 H건설업체의 비리를 강 경위에게 제보해 수사에 착수토록 한 후 H건설측으로부터 수사 확대를 막아준다는 명목으로 9억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서의 진술과 H건설 협박 등은 이씨의 몫이었고, 윤씨는 경찰을 움직이는 일을 맡았다. 두 사람은 5억5000만원, 3억5000만원씩 나눠 가졌다.

윤씨의 공범 이씨는 당시 사기 등 5건의 혐의로 지명수배된 상태였다. 하지만 경찰은 이를 알고도 체포하지 않았다. 군 공사 비리에 관한 증언만 확보하고 그대로 돌려보낸 것이다. 이와 관련해 강 경위는 지난해 12월 직무유기와 범인 도피 혐의로 추가기소되기도 했다. 강 경위의 상관으로, 윤씨와 고향 선후배 사이로 알려진 하모 경감도 같은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 3월 재판부는 강 경위에게는 무죄를, 하 경감에게는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강 경위의 혐의를 입증할 경찰 관계자의 진술이 있다며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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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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